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법인 도안

판례

사직의 의사가 없는 자로 하여금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여 ...

번호
2000구20867
일자
2002-03-25

1. 사용자가 근로자로부터 사직서를 제출받고 이를 수리하는 의원면직의 형식을 취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켰다 하더라도, 사직의 의사 없는 근로자로 하여금 어쩔 수 없이 사직서를 작성, 제출하게 한

경우에는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이어서 해고에 해당하고, 정당한 이유가 없는 경우에는 부당해고라 할 것이다

2. 희망퇴직신청서 제출 당시 사직에 관한 내심의 효과의사가 있었고, 희망퇴직자로 심사, 확정되었다 하더라도 회사가 원래 사직의 의사가 없는 근로자로 하여금 희망퇴직을 하지 않을 수 없도록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여 희망퇴직을 신청하도록 하여 이를 수리한 이상, 이러한 행위는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해고에 해당하고, 회사의 희망퇴직신청 수리에 따라

근로자가 일시적인 혜택을 부여받았다 하여 달리 볼 것은 아니며, 해고시킬 만한 정당한 이유가 인정되지 아니하는 이상 이같은 해고는 부당해고라 할 것이다.

[원고] 한국체육산업개발 주식회사 대표이사 노영철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광정

[피고]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

[피보조참가인] 김○중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영규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중앙노동위원회가 2000. 5.17.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 사이의 2000부해59호 부당해고구제재심신청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1990. 7. 25.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소유하는 올림픽공원, 한강조정경기장 및 분당, 일산, 평촌, 선수촌 등 4곳의 올림픽스포츠센터 등 체육시설물의 유지·관리를 위하여 위 공단의 출연으로

설립된 회사이고, 참가인은 원래 국민체육진흥공단의 직원으로서 인사교류에 따라 원고 회사에 전출되었다가 1995. 11. 9. 원고 회사의 일반직 3급 직원으로 특별 채용된 이래 1996. 3. 8. 일반직 2급

직원으로의 승진을 거쳐 근무하던 중, 1999.3. 10. 희망퇴직신청서와 퇴직일자를 같은 해 7. 31. 로 기재한 사직원을 제출한 후 이를 철회하였으나 받아들여지지 아니하여 같은 해 7. 31. 자로 면직되었다.

나. 참가인은 사직의 의사가 없음에도 회사의 강권에 따라 어쩔 수 없이 위 희망퇴직신청서와 사직원을 제출하여 원고 회사로부터 해고당하였다고 주장하면서 같은 해 10. 27.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구제신청을 하였으나 같은 해 12. 28. 기각되자, 2000. 1. 21. 중앙노동위원회에 2000부해59호로 재심을 신청하였고, 중앙노동위원회는 같은 해 5. 17. 참가인이 원고 회사로부터 희망퇴직을 신청할 수

밖에 없는 심리적 압박을 받아 위 희망퇴직신청서와 사직원을 제출한 이상, 이는 진의의 의사표시로 볼 수 없고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위 지방노동위원회의 결정을 취소하고 참가인 회사에 대하여 원직

복직 및 해고기간 중 임금지급을 명하는 취지의 이 사건 재심판정을 하였다.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원고 회사는 정부의 방침에 따라 조직 축소 및 인력 감축 등 구조조정을 실시하는 과정에서 분당올림픽스포츠센터 직제의 축소개편을 앞두고 경영합리화와 비용절감을 위하여 참가인을 대기발령하였는데, 그

후 참가인이 스스로의 판단에 따라 희망퇴직신청서와 사직원을 작성, 제출하여 희망퇴직 대상자로 확정된 후 그에 따른 제반 혜택을 부여받았던 이상 참가인의 희망퇴직 신청이 진의 아닌 의사표시라는 것을

알았거나 알 수 없었으므로 원고 회사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관계는 합의에 의하여 종료되었고, 희망퇴직의 합의가 있은 후에는 참가인이 일방적으로 이를 철회하였다 하더라도 그 효력이 없다고 할 것이므로,

참가인의 의원면직을 부당해고로 본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나. 인정사실

(1) 정부는 1997년말 이른바 국제통화기금의 구제금융사태를 겪으면서 기획예산위원회의 주도 아래 1998. 8.경 공공부문 구조조정계획의 일환으로 정부출연 및 위탁기관의 경영혁신 추진계획을 마련하여 각

부처 및 산하기관에 이를 송부하였고, 국민체육진흥공단을 통하여 이를 통보받은 원고 회사가 같은 해 8. 26.경 수립한 세부지침은 1999. 6.말까지 단계적으로 분당, 평촌, 일산 및 선수촌의

올림픽스포츠센터와 청소, 경비, 단순 시설 및 조경관리 업무 등의 민간위탁 내지 매각, 조직 축소 및 인력 감축, 인건비를 포함한 경상비 삭감(1998년은 경상비의 10%, 1999년은 1998년의 예산을 기준으로

인건비 20%, 기타 경상비 25% 삭감)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원고 회사는 올림픽스포츠센터의 민간위탁 준비에 착수하는 한편, 노동조합의 가입대상이던 3급 미만 직원들에 대하여는 노동조합과 사이에 정리해고대상자 선정기준을 마련하고, 전체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자를 모집하는 등의 인력감축작업을 실시한 결과, 1999. 9. 현재 계약직을 포함하여 약 440여명이던 직원이 2000. 2.말 현재 216명으로 줄어들었다.

(2) 원고 회사의 인력감축계획에 의하면, 1999. 1. 1.을 기준으로 일반직 1급 정원은 3명에서 1명으로, 참가인을 비롯한 일반직 2급 직원은 8명에서 6명으로 줄이는 조치 등이 포함되어 있었는바, 원고

회사는 3급 이상 직원에 대하여는 별도의 구조조정대상자 선정기준을 마련하지 아니한 가운데 1998. 10. 12. 평촌올림픽스포츠센터 관장이던 김○근(일반직 1급)을, 같은 달 13. 조정호사업소 관리과장이던

임○건(일반직 3급)을 각각 대기발령한 후 위 김○근, 임○건이 희망퇴직을 신청하지 않자 같은 해 12. 30.자로 직권면직하였고, 1998.10. 12. 당시 공원관리부장으로 근무하던 참가인에 대하여 일반직 2급

직원으로는 유일하게 그 직위를 해제한 후 같은 달 13. 분당 올림픽스포츠센터의 관리과장(종래 일반직 3급 직원이 임명되던 보직이었다)으로 전보하였다가 1999. 2. 13. 인사관리위원회의 심의를 거치거나 그

사유를 설명하지도 아니하고 기간을 정하지도 아니한 채 참가인에게 위 관리과장의 직위를 해제하고 본사로 대기발령을 내리는 한편, 분당올림픽스포츠센터의 운영과장이던 주○수로 하여금 위 관리과장직을

겸직수행하도록 하였으며, 같은 날 일반직 2급 직원 중 위 1998. 10. 12.자 인사발령에 따라 공원운영부장으로 전보되었던 김○영 및 조정호사업소장으로 근무하던 정○철에 대하여도 그 직위를 해제하고

대기발령을 내렸다(이에 따라 위 1999.2.13.자로 대기발령을 받은 일반직 2급 직원은 참가인을 포함하여 3명이다).

그런데, 참가인에 대한 위 대기발령 당시 원고 회사가 운영 중이던 선수촌올림픽스포츠센터를 제외한 나머지 3곳의 올림픽스포츠센터에는 모두 운영과 및 관리과 등 2개과가 설치, 운영하고 있었고, 이를

축소, 통합하는 직제개정안은 이사회의 결의를 거쳐 같은 해 3. 16.에야 비로소 제정, 시행되었다.

(3) 원고 회사는 참가인을 대기발령한 직후인 1999. 2. 13.부터 같은 달 27.까지 퇴직기준일을 같은 해 6. 31.로 하고 퇴직기준일 전일까지 근속처리, 근무실적에 대한 실적수당 지급, 취업 또는 창업을

위한 교육경비 지원(직급에 따라 1인당 최대 750,000원), 퇴직위로금(상여금을 포함한 월평균임금의 45%상당액×6개월)의 지급을 조건으로 희망퇴직신청을 접수받았으나 신청자가 없자, 같은 해 3. 2.부터 같은

달 10.까지로 기간을 연장하고 대기발령중인 1, 2급 직원을 주대상으로 삼아 희망퇴직기준일을 같은 해 7. 31.로 하여 희망퇴직자를 모집하였는데, 원고 회사의 대표이사인 정○기와 상임이사인 신○철은 같은

달 9. 및 같은 달 10. 두 차례에 걸쳐 참가인을 불러 분당올림픽스포츠센터의 관장이던 한○수와 김○영 부장이 같은 달 9. 이미 희망퇴직을 신청하였고, 정○철 부장도 곧 희망퇴직을 신청할 것이니, 이제는

참가인만 남았다면서 이번에 희망퇴직을 신청하지 않으면 현재 대기발령 중이므로 3월말에 직권면직될 것이라는 취지로 말하였다.

이에 참가인은 위 정○기와 신○철에게 위 한○수가 희망퇴직을 신청하였다면 분당올림픽스포츠센터의 관장직이 공석이므로 자신을 위 스포츠센터의 민간위탁시점까지라도 관장직으로 전보하여 달라고

요청하였으나 거절당하자 위 희망퇴직의 신청 여부를 놓고 심각하게 고민하다가 결국 희망퇴직 신청기한 마지막날인 같은 달 10. 희망퇴직신청서와 사직원을 제출하였는바, 당시 위 한○수는 의료기기 판매와

관련한 비위혐의로 국민체육진흥공단 감사실의 감사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었고, 위 김○영, 정○철은 각각 정직 3월의 징계처분을 받은 전력이 있었다.

(4) 원고 회사는 같은 달 12. 인사관리위원회를 개최하여 참가인을 비롯한 위 희망퇴직 신청자 4명의 희망퇴직신청을 수리하기로 의결하고 같은 달 13.자로 다시 대기발령을 내린 후 같은 달 17.자로 같은

해 2.경부터 스포츠센터 관장으로 특별채용될 것이라는 소문이 돌던 소외 강○성을 일반직 1급 직원으로 특별채용하여 평촌올림픽스포츠센터 관장으로 임명하였고, 위 강○성은 2000. 1. 하순경 원고 회사를

사직한 후 수의계약을 통하여 원고 회사로부터 위 평촌올림픽스포츠센터를 위탁경영하고 있다.

(5) 한편, 참가인은 같은 해 3. 11. 동국대학교경영대학원에서 실시하는 부동산경매전문가 고급과정에 등록한 후 원고 회사로부터 교육비 750,000원을 보조받아 같은 달 23.부터 5. 26.까지 매주 2회(화,

수요일 19:00~22:00)씩 위 강좌를 수강하면서도 원고 회사에 정상 출근하여 오던 중 같은 해 6. 28. 원고 회사에 대하여 서면으로 위 희망퇴직신청의 철회를 요청하였으나, 원고 회사는 인사관리위원회에서

이미 심사, 확정되었다는 이유로 위 철회요청을 거부한 채 같은 해 7. 31.자로 참가인을 면직처리하였다.

다. 판 단

(1) 사용자가 근로자로부터 사직서를 제출받고 이를 수리하는 의원면직의 형식을 취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켰다 하더라도, 사직의 의사 없는 근로자로 하여금 어쩔 수 없이 사직서를 작성, 제출하게 한

경우에는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이어서 해고에 해당하고, 정당한 이유가 없는 경우에는 부당해고라 할 것이다(대법원 1993. 1. 26. 선고 91다38686 판결 등

참조).

(2) 그런데, 앞서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① 정부 출자기관인 원고 회사가 경영상 필요에 의하여 구조조정에 따른 인력감축계획을 시행함에 있어 하위직 직원들과 달리 3급 이상 직원들에 대하여는 구체적인

인력감축기준을 마련하지 아니한 채 희망퇴직제만을 시행하면서 이미 1급 및 3급 직원이던 김○근, 임○근에 대하여 대기발령을 거쳐 직권면직시켰던 점, ② 1999. 2. 13.자로 다른 2급 일반직원 2명과 함께

참가인에 대하여 대기발령을 내렸으나, 희망퇴직을 신청하지 아니하자 그 신청기간을 연장하면서 원고 회사의 대표이사 및 상임이사가 참가인을 별도로 호출하여 희망퇴직신청서의 제출을 요구하고, 이에

불응할 경우 대기발령의 후속조치로 직권면직을 당하게 되리라고 구체적인 불이익을 예고한 점, ③ 참가인에 대한 위 대기발령조치에 납득할 만한 합리적인 사유가 인정되지 아니하는 점(원고는 직제 개편에

따라 분당올림픽스포츠센터 내에서 임금이 가장 높았던 참가인을 본사 소속으로 전환하여 위 스포츠센터의 경영수지상태를 개선함으로써 민간위탁방침을 철회하려는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주장하나, 이미 위

스포츠센터의 매각 또는 민간위탁이 예정되어 있는 상황에서, 위 스포츠센터의 축소된 직제는 그로부터 1개월 후에야 비로소 개정, 시행에 이르렀으며, 당시 원고 회사가 관리, 운영중인 올림픽스포츠센터 중

위 분당올림픽스포츠센터보다 규모가 작은 평촌올림픽스포츠센터에서는 직제개편과 관련한 별다른 인사조치가 이루어지지 아니하였고, 위와 같은 형식적인 인사조치만으로 원고 회사의 전체 경영수지에 아무런

변동이 없어 민간위탁방침에 전혀 영향을 미칠 수 없는 점 등에 비추어 원고의 위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 ④ 참가인과 함께 희망퇴직신청서를 제출한 동료 직원 중 김○영, 정○철은 각각 정직 3월의 징계처분

전력이 있고, 한○수는 의료기기 판매와 관련한 비위혐의로 원고 회사의 상급기관인 국민체육진흥공단 감사실의 감사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었던 반면, 참가인은 비위나 징계전력이 전혀 없고, 달리 원고 회사가

인력감축기준을 마련하지 아니한 상황에서 인력감축대상자로 선정되어야 할 별다른 사유를 찾아보기 힘든 점, ⑤ 정부의 방침에 따른 구조조정시행의 일환으로 올림픽스포츠센터 운영의 민간위탁이 예정되어

있는 상황에서 원고 회사가 위 한○수의 희망퇴직 신청으로 참가인을 제외하고도 당시 직제상 1, 2급 직원의 정원을 유지할 수 있었음에도 참가인에 대하여 위 한○수가 담당하던 직책에 대한 직위 부여를

거부한 채 희망퇴직 신청을 요구하여 이를 수리한 직후 제3자를 특별 채용한 점 등 참가인이 원고 회사에 대하여 희망퇴직신청서 및 사직원을 제출하기 전후의 과정을 전체적으로 살펴보면, 참가인은 원래

사직의 의사가 없었음에도 원고 회사로부터 뚜렷한 사유 없이 대기발령을 받고 희망퇴직신청을 하지 아니할 경우 직권면직을 당할 것이라는 통보를 받게 되자 직권면직처리될 경우 입게 될 경제적 불이익 등을

우려하여 어쩔 수 없이 희망퇴직신청서를 작성, 제출하였다고 보여진다.

(3) 따라서 희망퇴직신청서 제출 당시 참가인에게 사직에 관한 내심의 효과의사가 있었고, 희망퇴직자로 심사, 확정되었다 하더라도 원고 회사가 원래 사직의 의사가 없는 참가인으로 하여금 희망퇴직을

하지 않을 수 없도록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여 희망퇴직을 신청하도록 하여 이를 수리한 이상, 위와 같은 행위는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해고에 해당하고, 원고

회사의 희망퇴직신청 수리에 따라 참가인이 일시적인 혜택을 부여받았다 하여 달리 볼 것은 아니며, 앞서 본 바와 같이 참가인을 해고시킬 만한 정당한 이유가 인정되지 아니하는 이상 참가인에 대한 해고는

부당해고라 할 것이다.

4. 결 론

그렇다면, 참가인의 사직원 제출에 따른 면직처리를 부당해고로 본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할 것이므로, 그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한위수(재판장) 김도형 유창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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