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법인 도안

판례

설립신고를 하지 않은 노조지부는 활동을 하고 있더라도 복수...

번호
2000카합53
일자
2001-12-10

[신 청 인] 전국운송하역노동조합 대표자 위원장 김종인

대리인 법무법인 부산종합법률사무소 담당변호사 정재성

[피신청인] 주식회사 신선대컨테이너터미날 대표이사 민병성

대리인 변호사 석용진 김인일

1. 피신청인은 별지목록 기재 교섭사항에 관한 신청인과의 단체교섭을 거부하여서는 안된다.

2. 신청비용은 각자의 부담으로 한다.

[신청취지]

주위적 신청취지 : 주문과 같다.

예비적 신청취지 : 피신청인이 신청인의 별지목록 기재 교섭사항에 관한 단체교섭 요구에 응할 지위에 있음을 임시로 정한다.

1. 사실관계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소명된다.

가. 신청인 조합은 1999. 3. 2 설립되어 같은 달 3. 설립신고증이 교부된 조합으로써 그 조직형태는 조직형태는 화물운송, 항만하역 산업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을 조직대상으로 하는 전국 규모의 산업별단위노동조합이다.

나. 피신청인 회사는 부산항 3단계 개발사업으로 완공된 컨테이너 전용 부두인 신선대부두를 관리운영하기 위하여 1990. 6. 26. 설립된 이래 컨테이너화물의 하역 운송업 등을 영위하여 온 회사이다.

다. 한편, 신청의 부산항운노동조합(이하 항운노조라 한다)은 부산 지역의 항만, 철도육상, 농수산물의 하역업, 운송업, 보관업 및 이와 관련되는 부대업 또는 기타 사업에 종사하는 근로자를 조직대상으로 하여 1980 경 설립된 지역별, 직종별 단위노동조합인데, 피신청인 회사는 그 설립 이후 위 항운노조와 사이에 단체협약을 체결하여 왔고, 현재 발효 중인 단체협약은 1998. 3. 10 체결한 것으로서 그 유효기간은 2000. 3. 9까지이다.

라. 신청인 조합은 1999. 12. 9. 피신청인 회사 소속 근로자인 신청외 김영수 등이 신청인 조합에 가입한 것을 계기로 같은 달 10.경부터 여러 차례에 걸쳐 피신청인 회사측에 신청인 조합과의 단체교섭에 응할 것을 요구하였으나, 피신청인은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조법이라 한다) 부칙 제5조 제1항에 의하여 신청인 조합을 단체교섭주체로 인정할 수 없다는 등의 이유로 신청인 조합과의 단체교섭을 거부하여 왔다.

마. 피신청인 회사 소속 근로자는 1999. 12. 20. 현재 620명인데, 그 중 항운노조에 가입된 근로자는 176명이고, 신청인 조합에 가입된 근로자는 325명이며, 나머지 119명은 위 양 노조 중 어디에도 가입되지 있지 않은데, 그 이후 위 인원수에 다소 변동이 있었다.

2. 당사자들의 주장

신청인은 피신청인인 회사 근로자들 중 일부가 신청인 조합에 가입한 것은 노조법 부칙 제5조를 위반한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피신청인 회사가 위 조항을 들어 신청인 조합과의 단체교섭을 거부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하면서, 피신청인 회사는 별지 목록 기재 교섭사항에 관하여 신청인 조합과의 단체교섭을 거부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하여 피신청인은 ① 신청인이 구하고 있는 이른바 단체교섭응낙가처분은 피신청인으로 하여금 적극적 작위를 하게 하는 내용의 가처분으로서 가처분의 목적을 초과하는 것일 뿐만아니라 피신청인에게 그와 같은 의무가 있다 하더라도 이를 강제할 수단이 없으므로 위와 같은 가처분 신청은 부적법하고 ② 나아가 복수노조의 설립을 제한하고 있는 노조법 부칙 제5조 제1항의 의미를 '단위노조,지부,분회 등 명칭을 불문하고 하나의 기업내에서 조직이 중복되는 복수노조를 설립할 수 없다'는 취지로 해석함을 전제로, 피신청인 회사는 이미 항운노조와 사이에 단체협약을 체결한 상태이고 피신청인 회사에는 항운노조 신선대연락소가 설치되어 실천적인 의미의 노동조합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으므로 이는 노조법 부칙 제5조 제1항 소정의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 노동조합이 조직되어 있는 경우에 해당하고, 피신청인 회사 소속 근로자들 중 일부가 신청인 조합에 가입하여 피신청인 회사에 지부를 설치하는 등의 활동을 하는 것은 사실상 기존의 노조와 조직대상을 같이하는 새로운 노동조합을 설립한 것과 마찬가지여서 이는 20001년 12월 31일까지 복수노조의 설립을 금하고 있는 위 조항의 취지에 반하는 행위이므로, 신청인의 단체교섭 요구에 응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3. 이 사건 가처분 신청의 적법여부에 관한 판단

사용자가 노동조합이 요구하는 단체교섭을 정당한 이유없이 거부하거나 해태하는 경우에는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여(노조법 81조 제3호) 노동위원회가 구제명령을 발하고 사용자가 그 구제명령에도 위반할때에는 형사처벌을 받지만(노조법 제89조 제2호), 위와같은 행정적 구제와는 별도로 사법상의 구제로서 이사건과 같은 단체교섭응낙가처분을 허용할 것인지 여부가 문제인데, 이는 결국 가처분의 피보전권리로서의 단체교섭 청구권을 노동조합에 대하여 인정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로 귀결된다.

생각건대, 단체교섭권은 헙법(제33조 제1항)이 보장하는 근로자의 노동3권 중에서 중심이 되는 권리로서 그 중요성에 비추어 보면 이를 사법절차에 의하여 실현가능한 사법상의 권리로 인정하여야 할 것이고, 부당노동행위인 단체교섭 거부에 대하여 행정절차로서의 구제명령절차가 있다하여도 행정구제제도와는 별도로 간이 신속한 가처분절차를 이용할 현실적인 필요성이 있는 점, 그리고 이사건과 같이 사용자가 당해 노동조합을 합법적인 노동조합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등의 이유로 단체교섭을 거부하는 경우와 같이 그 거부하는 이유의 정당성에 대하여 행정적 판단보다는 오히려 사법적 판단이 적합한 경우가 많은 점 등을 감안할 때, 노동조합이 사용자가 정당한 이유없이 교섭을 거부할 때에는 노동조합은 사용자에 대하여 그 사항에 관하여 교섭장소에 나와 성실하게 교섭을 진행할 것을 요구할 수 있는 구체적인 권리를 가지게 된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근로자의 단체교섭권은 사법상 가처분의 피보전권리가 될 수 있다 하겠다.

따라서 이 사건 가처분 신청이 부적법하다는 피신청인의 주장은 이유없다.

4. 복수노조 설립제한조항을 위반한 여부에 관한 판단

(1) 다음으로, 피신청인 회사소속 근로자들 중 일부가 신청인 조합에 가입, 활동하는 것이 복수노조설립제한조항인 노조법 부칙 제5조를 위반한 것인지 여부에 관하여 살핀다.

구노동조합법(1997.11.28 법률 제3966호) 제3조 제4호에서는 노동조합이 분열하면 교섭력의 약화로 근로자에게 불리하고, 노동조합 상호간의 경쟁으로 노사관계의 혼란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조직대상을 같이하는 복수노조의 설립을 전면 금지하였으나, 이러한 복수노조설립금지규정은 일단 노동조합이 설립되면 기존의 노동조합이 근로자의 이익을 충분히 대변하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근로자들로 하여금 새로운 노동조합을 결성할 기회를 얻지 못하게 함으로써 근로자들 스스로 단체를 설립 또는 선택할 수 있는 권리와 배치되어 헌법이 보장하는 근로자의 자주적 단결권을 침해한다는 문제가 제기 되었다. 그리하여 현행노조법(1997. 3.13 법률 제5310호) 제5조에서는 "근로자는 자유로이 노동조합을 설립하거나 이에 가입할 수 있다"고 규정함으로써 마침내 복수노조의 설립을 허용하게 되었다. 반면 구노동조합법(1980. 12. 31 법률 제3925호) 제13조 제1항에서 단위노동조합의 형태를 기업별노동조합으로 할 것을 법률상 강제한 이래 기업별노조가 주축이 된 우리나라 산업현장의 사정을 고려하여 개정된 노조법 부칙 제5조 제1항에서는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 노동조합이 조직되어 있는 경우에는 제5조의 규정에 불구하고 2001년 12월 31일까지는 그 노동조합과 조직대상을 같이하는 새로운 노동조합을 설립할 수 없다"라고 규정함으로써 단위사업장에 이미 노동조합이 조직되어 있는 경우에는 이와 같이 하는 새로운 노동조합의 설립을 위 시기까지 금하고 있다.

위 조항의 해석에 있어서 우선 문제되는 것은 기존 즉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 조직되어 있는 노동조합'의 의미가 무엇인가이다

생각건대, '하나의 사업'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경영상의 일체를 이루는 기업체 그 자체를 의미한다(대법원 1993. 10. 12 선고 93다18365판결 참조)고 할 것이고. 1987년도 개정법에서는 '하나의 사업장'이라는 제한없이 전면적으로 복수노조를 금지한 데 비하여 현행법은 위와같은 제한을 두고 있으며, 앞서 본 관련규정의 연혁에 비추어 보더라도 노조법 부칙 제5조 제1항은 기업별 노조가 주축인 우리나라의 현실에 비추어 산업현장에 대한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기업단위의 복수노조설립만을 한시적으로 금지한 취지로 해석함이 상당한 점 등을 감안하면, 위 조항에서 예정하고 있는 기존의 노조는 기업별단위노동조합으로 보는 것이 상당하다고 할 것이다. (다만, 초기업적인 산업별, 직종별, 지역별 단위노조라 하더라도 단체교섭에 관하여 그 지부나 분회가 독자적인 규약 및 집행기관을 가지고 독립한 단체로서 활동을 하여 협약능력을 가지고 있고, 사용자측에서도 그 대표성을 인정하여 임금협상 등에 응한 경우에는 위 초기업적 단위노조의 지부나 분회도 위 조합에서 정하는 기존 노조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이 사건의 경우에 관하여 보건대, 신청외 항운노조가 피신청인 회사의 사업장에 설립된 기업별단위노동조합이 아님은 분명하고, 나아가 기록에 의하면 항운노조가 피시청인회사에 설치한 지부나 분회 격이라고 할 신선대연락소는 노조법 제10조 소정의 설립신고를 하지 아니하였고, 그 소장의 임면은 항운노조의 위원장이 위 노조 인사위원회의 결의를 득한 후 이를 집행하도록 되어있으며(항운노조 규약 제40조 1의 마항), 조합의 단체교섭 협약 및 노사협의회 대표자는 항운노조의 위원장이 되고(동 규약 제52조 1항), 해당 연락소장은 단체교섭을 위한 협의회에 필요에 따라 참석할 수 있을뿐(단체협약서 제70조)인 사실이 소명되는 바, 이와 같은 사실에 비추어 볼 때 위 신선대연락소 역시 피신청인 회사에 조직된 사업장 단위의 노동조합이라고 볼 수 없어, 결국 피신청인 회사에는 현재 사업장 단위의 노동조합이 조직되어 있지 않다고 할 것이다.

가사, 항운노조의 산하기구인 신선대연락소를 그 사업장에 조직된 노동조합으로 본다고 하더라도, 노조법 부칙 제5조는 일정한 경우에 한하여 노동조합의 설립을 제한하는 조항일뿐, 이미 노조법에 따라 적법하게 설립신고된 노동조합에의 가입을 제한하는 규정이 아님은 그 법문상 명백하며, 앞에서 본 바와같이 신청인 조합에 가입하여 그 조합원으로서 활동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이로써 피신청인 회사의 사업장에 새로운 노동조합을 설립한 것으로 볼 수 없으므로, 피신청인의 위 주장은 어느모로 보나 이유없다고 할 것이다.

(2) 피신청인은 또한, 피신청인 회사 근로자들 중 일부가 신청인 조합에 가입하는 것이 복수노조제한규정에 위반하지 않아 피신청인이 단체교섭에 응하여야 한다면, 피신청인 회사는 기존의 교섭대상 노동조합인 항운노조 외에 신청인 조합을 상대로 사업장 내에서 복수의 교섭단체는 있을 수 없음을 전제로 2002. 1. 1 이후 하나의 사업장 내에서 복수노조가 전면 허용될 경우를 대비하여 노동부장관에게 교섭창구의 단일화 방안을 강구하도록 한 노조법 부칙 제5조 제3항의 취지에도 반하는 결과가 되므로, 피신청인은 위조항에 근거하여 신청인 조합과의 단체교섭을 거부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노조법 부칙 제5조 제3항은 "노동부장관은 2001년 12월 31일까지 제1항의 기한이 경과된 후에 적용될 교섭창구 단일화를 위한 단체교섭의 방법,절차,기타 필요한 사항을 강구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바, 위 규정은 그 법문상 노조법 부칙 제5조 제1항을 전제로 하는 규정임이 명백하고, 따라서 앞에서 살핀바와 같이 피신청인 회사근로자들이 신청인 조합에 가입한 것이 위 부칙 제5조 제1항에 위반되지 않는 이상 결과적으로 피신청인 회사가 항운노조 외에 신청인 조합의 단체교섭요구에 응하여야 한다고 하더라도 위 부칙 제5조 제3항을 들어 이를 거부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뿐만아니라, 위 부칙 제5조 제3항의 수범자는 노동부장관에 한정되므로 위 규정은 노동부장관에 대하여 교섭창구의 단일화 방안의 강구의무를 부과하는 의무설정규범일뿐, 단체교섭권의 향유주체인 노동조합에 대하여 교섭창구단일화 의무를 부과하는 권리제한규범이나 병존조합의 교섭창구가 단일화되지 않으면 사용자가 단체교섭을 거부할 수 있는 단체교섭 거부에 관한 정당한 사유의 창설규범은 아니라 할 것이므로, 현행 노조법 하에서는 단위 사업장내에 병존하는 노동조합이라 하더라도 그 단체교섭권을 직접적으로 제한하는 법률(예를들면, 교원의노동조합설립및운영에관한법률 제6조 제3항)의 규정이 없는 이상 제한 없이 단체교섭권을 보유, 행사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노조가 병존하는 경우에 교섭창구가 단일화되어야 하는 이유의 하나로 노사간, 노노간에 마찰과 혼란이 야기된다는 점(특히 이 사건과 같이 당해 사업장이 사회간섭시설로서의 특수성을 가지고 있는 경우에는 그와 같은 마찰과 혼란이 발생할 경우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칠수도 있는 점)이 지적되고 있는 바, 그러한 점을 감안하더라도 교섭창구 단일화에 관한 문제는 병존하는 노동조합간의 자율에 맡기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하겠다. 이것은 그에 관한 법률의 규정이 없는 현재로서는 당연한 것이고, 또 앞으로 교섭창구 단일화에 관한 입법이 되더라도 헌법(제33조 제1항)이 보장하고 있는 단체교섭권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할 수 없다는 점에 비추어 보더라도 그러하다. 결국 교섭창구 단일화에 관한 입법이 없는 현 상태 하에서는 병존하는 노동조합으로서는 서로의 입장을 존중함과 동시에 그 단체교섭권한을 행사함에 있어서도 당해 사업장의 특수성 등을 감안하여 가급적이면 사전에 노조간에 교섭창구를 단일화하도록 노력하는 등 신중을 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하겠고, 또 사용자로서는 병존하는 노동조합에 대하여 중립을 지키고 노조간에 부당한 차별대우를 하여서는 아니된다 하겠다.

따라서 피신청인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없다.

(3) 그렇다면, 신청인 조합은 별지목록 기재 교섭사항에 관하여 피신청인 회사에게 단체교섭을 요구할 권리가 있다 할 것이고, 피신청인 회사는 위 교섭사항에 관한 신청인 조합과의 단체교섭을 거부하여서는 아니된다 할 것이다.

5. 결론

따라서, 이 사건 가처분 신청은 그 피보전궈리에 대한 소명이 있고, 또 보전의 필요성도 인정된다 할 것이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장 판사 박창현 판사 견종철 판사 김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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