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법인 도안

판례

청산형 정리계획에 따라 시설·조직을 양도했더라도 물적·인적...

번호
2000누14704
일자
2002-05-06

위 인정사실에서 나타난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상아제약은 상아종합판매로부터 의약품 판매를 영업목적으로 하여 조직화된 물적·인적 조직을 그 동일성을 유지한 채 포괄적으로 이전받음으로써 상아종합판매의 영업을 양수하였다고 봄이 상당하고, 단지 상아종합판매의 물적 시설이 청산형 정리계획에 따라 이루어진 것이고, 상아제약의 신규채용이 법원의 허가를 얻어 이루어진 것이라는 사정만으로는 이와 달리 볼 것은 아니라 할 것이다.

[원고,항소인] 정리회사 상아제약 주식회사의 관리인 강○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화백 담당변호사 김건홍, 이주성, 강호성, 이준근, 정재웅

[피고, 피항소인]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

소송수행자 이미경, 양철주, 곽영섭

[피고보조참가인] 박○규,전○대,김○중

피고보조참가인들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상록, 담당변호사 천낙붕

[변론종결] 2002.2.20

[제1심판결] 서울행정법원 2000.10.19 선고 99구33270 판결

1.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중앙노동위원회가 1999.10.15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들 사이의 99부해425호 부당해고구제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을 취소한다.

1. 이 사건 재심판정의 경위

다음의 각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제1호증 1, 2, 을제1, 2호증의 각 1, 2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다.

가. 의약품 판매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되었다가 1998.8.29 서울지방법원으로부터 회사정리절차 개시결정을 받은 정리회사 상아종합판매 주식회사(이하 ‘상아종합판매’라 한다)는 같은 해 12.24 청산형 정리계획의 인가결정을 받게됨에 따라 같은 날 폐업한 다음, 계열회사인 정리회사 상아제약 주식회사(이하 ‘상아제약’이라 한다)에게 물류 부지로 대물변제하는 등 정리계획을 모두 수행하였고, 이에 따라 1999.4.19 위 회사정리절차가 종결되었다.

나. 참가인 박○규는 상아종합판매의 남부사무소 소장으로, 참가인 전○대는 병원영업부장 직무대리로, 참가인 김○중은 남부사무소 영업부 직원으로 각 근무하던 근로자인데, 상아제약이 상아종합판매의 인적ㆍ물적 조직을 그대로 양수하였음에도 그들에 대한 근로관계를 승계하지 않은 것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1999.3.23 상아제약의 당시 관리인을 상대로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구제신청을 하였다.

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참가인들의 주장을 받아들여 1999.6.18 참가인들을 복직시키고 해고기간 중의 임금을 지급하라는 구제명령을 하였고, 이에 상아제약의 당시 관리인은 같은 달 29일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같은 해 10.15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이 사건 재심판정을 하였다.

라. 원고는 2000.7.12 상아제약의 관리인으로 선임되었다.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원고는 ① 상아제약이 상아종합판매의 물류지부를 정리채권에 대한 대물변제로 취득하였을 뿐, 상아종합판매의 영업을 양수한 적이 없어 참가인들의 근로관계를 승계하여야 할 아무런 이유가 없고, ② 가사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참가인들은 상아종합판매 재직 당시 회사측의 정당한 조직변경조치에 반발하여 부하 직원들을 선동하고 농성에의 동참을 요구하는 등의 사유로 무기정직의 징계처분을 받았던 자일 뿐아니라, 상아제약에 입사하기 위해서는 입사신청서를 제출하여야 하는 사실을 잘 알면서도 입사신청서를 제출하지 않음으로써 상아제약에의 입사거절의 의사표시를 명백히 하였으므로 상아제약이 참가인들의 고용을 승계하지 않은 데에는 정당한 이유가 있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나. 쟁점의 정리

영업의 양도라 함은 일정한 영업목적에 의하여 조직화된 업체, 즉 인적ㆍ물적 조직을 그 동일성은 유지하면서 일체로서 이전하는 것으로서 이러한 영업양도가 이루어진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해당 근로자들의 근로관계가 양수하는 기업에 포괄적으로 승계되고(대법원 2001.7.27 선고 99두2680 판결 참조), 정당한 이유 없이 일부 근로자를 승계대상에서 제외할 경우에는 부당해고에 해당하므로(대법원 1997.4.25 선고 96 누19314 판결 참조), 상아제약이 상아종합판매의 영업을 양수하였는지의 여부, 그러할 경우 상아제약이 참가인들의 근로관계를 승계하지 않을 정당한 이유가 있는지 여부에 관하여 살펴보기로 한다.

다. 사실의 인정

다음의 각 사실은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제1, 2호증의 각 1, 2, 갑제4∼7호증, 갑제9호증의 1∼3, 갑제10, 14, 16, 17호증, 을제1, 2호증의 각 1, 2, 을제3∼6호증, 을제7호증의 3, 을제8호증, 을제10, 11호증의 각 1, 2, 을제25, 26호증의 각 기재, 제1심 증인 유○종 및 당심 증인 박○진의 각 증언(증인 유○종의 증언 중 뒤에서 믿지 아니하는 부분 제외)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이를 인정할 수 있고, 이에 반하는 듯한 증인 유○종의 일부 증언은 이를 믿지 아니하고 달리 반증이 없다.

(1) 상아종합판매의 설립 경위 및 운영 실태

(가) 상아제약은 의약품 제조 및 판매업을 하여 오다가 1996.3월경 판매사업부를 분리하기로 하여 같은 달 12일 의약부외품, 의료용구 등 판매업을 목적으로 자회사인 상아종합판매(당시 상호 ‘승보’식품판매 주식회사)를 설립한 다음, 같은 해 10.31 상아종합판매에 영업 부문을 양도하여 상아종합판매로 하여금 상아제약이 생산한 의약품 등을 판매하도록 하였다.

(나) 상아제약 및 상아종합판매는 모두 한보그룹의 계열회사로서 상아제약의 대표이사 정○근이 상아종합판매의 주식 91.11%를 소유하고 있었고, 두 회사의 임원직을 겸직하는 경우도 종종 있어 오○근, 강○희는 1996.3.12부터 같은 해 10.15까지 이사직을, 백○기는 1996.10.15경부터 1997.12.31경까지 대표이사직을 각 겸임하였다.

(다) 상아종합판매는 경리업무를 담당하는 별도의 부서를 두지 아니하고 설립 당시부터 줄곧 상아제약의 재경부 및 회계부에서 상아종합판매의 경리업무를 처리해 왔고, 상아종합판매의 본점 소재지는 상아제약의 서울지점과 동일하였으며, 별도의 취업규칙이나 사규를 제정하지 않은 채 한보그룹의 업종별 주력회사인 상아제약의 사규를 그대로 사용하였다.

(2) 물적조직의 인수

(가) 앞서 본 바와 같이 상아종합판매는 1998. 8.29 서울지방법원으로부터 회사 정리절차 개시결정을 받았는데, 그 관리인으로 상아제약의 관리인이었던 김○술이 선임되었다.

(나) 상아종합판매는 1998.12.24 서울지방법원으로부터 상아제약의 정리채권 금 101,382,519,000원을 제외한 다른 채권자의 정리채권, 정리담보권, 공익채권을 우선 변제한 다음 남은 자산 전부를 상아제약에게 대물변제하고 상아제약은 대물변제 후 잔여채권은 전액 면제하기로 하는 등의 청산형 정리계획을 인가받고, 1999.1.15 서울지방법원의 허가를 받아 물류 부지로 사용되어온 용인시 구성면 보성리 314 전 5,431㎡ 외 4필지 토지를 금 26,391,733,000원으로 평가하여 상아제약에게 대물변제하고, 상아제약으로부터 나머지 채권 금 74,990,786,000원 전액을 면제받았는데, 위 물류부지는 상아종합판매가 보유한 물적 시설 전체였다.

(3) 인적 조직의 인수과정

(가) 상아제약은 상아종합판매의 폐업이 임박하자 1998.11.1 상아종합판매의 조직과의 통합을 염두에 두고 영업본부를 신설하는 등 조직을 변경하고, 상아종합판매 소속 김○규 외 2인을 상아제약의 영업본부장, 영업1, 2부장으로 발령하는 인사명령을 하였다.

(나) 참가인들은 이와 같은 조직통합문제에 반대하여 집단적으로 반발하다가 1998.11.5 징계해고를 당하였고, 참가인들이 이에 대해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구제신청을 하며 이를 다투던 중 같은 해12.10 인사위원회의 재심의를 거쳐 징계처분이 무기정직으로 감경되었다(위 정직처분 또한 1999.2.18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부당정직으로 인정되었다).

(다) 상아종합판매는 1998.12.8자로 소속근로자 121명을, 폐업일인 1998.12.24자로 소속근로자 115명을 각 의원면직처리하는 한편, 직원조회ㆍ이메일 등을 통하여 상아제약에 입사신청서를 제출하라고 통보하고 입사신청서 양식을 비치하여 두었는데, 참가인들에 대하여는 같은 해 12.22 무기정직으로 감경된 사실을 통보하면서 통보일 이후 회사에 출근하지 말고 자숙하라고 통지하였을 뿐, 상아제약에의 입사절차를 개별적으로 고지하여 주지는 않았다.

(라) 상아제약은 1998.12.14 및 1999.1.1 참가인들을 포함하여 8명을 제외한 상아종합판매 소속 근로자 236명을 채용하였는데(그 중 1명은 입사 후 곧바로 퇴직하였다), 그 과정에서 근로자들은 상아종합판매에서 지시하는 대로 퇴직서와 입사신청서만 작성,제출하였을 뿐, 시험이나 면접 등 실질적인 입사절차를 거치지는 않았고, 상아제약으로 입사하지 않은 8명 중 입사절차의 안내를 개별적으로 통보받지 못한 참가인들을 제외한 나머지 5명은 본인의 판단에 따라 임의로 입사절차를 밟지 않았다.

(마) 상아제약은 상아종합판매로부터 입사한 근로자들을 종전 부서와 동일한 부서(그 명칭은 상이하나 업무 내용은 동일하다)에 같은 직급으로 발령하여 이전의 업무를 계속 수행하도록 하였고, 상아종합판매에서의 근무경력, 호봉, 급여, 상여금 등을 그대로 인정하였으며, 퇴직금의 경우도 근로자들이 상아종합판매로부터 퇴직할 당시 퇴직금으로 지급받은 거래처에 대한 외상채권을 상아제약에 입사하면서 상아제약에 양도하는 대신 상아제약으로부터 퇴직금을 지급받기로 하는 형식을 취하긴 하였으나 실제로는 근로자들이 거래처로부터 외상채권을 지급받은 예는 없었고, 상아제약에서도 상아종합판매에서의 근무기간을 통산하여 퇴직금을 지급하기로 하였다.

(바) 상아제약은 1998.12.24 상아종합판매가 폐업한 후 상아종합판매의 거래처와 거래관계를 그대로 인수하여 종전과 동일한 방식으로 의약품판매업을 영위하였다.

라. 판 단

(1) 영업양도 여부

(가) 영업양도가 있었다고 인정되려면 일정한 영업목적에 의하여 조직화된 총체, 즉 영업상 물적, 인적 조직이 그 동일성을 유지하면서 양도인으로부터 양수인에게 일체로서 포괄적으로 이전되어야 하고, 이 경우 영업의 동일성이 유지되는지 여부는 상법상의 영업양도 요건을 갖추었는지 여부나 계약의 형식적인 명칭만으로 판단하여서는 아니되고, 인적ㆍ물적 조직이 이전된 전후의 사정과 경위, 당사자의 의사, 현실적으로 이전된 인적ㆍ물적 조직의 범위와 내용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찰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나) 이 사건의 경우, 상아제약과 상아종합판매 사이에 명시적인 영업양도의 합의는 없었다 할 것이나, 위 인정사실에서 나타난 사정 즉, ① 상아종합판매는 상아제약의 판매사업부를 분리하여 설립된 회사로서 그 운영에 있어서 상아제약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던 점, ② 상아제약은 상아종합판매로부터 의약품 판매사업에 필요한 일체의 물적 조직을 이전받음으로써 거기에 상아종합판매의 인적 조직만 결합하면 곧바로 이전 영업과 동일한 물적ㆍ인적 토대를 형성할 수 있었던 점, ③ 상아제약은 상아종합판매의 근로자들을 의원면직 후 새로 입사하는 형식으로 채용하였지만, 실제로는 시험이나 면접 등 실질적인 입사절차는 거치지 아니한 채 상아종합판매 소속 근로자 90% 이상을 채용한 점, ④ 상아제약은 상아종합판매와의 조직통합을 위하여 미리 영업본부를 신설하여 두었다가 상아종합판매로부터 입사한 근로자들을 영업본부에 그대로 배치하였던 점, ⑤ 상아종합판매 출신 근로자들은 상아종합판매에서의 직급에 상응하는 직급을 상아제약에서 부여받아 그 이전에 수행하던 업무를 그대로 수행하고 있는 점, ⑥ 상아제약은 상아종합판매의 거래처와의 거래관계를 그대로 유지하며 의약품 판매업을 영위하고 있는 점들을 종합하여 볼 때, 상아제약은 상아종합판매로부터 의약품 판매를 영업목적으로 하여 조직화된 물적ㆍ인적 조직을 그 동일성을 유지한 채 포괄적으로 이전받음으로써 상아종합판매의 영업을 양수하였다고 봄이 상당하고, 단지 상아종합판매의 물적 시설이 청산형 정리계획에 따라 이루어진 것이고, 상아제약의 신규채용이 법원의 허가를 얻어 이루어진 것이라는 사정만으로는 이와 달리 볼 것은 아니라 할 것이다.

(2) 참가인들의 근로관계를 승계하지 않을 정당한 이유의 존재 여부

(가) 이와 같이 상아제약이 상아종합판매의 영업을 양수한 이상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참가인들의 근로관계는 그대로 상아제약에 승계된다 할 것인 바, 참가인들이 상아제약에의 입사거절의 의사를 표시하였다는 원고의 주장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본 바에 의하면 당시 참가인들은 상아종합판매에서 무기정직의 징계처분을 받고 당분간 출근을 하지말고 자숙하라는 취지의 통보까지 받은 상태에서 상아제약에의 입사안내를 공식적으로 통보받지 못하였으므로, 가사 참가인들이 동료근로자와의 대화 등을 통하여 동료근로자들의 상아제약 입사사실을 알고 있었고, 상아종합판매 건물 내에 입사신청서 양식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비치되어 있었다 하더라도, 참가인들이 상아제약에 입사신청서 등을 제출하지 않은 사실을 두고 참가인들이 상아제약에의 입사거절의 의사를 표시한 것이라고 보기는 힘들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따라서 상아제약이 참가인들의 근로관계를 승계하지 않은 것은 실질적으로 해고와 다름없으므로, 나아가 여기에 정당한 이유가 있었다는 원고의 주장에 관하여 보건대, 참가인들이 상아종합판매와 상아제약과의 조직통합에 반대하여 무기정직의 징계처분을 받았다 하더라도 이와 같은 사정만으로는 상아제약이 참가인들의 근로관계를 승계하지 않을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는 보기 어렵다 할 것이므로(참가인들에 대한 무기정직처분이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의하여 부당정직으로 인정되기까지 하였다), 원고의 위 주장 또한 받아들이지 않는다.

3. 결 론

그렇다면, 상아제약이 참가인들의 근로관계를 승계하지 않은 것은 부당해고에 해당하고,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의 구제명령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신청을 기각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할 것이므로, 그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여야 할 것인 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권남혁(재판장), 김흥준, 강석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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