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법인 도안

판례

근로계약기간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여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

번호
2000누8846
일자
2002-07-31

1. 기간을 정하여 채용된 근로자라고 할지라도 장기간에 걸쳐서 그 기간의 갱신이 반복되어 그 정한 기간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게 된 경우에는 사실상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의 경우와 다를 바가 없게 되어 근로기준법 제30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하여 정당한 이유가 있어야 근로자를 해고할 수 있으나, 그와 같은 사정이 인정되지 않는 일반적인 경우에는 기간의 정함이 있는 근로계약은 기간의 만료에 의하여 사용자의 해고 등 별도의 조처를 기다릴 것 없이 당연히 종료함이 원칙이다.

2. 위법한 행정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는 위법한 처분에 의하여 발생한 위법상태를 배제하여 원상으로 회복시키고 그 처분으로 침해되거나 방해받는 권리와 이익을 보호 구제하고자 하는 소송이므로, 비록 그 위법한 처분을 취소한다 하더라도 원상회복이 불가능한 경우에는 그 취소를 구할 이익이 없다고 할 것인바, 근로계약이 묵시적으로 갱신된 후 변론종결 전에 종료됨으로써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회복하는 것이 불가능하게 된 경우 이같은 행정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의 이익이 없다..

[피고.피항소인]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

소송수행자 곽영섭

[피고보조참가인] 주식회사 장위가스 대표이사 주원진

1.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2. 이 사건 소를 각하한다.

3. 소송 총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중앙노동위원회가 1999. 12. 2.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의 사이의 99부해539호 부당해고 구제재심신청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1. 이 사건 재심판정의 경위

가. 원고는 1929. 1. 13. 생으로서, 1992. 5. 21. 액화석유가스충전소를 운영하는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고 한다) 회사에 충전원으로 입사하여 근무하여 오던 중, 참가인은 1999. 4. 21. 원고의 고령과 담당 업무의 형편에 따라서 계속 고용이 불가능하다는 이유로 30일 뒤에 자동퇴직 처리됨을 예고하였다.

나. 이에 원고는 1999. 6. 3.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구제신청을 하였다가 기각되자 1999. 8. 13.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1999. 12. 2.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이 사건 재심판정을 하였다.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원고는, 참가인과의 근로계약은 기간의 정함이 없는 경우로서 참가인이 원고와의 근로관계를 종료하는 의사표시를 한 것은 근로계약의 일방적인 해지로서 해고에 해당하는바, 위 해고는 정당한 이유가 없으므로 위법하다고 주장한다.

나. 판단

(1) 인정 사실

(가) 참가인 회사의 취업규칙에 의하면, 사원의 정년은 55세이나 업무 형편상 특별히 인정된 자에 대하여는 합의에 의하여 3년 이내로 정년을 연장할 수 있고, 정년에 달하거나 근로계약기간이 만료된 경우 당연퇴직 사유로 규정하고 있다.

(나) 원고는 1991. 3. 경 액화석유가스 충전업체인 동일로 가스에 충전원으로 채용되어 근무하던 중, 고객인 택시기사들과 마찰을 빚고 행동이 느리다는 이유로 1992. 5. 20. 위 동일로 가스의 대표자가 별도로 운영하고 있던 참가인 회사에 근로계약기간을 1년으로 정하여 충전원으로 입사한 후, 1994. 6. 20., 1996. 3. 20., 1997. 6.20. 각 근로계약 기간을 1년으로 정하여 근로계약을 갱신하여 왔다.

(다) 원고는 고령으로 인한 육체적(청력장애), 정신적 부담으로 하루 중 업무량이 증가하는 택시 기사들의 교대시간에 계산에 착오를 일으키고, 행동이 느려 액화석유가스 충전업무에 어려움을 겪는한편, 안전교육에 종종 불참하였고, 참가인 회사는 1997년을 기점으로 액화석유가스의 판매량이 점점 감소되어 충전원들 사이에 잉여인력이 발생하였다.

(라) 참가인 회사는 1998. 8. 29. 경영상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노사간의 회의를 마련하였으나 원고가 불참하였다는 이유로, 같은 해 9. 1. 원고에게 회사도 어려운데 나이도 많은 분이 젊은 충전원들과 마찰을 빚으면 어떻게 하느냐는 취지로 주의를 주자, 원고는 같은 해 9. 11.부터 출근하지 아니한 채 같은 해 9. 20. 월급을 수령한 후 참가인 회사에 사표를 제출하고 퇴직금을 수령하였으나, 같은 해 10. 10. 피고 산하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구제신청을 하였다가 같은 해 12. 16. 참가인 회사와 합의하에 위 구제신청을 취하하고, 같은 해 12. 18.부터 참가인 회사에서 다시 근무하였다.

(마) 액화석유가스충전소는 가스누출로 인한 사고발생의 위험이 상존하고 있어 가스충전작업을 함에 있어 세심한 주의와 아울러 응급상황시 신속한 위기대처능력이 요구된다.

(2) 판단

기간을 정하여 채용된 근로자라고 할지라도 장기간에 걸쳐서 그 기간의 갱신이 반복되어 그 정한 기간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게 된 경우에는 사실상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의 경우와 다를 바가 없게 되어 근로기준법 제30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하여 정당한 이유가 있어야 근로자를 해고할 수 있으나, 그와 같은 사정이 인정되지 않는 일반적인 경우에는 기간의 정함이 있는 근로계약은 기간의 만료에 의하여 사용자의 해고 등 별도의 조처를 기다릴 것 없이 당연히 종료함이 원칙이다(대법원 1995. 7. 11. 선소 95다9280 판결 참조).

살피건대, 원고가 1992. 5. 20. 참가인 회사의 취업규칙상 정년을 훨씬 넘긴 63세에 입사한 이래 1994. 6. 20., 1996. 3. 20., 1997. 6. 20. 각 근로계약기간을 1년으로 정하여 근로계약을 갱신하여 온 점, 원고의 근로장소가 가스누출사고의 위험이 상존하는 사업장인 점 등에 비추어,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계약기간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여 원고가 사실상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의 지위에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한편, 민법 제662조 제1항은 근로계약기간이 종료한 후 근로자가 계속하여 근로를 제공하는 경우에 사용자가 상당한 기간 내에 이의를 하지 아니한 때에는 근로계약이 동일한 조건으로 묵시적으로 갱신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원고는 1998. 6. 19. 계약기간 만료 후에도 노무를 계속 제공하고 참가인은 상당한 기간이라 할 수 있는 약 10개월 동안이나 그 노무제공에 대하여 이의를 하지 않았으므로,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계약은 1998. 6. 20. 묵시적으로 갱신되어 갱신 전의 근로계약기간인 1년이 지난 1999. 6. 19. 기간만료로써 종료되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그런데, 위법한 행정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는 위법한 처분에 의하여 발생한 위법상태를 배제하여 원상으로 회복시키고 그 처분으로 침해되거나 방해받는 권리와 이익을 보호 구제하고자 하는 소송이므로, 비록 그 위법한 처분을 취소한다 하더라도 원상회복이 불가능한 경우에는 그 취소를 구할 이익이 없다고 할 것인바(대법원 1994. 1. 14. 선고 93누20481 판결 참조), 이 사건의 경우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계약은 위와 같이 묵시적으로 갱신된 후 당심 변론종결 전에 종료됨으로써 원고가 참가인 회사의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회복하는 것이 불가능하게 되었다고 할 것이고, 따라서 이 사건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소는 그 이익이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소는 부적법하여 각하할 것인바, 제1심판결을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이를 취소하고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우의형(재판장),이강원,김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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