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회사물품을 무단으로 반출한 비위 근로자에 대한 해고가 정당...
- 번호
- 2000구39786
- 일자
- 2002-12-12
1. 어느 정도의 비위행위가 단체협약 소정의 징계해고사유에 해당하는가 여부는 해당 조항의 다른 해고사유들 뿐만 아니라 당해 사용자의 사업의 목적과 성격, 사업장의 여건, 당해 근로자의 지위 및 담당 직무의 내용, 비위행위의 동기와 경위, 이로 인하여 기업의 위계질서가 문란하게 될 위험성 등 기업질서를 미칠 영향, 과거의 근무태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사회통념상 근로계약을 계속시킬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지를 판단하여야 할 것이며, 물품 무단 반출을 이유로 한 해고는 그로 인하여 회사에 막대한 재산상의 손해를 끼친 경우에만 정당하다고 일률적으로 판단할 것은 아니다.
2. 물품 무단 반출의 비위행위는 담당 직무인 A/S부품관리 업무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것이고, 그 동기가 단순한 업무상 부주의의 차원을 넘어서는 것으로 회사의 규모 및 사업장 여건에 비추어 볼 때 위와 같은 비위 행위를 적발하기는 어려운 반면, 이를 가볍게 다룬다면 그 행위가 만연하게 될 가능성이 높고 이는 기업질서의 문란뿐만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큰 손실이 예상되는 점과 유사한 사례에서에서도 이러한 비위행위에 대해 중징계처분을 해왔음에 비추어 이러한 비위근로자에 대한 징계해고는 정당하다.
[원고] 송○주
[피고]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
[피보조참가인] 현대자동차 주식회사 대표이사 이계안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삼한, 담당변호사 김광년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피고가 2000. 11. 20.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2000부해340호 부당해고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원고는 1985. 9. 2. 현대정공 주식회사(이하 '현대정공'이라 한다)에 입사하여 근무하다가, 1999. 8. 1. 현대정공의 공작기계 사업본부가 피고보조참가인 회사(이하 '참가인 회사'라 한다)에 합병됨에 따라 참가인 회사의 공작기계 고객지원팀 소속으로서 A/S부품창고의 부품관리와 입, 출고 등 업무를 담당하여 왔다.
나. 그러던 중 원고는 2000. 2. 23. 09:10경 참가인 회사 소유의 공작기계 A/S부품인 선반용 스핀들 헤드 베어링 2세트를 물품 반출증 없이 자신의 갤로퍼 차량 뒷좌석에 싣고 회사 정문을 나가다가 경비원에게 적발되었고, '회사 물품 무단 반출'을 이유로 2000. 3. 29. 징계해고되었다.
다. 원고는 '위 징계해고가 부당하다'고 주장하며 부산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구제신청을 하였으나, 위 지방노동위원회는 원고의 신청을 기각하였다.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2000. 6. 28. 중앙노동위원회에 2000부해340호로 재심신청을 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00. 11. 20.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내용의 이 사건 재심판정을 하였다.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요지
(1) 원고는 회사 물품을 무단 반출코자 한 사실이 없고, 다만 위 적발일로부터 10여일 전쯤 퇴근 무렵에 부품창고 1층 대기장소에서 위 물품들을 발견하고 분실 내지 도난을 염려하여 일단 창고 바로 옆에 세워져 있던 원고의 차량에 임시로 실어 두었던 것인데, 바쁜 업무에 쫓기다 보니 위 물품들을 창고에 갖다 두는 것을 깜빡 잊고 차량에 계속 실은 채로 다니다가 적발된 것일 뿐이므로, 참가인 회사가 주장하는 징계사유는 사실이 아니다.
(2) 가사 원고의 물품 무단 반출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합병시의 노사합의에 따라 원고에 대하여는 현대정공의 단체협약이 적용되어야 하고, 현대정공의 단체협약 제24조, 제25조, 제29조 등의 규정상 물품 무단 반출을 이유로 한 해고는 그로 인하여 회사에 막대한 재산상의 손해를 끼친 경우라야 할 것이다. 그런데, 위 물품을 시가는 380,000원 정도에 불과하여 해고사유에까지 해당한다고는 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원고를 해고한 참가인 회사의 조치는 징계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다.
(3) 위 단체협약 제26조에 의하면, 징계사유에 대한 입증책임은 참가인 회사에게 있음에도 불구하고 증거에 의한 객관적 입증에 의하지 않고 개연적이고 심증적인 추정에 의존하여 한 참가인 회사의 이 사건 징계해고는 위 단체협약 위반으로서 무효이다.
나. 인정되는 사실관계
앞서 든 증거들과 갑 제1호증의 3(을 제15호증과 같다), 갑 제2호증의 1, 2(을 제3호증과 같다), 3. 갑 제4호증, 갑 제16, 17(을 제6호증과 같다), 18, 19호증,을 제1호증의 1 내지 4,을 제4호증의 1, 21,을 제7 내지 9호증,을 제10호증의 1, 2,을 제12호증의 1, 2,을 제13호증,을 제16호증의 1 내지 6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아래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갑 제1호증의 1, 2, 갑 제9호증의 1, 2, 갑 제10호증의 각 기재는 아래 인정에 방해가 되지 아니하며, 달리 반증이 없다.
(1) 단체협약 규정
(가) 현대정공과 참가인 회사와의 분할합병 당시 현대정공으로부터 옮겨 온 근로자들에 대하여는 2000. 11. 까지 참가인 회사에서도 현대정공의 1998년 단체협약을 승계하여 적용하기로 합의가 이루어졌다.
(나) 위 합의에 따라 원고에 대하여 적용되는 현대정공의 단체협약 규정 중 징계 관련 규정은 다음과 같다.
(2) 적발 경위 등
(가) 위 2000. 2. 23.의 적발 당시 베어링 2세트는 각각 다른 상자에 들어 있었는데, 1상자는 종이로 포장되어 차량 뒷좌석 시트 위에 있었고, 다른 1상자는 뒷자석 시트 아래 발판 부근에 있었다.
(나) 당시 원고는 적발 경비원 박○율에게 1공장 새마을금고에 간다고 하면서, 뒷좌석 시트위에 놓인 물건이 무엇이냐는 위 박○율의 물음에 대하여 개인 사물이라고 답하였다. 그후 그 물건이 회사 물품임이 밝혀지자, 원고는 경비반장 김○식에게 한번만 봐달라고 하면서 잊지 않겠다고 말하기도 하였다.
(다) 참가인 회사의 공작기계 A/S부품 업무지침서에 의하면, 부품담당자는 지역 A/S센터로부터 부품청구서에 의한 부품청구가 있으면 A/S부품창고 내지 자동창고(A/S부품창고에 재고가 없는 경우)로부터 물품을 불출받아 포장, 발송하게 되는데, 회사 밖으로 부품반출시에는 반드시 반출증을 작성하고, 반출증 작성시에는 발송처, 품명, 수량, 부품 재반입 유(기간표기)·무를 기록하여 자재개발팀의 확인을 받아 정문 통제를 득한 후 반출하도록 되어 있다.
(라) 참가인 회사의 A/S부품창고의 부품관리와 입, 출고 등 업무는 원고와 정○원의 2인이 담당해 왔고, 직급상 원고가 상급자이다. 그런데, 위 정○원에 의하면, 2000. 2. 9. 17:00경 이 사건 베어링 1세트 외 다수 부품(대부분 베어링류)을 자동창고로부터 불출받아 그가 직접 A/S부품창고 2층의 보관장소에 옮겨 놓았으며, 그 후 이 사건 베어링 2세트의 반출청구, 발송 등이 이루어진 바는 없다고 한다. 또한, 지역 A/S센터에 부품(특히 베어링류)을 발송할 때에는 규격화된 회사의 상자에 넣어 택배를 이용하여 발송하며, 이 경우 종이로 포장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한다.
(마) 위 베어링 2세트는 일본산 제품으로서 당초 참가인 회사의 구매가는 합계 38,300 (13,300+ 25,000)엔이고, 제조회사의 한국지사 판매가는 합계 695,000(275,000+420,000)원이며 시중가격은 이보다 다소 높다. 또한, 그동안 참가인 회사에서 출하된 총 2,442대의 공작기계에 적용(대당 1개)되어 지난 3년간 총 99회의 A/S가 이루어진 바 있는 제품이다.
(3) 해고 경위 등
(가) 참가인 회사는 2000. 3. 22. 1심 징계위원회를 개최하여 위 현대정공의 단체협약 제24조 제1호, 제3호, 제8호와 제29조 제10호를 적용하여 원고에 대한 징계해고를 결정하였고, 원고의 재심청구에 의하여 2000. 4. 4. 개최된 재심 징계위원회에서도 마찬가지 결정이 내려졌다.
(나) 참가인 회사에서는 회사의 자재, 부품의 부정유출(절취)과 관련하여, 1999. 12. 15. 75,000원 상당의 물품을 부정유출한 직원을 해고한 바 있고, 1997. 8. 27.에는 7,280원 상당의 물품을 부정유출한 직원을 해고하였으며, 그 외에 100,000원 내외 물품의 부정유출시에도 해당 사원을 사직하게 하는 등의 징계처분을 하여 왔다.
(다) 원고는 이 사건 이전인 1996. 11. 7. 근무질서문란(대리점각, 근무태만)으로 정직의 징계처분을 받은 바 있다(원고는 위 징계처분이 사면 조치되었다고 주장하나, 원고의 징계기록이 삭제되지 않고 있는 점에 비추어 볼 때 원고는 사면 조치에서 제외된 것으로 보인다).
(라) 한편, 울산지방검찰청에서는 원고의 절도 혐의에 대하여 조사를 한 결과, 피의사실은 인정되나 동종전과가 없고 피해품이 회수되었으며 이미 회사에서 해고된 점 등을 참작하여 2000. 6. 19. 원고에 대하여 기소유예 처분을 하였다.
다. 판단
(1) 징계사유의 존부에 대한 판단
(가) 원고가 물품 반출증 없이 자신의 차량에 회사 물품을 싣고 나가다가 적발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여기에 위 인정사실과 같은 적발 당시 물품의 보관상태, 당시 원고의 경비원들에 대한 태도, 업무지침서의 내용과 정○원의 진술, 이 사건 베어링 제품의 가격과 효용 등을 종합하면, 원고는 단순한 업무상 부주의의 차원을 넘어서서 부정한 목적으로 회사 물품을 무단 반출코자 한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다.
(나) 나아가 원고의 주장을 보더라도, 원고가 진정으로 분실 내지 도난을 염려하여 임시로 자신의 차량에 물품을 싣게 된 것이라면 다음날 부품창고의 원래 보관장소에 갖다 놓는 등이 조치를 취했음이 마땅함에도 불구하고, 부품관리 및 입, 출고 업무 담당자로서 위 반출규정 등에 대하여도 잘 알고 있는 원고가 차량에 물품을 실은 채로 10여일 동안이나 회사 정문을 만연히 출입해 왔다는 주장 자체가 그다지 신빙성이 없어 보인다.
뿐만 아니라 위 A/S부품 업무지침서 및 정○원 진술 등에 의할 때, 지역 A/S센터로부터의 부품청구에 의한 반출, 발송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부품창고 2층 보관장소에 있어야 할 부품이 1층 대기장소에서 발견되는 상황 자체가 대단히 이례적이고, 부품 발송시에도 포장용 상자를 다시 종이로 포장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는 것인데, 부품관리 담당자로서 이러한 사항들을 모를 리 없는 원고가 1층 대기장소에서 종이로 포장까지 된 부품을 발견하고도 단지 가깝다는 이유로 자신의 차량에 실어 버리고 10여일 동안이나 까맣게 잊고 있었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다) 한편, 원고 차량에 동승하여 출근을 하면서 뒷좌석 시트 위에 놓여 있는 네모난 상자 2개를 2~3일간 보았다는 내용의 송○순 진술(갑 제1호증의 1, 2)이 원고주장에 부합하는 듯하기는 하나, 이는 원고와 송○준의 관계(송○준은 원고 차량을 얻어 타고 출근하던 자이다), 위 적발 당시 원고의 태도 등에 비추어 볼 때 쉽게 믿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그녀가 본 물건이 이 사건 물품인지도 불분명하다.
그 외에 이 사건 발생 이전에는 정문 경비원들의 차량 검색이 형식적이었다거나(갑 제9호증의 1), 원고의 차량이 통상 A/S부품창고 옆에 주차되어 있었다거나(갑제9호증의 2), 이 사건 베어링은 정밀도가 매우 높아 고가의 측정기를 보유하고 있는 대기업이 아니면 구입하지 못하는, 용도가 극히 제한된 제품이라는(을 제1호증의 2, 4중 일부) 등의 사정은 모두 위와 같이 신빙성이 없거나 납득하기 어려운 원고의 주장을 전제로 하는 것으로서, 이 사건 징계사유인 물품 무단 반출 사실과는 무관하거나 이를 뒤집기에는 부족하다 할 것이며, 달리 위 징계사유를 뒤집을 만한 증거가 없다.
(라) 그렇다면, 원고에 대한 징계사유는 충분히 인정되고, 이는 위 인정사실 및 판단과 같이 증거에 의한 객관적 입증 내지 그것을 바탕으로 한 합리적인 추론에 의한 것이라 할 것이니 원고의 위 (1), (3) 주장은 모두 이유없다.
(2) 징계재량권의 남용 여부에 대한 판단
(가) 원고에 대한 이 사건 징계해고에 있어서 참가인 회사가 아닌 현대정공의 단체협약 규정이 적용되어야 하고, 또 실제로 현대정공의 단체협약 규정이 적용된 사실은 위 인정사실과 같다. 나아가 현대정공의 단체협약 제24조, 제25조, 제29조의 각 규정을 살피건대, 제24조의 징계사유는 단순한 경고, 견책 등에서부터 해고까지를 포괄하는 징계사유를 규정한 것이라고 볼 것이며, 따라서 근로자의 어떤 비위행위가 제24조의 징계사유에 해당하는 경우에도 언제나 그를 해고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여러 징계처분 중 가장 무거운 해고처분을 할 정도, 즉 제29조 제10호의 징계해고사유에 해당할 정도의 비위행위가 있어야 징계해고가 가능하다고 할 것이다.
(나) 이 경우 과연 어느 정도의 비위행위가 제29조 제10호의 징계해고사유에 해당하는가 여부는 제29조의 다른 해고사유들 뿐만 아니라 당해 사용자의 사업의 목적과 성격, 사업장의 여건, 당해 근로자의 지위 및 담당 직무의 내용, 비위행위의 동기와 경위, 이로 인하여 기업의 위계질서가 문란하게 될 위험성 등 기업질서를 미칠 영향, 과거의 근무태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사회통념상 근로계약을 계속시킬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지를 판단하여야 할 것이며, 원고의 주장과 같이 물품 무단 반출을 이유로 한 해고는 그로 인하여 회사에 막대한 재산상의 손해를 끼친 경우에만 정당하다고 일률적으로 판단할 것은 아니다.
(다)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원고의 이 사건 비위 행위인 물품 무단 반출은 자신의 담당 직무인 A/S부품관리 업무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것인 점, 앞서 살펴 본 바와 같이 그 동기가 단순한 업무상 부주의의 차원을 넘어서는 것으로 보이는 점, 참가인 회사의 규모 및 사업장 여건에 비추어 볼 때 위와 같은 비위 행위를 적발하기는 어려운 반면, 이를 가볍게 다룬다면 그 행위가 만연하게 될 가능성이 높고 이는 기업질서의 문란뿐만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큰 손실이 예상되는 점,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그동안 참가인 회사에서는 해당 물품의 시가가 100,000원 내외에 불과한 경우에도 해고, 권고사직 등 중징계조치를 취해 온 점, 이 사건 베어링 2세트의 시가는 원고 주장에 의하더라도 300,000원이 넘고 실제 시중 가격은 그 2배 이상 되는 점, 원고는 이 사건 이전에도 근무태만 등으로 정직의 징계처분을 받은 바 있고, 이 사건의 경우에도 정도가 경미하다거나 개전의 정이 현저하다고 볼 수 없는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징계해고가 징계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원고의 위 (2) 주장도 이유없다.
3. 결 론
그렇다면, 참가인 회사가 원고를 해고한 것이 부당해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 피고의 재심판정은 적법하고,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한위수(재판장) 김도형 유창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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