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법인 도안

판례

구직중인 실업자를 노조 가입대상에 포함시켰다는 이유로 노조...

번호
2000구30925
일자
2002-01-24

1. 근기법에서의 근로자 개념은 “현실적인 근로제공을 통해 특정 사용자에게 종속되어 있는지와 그 사용종속의 정도”에 따라 그 범위가 결정될 수 있지만, 노조법에서의 근로자 개념은 “현실적인 근로제공이나 특정 사용자에의 종속 여부”와는 무관하게 “단결권 등 노동3권을 보장할 필요성이 있는가”에 따라 그 범위가 결정되어야 하므로, 노조법 제2조 제1호에서 말하는 “임금·급료 기타 이에 준하는 수입에 의하여 생활하는 자”에는 특정한 사용자에게 고용되어 현실적으로 취업하고 있는 자뿐만 아니라, 일시적으로 실업 상태에 있는 자나 구직 중인 자도 노동3권을 보장할 필요성이 있는 한 그 범위에 포함된다고 할 것이다.

2.노조법 제2조 제4호 라목 단서는 “기업별 노동조합”의 조합원이 사용자로부터 해고됨으로써 근로자성이 부인될 경우에 대비하여 마련된 규정으로서, 위와 같은 경우에만 한정적으로 적용되는 것으로 해석함이 옳고, 원래부터 일정한 사용자에의 종속관계를 필요로 하지 않는 그 당연한 결과로서 사용자로부터 해고되었다 하더라도 그것만으로는 근로자성에 영향을 받지 않는 산업별 노동조합 등의 경우에까지 적용되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다.

[원 고] 서울여성노동조합 대표자 위원장 정양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시민종합법률사무소 담당변호사 김진

[피 고] 서울특별시장

소송수행자 양효석

1. 피고가 2000. 8. 23 원고에 대하여 한 노동조합 설립신고서 반려처분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1. 처분의 경위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의 1, 2, 갑 제2, 3, 4호증의 각 기재, 변론의 전취지

가. 원고는 1999. 1. 10 '서울 지역 여성 노동자들의 지위 향상'을 주된 목적으로 하여 설립된 비법인 사단인데, 설립 당시 원고의 구성원에는 취업자 22명 이외에 미취업자 3명이 포함되어 있었다. 원고는 규약 제2조(목적) 제1항의 규정을 통해 "노조는 규약 전문의 정신을 이어받아 여성노동자가 자주적이고 민주적으로 단결하여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사회·경제·문화·정치적 지위 향상을 목적으로 한다"라고 규정함으로써, 그 설립취지와 근본적인 목적을 밝히는 한편, 규약 제6조(구성)의 규정을 통해 "노조는 서울 지역의 미조직 여성노동자, 임시직, 계약직, 파견, 시간제 등 비정규직 여성노동자, 구직 중인 여성노동자로서 본 노조규약에 찬동하는 사람으로 구성한다"라고 규정함으로써, 그 조합원의 범위에 "구직 중인 여성노동자"를 포함시키고 있었다.

나. 원고는 2000. 8. 21 위와 같은 규약을 첨부하여 피고에게 노동조합 설립신고를 하였다. 이에 피고는 2000. 8. 23 '원고의 규약 제6조는 "구직 중인 여성노동자"의 가입을 허용하고 있는데, 이는 근로자가 아닌 자의 노동조합 가입을 허용하는 것이다.'라는 이유로,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조법'이라 한다) 제2조 제4호 라목, 같은 법 제12조 제3항의 규정을 각 적용하여, 위 설립신고를 반려하는 내용의 이 사건 처분을 하였다.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관계법령

[근로기준법]

* 제1조【목적】이 법은 헌법에 의하여 근로조건의 기준을 정함으로써 근로자의 기본적 생활을 보장, 향상시키며 균형 있는 국민경제의 발전을 도모함을 목적으로 한다.

* 제14조【근로자의 정의】이 법에서 "근로자"라 함은 직업의 종류를 불문하고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하는 자를 말한다.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 제1조【목적】이 법은 헌법에 의한 근로자의 단결권·단체교섭권 및 단체행동권을 보장하여 근로조건의 유지·개선과 근로자의 경제적·사회적 지위의 향상을 도모하고, 근로관계를 공정하게 조정하여 노동쟁의를 예방·해결함으로써 산업평화의 유지와 국민경제의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

* 제2조【정의】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

1. "근로자"라 함은 직업의 종류를 불문하고 임금·급료 기타 이에 준하는 수입에 의하여 생활하는 자를 말한다.

2. "노동조합"이라 함은 근로자가 주체가 되어 자주적으로 단결하여 근로조건의 유지·개선 기타 근로자의 경제적·사회적 지위의 향상을 도모함을 목적으로 조직하는 단체 또는 그 연합단체를 말한다. 다만, 다음 각목의 1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노동조합으로 보지 아니한다.

라. 근로자가 아닌 자의 가입을 허용하는 경우. 다만, 해고된 자가 노동위원회에 부당노동행위의 구제신청을 한 경우에는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판정이 있을 때까지는 근로자가 아닌 자로 해석하여서는 아니된다.

* 제12조【신고증의 교부】 ③행정관청은 설립하고자 하는 노동조합이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설립신고서를 반려하여야 한다.

1. 제2조 제4호 각목의 1에 해당하는 경우

나. 판 단

(1) 근로기준법(이하 '근기법'이라 한다) 제14조가 근로자의 개념에 대하여 "직업의 종류를 불문하고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하는 자"라고 규정하고 있는데에 반하여, 노조법 제2조 제1호가 근로자의 개념을 "직업의 종류를 불문하고 임금·급료 기타 이에 준하는 수입에 의하여 생활하는 자"라고 규정함으로써, 근기법과는 달리 "사업 관련성 내지 현실적인 근로제공"을 근로자의 개념 구성요건으로 하지 않은 이유는, 위 두 법률의 입법목적의 차이에서 기인한 것으로 판단된다. 다시 말하면, 근기법은 "현실적으로 근로를 제공하는 자에 대하여 국가의 관리·감독에 의한 직접적인 보호의 필요성이 있는가"라는 관점에서 개별적 노사관계를 규율할 목적으로 제정된 것인 반면에, 노조법은 "노무공급자들 사이의 단결권 등을 보장해 줄 필요성이 있는가"라는 관점에서 집단적 노사관계를 규율할 목적으로 제정된 것이므로, 그 입법1목적에 따라 근로자의 개념을 상이하게 정의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므로 근기법에서의 근로자 개념은 "현실적인 근로제공을 통해 특정 사용자에게 종속되어 있는지와 그 사용종속의 정도"에 따라 그 범위가 결정될 수 있지만, 노조법에서의 근로자 개념은 "현실적인 근로제공이나 특정 사용자에의 종속 여부"와는 무관하게 "단결권 등 노동3권을 보장할 필요성이 있는가"에 따라 그 범위가 결정되어야 한다. 결국, 노조법 제2조 제1호에서 말하는 "임금·급료 기타 이에 준하는 수입에 의하여 생활하는 자"에는 특정한 사용자에게 고용되어 현실적으로 취업하고 있는 자뿐만 아니라, 일시적으로 실업 상태에 있는 자나 구직 중인 자도 노동3권을 보장할 필요성이 있는 한 그 범위에 포함된다고 할 것이다.

(2) 한편, 법률의 체계적 해석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노조법 제2조 제1호 소정의 "근로자" 개념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노조법 제2조 제4호 라목 소정의 "근로자 아닌 자"의 개념을 해석함에 있어서도 그대로 투영되어야 할 것이므로, 노조법 제2조 제4호 라목 소정의 "근로자 아닌 자"에는 일시적으로 실업 상태에 있는 자나 구직 중인자는 포함되지 않는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위와 같이 해석할 경우 노조법 제2조 제4호 라목 단서 조항과의 관계가 문제되는바, 아래에서는 이에 대하여 살펴본다.

(3) 노동조합법(1996. 12. 31 법률 제5244호로 폐지되기 전의 것) 제3조 제4호는 "노동조합이 근로자가 아닌 자의 가입을 허용하는 경우"를 노동조합의 결격요건의 하나로 규정하고 있었는데, 위 조항은 1987. 11. 28 법률 제3966호로 노동조합법이 개정되면서 그 단서에 "다만, 해고의 효력을 다투고 있는 자를 근로자가 아닌 자로 해석하여서는 아니된다"라는 조항을 신설하는 것으로 개정되었다가, 현행 노조법이 제정되면서 그 단서가 "다만, 해고된 자가 노동위원회에 부당노동행위의 구제신청을 한 경우에는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판정이 있을 때까지는 근로자가 아닌 자로 해석하여서는 아니된다"라는 내용으로 개정되었다.

그런데 원래 위 단서 조항의 입법취지는, 해고의 효력을 다투고 있는 근로자에게 일정기간 동안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인정해 줌으로써 노동조합의 설립이나 존속이 사용자에 의해 부당하게 영향을 받지 않도록 하려는 데에 있었던 것일 뿐, 그 조항 하나만으로 노조법 소정의 근로자 범위를 한정하려는 데에 있었던 것은 아니다. 다시 말하면, 노동조합을 설립하기 위해서는 신고서에 규약을 첨부하여 행정청에 제출하여야 하며, 신고서에는 임원의 성명과 주소를 기재하여야 하는데, 사용자가 노동조합의 설립을 저지하기 위하여 임원이 될 근로자를 해고하게 되면 행정청은 근로자가 아닌 자가 조합원이 되었음을 이유로 위 신고서를 반려할 가능성이 있는 등, 사용자의 의사에 따라 노동조합의 설립이 저지되거나 적어도 사용자가 원하지 않는 근로자는 임원이 될 수 없게 되는 결과가 발생하여 근로자들의 단결권이 침해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해고의 효력을 다투는 근로자에 대해서는 일정기간 동안 그 지위를 보장해 줌으로써 노동조합의 설립이나 존속을 보호하려는 것이 위 단서 조항의 입법취지였던 것이다.

그런데 기업별 노동조합의 경우에는, 위 단서 조항의 신설에 따라 해고 근로자의 지위가 일정기간 보장됨으로써 근로자들의 단결권 보장에 이바지할 수 있게 되었지만, 원래부터 일정한 사용자에의 종속관계를 조합원의 자격요건으로 하지 않는 산업별·직종별·지역별 노동조합 등의 경우에는, 위 단서 조항의 신설에 따라 마치 취업중인 자만이 노동조합의 조합원이 될 수 있는 것처럼 해석될 여지를 남기게 되었다.

그러나, 1987. 11. 28 법률 제3966호로 노동조합법이 개정될 당시만 하더라도 한국의 노동조합은 기업별 노동조합을 원칙적인 형태로 하고 있었으며, 산업별·직종별·지역별 노동조합 등은 예외적인 형태의 노동조합에 불과하였던 데다가, 일정한 사용에의 종속관계를 조합원의 자격요건으로 하는 기업별 노동조합의 경우와는 달리 산업별 노동조합 등의 경우에는 원래부터 일정한 사용자에의 종속관계를 조합원의 자격요건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등에 비추어보면, 노조법 제2조 제4호 라목 단서는 "기업별 노동조합"의 조합원이 사용자로부터 해고됨으로써 근로자성이 부인될 경우에 대비하여 마련된 규정으로서, 위와 같은 경우에만 한정적으로 적용되는 것으로 해석함이 옳고, 원래부터 일정한 사용자에의 종속관계를 필요로 하지 않는 그 당연한 결과로서 사용자로부터 해고되었다 하더라도 그것만으로는 근로자성에 영향을 받지 않는 산업별 노동조합 등의 경우에까지 적용되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다.

결국, 앞서 본 바와 같이 노조법 제2조 제4호 라목에서 말하는 "근로자"의 개념을 노조법 제2조 제1호의 "근로자" 개념과 달리 보아야 할 아무런 이유도 없는 데다가, 위와 같은 입법경위와 그 취지를 더하여 보면, 노조법 제2조 제4호 라목 단서의 규정에도 불구하고, 노조법 제2조 제4호 라목 본문에서 말하는 "근로자"에는 일시적인 실업자나 구직 중인 자 등이 포함되는 것으로 판단된다.

(4) 따라서, 지역별 노동조합의 성격을 가진 원고가 그 구성원으로 "구직 중인 여성 노동자"를 포함시키고 있다 하더라도, "구직 중인 여성 노동자" 역시 노조법 소정의 근로자에 해당하는 것으로 판단되므로, "구직 중인 여성노동자는 근로자가 아니다"라는 이유로 원고의 신청을 반려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3. 결 론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한다.

판 사 이재홍(재판장), 마용주, 김정기

출처: 원본 자료실에서 보기 ↗

본 자료는 정보 제공 목적이며, 구체적 사안은 전문가 상담을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