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법인 도안

판례

부당한 평가결과를 결정적인 평정자료로 삼았다는 점에서 위 ...

번호
2000구16479
일자
2002-01-03

기업이 그 활동을 계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하여는 노동력을 재배치하거나 그 수급을 조절하는 것이 불가피하므로 근로자에 대한 전보나 전직은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권한으로서 업무상 필요한 범위 내에서는 사용자에게 상당한 재량이 인정되지만, 그것이 `근로자에 대하여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 휴직, 정직, 감봉 기타 질벌을 하지 못한다'는 근로기준법 제30조 제1항의 규정에 위반되거나 전보나 전직으로 인하여 근로자가 입게 되는 생활상의 불이익이 근로자가 통상 감수하여야 할 정도를 벗어나 권리남용에 해당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그 효력이 없다 할 것이다.

[원고] 윤해관외 7인

[피고]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

소송수행자 곽영섭

[피고보조참가인] 주식회사 한국주택은행 대표이사 김정태 지배인 강익환, 고창은

1. 중앙노동위원회가 2000.4.17 원고들과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2000부해7호 부당대기발령구제 재심신청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비용은 피고보조참가인의 부담으로 하고, 나머지 부분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청 구 취 지]

주문과 같다.

1. 재심판정의 경위

【인정근거】 갑 1, 2호증의 각 1, 2, 갑 4호증의 1 내지 7, 9, 갑 19호증의 1, 3 내지 6, 8, 9, 10

가. 원고들은 1979.8.5부터 1992.12.23까지 사이에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 은행에 별정직 중 청원경찰(원고 윤해관, 전창국, 전범철) 내지 잡무를 처리하는 총무직 사원(원고 이해산, 이정원, 장동구, 전인국, 전만명)으로 각 입사하여 근무하던 중, 1999.2.18자로 그 담당 직무가 섭외, 연체관리, 어음교환 등의 업무로 변경된 후 같은 해 9.1 참가인 은행으로부터 근무수행능력의 부족을 이유로 이 사건 대기발령을 받았다.

나. 원고들은 이 사건 대기발령이 부당하다는 이유로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다가 기각되자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이 사건 대기발령이 정당하다는 이유로 2000.4.17 원고들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내용의 이 사건 재심판정을 하였다.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당사자들의 주장 요지

참가인은 원고들에 대한 이 사건 대기발령이 업무상 필요에 따라 합리적이고 상당한 인사재량권의 범위 내에서 행하여진 것으로서 정당하다고 주장하는 반면, 원고들은 참가인 은행이 노사합의내용과 달리 원고들을 비롯한 별정직(총무직) 직원들을 일반행원업무로 직무전환하여 일선 창구업무에 배치할 수 잇음을 전제로 직무전환교육을 실시하고, 그 평가시험결과가 저조하다는 이유로 원고들에 대하여 이 사건 대기발령을 한 것은 노사합의사항에 반하는 자의적인 인사권의 행사로서 원고들의 근로제공범위를 벗어난 직무수행을 강요하는 결과가 되어 부당하다고 다툰다.

나. 인정사실

【채택증거】 갑6 내지 10, 13, 14, 15, 18호증, 갑 21호증의 1 내지 92, 갑 22호증의 1 내지 20, 갑 23호증의 1, 2, 을 1 내지 5, 7호증, 을 8호증의 1, 2, 3, 을 15, 16, 17, 19, 20, 23호증, 증인 박경목, 김철홍의 각 일부 증언 및 변론의 전취지

(1) 인사규정(2000.1.18 개정전의 것)

(가) 직원의 구분(제3조) ① 직원은 일반직원 및 별정직원으로 구분한다.

⑤ 별정직원은 다음과 같이 직종구분한다.

1. 전문직 : 연구, 의무, 영향, 체육 등의 특정 전담업무에 종사하는 직원

2. 사무직 : 텔러, 연체관리, 섭외, 특정사무 등의 사무업무에 종사하는 직원

3. 기술직 : 기관, 냉방, 전기, 경비 등의 분야에 국가기술자격법에 의한 자격증 취득자로서 해당 기술업무 및 기타 소속장이 부여하는 직원업무에 종사하는 직원

4. 총무직 : 운전, 경비, 안내, 서무, 기타 소속장이 부여하는 업무에 종사하는 직원

(나) 전직(제20조) ① 은행형편상 필요한 경우에는 직원을 전직할 수 있다.

(다) 당연면직(제26조) ① 당연면직은 직원이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하는 경우에 면직함을 말한다.

13. 대기발령 후 1년이 지나도 직무가 부여되지 않을 때

② 제1항 제7호 내지 제13호에 정한 사유로 직원을 면직하고자 할 때에는 인사위원회의 의결을 거쳐야 한다.

(라) 사무분담(제30조) ③ 부점장은 소속 별정직원의 직종별 다수의 업무를 사무분담할 수 있으며, 필요한 경우 섭외, 연체관리 등 일반직무도 사무분담할 수 있다.

(마) 대기발령(제31조) ① 직원이 다음 각호의 1에 해당되어 직무를 수행하기 곤란하다고 판단될 경우에는 그 사유가 없어질 때까지 기본직무를 부여하지 아니하고 대기를 명할 수 있다.

1. 근무수행능력이 부족하여 근무성적 또는 업무실적이 불량한 경우

(2) 참가인 은행은 1998년 봄부터 경영개선을 위한 자구노력의 일환으로 구조조정작업을 추진하던 중, 같은 해 10월초 일반직, 별정직을 포함한 전체 사원을 대상으로 한 명예퇴직제의 시행과 함께 별정직 직원들이 담당하던 운전, 순무(잡무), 경비 등 은행내 비핵심업무의 폐지 및 용역화 방침을 공고하고, 같은 해 10.30 참가인 은행의 직원들로 구성된 노동조합과 사이에 명예퇴직하는 별정직 직원들에 대한 고용안정방안(퇴직한 별정직 직원들을 중심으로 분사(分社) 추진되는 용역업체에 전직할 수 있도록 보장하되, 회사 설립 전까지는 희망자를 개별적으로 재고용하고 생활안정자금을 저리로 대출하는 것을 내용으로 한다)을 마련하는 한편, 잔류하는 별정직 직원들에 대하여는 고유업무 전담제의 폐지에 따라 직무연수를 실시한 후 섭외, 연체관리, 어음교환 등의 후선업무(참가인 은행 내에서 일반직 행원들이 수행하는 업무 중 각 지점의 일선 창구업무에 대응하여 사용되는 용어이다)로 직무를 전환하되, 일정기간이 경과한 후 근무수행능력이 부족한 직원에 대하여 인사규정 제31조(대기발령)를 적용하기로 하는 내용의 노사합의를 하였다.

(3) 참가인 은행은 같은 해 11월말까지 별정직 직원들 797명 중 709명이 명예퇴직을 신청하여 나머지 88명의 별정직 직원들이 잔류하게 되자, 같은 해 12.29 노동조합과 노사협의를 거쳐 위 별정직 직원들에 대하여 고용유지훈련 및 이를 통한 직무전환으로써 고용안정에 최대한 노력하기로 하고, 1999.1.11부터 같은 해 2.6까지 4주간에 걸쳐 원고들을 포함한 별정직 직원들 88명(청원경찰 24명, 총무직 직원 64명)에 대하여 직무전환교육을 실시하였다.

그런데, 위 직무전환교육은 여·수신, 신용카드 취급, 외환 등 일반직 행원으로서의 창구업무습득을 목표로 한 기본직무 외에 예절(창구응대), 컴퓨터 및 단말기 사용법 등을 주된 내용으로 하였고(원래 일반직 행원들이 채용된 후 6주간에 걸친 연수교육시 받는 내용들이었다), 교육기간 중 참가인 은행은 3회에 걸쳐 기본직무 교육사항에 대한 실무평가시험 및 기타 교육사항에 대한 평가를 실시하여(실무평가 80%, 기타 평가 20% 비중을 둠) 60점 이상의 점수를 얻은 71명을 교육이수자로, 원고들을 비롯하여 60점 미만의 점수를 얻은 나머지 17명을 교육미이수자로 분류하였다.

(4) 그 후 참가인 은행은 청원경찰 및 별정직원에 대한 인력관리방안(갑 9호증)으로 위 직무전환교육 대상자 전원에 대하여 기존의 수행업무를 폐지하고 일반직 행원에 준하는 업무를 부여하되, 위 평가결과에 따라 창구업무 수행자와 후선업무 수행자로 구분 운용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후(위 직무전환교육 실시 전에는 그 평가결과에 따라 업무배치를 달리한다는 사전 공고가 없었다), 같은 해 2.18 위 교육이수자 71명 전원에 대하여 일선 영업점에서 창구업무 전반을 수행하도록 배치한 반면, 원고들을 비롯하여 기준점수를 획득하지 못한 17명에 대하여 지역본부 소속으로 배치하여 그곳에서 필요한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였다.

(5) 참가인 은행은 같은 해 3.26과 같은 해 4.23 및 같은 해 5.21 3회에 걸쳐 추가로 업무능력평가시험을 실시하여 그 중 1차 평가에서 60점 이상을 획득한 2명을 일선 지점의 창구업무로 배치하였으나, 나머지 15명 중 원고들을 비롯한 12명(1명은 퇴직, 2명은 종전에 담당하던 문서수발 및 운전기사 업무를 그대로 계속 담당하게 되어 원래의 15명에서 12명으로 줄어들게 된 것이다)은 3회의 시험에서 모두 60점 미만에 그친 가운데 지역본부에서 부실채권 회수 및 독촉 등의 연체관리, 각 지점으로부터의 어음취합 및 어음교환소로의 호송 등 어음교환 업무에 종사하였다.

(6) 참가인 은행은 같은 해 6.30을 기준으로 기존의 별정직 직원들 중 80명(최근 6개월내 승격이 있어 근무평정대상이 아닌 자 제외)을 대상으로 1999년 상반기 종합근무평정을 실시한 결과 하위 20%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인사규정 제31조 제1항 제1호에의하여 같은 해 9.1자로 원고들을 비롯한 12명을 대기발령하였는데, 이들은 모두 위 직무교육 및 추가 평가시험에서 60점을 획득하지 못한 자들이었다.

(7) 한편, 참가인 은행은 같은 해 12.9 및 2000.1.15에 걸쳐 일선 창구업무에 배치하였던 별정직 직원 73명 전원을 지역본부로 전보배치하여 어음교환, 연체관리 등의 후선업무에 종사하도록 하고 있다.

다. 판 단

(1) 기업이 그 활동을 계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하여는 노동력을 재배치하거나 그 수급을 조절하는 것이 불가피하므로 근로자에 대한 전보나 전직은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권한으로서 업무상 필요한 범위 내에서는 사용자에게 상당한 재량이 인정되지만, 그것이 `근로자에 대하여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 휴직, 정직, 감봉 기타 질벌을 하지 못한다'는 근로기준법 제30조 제1항의 규정에 위반되거나 전보나 전직으로 인하여 근로자가 입게 되는 생활상의 불이익이 근로자가 통상 감수하여야 할 정도를 벗어나 권리남용에 해당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그 효력이 없다 할 것이다.

(2) 이 사건의 경우, 별정직(총무직) 직원들이 참가인 은행에 입사한 이래 경비 또는 잡무처리 등의 고유업무를 수행하여 온 점에 비추어 그들에 대한 직무전환조치가 통상 예측할 수 없는 중대한 불이익변경을 초래한다 할 것인데, 앞서 살펴본 바에 의하면 참가인 은행은 경영개선노력의 일환으로 별정직(총무직)직원들에 대하여 명예퇴직제를 시행하는 한편, 잔류 별정직 직원들을 일한 행원업무 중 섭외, 연체관리, 어음할인 등 후선업무에 종사시키는 내용의 직무전환에 합의한 사실이 인정되므로 참가인 은행의 별정직 직원들에 대한 직무전환 및 이를 위한 직무연수교육은 원칙적으로 위와 같은 후선업무를 수행하는데 필요한 범위로 한정된다 할 것이다{이에 대하여 참가인은, 노동조합으로부터 원고들을 비롯한 별정직(총무직) 직원들의 직무를 일반 행원 업무로 전환하고 이에 필요한 직무교육을 실시하는데 대한 동의를 얻었다고 주장하나, 이는 전환되는 직무의 내용을 `섭외, 연체관히, 어음교환 등'이라고만 규정한 위 노사합의사항에 부합하지 아니하여 선뜻 받아들일 수 없다}.

따라서 참가인 은행으로서는 당사자들의 동의를 얻지 아니하는 한 후선업무의 범위를 넘어 일반직 행원으로서의 일선 창구업무에 필요한 직무교육을 실시하고 그 평가결과를 토대로 별정직(총무직) 직원들에 대하여 불이익한 대우를 할 수 없다 할 것이나데, 앞서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참가인 은행의 원고들에 대한 직무전환교육 및 그 평가시험(3회에 걸쳐 추가로 실시된 직무능력평가시험 포함)은 당초 노동조합과의 합의내용과 달리 원고들에 대하여 전면적인 일반 행원업무로의 전보조치가 가능함을 전제로 일선 창구업무를 수행하는데 필요한 사항들을 주된 내용으로 하였고, 원고들을 지역본부의 후선업무에 배치한 후 근무평정을 실시함에 있어서도 후선업무의 수행능력이나 실적, 근무태도보다는 위와 같은 부당한 평가결과를 결정적인 평정자료로 삼았다는 점에서 위 평가시험결과 및 이에 따른 근무평정결과를 사유로 한 이 사건 대기발령은 부당하다 할 것이다.

(3) 나아가 직무전환 대상자였던 별적직 직원들에 대한 근무성적 평정결과 중 원고 전창국, 전인국의 경우 평가대상자 80명 중 하위 20%에 해당하지 아니함에도 대기발령의 대상에 포함된 반면, 별정직 직원들 중 일부(소외 홍기표, 신이현, 박재일, 강호민)는 하위 20%에 해당함에도 대기발령의 대상에서 제외되는 등 이 사건 대기발령은 그 대상자의 선정과정에 공정하지 못한 점도 엿보인다(을 9호증 참조, 이에 대하여 참가인이 근무성적이 하위 20%에 해당하지 않는 위 원고들이 대기발령대상자에 포함된 것은 위 평가시험결과가 이 사건 대기발령의 결정적인 사유로 작용하였음을 반증하는 것이다).

3.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재심판정은 부당하므로 이를 취소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한위수(재판장), 김도형, 유창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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