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객관적인 평가 기준 없이 임의적으로 감축대상자를 선정한 것...
- 번호
- 2000누8839
- 일자
- 2002-03-27
① 원고는 위원회의 위원들에게 그 대상자 및 후보자들에 대한 아무런 객관적인 평가자료나 평가기준을 제시하거나 설명하지 아니하고 위원들의 주관적이고 임의적인 판단에 맡겨 위원들의 투표만으로 정리해고 대상자를 선정한 바, 이와 같은 정리해고 대상자 선정방법은 위원회의 위원들이 200명이 넘는 원고의 모든 직원들의 직위, 신상 및 업무내용, 업무태도 등을 파악하기 어려운 점, 투표의 방식으로 대상자를 선정하는 경우에는 정리해고를 실시하는 기업의 입장보다 개인적인 친소관계가 투표에 영향을 미침으로써 그 결과가 왜곡될 가능성이 클 뿐만 아니라,
② 정리해고 대상자의 선정 권한을 위원들로 하여금 자유재량으로 행사할 수 있게 하는 결과를 낳게 되어 전국 투표를 하는 위원들이 누구인가에 따라 그 선정 결과가 달라지게 될 가능성이 다른 기준들에 의할 때보다 훨씬 큰 점, 특히 위원들의 대부분이 남성이고 우리나라에서는 남성이 가정 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경우가 많아 여성의 사회 활동에 대하여는 그다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아니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다소 폄하하는 경향까지 있음을 고려한다면 여성인 양원자의 경우는 상대적으로 불리한 위치에 놓이게 된다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위와 같이 위원들의 투표 결과만으로 양원자, 나광식을 정리해고 대상자로 선정한 것은 그 기준이 합리적이고 공정한 것이라고 할 수 없다.
[원고, 항소인] 한국소비자보호원 대표자 원장 허승
소송대리인 변호사 윤형한, 김병문
[피고, 피항소인]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
소송수행자 조용호, 양철주, 이미경
[피고, 보조참가인] 양원자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시민종합법률사무소 담당변호사 윤종현, 김도형, 강기탁
소송복대리인 변호사 김선수, 김진
1.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비용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제1심 판결을 취소한다. 피고가 1999.9.28 99부노86 및 99부해350, 346, 357호(병합) 부당노동행위및부당해고구제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 중 원고의 나광식에 대한 재심신청 부분 및 피고보조참가인의 원고에 대한 재심신청 부분에 관한 재심판정을 각 취소한다(원고가 소장의 청구취지란에 기재한 `1999.10.5'은 `1999.9.28'의 오기로 보인다).
1. 재심판정의 경위
갑 제1호증의 2, 을 제1호증의 1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다음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반증없다.
가. 원고는 소비자 불만처리 및 피해구제사업 등을 목적으로 하여 설립된 재정경제부 산하 정부출연기관이고,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양원자'라 한다)는 1987.7.1 원고의 분쟁조정부 식품의약품과 과장으로 특채되어 1998.1.1 2급으로 승진하여 교육연수국 연수팀 팀장으로 근무하였고, 소외 나광식은 1987.7.1 원고의 교육홍보부 소비자 상담과 5급 사원으로 입사하여 1992.8.1 4급 사원으로 승진하여 근무하다가, 이들은 1998.12.31자로 각 정리해고되었다(이하 `이 사건 정리해고'라고 한다).
나. 양원자, 나광식은 1999.3.4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이하 `지노위'라 한다)에 이 사건 정리해고가 부당해고라는 이유로 구제신청을 하였으나, 지노위는 1999.5.18 원고의 나광식에 대한 해고만 부당해고로 인정하여 구제명령을 내리고, 양원자의 구제신청은 기각하였다.
다. 이에 원고는 1999.6.3 99부해346호로 나광식에 관한 위 구제명령에 관하여, 양원자는 1999.6.4 99부해357호로 위 구제신청 기각결정에 관하여 중앙노동위원회(이하 `중노위'라 한다)에 각 재심을 신청하였는데, 중노위는 위 두 사건과 함께 99부노86 및 99부해350호 사건을 병합하여 심리한 결과 1999.9.28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한편, 양원자의 재심신청은 받아들여 지노위의 결정 중 양원자에 대한 부분을 취소하고, 양원자에 대한 해고를 부당해고로 인정하여 구제명령을 내리는 재심판정을 하였다(중노위의 재심판정에는 99부노86 및 99부해350호 사건에 관한 재심판정도 포함되어 있으나, 이하에서 이 부분을 제외하고 양원자, 나광식에 대한 부당해고 부분에 대한 판정만을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2. 당사자들의 주장
가. 원고의 주장
원고가 양원자, 나광식을 정리해고한 것은 정리해고로서의 요건을 모두 갖춘 것으로서 적법하다.
나. 피고의 주장
원고는 정리해고를 할 만한 긴급한 경영상의 필요성이 없는 상태에서 해고회피의 노력도 하지 아니하였을 뿐만 아니라,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기준에 의하지 아니하고 양원자, 나광식을 해고대상자로 선정하였고, 이 사건 정리해고에 대하여 근로자측과 성실한 협의를 거치지도 아니한 채 양원자, 나광식을 정리해고 하였으므로 이 사건 정리해고는 부당하고, 따라서 나광식에 대하여 구제명령을 한 지노위의 결정이 정당하다하여 원고의 나광식에 대한 재심신청을 기각하고, 양원자에 대한 해고를 부당해고로 인정하여 구제명령을 발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3.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관련 법령
근로기준법 제31조【경영상 이유에 의한 고용의 제한】 ① 사용자는 경영상 이유에 의하여 근로자를 해고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어야 한다. 이 경우 경영악화를 방지하기 위한 사업의 양도·인수·합병은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는 것으로 본다.
② 제1항의 경우에 사용자는 해고를 피하기 위한 노력을 다하여야 하며 합리적이고 공정한 해고의 기준을 정하고 이에 따라 그 대상자를 선정하여야 한다. 이 경우 남녀의 성을 이유로 차별하여서는 아니된다.
③ 사용자는 제2항의 규정에 의한 해고를 피하기 위한 방법 및 해고의 기준 등에 관하여 당해 사업 또는 사업장에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를 대표하는 자를 말한다. 이하 `근로자대표'라 한다)에 대하여 해고를 하고자 하는 날의 60일 전까지 통보하고 성실하게 협의하여야 한다.
④ 사용자는 제1항의 규정에 의하여 대통령령이 정하는 일정 규모 이상의 인원을 해고하고자 할 때에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노동부장관에게 신고하여야 한다.
⑤ 사용자가 제1항 내지 제3항의 규정에 의한 요건을 갖추어 근로자를 해고한 때에는 제30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한 정당한 이유가 있는 해고를 한 것으로 본다.
나. 인정사실
앞서 든 증거들 및 갑 제3 내지 14호증, 을 제2호증의 1, 2, 을 제3호증의 1, 2, 을 제4호증, 을 제5호증의 1 내지 4(을 제5호증의 2는 갑 제2호증과 같다), 을 제6 내지 8호증, 을 제9호증의 1, 2, 을 제10호증, 을 제15호증의 1, 2, 을 제16호증, 을 제17호증의 1, 2, 을 제18호증, 을 제19호증의 1, 2, 을 제20호증의 1, 2의 각 기재(다만 갑 제13호증의 기재 중 뒤에서 믿지 아니하는 부분 제외)와 제1심 증인 정용득의 일부 증언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다음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이에 어긋나는 갑 제13호증의 일부 기재와 위 증인 정용득의 일부 증언은 믿지 아니하고 달리 반증이 없다.
(가) 원고는 정부출연금으로 예산을 편성, 운영하는 기관인데, 1998년에 들어서면서 국가가 국제구제금융기구의 지원을 받는 등 심각한 외환위기상황을 맞게 되자, 정부는 공공부문 구조조정 계획을 추진하였고, 기획예산위원회위원장은 그 일환으로 1998.8.20 재정경제부를 포함한 정부 각 부처에 `정부출연·위탁기관 경영혁신 추진계획'(1998.8.17자 제37회 국무회의에 보고되어 확정되었다)을 송부하였고, 재정경제부의 지도·감독을 받는 원고는 1998.8.25 재정경제부장관으로부터 원고의 현재 재직 직원 246명 중 25명을 감축하고, 경상비를 20% 삭감한다는 내용의 경영혁신 추진계획을 송부받음과 아울러 재정경제부장관으로부터 위 계획에 부합하는 세부 추진계획 및 그 추진 실적을 제출할 것도 요구받았다.
그리하여 원고는 위 경영혁신 추진계획을 받아들여 1998.10.30까지 원고의 직원 중 25명을 감축하고, 1999년도 예산 편성시부터 원고의 경상비 중 20%를 삭감한다는 세부추진 계획을 작성하여 이를 재정경제부장관에게 보고하였다.
(나) 한편 정부의 위와 같은 경상비 삭감지시에도 불구하고, 원고의 노동조합은 당시 임금 수준의 유지를 주장하면서 임금 삭감에 반대하여 결국 원고는 경상비 삭감에 상응하는 인원 감축을 할 수밖에 없게 되었는데, 원고는 여러 차례에 걸친 재정경제부 등 관련 기관과의 협의를 통해, 총 감축 예정 인원수를 42명{인원 감축 지시를 받은 25명+경상비 삭감에 따른 감축 인원 17명(경상비 삭감에 따라 감축되어야 하는 것으로 산정된 인원수 34명을 반으로 줄인 인원)}정도로 줄일 수 있게 되었다.
(다) 원고는 위와 같이 정부의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강제적 인원 감축이 불가피해지자 1998.10.16 노사 협의회를 개최하여 앞서 본 바와 같은 정부의 경영혁신 방침 추진에 따른 인원 감축 대상자 선정 기준 등의 협의를 위한 노사 실무협의회를 구성하기로 합의하였고, 그 후 1998.10.23 노사 실무협의회에서 인원 감축 대상자 선정기준의 기본 방향과 선정절차 및 방법을 제시하였으며, 1998.10.26 직원조회에서도 그 선정기준 등에 관하여 설명하였고 그 이후에도 여러 차례에 걸쳐 노동조합측에 인원감축 대상자 선정 기준에 대하여 설명하였다.
위와 같이 노사 실무협의회를 통해 인원 감축 등에 관한 협의를 하는 과정에서, 원고는 강제적인 인원 감축의 규모를 최소화하기 위하여 1998.10.30 원고의 노동조합 지부장인 박용석과의 합의에 기하여, 1998.10.31부터 1998.11.10까지 사이에 희망 퇴직 신청을 받게 되었는데, 1998.11.14 신청자 23명 중 자격미달자 1명을 제외한 22명을 희망 퇴직자로 확정하여 1998.12.31자로 모두 퇴직하는 것으로 처리하였다.
(라) 원고의 원장은 1998.11.5 임직원 특별훈시를 통하여, 기획예산위원회의 감축 요구 인원 25명에 경상비 삭감에 따른 고통분담 차원의 감축 인원 17명을 추가하여 합계 42명에 대한 인원 감축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 및 추가 감축 인원 17명 중 10명은 기본 감축 인원에 포함시키고, 나머지 7명은 조직 발전을 저해하는 자로 선정하겠다는 점을 설명하였고, 1998.11.21 및 1998.11.24 각 개최된 노사 협의회에서 이를 재차 설명하였으나, 노동조합측은 1998.11.24 `하위직에 대한 추가 인력 감축은 노사 협의의 대상이 될 수 없다'라는 내용의 유인물을 배포하면서 추가 인력 감축에 대한 노사협의를 거부하기 시작하였다.
(마) 그 후에도 노동조합측이 계속 노사 협의를 거부하자, 원고는 1998.11.27 전임직원이 참석한 특별 조회에서 그 동안의 인력 감축 계획 추진과정을 설명한 후 인력감축 대상자 선정 특별위원회(이하 `위원회'라고 한다)를 구성하여 정리해고 대상자를 선정하였는데, 위원회는 당연직 위원인 임원 5명과 투표로 선출된 위원 14명 및 원고가 지명한(이는 노조원의 집단 퇴장에 따른 것이다) 조합원 6명 합계 25명으로 이루어졌으나, 그 중 원고가 지명한 조합원 중 3명이 불참하는 바람에 결국 위원회는 22명(임원 5명+1급 4명+2급 4명+3급 5명+4급 4명)의 출석으로 개최되었고, 위원 22명 중 19명이 남성이고, 3명이 여성이었다.
그리고 원고는 최종적으로 총 감축 예정인원수를 위와 같이 42명(인원감축지시를 받은 25명+경상비 삭감에 따라 감축되는 인원 17명)으로 정하였는데, 그 중 앞서 본 바와 같이 희망퇴직을 신청하여 퇴직하게 된 22명과 기타 사유로 퇴직하게 된 임원 2명 등 24명을 제외한 18명을 최종적으로 정리해고 대상자 수로 결정하고, 그 중 11명은 `기본감축 대상자'로 선정하고, 나머지 7명은 `추가감축 대상자'로 조직 발전을 저해하는 자들로 선정하기로 결정하였다.
(바) 그리고 원고는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최종적으로 정리해고 대상자를 선정하였는데, 그 결과 양원자는 1, 2급 직원 중 `기본감축 대상자'로, 나광식은 조직발전을 저해하는 자로서 `추가감축 대상자'로 각 선정되었다.
1) 기본감축 대상자
(예정 선정 인원수 11명 → 실제 선정 인원수 10명)
가) 3급 이하 직원
(예정 선정 인원수 8명 → 실제 선정 인원수 7명)
① 기준 : 당해 직급의 위원을 제외한 위원들이 평가한 특별평정점수 75%와 과거 3년간 근무평정점수 25%를 합산하여 하위 점수를 받은 자부터 선정
② 결과 : 노조지부장인 박용석을 포함한 8명 선정, 그러나 박용석은 노조지부장이라는 점을 감안하여 그를 제외한 7명 선정
나) 1, 2급 직원(예정 선정 인원수 3명 → 실제 선정 인원수 3명)
① 기준 : 당해 직급의 위원을 제외한 위원들이 2명씩 투표하여 다수득표자순으로 선정
② 결과 : 양원자를 포함한 3명 선정(특히 양원자는 투표 결과 동점이 발생하여 3차에 걸친 재투표를 실시)
2) 추가감축 대상자(예정 선정 인원수 7명 → 실제 선정 인원수 2명)
① 기준 : 당해 직급의 위원을 포함한 모든 위원들이 원고의 조직 발전을 저해하는 중대한 요소인 `반목', `불신', `비방' 등 3가지 기준에 의거하여 직군, 직급에 관계없이 전직원을 대상으로 7명씩 투표하여 다수 득표자순으로 선정, 만약 추가감축 대상자로 선정된 자가 기본감축 대상자로도 중복 선정된 경우 그 중복된 인원수만큼 추가감축 대상자를 새로 선정하는 것이 아니라, 그 만큼 추가감축 대상자의 수를 축소하는 것으로 함.
② 결과 : 총 7명이 선정되었으나, 그 중 5명이 기본감축 대상자로 중복 선정되어 그들(기본감축 대상자로 선정되었다가 제외된 노조지부장 박용석이 포함되어 있다)을 제외한 나광식 등 2인을 선정
(사) 그런데, 원고는 원고의 전직원에 대하여 1996년부터 1998년까지 3년간의 근무평정을 하여 객관적인 평가를 한 바 있으나, 정리해고 대상자를 선정함에 있어서는 직급별로 평가요소를 달리하여야 하고 직원의 의사가 반영되는 다면평가제도를 도입하여야 한다는 노동조합측의 의견을 반영한다는 명목으로, 기본감축 대상자 중 1, 2급 직원은 무기명 투표로 선정하되, 과거 3년 동안의 근무평정, 근태상황, 징계사실, 상훈사항 등 객관화된 자료를 위원들에게 제공하여 이를 기초로 하여 투표를 하도록 한다는 원래의 방침과 달리 실제로 투표를 하기 전에 그러한 자료를 제공하지 아니하였으며 특별히 선정 기준을 서면이나 구두로 제시하지도 아니하였으며, 추가감축 대상자 선정기준도 막연히 조직의 발전을 저해하는 자로 정하였을 뿐 직원들에 대한 자료를 제공하지 아니한 채 전적으로 위원들의 주관적이고 임의적인 판단에 맡겨 위와 같은 투표가 이루어지게 되었다(원고는 1, 2급 직원들이 원고의 정리해고 대상자 선정방법 및 기준에 따르기로 합의하였다고 주장하나,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다. 판 단
(1) 정리해고의 요건
기업이 경영상의 필요에 의하여 근로자를 해고하는 이른바 정리해고가 정당하다고 하려면 그것이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성에 기한 것인지 여부, 사용자가 해고회피를 위하여 상당한 노력을 하였는지 여부,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기준에 의하여 해고대상자를 선정하였는지 여부, 그 밖에 노동조합이나 근로자 대표와 성실한 협의 등을 거쳤는지 여부 등 제반 사정을 전체적,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당해 해고가 객관적 합리성과 사회적 상당성을 지닌 것으로 인정될 수 있어야 할 것이다(대법원 1999.5.11 선고 99두1809 판결).
(2)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성이 있었는지 여부
(가) 정리해고 요건 중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성이라는 것은 기업의 인원삭감조치가 영업성적 악화라는 기업의 경제적인 이유뿐만 아니라 생산성 향상, 경쟁력 회복 내지 증강에 대처하기 위한 작업형태 변경, 신기술 도입이라는 기술적인 이유와 그러한 기술혁신에 따라 생기는 산업의 구조적 변화를 이유로 실제 이루어지고 있고, 또한 그럴 필요성이 충분히 있다는 점에 비추어 보면 반드시 기업의 도산을 회피하기 위한 것에 한정할 필요는 없고, 인원삭감이 객관적으로 보아 합리성이 있다고 인정될 때에는 긴박한 경영상 필요성이 있는 것으로 넓게 보아야 할 것이다(대법원 1991.12.10 선고 91다8647 판결, 대법원 1999.5.11 선고 99두1809 판결 각 참조).
(나) 이 사건에서 보건대, 1998년에 이르러 국가가 국제구제금융기구의 지원을 받는 등 심각한 외환위기상황을 맞게 되자, 정부는 공공부문 구조조정 계획을 추진하였고, 기관의 운영 및 유지에 필요한 예산의 전액을 정부의 출연금에 의존하는 원고도 그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정부로부터 `정부출연·위탁기관 경영혁신 추진계획'에 따라 원고의 인원 감축 및 경상비의 상당 부분을 감축할 것을 요구받았고 그 세부적인 계획 및 추진 결과를 제출할 것을 지시받게 되었는데, 노동조합은 경상비 삭감 방법으로서의 임금 삭감에 반대하였으므로 원고로서는 정부로부터 감축 지시를 받은 인원뿐만 아니라 경상비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인건비의 절감을 위해 그에 상응하는 인원을 감축하는 것이 불가피하였고, 원고는 정리해고 인원을 줄이기 위하여 정부 부처와 지속적인 협의를 하였고, 희망퇴직을 실시하여 그 인원을 최소한으로 줄인 점, 그 밖에 이 사건 정리해고의 경위 및 그 대상자 수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정리해고는 정부의 구조조정의 일환인 정부의 감원 및 출연금 삭감조치 요구에 대처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로서 객관적으로 보아 합리성이 있다고 보여지므로 그에 대한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할 것이다.
(다) 피고는, 이 사건 정리해고 당시 원고가 만성적인 재정적자 상태에 있지 아니하였고, 1998년도 당시 원고의 정원은 283명이고 현원은 246명인데 정부 예산은 현원이 아닌 정원 283명을 기준으로 하여 편성되어 현원을 현저히 초과하여 책정되어 있었으므로 정부가 1999년도 인건비 예산을 다소 삭감한다고 하더라도 원고가 인건비를 감축할 필요는 없었을 뿐만 아니라, 1999년도 원고의 예산 중 인건비는 정원 221명을 기준으로 편성되었음에 반하여, 이 사건 정리해고를 하지 아니하더라도 희망퇴직 등을 통하여 원고의 실제 근무 직원수는 214명에 불과하여 정원에 미달하였으므로 원고가 이 사건 정리해고를 실시하여야 할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성은 없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므로 살피건대, 앞에서 판단한 것처럼 정리해고 요건의 하나인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성이라는 것은 반드시 기업이 만성적인 적자상태에 있어야 인정되는 것은 아니고 생산성 향상, 경쟁력 회복 내지 증강에 대처하기 위한 작업형태 변경, 신기술 도입이라는 기술적인 이유와 그러한 기술혁신에 따라 생기는 산업의 구조적 변화에 따른 인원삭감이 객관적으로 보아 합리적이라고 인정된다 할 것인바, 정부가 원고의 현재 근무 직원 246명 중 25명의 인원을 감축하고 그 밖에 인건비를 포함한 경상비 총액 중 20%를 삭감하겠다는 구조조정계획을 수립하였고 원고가 이를 받아들여 정부가 요구한 25명의 인원 감축 및 노동조합의 인건비 삭감 반대에 따라 추가로 인원 감축이 필요하였음은 위에서 인정한 바와 같은 이상, 원고의 1998년 및 1999년도 인건비 예산이 피고 주장과 같이 책정되었다는 이유만으로 이 사건 정리해고를 위한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성이 없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 할 것이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그 이유가 없다.
(3) 해고회피노력을 다하였는지 여부
(가) 정리해고 요건 중 해고회피를 위한 상당한 노력을 다하여야 한다는 것은 사용자가 근로자의 해고범위를 최소화하기 위하여 경영방침이나 작업방식의 합리화, 신규채용의 금지, 일시휴직 및 희망퇴직의 활용, 전근, 배치전환 등의 가능한 조치를 취하는 것을 말하고(대법원 1992.12.22 선고 92다14779 판결 등 참조), 사용자가 인원삭감 조치를 취하기에 앞서 기업이 당면한 경영상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하여 실현 가능한 경영상 모든 조치를 강구하는 등 해고회피 노력을 기울였으나 그러한 노력만으로는 경영상 곤란을 극복할 수 없었거나, 해고 이외의 다른 경영상 조치를 취하는 것을 기대하기 곤란한 사정이 있어 부득이 정리해고를 할 수밖에 없음이 인정되는 경우에 그 정리해고는 정당성을 획득하는 것이다.
(나) 이 사건에서 보건대, 순환휴직제·파트타임 근무 등과 같은 여러 가지 방법을 통해 구조조정을 함으로써 해고를 회피할 수 있는 사기업의 경우와는 달리 구조조정의 방법이 한정되어 있고 그 구조조정의 범위를 정부가 직·간접으로 결정하는 원고와 같은 정부출연기관의 특성을 감안한다면, 원고가 이 사건 정리해고를 하기에 앞서 정부 부처와의 협의를 거쳐 정리해고 대상 인원수를 최소한으로 줄이고, 그 밖에 희망퇴직 신청자의 모집을 통하여 자발적인 퇴직에 의한 인원 감축을 시도하는 조치 등을 한 반면, 노동조합이 임금의 삭감에 반대하여 임금삭감의 방법에 의하여서는 경상비를 삭감할 수 없게 되어 결국 인원 감축의 방법으로 경상비를 삭감할 수 밖에 없게 된 바, 위와 같은 원고의 해고회피노력의 내용, 원고의 설립목적 및 성격, 그 예산이 전적으로 정부출연금으로 편성되는 점 등에 비추어 보아 원고는 이 사건 정리해고를 회피하기 위하여 적절한 모든 조치를 취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다) 피고는, 이 사건 정리해고에 앞서 원고의 임원 2명이 자진퇴직 하였는데도 그 임원전속 운전기사와 비서는 그대로 계속 근무하게 하였고, 계약직인 비서 소외 김혜정을 상담원으로 배치전환 하였으며, 1999.1월부터 1999.4월경까지 비서직인 소외 박찬희, 계약직인 소외 이성만 등 6명을 신규로 채용한 점에 비추어 그 해고회피노력을 다하였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을 제10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이 사건 정리해고 이전에 임원 2명이 자진퇴직하여 임원이 7명에서 5명으로 감소하였으나, 운전기사는 종전과 같이 3명을 그대로 두었고, 비서이던 김혜정을 계약직 상담원으로 배치전환한 사실, 그리고 이 사건 정리해고 직후 원고가 비서로서 계약직인 소외 박찬희, 기타 계약직인 소외 이성만 등 6명을 신규채용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나, 운전기사는 일반 직원과 그 취급하는 업무가 다를 뿐 아니라 임원 수에 비하여 기사의 수가 부족하여 기사를 퇴직시키지 아니한 것으로 보이고, 김혜정을 상담원으로 배치전환하였다 하더라도 김혜정은 여전히 계약직 직원이었으며, 이 사건 정리해고 후 원고가 직원을 신규채용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어디까지나 이 사건 정리해고가 있은 후의 사정일 뿐만 아니라, 원고가 취급하는 업무의 특성상 전문 지식을 요하는 분야에 대하여 그에 맞는 인원을 계약직으로 채용한 점 등에 비추어 이를 가지고 원고가 해고회피 노력을 게을리한 것이라고 할 수는 없다 할 것이다.
(4) 해고대상자 선정방법의 공정성과 합리성
(가) 위원회가 양원자를 1, 2급 직원 중 기본감축 대상자로, 나광식을 조직의 발전을 저해하는 자라하여 추가감축 대상자로 각 선정함에 있어, 원고는 위원회의 위원들에게 그 대상자 및 후보자들에 대한 아무런 객관적인 평가자료나 평가기준을 제시하거나 설명하지 아니하고 위원들의 주관적이고 임의적인 판단에 맡겨 위원들의 투표만으로 정리해고 대상자를 선정한 바, 이와 같은 정리해고 대상자 선정방법은 위원회의 위원들이 200명이 넘는 원고의 모든 직원들의 직위, 신상 및 업무 내용, 업무 태도 등을 파악하기 어려운 점, 투표의 방식으로 대상자를 선정하는 경우에는 정리해고를 실시하는 기업의 입장보다 개인적인 친소관계가 투표에 영향을 미침으로써 그 결과가 왜곡될 가능성이 클 뿐만 아니라, 정리해고 대상자의 선정 권한을 위원들로 하여금 자유재량으로 행사할 수 있게 하는 결과를 낳게 되어 전국 투표를 하는 위원들이 누구인가에 따라 그 선정 결과가 달라지게 될 가능성이 다른 기준들에 의할 때보다 훨씬 큰 점, 특히 위원들의 대부분이 남성이고 우리나라에서는 남성이 가정 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경우가 많아 여성의 사회 활동에 대하여는 그다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아니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다소 폄하하는 경향까지 있음을 고려하면 여성인 양원자의 경우는 상대적으로 불리한 위치에 놓이게 되는 점, 그 밖에 정리해고가 그 대상자에게 미치는 불이익의 정도와 정리해고를 실시하는 목적 등에 비추어 볼 때 위와 같이 위원들의 투표 결과만으로 양원자, 나광식을 정리해고 대상자로 선정한 것은 그 기준이 합리적이고 공정한 것이라 할 수 없다(갑 제9호증, 을 제15호증의 1, 2, 을 제16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실제로 양원자는 최근 3년간의 근무평점이 2급 직원 8명 중 1위이고, 1급 직원을 합하더라도 2위이며, 양원자가 속한 연수팀의 연수실적에 있어서도 그가 가장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았으며, 같은 팀의 부하 직원들로부터도 능력있고 대인관계가 원만한 것으로 신망을 받아 왔는데, 위원회의 투표결과는 이와 달리 양원자가 정리해고 대상자로 선정되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나) 이상과 같이 원고가 양원자·나광식에 대하여 정리해고를 함에 있어 적용한 선정기준 자체가 합리성과 공정성을 결여하여 부당한 것으로 인정되는 이상, 원고가 정리해고를 실시하기 이전에 노동조합이나 근로자 대표와 성실한 협의를 거쳤는지에 대해서 나아가 살펴볼 필요도 없이 이 사건 정리해고는 객관적 합리성과 사회적 상당성을 결여한 위법한 해고라고 할 것이다.
(다) 원고는 만약 추가감축 대상자 7명을 기본감축 대상자 선정 기준에 의하여 선정할 경우, 나광식이 일반직 4, 5급 직원에 대한 평가점수의 서열상 최인수, 한공필, 박용석, 이호걸(이상은 모두 기본감축 대상자로 선정되었는데, 그 중 박용석은 앞서 본 바와 같이 노조지부장인 관계로 제외되었다)의 바로 다음 순서에 해당하여 기본감축 대상자 선정 기준에 따르더라도 당연히 그 대상자에 포함되므로, 결국 나광식에 대한 정리해고는 정당하다고 주장한다.
① 그러나 나광식이 일반직 4, 5급 직원에 대한 평가점수의 결과에 의하더라도 기본감축 대상자에 해당되므로 나광식에 대한 이 사건 정리해고가 정당하다는 주장은 가정적인 판단에 관한 것으로, 원고가 나광식을 정리해고함에 있어서 이를 기준으로 삼은 것이 아닌 새로운 사유로서 원고가 실제로 정리해고의 기준으로 삼은 무기명투표에 의한 추가감축 대상자의 선정방법과는 기본적인 사실관계가 다른 것이어서 이제 와서 이를 정리해고의 적법 사유로 추가할 수는 없다.
② 뿐만 아니라, 앞서 본 바와 같이 추가감축 대상자로 선정된 자와 기본감축 대상자로 선정된 자가 중복될 경우 그 만큼 추가감축 대상자를 추가로 선출하는 것이 아니라, 그에 해당하는 인원만큼 추가감축 대상자의 수를 축소하기로 한 이상, 원고가 결국 추가감축 대상자 선정에 의하여 기본감축 대상자 이외에 추가로 감축하고자 하는 인원수는 고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0명(추가감축 대상자로 선정된 7명 모두가 기본감축 대상자로 중복 선정된 경우, 기본감축 대상자의 선정에 있어서 위원회의 평가 점수를 75%나 반영하는 점에 비추어 보면, 그 위원회의 위원들이 투표함으로써 선출하는 추가감축 대상자가 기본감축 대상자로 선정된 자와 상당 부분 중복될 가능성은 높다고 할 것이다)에서 7명(추가감축 대상자로 선정된 7명 중 어느 누구도 기본감축 대상자로 중복 선정되지 않을 경우)까지로 아주 유동적임을 알 수 있는 바(실제 이 사건에서는 앞서 본 바와 같이 당초에 추가감축 대상자로 선정된 7명 중 5명이나 기본감축 대상자와 중복으로 선정되어, 결국 추가감축 대상자로 선정되어 기본감축 대상자 이외에 추가로 정리해고를 당한 자는 앞서 본 바와 같이 나광식을 포함한 2명에 불과하다), 위와 같이 추가감축 대상자의 수가 유동적임에 따라 결과적으로 원고가 정리해고를 통해 감축하고자 하는 예정 인원수 역시 11명(기본감축 대상자 11명+추가감축 대상자 0명)에서 18명(기본감축 대상자 11명+추가감축 대상자 7명)까지로 유동적이라 할 수 있다.
이상과 같이 추가감축 대상자의 예정 인원수가 0명에서 7명까지 사이로 극히 유동적인 반면, 기본감축 대상자의 예정 인원수는 11명으로 고정되어 있는 것이라면, 만약 원고가 추가감축 대상자를 기본감축 대상자와 달리 투표로 선정하지 아니하였다고 가정할 경우, 과연 원고가 추가감축 예정 인원수를 기본감축 예정 인원수에 모두 합산시켜 기본감축 예정 인원수를 그 만큼 증가시킨 다음, 기본감축 대상자 선정 기준을 그대로 적용하였을 것이라거나, 나광식이 그 증가된 기본감축 예정 인원수에 포함되어 나광식이 정리해고 되었을 것이라고 쉽사리 단정할 수도 없으므로(만약 원고의 위 주장과 같이 해석한다면, 원고가 기본감축과는 별개로 추가감축이라는 방법을 통하여 기본감축과는 `다른 기준'에 의하여, 기본감축과는 달리 `신축적인 인원수 조정'에 의하여 추가로 정리해고 대상자를 선정하려고 한 당초의 취지에 반하게 된다)원고의 위 주장은 그 이유가 없다.
(라) 결국 원고가 양원자·나광식에 대하여 한 이사건 정리해고는 그 대상자 선정기준이 객관적이고 합리적이라고 할 수 없어 객관적 합리성과 사회적 상당성을 지닌 것으로 인정할 수 없어 위법하다 할 것인 바,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와 결론을 같이하여 적법하다.
4.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없어 이를 기각할 것인 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정당하고 원고의 항소는 이유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홍훈(재판장), 박상훈, 이정미
출처: 원본 자료실에서 보기 ↗
본 자료는 정보 제공 목적이며, 구체적 사안은 전문가 상담을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