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법인 도안

판례

정리해고 등 구조조정 자체를 반대하는 쟁의행위는 정당하지 ...

번호
2000도4169
일자
2003-03-20

(1) 정리해고나 사업조직의 통폐합 등 기업의 구조조정의 실시 여부는 경영주체에 의한 고도의 경영상 결단에 속하는 사항으로서 이는 원칙적으로 단체교섭의 대상이 될 수 없고, 그것이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나 합리적 이유 없이 불순한 의도로 추진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노동조합이 실질적으로 그 실시 자체를 반대하기 위하여 쟁의행위에 나아간다면, 비록 그 실시로 인하여 근로자들의 지위나 근로조건의 변경이 필연적으로 수반된다 하더라도 그 쟁의행위는 목적의 정당성을 인정할 수 없는 것이다

(2) 사용자가 경영권의 본질에 속하여 단체교섭의 대상이 될 수 없는 사항에 관하여 노동조합의‘동의’를 얻어 시행한다는 취지의 단체협약의 일부 조항이 있는 경우, 그 조항 하나만을 주목하여 쉽게 사용자의 경영권의 일부 포기나 중대한 제한을 인정하여서는 아니되고, 그와 같은 단체협약을 체결하게 된 경위와 당시의 상황, 단체협약의 다른 조항과의 관계, 권한에는 책임이 따른다는 원칙에 입각하여 노동조합이 경영에 대한 책임까지도 분담하고 있는지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그 조항에 기재된‘동의’의 의미를 해석하여야 한다.

(3) 쟁의행위가 정리해고 등 구조조정의 실시 자체를 저지하기 위한 것으로서 사용자의 경영권을 본질적으로 침해하는 내용에 해당함을 알 수 있고, 정리해고 등 구조조정 방침이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나 합리적 이유 없이 결정되었다고 볼 만한 아무런 자료도 없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쟁의행위는 그 목적의 정당성을 인정할 수 없다고 본 사례.

[피고인] 1. 김○철, 2. 배○철, 3. 이○희, 4. 조○화, 5. 최○석

[상고인] 검사

원심판결 중 무죄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창원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1. 원심은 그 채용한 증거들에 의하여, 피고인들은 주식회사 H공영노동조합(이하‘노조’라고 한다) 창원지부의 조합원들인데, 위 노조는 민주노총 계열의 전국금속산업노동조합연맹에 가입되어 있고, 창원지부의 조합원은 159명인 사실, 주식회사 H공영(이하‘H공영’이라 한다)은 건설용 기계장비의 제조 및 토목건축공사 등의 부대사업 일체를 사업목적으로 하고, 엘리베이터와 타워크레인 등의 사업부서가 있는데, 1997년의 경제위기 사태의 여파로 건설경기가 침체되고 금리인상 등으로 타워크레인의 신규수요가 급격히 감소하는 등 경영상의 위기에 처하자, 이를 타개하기 위하여 1998.1.5부터 1.26까지 전면 휴업을, 같은 해 2.1부터 7.31까지 부분 휴업을 실시하는 한편, 같은 해 5.6 타워크레인 부서의 엠앤에이(M&A)를 추진하기로 하고 그 대상으로 기술제휴 회사인 독일의 립휄사를 선정하면서 협상을 시작한 사실, 또한 H공영은 구조조정을 시도하면서 노조에 고용조정안을 통보하고, 1998.8.28 총 29명을 고용조정할 것을 통보하였으며, 그 동안 같은 해 3월경부터 같은 해 10월경까지 6차에 걸쳐 희망퇴직제를 실시하는 등 해고회피노력을 한 사실, 한편 노조는 사용자인 H공영에 대하여 정리해고 철폐ㆍ고용승계 보장 등 고용안정을 주장하면서 1998.5. 12부터 6.1까지 4차례에 걸쳐 단체교섭을 요구하였는데, 이에 대하여 H공영이 회사의 구조조정안 협의는 단체협약 사항이 아니고 1998.7월 이후로 단체교섭을 연기할 필요가 있다는 등의 이유로 단체교섭에 응하지 아니하자,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신청을 하였고, 그 결과 중앙노동위원회는 1998.6.8 노사 양측의 교섭 미진으로 인하여 당사자가 쟁점사항에 대하여 합의를 위한 노력을 계속하여도 더 이상 합의의 여지가 없는 상태라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조정안 제시 등 실질적인 조정절차를 개시하지 아니하고 노사 양측에 자주적인 교섭을 충분히 하고 노사협의회에서 협의할 것을 권고하는 조정종결 결정을 한 사실, 이에 피고인들은 정리해고 철폐ㆍ고용승계 등의 고용안정을 주장하면서 1998.6.8 대의원대회를 개최하고, 다음 날 파업찬반 투표를 실시하여 조합원들의 찬성을 얻은 후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쟁의행위를 하는 과정에서 집단적으로 근로를 제공하지 아니한 사실 등을 인정하였다.

그런 다음 원심은, 1997년도 단체협약 제26조 제1항에는 회사의 경영상 종업원의 감원이 불가피할 시는 조합의 동의를 얻어 인원을 정리하고, 제65조 제1항에는 공장폐쇄ㆍ휴업ㆍ합병ㆍ분할ㆍ사업의 축소에 관한 사항은 단체교섭 사항이라고 규정되어 있으므로, 피고인들이 내세운 주장은 모두 단체교섭의 대상이 되고 이는 사전에 노조의 동의를 거쳐 시행되어야 하며, 피고인들 주장의 궁극적인 목적은 고용안정 쟁취로 보이는데, 우선 정리해고 철회는 경영상의 이유에 의한 해고를 부정하는 점에서 과도한 주장이라고 볼 수 있으나, 이는 단체교섭 과정에서 노조에게 유리한 결과를 얻어내기 위한 쟁의전술이라고 볼 수 있는 점, 노동조합이 정리해고 불실시 등 사용자측에서 수용할 수 없는 요구를 하고 있다 하더라도 이는 단체교섭의 단계에서 조정할 문제이지 노조측으로부터 과다한 요구가 있었다고 하여 막바로 그 쟁의행위의 목적이 부당한 것이라고 해석할 수는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정리해고 철회도 정당한 쟁의행위의 목적이 된다고 봄이 상당하며, 한편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에 관한 사항이 단체교섭의 대상이 됨은 앞서 본 바와 같고 또한 이는 근로조건의 유지ㆍ개선 및 경제적ㆍ사회적 지위 향상과 밀접한 관련이 있으므로, 결국 정리해고 철회 등을 통한 고용안정은 정당한 쟁의행위의 목적이 된다는 등의 이유로, 쟁의 방법의 상당성이 인정되지 아니하는 1998.7.8과 7.10 및 7.13자 각 업무방해의 점을 제외한 나머지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2. 그러나 이 사건 쟁의행위의 목적이 정당하다는 원심의 판단은 수긍할 수 없다.

가. 정리해고나 사업조직의 통폐합 등 기업의 구조조정의 실시 여부는 경영주체에 의한 고도의 경영상 결단에 속하는 사항으로서 이는 원칙적으로 단체교섭의 대상이 될 수 없고, 그것이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나 합리적 이유 없이 불순한 의도로 추진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노동조합이 실질적으로 그 실시 자체를 반대하기 위하여 쟁의행위에 나아간다면, 비록 그 실시로 인하여 근로자들의 지위나 근로조건의 변경이 필연적으로 수반된다 하더라도 그 쟁의행위는 목적의 정당성을 인정할 수 없는 것이다(대법원 2001.4.24, 선고 99도4893 판결, 2002.2.26, 선고 99도5380 판결 등 참조).

그런데 원심이 확정한 사실관계 및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쟁의행위는 그 목적이 정리해고 등 구조조정의 실시 자체를 저지하기 위한 것으로써 사용자의 경영권을 본질적으로 침해하는 내용에 해당함을 알 수 있고, 위 정리해고 등 구조조정 방침이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나 합리적 이유 없이 결정되었다고 볼 만한 아무런 자료도 없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 사건 쟁의행위는 그 목적의 정당성을 인정할 수 없을 것이다.

나. 그리고 사용자가 경영권의 본질에 속하여 단체교섭의 대상이 될 수 없는 사항에 관하여 노동조합의 ‘동의’를 얻어 시행한다는 취지의 단체협약의 일부 조항이 있는 경우, 그 조항 하나만을 주목하여 쉽게 사용자의 경영권의 일부 포기나 중대한 제한을 인정하여서는 아니되고, 그와 같은 단체협약을 체결하게 된 경위와 당시의 상황, 단체협약의 다른 조항과의 관계, 권한에는 책임이 따른다는 원칙에 입각하여 노동조합이 경영에 대한 책임까지도 분담하고 있는지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그 조항에 기재된 ‘동의’의 의미를 해석하여야 한다(위 99도5380 판결 참조).

그런데 기록에 의하면, H공영과 노조가 체결하여 이 사건 쟁의 당시 시행되던 1997년도 단체협약 제26조 제1항에 ‘회사의 경영상 종업원의 감원이 불가피할 시는 조합의 동의10)를 얻어 인원을 정리한다’는 취지의 규정이 있기는 하지만, 위 조항에는 ‘기업을 양도 및 이전할 경우에는 90일 전에 조합에 통지하고, 고용조건ㆍ근속연수ㆍ단체협약 및 노동조합의 승계에 관하여 상호 협의하여 결정하며’라는 문구와 함께 회사의 경영상 종업원의 감원이 불가피하여 인원을 정리하는 구체적 방법 등이 규정되어 있으며, 위 단체협약 제15조는 인사원칙에 관하여‘회사는 조합원의 해고, 휴직, 배치전환 등에 관하여 본 장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조합과 협의하여 공정하게 행하여야 하며 조합원에게 불이익한 처분을 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기록에 의하면, 위 단체협약 체결 당시 H공영은 노조에게 경영에 대한 책임까지도 분담시켜 노사가 회사를 공동으로 경영하기로 방침을 정할 상황도 아니었던 점 등 위 단체협약 체결 경위와 당시의 상황, 단체협약의 전체적인 체계 및 내용 등에 비추어 보면, 위 단체협약 제26조 제1항은 사용자가 정리해고 등 경영상 결단을 하기 위하여는 반드시 노조의 사전 동의를 요건으로 한다는 취지가 아니라 사전에 노조에게 해고의 기준 등에 관하여 필요한 의견을 제시할 기회를 주고 사용자는 노조의 의견을 성실히 참고하게 함으로써 구조조정의 합리성과 공정성을 담보하고자 하는‘협의’의 취지로 해석함이 상당하고, 원심이 내세우는 위 단체협약 제65조 제1항도 같은 취지의 규정으로 보아야 할 것이므로, 위와 같은 규정들에 의하여 이 사건 쟁의행위에 그 목적의 정당성이 부여될 수도 없는 것이다.

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앞서 본 이유만으로 이 사건 쟁의행위의 목적이 정당하다고 단정한 나머지 이 사건 일부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으니, 거기에는 쟁의행위에 있어서 목적의 정당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아니할 수 없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무죄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용우(재판장), 서성, 배기원, 박재윤(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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