판례
전보명령이 그 업무상의 필요성이 인정되고 불이익이 통상 감...
- 번호
- 2000구16295
- 일자
- 2001-12-19
근로자에 대한 전보명령은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에 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안에서는 사용자에게 상당한 재량을 인정하여야 하고, 이러한 인사명령이 근로기준법 제30조 제1항에 위반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무효라 할 수는 없다 할 것이며, 이때 전보명령이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내에 속하는지의 여부는 인원 배치를 변경할 필요성이 있는지, 근로자가 전직에 따라 입게 될 불이익이 통상 예측할 수 있으며 감수할 만한 정도의 것인지, 위와 같은 업무상 필요성과 근로자의 불이익을 비교·교량하여 본 결과는 어떠한지, 근로자 본인과의 협의 등 전보명령을 하는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는지 여부 등 제반 사정을 감안하여 결정하여야 한다.
[원고] 정국정
[피고]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
소송수행자 곽영섭
[피고보조참가인] 엘지전자 주식회사 대표이사 구자홍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한미 담당변호사 정은환, 김재훈, 오창석
1. 이 사건 소 중 1999.3.23자 전보명령에 관한 부분은 이를 각하한다.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비용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중앙노동위원회가 2000.5.8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 사이의 2000부해136호 부당전보구제 재심신청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소장 기재 재심판정일은 위 날짜의 착오로 보인다).
1. 재심판정의 경위
【인정근거】 갑1, 33호증, 을 1, 2호증
가. 원고는 1988.11.28 참가인 회사에 입사하여 1994.4.23 대리로 진급하였으며, 대형 컴퓨터가 설치된 기업체, 관공서, 연구소 등의 전산시스템을 유지, 보수하는 업무에 종사하면서 1999.1.1부터는 컴퓨터고객지원실 산하 컴퓨터시스템고객지원팀에서 근무하였는데, 같은 해 2월경 과장진급에서 누락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이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상급자들과 심함 마찰을 빚던 중, 같은 해 11.8자로 위 컴퓨터기술지원팀으로 전보되었다(이하 `이 사건 전보명령'이라 한다).
나. 원고는 이 사건 전보명령이 부당하다고 주장하면서 같은 해 11.9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다가 기각되자 중앙노동위원회에 2000부해136호로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이 사건 전보명령의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되고 원고가 입게 되는 근로조건 및 생활상의 불이익이 근로자로서 통상 감수하여야 할 정도를 현저하게 벗어났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위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이 사건 재심판정을 하였다.
2. 참가인의 본안전 항변에 관한 판단
가. 참가인의 주장
원고가 이 사건 전보명령 이후 상사의 직무상 명령 불이행, 직무태만, 복무규정위반으로 인한 복무질서 문란행위, 회사의 명예실추 등을 사유로 참가인 회사로부터 2000.2.1자로 해고되어 참가인 회사와의 근로관계가 종료되었으므로 위 해고처분 이전에 이루어진 이 사건 전보명령의 유효 여부를 다투는 이 사건 소는 소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
나. 판 단
갑 34호증의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원고가 2000.2.1자로 참가인 회사로부터 위 주장과 같은 사유로 해고되었으나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2000부해286호로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여 2001.1.4 구제명령을 받았고, 이에 대하여 참가인 회사가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반증 없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비록 원고가 이 사건 전보명령 이후에 해고되었다 하더라도 그 해고의 효력을 둘러싸고 법률적인 다툼이 있어 그 해고가 정당한지 여부가 아직 확정되지 아니하였고, 더군다나 위 해고가 이 사건 전보명령에 따른 상사의 직무상 명령 불이행 등을 해고사유로 삼고 있어서 이 사건 전보명령의 적법성 여부가 위 해고의 사유와도 직접 관련을 갖고 있는 이상, 이 사건 전보명령에 대한 구제의 이익은 여전히 남아 있다 할 것이므로 참가인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대법원 1995.2.17 선고 94누7959 판결, 1998.12.23 선고 97누18035 판결 등 참조).
3.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1) 원고의 소속 팀장인 홍정희는 원고가 과장승진심사에서 탈락한 것에 대하여 강하게 항의하고 상급자들을 찾아다녔다는 이유로 1999.3.23 회사 규정상 소정의 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채 입사이래 외근직 업무만을 수행하여 온 원고를 내근직 업무에 종사하도록 일방적으로 업무 및 자리배치를 변경하였는바, 이는 사실상 징계적 성질을 갖는 대기발령 조치와 다를 바 없으며, 그 후 원고에 대하여 퇴직을 강요하다가 원고가 이를 거부하자 아무런 업무를 부여하지 아니한 채 심지어는 개인용 컴퓨터를 비롯한 사무기기와 비품 및 사내 업무용 전자우편 아이디(ID)까지 회수한 후 동료 부서원들로 하여금 원고를 조직적으로 따돌리도록 지시한 끝에 원고가 참가인 회사의 대표이사에 대하여 진정서를 제출하자 1999.11.8 일방적으로 이 사건 전보명령을 내렸다.
(2) 원고는 오른팔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장애자로서 장기간의 컴퓨터 사용 등 오른팔을 무리하게 사용하는 업무에 종사하기 곤란하므로 내근직 업무 수행은 원고에게 개인적으로 큰 생활상의 불이익을 초래한다.
(3) 따라서 1999.3.23자 전보명령 및 이 사건 전보명령은 그 업무상의 필요성이 전혀 없었던 반면, 이로 인하여 원고에게 참기 어려울 정도의 큰 불이익을 주었으므로 부당하다.
나. 인정사실
【채택증거】 갑 1, 5, 6호증, 갑7호증의 1, 2, 갑 8, 13호증, 갑 14호증의 1, 2, 갑 24호증, 갑 28호증의 1, 갑 30호증, 을 3, 4, 5호증, 을 7, 9 내지 13, 15, 16호증, 을 17호증의 1, 3, 을 18, 21, 23호증, 증인 이범희, 한가진의 각 증언 및 변론의 전취지
(1) 참가인 회사의 취업규칙 등
(가) 취업규칙 제14조(이동)제1항 : 회사는 업무상 필요에 따라 사원에게 전임, 주재, 직무변경을 명할 수 있다.
(나) 업무재량권 규정 : 2급(차장/과장) 이하 직원들의 사업본부간 이동이나 파견에 관하여만 사업부장의 결재를 요구하고 있고, 동일한 사업본부 내에서의 이동이나 파견에 대하여는 실장이나 팀장에게 재량권이 부여되어 있다.
(2) 참가인 히사에 입사한 이후 원고의 담당 보직
원고는 대학에서 전기공학을 전공한 후 1988.11.28 참가인 회사에 입사하여 오디오사업부의 설계실에서 근무하다가 부서이동을 요청하여 기업체, 관공서, 연구소 등에 출장을 나가 전산시스템을 설치하고 이를 유지, 보수하는 외근직 업무에 종사하여 오던 중 1994.4.23 대리로 진급하였고, 1996.2.1부터 강서정보고객서비스팀에서 근무하다가 조직개편으로 인하여 1999.1.1부터 고객지원실 산하의 컴퓨터시스템고객지원팀에서 근무하였다.
(3) 이 사건 전보명령의 경위
(가) 원고는 1999.2월 중순경 위 컴퓨터고객지원팀장이던 이범희로부터 자신을 비롯하여 같은 팀내 과장진급 심사대상자 7명 전원이 심사결과 승진대상자에서 누락되었다는 말을 전해듣고, 자신이 1998년에 이어 2회 연속으로 과장 승진에서 탈락된 것은 1996년말 참가인 회사의 감사시라에 전임 상급자인 이인홍 부장에 대한 비리를 제보하여 감사결과 불이익을 당한 이인홍 부장이 자신에 대한 인사고과점수를 의도적으로 나쁘게 부여하였기 때문이라고 주장하면서 위 이범희 부장 및 1999.1.1자로 위 고객지원실장으로 부임한 홍정희 등 상급자들과의 면담과정에서 이번에 자신을 진급시켜 주지 아니할 경우 비리제보로 인한 인사상 불이익 등에 관하여 원고 회사의 대표이사에게 투서하겠다고 말하는 한편(이는 아래 (바)항에서 보는 바와 같이 실제로 이루어졌다), 사내에서 각종 진정서와 비리 투서용 고발장을 작성하고, 컴퓨터사업본부장인 박계현을 수 차례나 찾아가 자신의 과장 승진 탈락에 대한 재심사를 요구하는 등 자신의 가장진급탈락의 구제에 정신을 쏟느라 고객들에 대한 전산시스템의 관리업무를 등한시하였으며, 이로 인하여 동료 직원들이 원고가 담당하는 고객들에 대한 전산서비스의 지원 업무를 맡는 일이 잦아졌다.
(나) 이에 위 이범희와 홍정희는 원고의 업무 소홀로 고객들의 전산시트메에 장애가 발생하는 경우에는 그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의 청구나 신용도 실추 등 참가인 회사에게 큰 피해가 발생할 우려가 잇다고 판단하고 상호 협의를 거쳐 같은 해 3.23 원고에 대하여 소속은 그대로 둔 채 종전의 외근직과 달리 고객과 직접 접촉하지 아니하면서 고객서비스 업무의 효율적인 추진을 지원하는 내근직으로 담당 업무를 변경하고, 위 컴퓨터시스템 고객지원팀이 입주한 건물의 12층에서 위 홍정희 및 고객지원실의 내근직 근로자들이 근무하는 같은 건물의 6층으로 자리를 이동하도록 지시하면서 이번기회에 그 동안 외근업무 종사과정에서 익힌 기술들을 차분히 정리하여 업무능력을 향상시키고 어학능력도 보완하여 다음 해에 승진할 수 있는 기회로 삼으라고 충고하였다.
(다) 한편, 원고는 참가인 회사내 인재소위분과위원회에서 1999.2.23 명예퇴직권고대상자로 선정된 후 다른 직원들과 함께 명예퇴직을 권유받게 되자 참가인 회사가 자신을 강제로 쫓아내려 한다면서 이에 강하게 반발하였고, 위 홍정희로부터 담당 사무의 변경에 따라 고객지원기술의 향상 및 조직활성화 방안에 관한 연구 등의 업무상 지시를 받고서도 종전에 자신이 담당하였던 고객들에 관한 사항만을 정리하면서 위 홍정희에게 불손한 표현의 전자메일을 보냈다가 이를 나무라는 취지의 항의성 메일을 받기도 하는 등 내근직 업무 수행에는 아무런 성의를 보이지 않던 중, 같은 해 4.14 퇴근 이후 위 홍정희를 만나 그 다음날 새벽까지 자신의 업무변경과 관련된 문제를 따지면서 홍정희를 집에 가지 못하도록 붙잡아두다가 화가 난 홍정희로부터 얻어맞게 되자 홍정희를 형사고소하였고, 이로 인하여 홍정희는 상해죄로 약식기소되어 같은 해 11.12 수원지방법원으로부터 벌금 700,000원을 고지받았다.
(라) 그 후 원고는 홍정희의 업무상 지시를 계속 거부하면서 근무시간 동안 컴퓨터시스템고객지원팀의 사무실에 수시로 출입하여 상급자나 동료 직원들과의 대화내용을 녹음하고 개인용 컴퓨터를 이용하여 회사 내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모두 기록하면서 마치 그들의 비리사실을 수집하는 듯한 행동을 취하는 한편, 홍정희에게는 종전의 외근직 업무로 복귀시켜 달라는 내용의 전자메일을 계속 보내 귀찮게 하였다가 이에 화가 난 홍정희로부터 같은 해 5.26 사내 업무용 전자우편 아이디어와 책상 등의 집기 및 사물함 등 비품을 회수당한 후 동료 직원들로부터 떨어져 창가에 있는 회의용 탁자에서 근무하라는 지시를 받자 같은 달 29일 사무실에서 귀에 거슬리는 신발소리를 낸 채 홍정희의 책상 주위를 맴돌면서 홍정희가 소중하게 여기는 업무용 브리핑 차트 등을 함부로 뒤적거리는 등 불손한 행동을 하다가 흥분한 홍정희로부터 멱살을 잡히게 되자 홍정희를 다시 형사고소하였고, 이로 인하여 홍정희는 상해죄로 약식기소되어 같은 해 12.14 서울지방법원으로부터 벌금 300,000원을 고지받았다.
(마) 컴퓨터시스템고객지원팀에서 보안 관련 업무를 담당하던 김성규 대리는 같은 달 27일 홍정희로부터 원고의 전자우편 아이디가 회수된 사실을 전해듣고, 보안담당자로서 소속 팀원들에게 팀원 중 1명이 사내 전자우편 아이디가 회수되는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였는데 불시의 보안점검에 대비하여 개인적으로 사용하는 아이디나 패스워드를 타인에게 알려주는 사례가 없도록 개인별 아이디 관리에 신경을 써 달라는 취지의 전자메일을 발송한 적이 있다.
(바) 원고는 같은 해 7.29경 참가인 회사의 대표이사를 찾아가 자신이 조직에서 집단 따돌림을 당하고 있으며 무능한 관리자의 비리행위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는 취지의 탄원서를 제출하였고, 이로 인하여 참가인 회사의 인사기획팀에서는 원고를 비롯하여 고객지원실 내 원고의 동료 직원 및 상급자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한 결과, 홍정희에 대하여는 정식 대기발령이 나지도 아니한 상태에서 원고로부터 개인용 컴퓨터와 책상 등 비품과 업무용 전자우편 아이디를 회수한 조치는 부당하므로 이에 대하여 시장조치를 내리면서 원고로부터 직속 상급자들의 처벌 및 과장진급탈락에 대한 재심사를 희망하고, 위 고객지원실 내의 잘못된 인사, 조직문제를 바로잡고 싶으므로 다른 부서나 계열사로의 이동 내지 전출은 원하지 않으며, 만약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을 경우에는 자살하겠다는 입장을 들었다.
(사) 그 후 참가인 회사는 같은 해 11.1자로 홍정희에 대하여 원고에 대한 두 차례의 폭행, 개인용 컴퓨터와 전자우편 아이디 등 사무용 비품의 부당한 회수 조치 등을 이유로 컴퓨터고객지원실장에서 면직하고 대기발령을 내리는 한편, 원고에 대하여는 동료 직원들 및 상급자들과 마찰을 빚어온 위 고객지원실이나 그 산하 텀퓨터시스템고객지원팀에서 계속 근무하도록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아 수 차례의 면잠을 통하여 다른 부서로의 이동을 권고하였으나 원고가 고객지원실 외의 다른 부서로의 이동을 완강히 거부하고, 종전의 컴퓨터시스템고객지원팀으로 복귀시켜 달라는 입장만을 고수하자, 대외적으로 고객을 직접 접촉하는 컴퓨터시스템고객지원팀의 외근직 업무를 피하되, 분장 업무가 종래의 전산시스템 유지, 보수 업무와 유사한 성격을 갖고 있는 컴퓨터기술지원팀으로 전보시키기로 결정하고, 같은 해 11.8자로 이 사건 전보명령을 내렸다.
(4) 원고의 비리제보내용과 감사결과 및 과장진급심사 탈락 원인
원고는 1996.11.5경 참가인 회사의 감사실에 당시 자신의 상급자이던 이인홍부장이 컴퓨터시스템 부품 2개를 참가인 회사 출신의 퇴직자가 운영하는 업체로부터 시중가격보다 2배 이상 비싼 가격에 구입하였다는 비리혐의를 제보하였고, 이를 계기로 감사실의 전면적인 감사가 이루어졌으나 위 이인홍은 컴퓨터서비스 부품 구매업무와는 무관한 것으로 밝혀져 아무런 불이익을 받은 적이 없다.
한편, 1996년부터 1998년까지의 원고의 인사고과 성적 평균은 같은 팀내 14명의 팀원들 중 4위에 해당하였으나(특히 1998년에는 팀내에서 가장 우수한 고과점수를 부여받은 반면, 고객들을 대상으로 한 업무수행능력 설문평가결과는 하위 30%이하인 것으로 나타났는데, 위와 같이 고과점수를 상대적으로 높게 받은 것은 다분히 근속연수에 따라 고과점수를 부여하는 참가인 회사 내부의 인사고과 평가 관행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영어 성적(1997년부터 1998년 사이에 치른 TOEIC 시험의 최고점수가 원고의 경우 500점에 불과하였다)과 합산한 1999년도 과장진급심사 종합평점이 58점에 그친 결과, 진급기준점수인 60점에 미달하여 진급대상에서 탈락되었다.
(5) 원고의 장애정도
원고는 1999.7.15 지방공사 강남병원의 장애진단 결과를 토대로 지체장애 5급 2호 판정을 받았는 바, 위 장애진단 결과에 의하면 우측 주관절 내번주 및 전완부에 신경증상이 있어서 장기간의 개인용 컴퓨터 사용 등 우측 주관절부의 무리한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고 되어 있으나, 이 사건 전보명령이 있기 전까지 원고가 참가인 회사에 대하여 위와 같은 장애를 이야기하거나 근무 중 우측 주관절부의 통증을 호소한 적은 전혀 없었다.
다. 판 단
(1) 1999.3.23자 전보명령에 대한 부분
원고는, 참가인 회사가 1999.3.23 자신에 대하여 외근직에서 내근직으로 담당업무를 변경하고 자리를 이동하도록 한 조치에 대하여도 이를 부당하다고 주장하면서 이 사건 재심판정 중 위 전보명령 부분의 취소를 구하고 있다.
그러나, 앞서 이 사건 재심판정의 경위란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원고는 위 전보명령에 대하여는 구제신청을 한 적이 없고, 이 사건 재심판정 역시 위 전보명령을 심사대상으로 삼은 바 없으므로 위 전보명령에 대하여는 이 사건 취소소송의 대상인 재심판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소 중 위 전보명령에 관한 부분은 취소소송의 대상인 행정처분이 없어 부적법하다{가사 이 사건 전보명령에 대한 구제신청에 위 1999.3.23자 전보명령에 대한 구체신청의 의사가 포함되어 있다 하더라도 위 1999.3.23자 전보명령이 있은 때로부터 구제신청기간인 3개월을 훨씬 경과한 같은 해 11.9에야 비로소 구제신청서가 접수된 이상, 위 1999.3.23자 전보명령에 대한 구제신청은 부적법함이 명백하므로(근로기준법 제33조 제2항,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제82조 참조)이 사건 재심판정이 위 1999.3.23자 전보명령의 정당성 여부를 심사, 결정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위법하다고 볼 수는 없다}.
(2) 이 사건 전보명령에 대한 부분
(가) 근로자에 대한 전보명령은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에 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안에서는 사용자에게 상당한 재량을 인정하여야 하고, 이러한 인사명령이 근로기준법 제30조 제1항에 위반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무효라 할 수는 없다 할 것이며, 이때 전보명령이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내에 속하는지의 여부는 인원 배치를 변경할 필요성이 있는지, 근로자가 전직에 따라 입게 될 불이익이 통상 예측할 수 있으며 감수할 만한 정도의 것인지, 위와 같은 업무상 필요성과 근로자의 불이익을 비교·교량하여 본 결과는 어떠한지, 근로자 본인과의 협의 등 전보명령을 하는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는지 여부 등 제반 사정을 감안하여 결정하여야 한다.
(나) 이 사건의 경우, ① 먼저 참가인 회사의 1999.3.23자 업무변경 조치는 당시 원고가 과장진급에서 탈락한 사유를 비리제보에 따른 인사고과상의 불이익 때문이라 단정하고, 과장진급탈락의 구제 문제에 정신을 쏟느라 고객들에 대한 전산시스템의 서비스 업무를 등한시하여 동료 직원들이 원고의 업무를 일부 대행하는 등 원고의 업무소홀로 인하여 고객의 전산시스템 장애나 그 대처 소홀과 함께 이로 인한 참가인 회사의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원고의 소속 실장 및 팀장이 재량권의 범위 내에서 협의, 결정한 것으로 그 업무상의 필요성을 수긍할 수 있는 점, ② 컴퓨터고객지원실장인 홍정희가 자신의 업무상 지시에 불응하는 원고로부터 사무용 비품을 비롯하여 사내 전자우편용 사용자 아이디까지 회수한 것은 노무지휘명령권을 남용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으나, 이는 원고가 위 업무변경 조치에 강하게 반발하고 종전의 외근직 업무만을 고집하면서 상급자 및 동료 직원들과 마찰을 빚은 데 기인하는 것으로 원고에게도 상당한 정도의 귀책사유가 있는 반면, 위 홍정희가 원고에게 퇴직을 강요하고 같은 부서의 다른 직원들로 하여금 원고를 조직적으로 따돌리도록 지시하였다는 점에 관하여는 이에 부합하는 듯한 갑 4ㅎ증은 이 사건 소송에 이르기까지 원고가 참가인 회사나 노동위원회 등 외부 기관에 제출한 동종의 서류9을 6호증의 2, 을 22호증의 1 내지 8)와 비교하여 그 형식과 내용에 일관성이 없는데다가 원고 역시 이를 사후에 작성하였음을 자인하고 있을 뿐 아니라 을 6호증의 3, 4의 각 기재내용 등에 비추어 선뜻 믿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는 점, ③ 원고의 탄원서 제출을 계기로 참가인 회사가 실시한 공식적인 조사과정에서 원고는 컴퓨터고객지원실내 상급자들 및 일부직원들과 사이의 업무상 갈등을 해소하는 수단의 일환으로 위 컴퓨터고객지원실 외의 다른 부서로의 이동을 권고받고서도 이를 완강히 거부하였고, 이러한 원고의 자세나 근무태도 등은 과장승진의 탈락으로 인한 불만과 상급자와의 마찰 등으로 고객서비스 업무를 등한시하거나 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참가인 회사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등 참가인 회사에 손실을 입힐 우려를 여전히 불식시키지 못하였던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참가인 회사의 입장에서는 원고를 고객지원실 내에서 계속 근무시키되, 원고로 하여금 고객들을 직접 접촉하는 직무로부터 배제시켜야 할 업무상 필요성이 있었다고 보여진다.
반면, ① 컴퓨터 기술지원팀은 종전의 컴퓨터시스템고객지원팀과 동일한 건물(위 업무변경조치에 따른 근무장소와는 같은 층에 위치하고 있다0내에 위치하고 있어 원고가 출·퇴근하는 데 아무런 차이가 없는 점, ② 원고는 우측 주관절 부위의 장애가 내근직 업무의 수행 등 생활상 큰 불이익을 초래한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원고가 종래 참가인 회사에 근무하면서 위와 같은 장애를 호소한 적이 전혀 없어 이 사건 전보명령 당시 참가인 회사가 그 사정을 몰랐으며, 위와 같은 장애가 외근직 업무와 달리 내근직 업무의 수행에 지장을 초래한다고 볼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는 점, ③ 컴퓨터기술 지원팀에서의 근무 비록 내근직 업무에 해당하기는 하지만, 장차 과장 승진을 염두에 둔 원고로서는 그 노력 여하에 따라서 그동안 외근직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익힌 기술과 노하우를 정리하고, 미비된 업무수행능력을 보완하여 차기의 과장승진심사 및 나아가 장차 과장 승진 이후 중간관리자로서의 직무수행에 대비할 수 있는 기회로 삼을 수 있는 점 등에 비추어 이 사건 전보명령에 다른 생활상 불이익이 근로자로서 통상 감수하여야 할 정도를 현저하게 벗어났다고 볼 수 없다.
(다) 따라서 이 사건 전보명령은 그 업무상의 필요성이 인정되는 반면, 이로 인하여 원고가 입게 되는 불이익이 통상 감수하여야 할 정도를 넘어선다고 하기 어려우므로 그 정당성이 인정된다 할 것이다.
3.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각 재심판정 중 1999.3.23자 전보명령에 관한 부분은 부적법하므로 이를 각하하고, 이 사건 전보명령의 취소를 구하는 부분은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한위수(재판장), 김도형, 유창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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