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법인 도안

판례

사내 왕따로 인한 우울증은 업무상 재해이다...

번호
2000구34224
일자
2002-10-23

참가인의 이 사건 상병 및 그에 이은 추가상병은 참가인의 개인적 성격과 함께 참가인이 과장진급탈락에 이어 갑작스러운 내근직 발령과 상사와의 갈등, 집단 따돌림 등 업무상 사유로 인해 받은 스트레스가 복합해 발병했음을 추인할 수 있어 업무상 재해

[원 고] ○○전자 주식회사

[피 고] 근로복지공단

[피고보조참가인] 정○○

[변론종결] 2002.5.8

1. 원고의 청구를 모두‘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모두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피고가 2000.8.16 정○○에 대하여 한 요양승인처분 및 2001.3.23 정○○에 대하여 한 추가상병 승인처분을 취소한다.

1. 처분의 경위

가. 피고보조참가인(이하‘참가인’이라 함)

(1) 1988.11.28 원고회사에 입사하여 1994.4.23 대리로 진급하였으며, 대형 컴퓨터가 설치된 기업체, 관공서, 연구소 등의 전산시스템을 유지, 보수하는 업무에 종사하면서 1999.1.1부터는 컴퓨터고객지원실 산하 컴퓨터시스템고객지원팀에서 근무하였는데 같은 해 2월경 과장진급에서 누락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이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상급자들과 심한 마찰을 빚던 중 같은 해 11.8자로 위 컴퓨터고객지원실 산하 컴퓨터기술지원팀으로 전보됨.

(2) 1999.11.9 위 전보명령이 부당하다고 주장하면서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

(3) 서울지방노동위원회로부터 1999.11.18 10:00에 출석하라는 요구를 받고 출두하여 심사관에게 자신의 주장을 설명하던 중 같은 날 15:00경 졸도하여 강남병원으로 후송되어‘적응장애, 우울장애’(이하‘이 사건 상병’이라 한다)진단

(4) 2000.1.15 피고에게 요양신청

(5) 2000.2.17 피고로부터 요양불승인처분을 받고 불복하여 같은 해 7.29 재심사단계에서 원처분취소의 재결을 받음.

나. 피 고

(1) 2000.8.17 참가인에 대하여 요양승인결정(이하‘이 사건 제1처분’이라 한다).

(2) 2001.3.23 참가인의 우울신경증과 우울증에 대하여 추가상병승인결정(이하‘이 사건 제2처분’이라 한다).

[인정근거 : 갑2, 갑4의 2, 갑22, 을1의 1, 2, 3, 변론의 전취지]

2. 참가인의 본 안전 항변에 대한 판단

가. 참가인의 주장

참가인은 원고로서는 이 사건 처분으로 인하여 보험료액의 부담범위에 영향을 받지 않으므로 이 사건 처분의 취소를 구할 법률상 이익이 없거나 소권남용이므로 부적법하다고 주장한다.

나. 판 단

살피건대, 산업재해보상보험법(1999.12.31 법률 제610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같다) 제88조, 제90조, 제94조 등에 의하여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의한 보험급여에 관한 결정에 대하여 불복이 있는 자는 심사 및 재심사재결을 거쳐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 처분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보험급여 등의 직접 상대방인 피재근로자가 아니라 할지라도 그 처분의 적법여부를 다투는 데에 법률상의 이익이 있는 자라면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있다고 할 것인 바, 산업재해보상보험법령의 각 규정을 보면 공단은 보험사업에 소요되는 비용을 충당하기 위하여 보험가입자로부터 보험료를 징수하고(법 제57조)그 보험료율은 매년 9.30 현재 과거 3년간의 임금총액에 대한 보험급여총액의 비율을 기초로 하고 기타 보험급여에 소요되는 금액 등 사정을 고려하여 사업종류별로 구분 결정되며(법 제63조), 다만 대통령령이 정하는 사업으로서 매년 9.30 현재로 보험관계가 성립하여 3년을 경과한 사업에 있어서 당해연도 9.30 현재 과거 3년간의 보험료의 금액에 대한 보험급여의 금액의 비율이 100분의 85를 넘거나 100분의 75 이하인 경우에는 그 사업에 적용되는 보험료율을 100분의 50의 범위 안에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인상 또는 인하한 율을 당해 사업에 대한 다음 보험연도의 보험요율로 하게 되어 있으므로(법 제64조), 원고소속 근로자에 대한 기준보험연도로부터 과거 3년간의 보험급여 총액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보험수지율이 높아지고, 이에 따라 원고의 개별요율과 그 부담하는 보험료액이 상승함을 알 수있고, 이러한 보험급여액의 변동에 따른 보험료액의 상승위험은 기준보험연도 한해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다음년도분까지 미치는 것이라 할 것인 즉, 이렇게 볼 때 원고로서는 피고가 위 참가인을 원고소속 피재근로자로 취급하여 요양급여를 실시하는 데에 대하여 그 적법여부를 다툴 법률상의 이익이 있다고 하지 않을 수없고 원고의 이 사건 소제기가 소권남용이라고 볼 수없다. 참가인의 주장은 이유가 없다.

3. 이 사건 각 처분의 적법 여부

가. 당사자의 주장

원고는 참가인의 이 사건 상병 등은 업무상 사유로 인하여 발생한 것이 아니므로 이 사건 각 처분은 위법하다고 주장함에 대하여 피고 및 참가인은 참가인이 조직 내의 비리건의 등으로 인하여 직장 상사와의 갈등이 발생하던 중 외근직에서 내근직으로 부당전직, 직장상사가 참가인에 대한 집단따돌림, 구타 등으로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아 이 사건 상병 등이 발생하였으므로 이 사건 각 처분은 적법하다고 다투고 있다.

나. 인정사실

(1) 원고회사에 입사한 이후 참가인의 담당보직

참가인은 대학에서 전기공학을 전공한 후 1988.11.28 원고회사에 입사하여 오디오사업부의 설계실에서 근무하다가 부서이동을 요청하여 기업체, 관공서, 연구소 등에 출장을 나가 전산시스템을 설치하고 이를 유지, 보수하는 외근직 업무에 종사하여 오던 중 1994.4.23 대리로 진급하였고, 1996.2.1부터 강서정보고객서비스팀에서 근무하다가 조직개편으로 인하여 1999.1.1부터 고객지원실 산하의 컴퓨터시스템고객지원팀에서 근무하였다.

(2) 참가인의 전보명령 및 이 사건 상병의 경위

(가) 참가인은 1999.2월 중순경 컴퓨터고객지원팀장이던 이○○로부터 과장진급 심사결과 승진대상자에서 누락되었다는 말을 전해듣고, 자신이 1998년에 이어 2회 연속으로 과장승진에서 탈락된 것은 1996년 말 원고회사 감사실에 전임 상급자인 이○○ 부장이 자신에 대한 인사고과점수를 의도적으로 나쁘게 부여하였기 때문이라고 주장하면서 위 이○○ 부장 및 1999.1.1자로 위 고객지원실장으로 부임한 홍○○ 등 상급자들과의 면담과정에서 이번에 자신을 진급시켜 주지 아니할 경우 비리제보로 인한 인사상 불이익 등에 관하여 원고회사의 대표이사에게 투서하겠다고 말하는 한편, 각종 진정서와 고발장을 작성하고, 컴퓨터사업 본부장인 박○○을 수차례 찾아가 자신의 과장 승진탈락에 대한 재심사를 요구하였다.

(나) 또한 참가인은 1999.2.23 원고회사 인재소위분과위원회에서 명예퇴직 권고대상자로 선정된 후 다른 직원들과 함께 원고회사가 자신을 강제로 쫓아내려 한다면서 이에 강하게 반발하기도 하였다.

(다) 그리고 위 이○○와 홍○○는 1999.3.23 참가인에 대하여 참가인이 그 전까지 별달리 고객서비스를 소홀히 하거나 근무를 태만히 해서 결과적으로 민원이 들어오거나 손해가 발생한 사실이 없었음에도 갑작스럽게 소속은 그대로 둔 채 참가인이 과거 10여년 동안 종사하여 오던 외근직에서 내근직으로 담당업무를 변경하였고, 위 컴퓨터시스템고객지원팀이 입주한 건물의 12층에서 위 홍○○ 및 고객지원실의 내근직 근로자들이 근무하는 같은 건물의 6층으로 자리를 이동하도록 지시하였는데, 참가인은 그 과정에서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았다.

(라) 이에 참가인은 1999.4.14 퇴근 이후 위 홍○○를 만나 그 다음 날 새벽까지 자신의 업무변경과 관련된 문제를 따지는 과정에서 홍○○로부터 얻어맞게 되자 홍○○를 형사고소하였고, 홍○○는 1999.5.26 참가인에 대하여 참가인이 담당사무의 변경에 따라 고객지원기술의 향상 및 조직활성화 방안에 관한 연구 등의 업무상 지시를 받고서도 종전에 자신이 담당하였던 고객들에 관한 사항만을 정리하면서 위 홍○○에게 불손한 표현의 전자메일을 보냈다가 이를 나무라는 취지의 항의성 메일을 받기도 하는 등 내근직 업무 수행에는 아무런 성의를 보이지 않았다는 이유로 사내 업무용 전자우편 아이디와 책상 등의 집기 및 사물함 등 비품을 회수하고 참가인의 자리를 동료 직원들로부터 떨어져 창가에 있는 회의용 탁자로 옮기는가 하면 참가인에게 한쪽에 가만히 서서 반성할 것을 지시하였고, 그 후에는 위 회의용 탁자와 의자마저 모두 치우기도 하였으며, 참가인이 원고회사 대표이사에게 탄원을 한 후인 1999.7월 말 무렵에야 개인용 책상이 주어졌다.

(마) 한편, 컴퓨터시스템고객지원팀 김○○ 대리는 1999.5.27 홍○○가 전해준 메모에 따라, 팀원들에게 참가인에 대하여 개인의 전자우편 주소를 알려주지 말것, 참가인이 컴퓨터를 쓰지 못하게 할 것과 참가인이 컴퓨터를 쓸 경우 관리하는 직원과 주변의 직원에게 책임을 묻겠다는 내용, 팀인원 전체에게 전자우편 동시 발송시 참가인을 수신인 대상에서 뺄 것, 기타 회사 비품을 참가인에게 빌려주지 말 것이라는 내용이 담긴 전자우편을 보내, 팀원들로 하여금 참가인에 대한 집단 따돌림을 부추겼다.

(바) 또한, 참가인은 1999.5.29 사무실에서 귀에 거슬리는 신발소리를 낸 채 홍○○의 책상주위를 맴돌면서 홍○○가 소중하게 여기는 업무용 브리핑 차트 등을 함부로 뒤적거렸다는 이유로 흥분한 홍○○로부터 멱살을 잡히기도 하였다(이로 인하여 홍○○는 상해죄로 약식기소되어 같은 해 12.14 서울지방법원으로부터 벌금 300.000원을 고지받았다).

(사) 참가인은 1999.7.29경 원고회사의 대표이사를 찾아가 자신이 조직에서 집단 따돌림을 당하고 있으며 무능한 관리자의 비리행위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는 취지의 탄원서를 제출하였다. 이에 따라 원고회사 인사기획팀이 참가인을 비롯하여 고객지원실 내 참가인의 동료 직원 및 상급자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한 결과, 홍○○에 대하여는 정식 대기발령이 나지도 아니한 상태에서 참가인으로부터 개인용 컴퓨터와 책상 등 비품과 업무용 전자우편 아이디를 회수한 조치는 부당하므로 이에 대하여 시정조치를 내리면서, 참가인으로부터 직속상급자들의 처벌 및 과장진급탈락에 대한 재심사를 희망하고 위 고객지원실 내의 잘못된 인사, 조직문제를 바로잡고 싶으므로 다른 부서나 계열사로의 이동 내지 전출은 원하지 않으며, 만약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을 경우에는 자살하겠다는 입장을 듣기도 하였다.

(아) 그 후 원고회사는 1999.11.1자로 홍○○에 대하여 참가인에 대한 두차례의 폭행, 개인용 컴퓨터와 전자우편 아이디 등 사무용 비품의 부당한 회수 조치 등을 이유로 컴퓨터고객지원실장에서 면직하고 대기발령을 내리는 한편, 참가인에 대하여는 동료 직원들 및 상급자들과 마찰을 빚어온 위 고객지원실이나 그 산하 컴퓨터시스템고객지원팀에서 계속 근무하도록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아 수차례의 면담을 통하여 다른 부서로의 이동을 권고하였으나 참가인이 고객지원실 외의 다른 부서로의 이동을 완강히 거부하고 종전의 컴퓨터시스템고객지원팀으로 복귀시켜 달라는 입장만을 고수하자, 같은 해 11.8자로 대외적으로 고객을 직접 접촉하는 컴퓨터시스템고객지원팀의 외근직 업무를 피하도록 컴퓨터기술지원팀으로 전보명령을 내렸다.

(자) 한편, 소외 한○○ 차장은 1999.11.8 참가인을 컴퓨터 기술지원팀으로 발령시키면서‘근무시간 내 자리 이석시 반드시 조직책임자에게 선 보고 후 이석하라’는 복무관리지침을 내리기도 하였다.

(차) 참가인은 위와 같은 전보명령에 반발하면서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고,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1999.11.18 심문기일에 참가인을 소환하여 심문을 진행하였는데, 심문에 참석한 참가인은 노동부의 심사관이 참가인 자신의 주장을 인정하지 아니하는 취지의 말을 하자 갑자기 그 자리에서 쓰러졌다.

(3) 참가인의 성격 및 병력

참가인은 꼼꼼하고 매사에 철두철미한 성격이고 의심이 많은 편이며, 정신과적 치료의 과거력은 없고, 가족 중 정신과 치료를 받은 자도 없다.

(4) 의학적 소견

(가) 참가인은 강남병원 내원 당시 신체적인 탈진감과 복합적인 감정반응을 보이고 있었고, 입원 기간 동안에는 불안 및 우울감, 불면, 직장과 관련하여 두려움과 분노 감정, 자신감 상실, 피해의식 등을 호소하였으며, 참가인의 정확한 진단명은 혼재성 불안 및 우울반응을 보이는 적응장애이고, 우울삽화 중 경도의 우울증 에피소드, 신체증상이 있다.

(나) 적응장애의 발병에는 개인의 취약성이 관여하나 스트레스가 없다면 적응장애가 생기지 않았을 것이므로 스트레스도 중요한 원인이다. 또한, 적응장애 및 우울 삽화는 업무환경의 변화가 생활의 위기나 스트레스 상황을 초래하는 경우 발병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스트레스에 의해 우울증상이 유발되었으나 우울증의 진단기준을 만족시키지 못하는 경우에는‘우울성 적응장애’로 진단되기도 한다. 스트레스의 원인은 가족문제, 심한 사업상의 곤란, 만성질환, 빈민가 주거, 천재지변, 인종차별, 박해, 취학, 직업적 불만, 정년퇴직, 지속적 따돌림 등 다양하다. 적응장애는 대개 스트레스가 작용한지 3개월 이내에 시작되며, 그 사건이 일회적인 경우는 며칠 이내에 발병하나 통상 3개월 이내에 회복된다. 스트레스가 지속되는 경우 증상도 지속될 수 있다.

(다) 적응장애의 증상은 우울 등의 정동장애, 불안, 신체증상, 행동장애(폭행, 무모한 행동 등), 대인관계 회피 등이 있다. 이것이 정상적인 스트레스 반응과 다른 점은 그 반응을 넘어선 것이며, 사회적 기능이나 직업적 기능의 심각한 장애를 나타낸다는 것이다.

(라) 참가인의 직장생활 수행능력이 통상적인 사람보다 떨어져 있을 가능성이 있는 경우 적응장애의 발병에 대한 취약성이 있을 수 있는데, 참가인의 개인적인 소인이나 취약성을 고려하더라도 참가인이 치료기간 보였던 정신과 장애의 원인은 직장 내 생활에서의 위기감과 스트레스가 가장 중요한 원인으로 작용하였다고 한다.

【인정근거 : 갑2, 갑4의 1, 갑8의 1, 2, 3, 갑20의 1~12, 갑26(일부), 갑27(일부), 갑29의 1, 2, 3, 을2의 1, 2, 을3의 3, 을4의 1, 2, 3, 4, 을5의 2, 을7, 을8의 1, 2, 을9의 1, 2, 3, 4, 을 10, 11, 14, 15, 16, 을17의 1~8, 을18, 갑19의 1~8, 을24, 26, 증인 이○○, 한○○의 각 일부증언, 감정촉탁(서울대병원), 사실조회(국민건강보험공단, 강남병원), 변론의 전취지】

다. 판 단

위 인정사실을 종합하면, 참가인의 이 사건 상병 및 그에 이은 추가상병은 참가인의 개인적인 성격과 함께 참가인이 과장진급 탈락에 이어 갑작스런 내근직 발령과 그에 이은 상사와의 갈등, 부당한 전자우편 아이디ㆍ책상 및 의자ㆍ개인사물함 등의 회수, 지속적인 퇴직 종용, 집단 따돌림 등 업무상 사유로 인하여 받은 스트레스가 복합하여 발병하였음을 추인할 수 있으므로 업무상 재해이다. 따라서 이 사건 각 처분은 적법하다.

4.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각 처분이 위법함을 전제로 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모두 이유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서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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