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법인 도안

판례

피고와 미도파 사이의 합의 및 퇴직보험금 지급은 피보험자의...

번호
2001가합54095
일자
2002-10-07

1. 미도파는 교보생명보험 주식회사에 원고 등을 피보험자로 하여 신단체퇴직보험에 가입하고, 동 보험 등을 담보로 300억원을 대출받은 후 부도처리되었다.

2. 이에 교보생명은 대출금을 하루속히 상환받기 위하여 미도파에게 보험을 해약하여 일부는 대출금 상환에 충당하고 일부는 미도파 운영자금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제안하고 합의하기에 이르렀다. 또한 미도파는 세무회계상 보험료 납부시 면제된 법인세가 발생될 것을 우려하여 이를 회피하기 위해 퇴직이 예정된 건설사업부문에 종사하던 자들을 퇴직한 것처럼 하여 퇴직보험금 명목으로 미도파에 입금되었으나 동 보험금은 교보생명의 대출금 변제와 미도파 운영자금으로 모두 충당되었다.

3. 교보생명과 미도파 사이의 위와 같은 합의 및 퇴직보험금 지급은 피보험자의 지위를 침해하는 것으로서 관련 법률규정 및 약관에 따라 피보험자들의 동의가 없는 한 피보험자들에 대하여 그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고 할 것인데, 피보험자들이 위 해지합의에 동의하였음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위 합의 및 그에 따른 퇴직보험금 지급은 원고를 포함한 피보험자들에 대하여 그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

【원 고】 이○○

【피 고】 교보생명주식회사

【변론종결】 2002.7.12.

1. 피고는 원고에게 금 12,920,164원 및 이에 대하여 2001.5.11.부터 2002.7.26.까지 연 5%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 연25%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20%는 원고의, 나머지는 피고의 각 부담으로 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에게 금 16,150,205원 및 이에 대한 이 사건 소장부본 송달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 연 25%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1. 인정사실

다음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제3,17,25,30,32,33,35,36,37,42,내지 49호증, 갑제31,38,56,57호 증의 각 1,2,3, 갑 제34호 증의 1내지 4, 을 제1,2호증의 각1내지5, 을 제8호증의 1내지 244, 을 제9,14호 증, 을 제10,11,12호증의 각 1,2,3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 취지를 종합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다.

가. 당사자의 지위

원고는 1993.11.22. 주식회사 미도파(주식회사 미도파는 1997.5.19. 부도유예협약 적용대상이 되었다가 1998.3.18. 부도가 나서 같은 해 9.11. 회사 정리절차가 개시되었고, 1999.5.7. 서울지방법원으로부터 정리계획인가 결정을 받았다. 이하 '미도파'라고 한다)에 입사하여 근무하다가 2001.3.15. 퇴사한 자이고, 피고는 보험사업자이다.

나. 보험계약 및 약관

(1) 미도파는 1980.12.29. 피고와 사이에, 미도파 소속 근로자 802명을 피보험자로 하여 종업원퇴직적립보험계약(이하 '이 사건 보험 또는 보험계약'이라고 한다)을 체결하고, 최초 가입비율을 65%로 하여 보험료로 금 3억5,000만원을 지급하였다.

(2) 이 사건 보험계약의 내용으로 편입된 종업원퇴직보험약관(1977.6.2. 재부무보일 1223-764호로 인가되고, 1994.12.22.재무부 생보 45420-171호로 변경인가된 것, 이하 '약관'이라고 한다) 및 종업원퇴직보험계약협정서(이하 '협정서'라고 한다)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가) 약관

1) 피보험자의 자격 : 피보험자가 되는 자는 그 단체에 소속하고 있어야 하고, 그 단체의 인사규정 및 퇴직금지급규정에 의하여 장래의 퇴직금을 지급받을 수 있는 자로 한다(4조)

2) 보험수익자의 지정 : 이 계약의 보험수익자는 피보험자로 하고 피보험자의 사망시에는 피보험자의 상속인으로 한다(5조)

3) 계약의 효력 : 보험회사는 계약의 청약을 승낙하고 제1회 보험료를 받은 때로부터 약관이 정한 바에 따라 책임을 지고 추가가입자에 대하여는 그자의 추가가입일을 이 계약의 계약일로 한다.(8조)

4) 보험료 납입연체시 효력 : 제2회 이후의 보험료 납입기일로부터 납입기일이 속하는 달의 다음달 말일까지를 보험료 납입유예기간으로 하고 보험료가 납입되지 않고 유예기간을 지난 경우 피보험자의 전부 또는 일부에 대한 그 당시의 책임준비금을 기초로 하여 협정서에서 정한 방법에 따라 협의 내용을 일부 변경하며 협의내용의 일부변경은 납입기일에 소급하여 효력이 발생한다. (18조 1,2항)

5) 보험금 청구시의 구비서류 : 보험수익자 또는 보험계약자는 보험금 또는 해약환급금 청구서(보험회사 양식), 직장 대표자 발행의 퇴직증명서 및 퇴직금 계산서, 보험수익자의 주민등록증 제시(보험수익자가 아닌 경우 보험수익자의 인감증명서) 등을 제출하고 보험금 또는 해약환급금을 청구하여야 하고 보험회사는 위 서류 중 그 일부의 제출을 면제하거나 그 이외의 서류를 제출케 한다.(19조)

6) 근속연수의 계산 : 피보험자의 근속연수는 계약단체의 퇴직금 지급규정에 따른다(21조)

7) 계약의 해지 : 보험계약자는 피보험자의 동의를 얻어 언제든지 장래에 향하여 계약의 전부 또는 사업장, 직제, 직종 등 객관적 기준에 따라 구분되는 일부 피보험자에 대한 계약을 해지할 수 있고, 피보험자의 동의는 피보험자를 대표할 수 있는 기관(노동조합 또는 노사협의회)의 동의로 대신할 수 있으며, 이 경우 노동조합의 동의는 조합원 총회의 의결을 얻어야 하고 노사협의회의 동의는 노사협의회의 의결 또는 노사협의회 회원 중 근로자 대표위원 전원의 동의를 얻어야 하고, 피보험단체의 인원이 보험회사가 정한 수에 미달되고 다음 계약해당일까지 보충되지 아니한 때에는 보험회사는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24조)

(나) 협정서

1) 피보험자의 결정 : 피보험자는 약관 제4조에 의한 피보험자가 될 자격이 있는 자중에서 계약일 또는 정산일 현재의 종업원퇴직적립피보험자명부(이하 '피보험자명부'라고 한다)에 기재된 자로 한다(2조)

2) 보험료의 납입 : 보험료는 기본보험료와 조정보험료(보험계약자가 이 보험에 가입하기 이전에 발생한 피보험자의 퇴직금을 지급하기 위한 보험료)로 나누고 {기본보험료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퇴직보험료이고 (1996.6.30.자 정산자료에 따르면 퇴직보험료는 약 금 24억원이고, 재해보장보험료는 금 300만원 정도임을 알 수 있다.을 제14호증 참조), 퇴직보험료는 전기 퇴직자들에 대하여 퇴직보험금을 지급함에 따른 계약준비금의 감소분과 재직자들의 근속연수가 늘어남에 따라 증가하는 퇴직금 추계액의 증가분의 합산액에서, 적립된 계약준비금의 자체 증가요소, 즉 계약준비금에 대한 예정이자(7.5%) 및 기타 배당금 등을 공제하여 실제 납입할 기본보험료를 산출한다}, 보험료 납입액이 변경되었을 경우 협정서 6조 1항의 퇴직보험금 가입비율을 조정한다(4조)

3) 보험금의 결정기준 : 이 보험에 가입된 보험계약자의 종업원이 퇴직하였을 때 지급되는 퇴직보험금의 계산은 퇴직보험금 = (평균임금 × 퇴직금지급배율) × 가입비율과 같고, 다만 가입비율이 80% 이상일 경우 과거법 책임준비금 내에서 100%를 지급할 수 있으며, 보험자는 보험계약자에 소속된 피보험자의 퇴직자수가 급격히 증가하여 보험료 및 책임준비금 계산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경우에는 그 당시의 과거법 책임준비금을 기준으로 하여 계산된 퇴직금을 지급한다(6조)

4) 보험금의 청구 및 지급 : 보험계약자는 보험수익자의 편익을 위하여 보험금의 청구 및 지급에 대한 업무를 대행한다(9조)

(3) 가입비율이란 퇴직금 추계액에 대한 보험료의 비율을 말하는데, 예를 들어 가입비율이 50%라면 가입은 보험계약에 가입한 피보험자를 위하여 유보해 두어야 할 퇴직금추계액의 50%에 해당하는 금액만을 보험료로 보험회사에 납입하고, 보험회사는 추후 퇴직한 근로자에게 기업에서 지급 받아야 할 총 퇴직금의 50%만을 보험금으로 지급하게 된다. 한편, 가입비율 산출공식은 다음과 같다 [가입비율 ={(실납입보험료-재해보장보험료)/퇴직금추계액에 대한 보험료} * 100]

(4) 피고는 계약년도부터 1983년까지 매년 12.29.에, 그 이후부터 1997.6.30.까지 매년 6.30.에 미도파가 납입하여야 할 보험료, 책임준비금 부족액과 피고가 돌려주어야 할 보험료, 책임준비금 초과액 및 계약자 배당금 등을 정산하여 미도파에게 통보하였는데, 1996.6.30.지 피고의 미도파에 대한 정산결과 통보에 의하며, 피보험자는 1,806명(원고는 피보험자명부에 220번으로 등재되어 있다), 가입비율은 80%이다.

다. 1997.7.2.자 퇴직보험금 지급경위

(1) 미도파는 피고에게 신단체퇴직보험 금 100억원에 가입하고 약관대출금 80억원을, 직장인 저축보험 금60억원에 가입하고 약관대출금 50억원을, 현대종금 등 종금사의 보증부대출금 98억 1,000만원을 각 대출받은 이외에도 이 사건 보험의 계약준비금을 사실상의 담보로 하여 신용대출금 67억 9,000만원을 대출받은 상태에서 1997.5.10. 1차 부도 처리된 후 같은 달 19. 채권자들로부터 부도유예협약대상으로 지정되었다.

(2) 위 부도유예협약에서 제외된 피고의 영업이사 박○○과 담당과장 이○○은 위 대출금 합계 약 금296억원을 상환받기 위하여 1차 부도 후 매일 미도파에 출근하면서 피고의 신용대출금채권 금67억9,000만원과 당시 미도파의 이 사건 보험의 계약준비금 채권 금 70억 3,200만원을 상계 처리하여 줄 것을 요구하면서, 상계에 응하지 않을 경우 보증대출금 98억1,000만원의 만기를 연장하지 않겠다고 하였으나, 미도파의 업무담당자들은 위와 같이 상계 처리할 경우 계약준비금이 환급된 것으로 취급되어 법인세 추가부담세액이 발생되기 때문에 이를 거절하였다.

(3) 이에 피고의 담당자는 미도파의 심○○ 상무등에게 이 사건 보험계약을 해약 처리해 줄 경우 약 금 30억원은 신용대출금채권에 충당하고, 나머지 금 30억원은 미도파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해주겠다고 제안하여, 자금사정이 급박한 미도파의 경영진이 자금회의를 거쳐 위 제안을 수용하기로 결정하고, 다만 이 사건 보험계약을 해약하여 상계 처리할 경우 법인세의 추가부담세액이 발생하므로, 그 무렵 미도파가 사업부문 중 건설부분을 성원건설에게 양도하기로 가계약이 체결되어 퇴직이 예상되던 건설사업부문 소속 임직원들의 퇴직보험금 명목으로 지급받기로 하였다.{미도파와 성원건설 사이의 영업양수도 가계약은 1997.6.13.에 체결되었고 (성원건설은 위 건설사업부분을 양수하기 위하여 설립한 미도파산업개발 주식회사의 명의로 위 가계약을 체결하였다), 위 가계약에서 건설사업부문에 소속된 미도파의 임직원전원을 성원건설이 임용하되 양도인가일을 기준(1999.9.4. 인가되었다)으로 미도파에서 퇴직 처리하여 미도파가 퇴직금을 정산하여 지급하기로 약정하였다.}

(4) 미도파는 1997.6.28. 위 직장인저축보험과 신단체퇴직보험을 해약하고 받은 환급금 160억원을 피고에 대한 약관대출금채무 금 130억(=80억+50억)원과 신용대출금 채무 금 67억9,000만원 중 금27억9,300만원의 합계 금157억9,300만원의 변제에 충당하고, 같은 날 당좌수표 액면 금962,261,261원을 위 신용대출금 잔존채무의 일부 변제를 위하여 피고에게 발행·교부하였으며 (피고는 위 당좌수표가 결제된 1997.6.30. 이미 같은 해 4.10.부터 6.5.사이에 퇴직한 김○○외 58명의 퇴직보험금 966,988,870원을 미도파의 예금계좌에 입금하였다), 1997.7.1. 당좌수표 액면 금 3,004,708,001원을 나머지 신용대출금채무의 변제를 위하여 피고에게 발행·교부하면서 건설사업부문 소속 임직원들인 권○○외 241명(이하 '권○○ 등'이라고 한다)이 같은 날 퇴직하였음을 이유로 미도파 명의의 '종업원퇴직적립보험 퇴직금청구서'와 '청구명세서' 및 미도파가 사업자로서 권○○ 등으로부터 퇴직소득에 대한 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다는 취지의 '퇴직소득원천징수영수증(퇴직소득지급조서)'을 피고에게 제출하여 종업원퇴직보험금을 청구하였고, 피고는 1997.7.2. 위 액면 금 3,004,708,001원의 당좌수표가 결제되는 것을 확인한 후 이 사건 퇴직보험금 명목으로 합계 금 6,065,973,190원을 미도파의 예금계좌에 입금하였다.

(5) 그런데, 미도파가 1997.7.1. 퇴직한 것으로 하여 피고에게 보험금을 청구한 권○○ 등은 대부분 위 날짜가 아닌 1997.8.31.경 퇴직하였고, 권○○ 등은 미도파가 피고에게 자신들의 퇴직보험금을 청구한 사실조차도 알지 못 하였으며, 실제로 그들의 퇴직금은 1997.9.경 위와 같이 건설사업부문을 양수한 성원건설이 양수대금의 일부로 직접 지급하고 양수대금에서 공제하였는데 실제 지급된 퇴직금의 합계는 금 5,060,824,052원이다.

(6) 피고가 1997.7.2. 미도파에게 위와 같이 이 사건 퇴직보험금 명목으로 지급 후 남은 계약준비금은 금 2,704만원 정도이고, 그 결과 이 사건 보험계약은 1998.6.30.자 1999.6.30.자, 2000.6.30.자 각 정산과정을 거치면서 5명의 피보험자만 남겨두고 원고를 포함하여 피보험자 1,181명은 피보험자 지위를 박탈당하였으며, 현재 계약준비금을 금 3,500만원 정도로 가입비율을 50% 정도로 한 채 존속하고 있다.

2. 보험금 지급의무의 존부

가. 원고의 주장

원고는 이 사건 청구원인으로, 원고는 1993.11.22 미도파에 입사하여 이 사건 보험계약의 피보험자명부에 220번으로 등재된 피보험자 겸 보험수익자로서 2001.3.15. 미도파를 퇴직함으로써 약관에서 정한 보험사고가 발생하였으므로, 보험자인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 전액인 금 16,150,205원 상당의 퇴직보험금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의 주장

(1) 피고는 미도파가 1997.7.1. 권○○ 등이 퇴직하였음을 이유로 그들을 대리하여 약관 및 협정서에 정한 서류들을 제출하면서 이 사건 퇴직보험금의 지급을 청구하여 같은 달 2. 퇴직보험금 합계 금6,065,973,190원을 지급하였는바, 권○○ 등의 실제 퇴직일 이전에 미도파의 자유로운 의사결정에 의한 퇴직보험금 청구에 응하여 피고가 보험금을 지급하였다고 하더라도, 그후 한달 남짓만에 권○○ 등이 실제로 퇴직하였고, 미도파의 계산으로 권○○ 등의 퇴직금이 전액 지급되어 권○○ 등이 아무런 피해를 입지 아니하였으므로 그 퇴직금 지급은 유효하고, 피고의 미도파에 대한 퇴직보험금 지급은 약관 및 협정서에 따라 제출된 보험금 청구서와 퇴직소득원천징수영수증을 믿고 이루어진 것이며, 그렇게 믿은 데 어떤 과실이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피고는 미도파에게 퇴직보험금을 지급함으로써 피보험자들에 대한 퇴직보험금지급 채무를 유효하게 면하였다.

(2) 가사 이 사건 퇴직보험금 지급이 무효라고 하더라도, 이 사건 보험계약은 약관 6조, 15조에 따라 1년 단위로 체결되는 계약으로서 매년 계약해당일 또는 협정서에서 정하는 날에 상계하여 정산하는 과정을 거쳐 종전 보험계약과는 피보험자와 가입비율등을 달리하는 새로운 계약이 체결되는 것이거나 위 약관 조항에 의하여 계약당사자인 미도파와 피고가 미리 계약에서 피보험자의 권리가 발생한 후에도 쌍방의 합의에 의하여 피보험자의 권리를 변경 또는 소멸시킬수 있음을 보류하여 1998.6.30.자와 1999.6.30.자 및 2000.6.30.자 각 정산합의 및 새로운 계약체결(또는 계약내용의 변경)은 피보험자의 동의를 얻지 않았더라도 유효하다고 할 것인데, 피고와 미도파 사이에 1998.6.30.자로 새로운 보험계약이 체결(또는 계약내용의 변경)됨으로써 원고를 피보험자로 한 종전의 보험계약은 적법하게 변경되거나 해지되어 원고는 피보험자로서의 지위를 상실하였다.

다. 판 단

(1) 종업원 퇴직적립보험제도의 성격

(가) 종업원퇴직적립보험은 약관 및 협정서의 내용에 비추어 보면, 기업이나 단체가 종업원을 피보험자로 하여 보험계약을 체결하고 보험료를 납입하면 보험회사는 그 보험료에 예정된 일정 이율을 가산하여 계약준비금으로 적립하고, 피보험자가 퇴직하면 그 계약준비금에서 가입비율에 따라 퇴직금의 전부 또는 일부를 지급하고, 종업원이 재해로 사망하거나 제1급 장해를 당한 경우에도 별도의 보장혜택을 주는 보험으로서 그 성질상 근로자의 퇴직, 입사 등으로 피보험자의 증감, 변동이 이루어지고, 퇴직, 재해발생 등에 따른 보험금의 지급으로 계약준비금의 변동이 예정되어 있어 일정시기 마다 피보험자의 확정, 보험료 납입액 및 가입비율 등의 조정 등을 하도록 되어 있다.

(나) 기업회계기준 제30조 제1항은 기업이 회계연도 말 현재 전 임직원이 일시에 퇴직할 경우 지급하여야 할 퇴직금에 상당하는 금액을 퇴직급여 충당금으로 전액 유보하도록 하고 있는데, 그 유보방법에 관하여는 별도로 규정하고 있지 아니하고 있으므로 기업으로서는 그 전액을 유보할 수도 있고 아니면 전액 또는 일부를 보험에 가입하여 준비금을 적립하는 방식으로 유보할 수도 있는 바, 보험에 가입할 경우에는 기업으로서는 일정한 이율의 이자가 붙고 국가로부터 세제혜택{즉, 법인세법 시행령 제18조 제3항, 소득세법 시행령 제57조 제1항 제2호는 손비 처리되는 퇴직급여 충당금의 누적액한도를 전 임직원이 일시에 퇴직할 경우에 지급한 퇴직금 추계액의 50%로 제한하고 있음에 반하여, 보험계약의 보험료는 복리후생비로 인정하여 전액을 손비로 처리해주고 있고(법인세법 시행령 제13조 제1항 제4호), 기업은 위 보험계약금에 담보를 설정하지 못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법인세법 시행령 제13조 제3항은 보험계약금에 담보를 설정할 경우 보험료 상당 금액을 익금에 산입하도록 규정하여 담보설정을 제한하고 있다)}을 받을 수 있으며, 계약준비금을 신용으로 삼아 용이하게 운영자금을 대출받을 수 있는 이점 등을 가지고 있으며, 한편, 근로자들로서는 그 동안 많은 기업들이 회계장부에만 퇴직급여 충당금을 설정해 놓고, 실제로는 운영자금으로 전용하는 바람에 도산한 기업의 근로자들이 퇴직금을 지급받지 못하는 사례가 많이 발생한 점으로 볼 때 기업의 재정형편과 관계없이 보험계약에 의하여 안정적으로 퇴직금 청구권을 보장받을 수 있는 이점을 가지고 있다.

(2) 퇴직보험금 지급의 유효여부

(가) 타인을 위한 보험계약의 보험계약자는 그 타인의 동의를 얻거나 보험증권을 소지하지 아니하면 보험사고 발생 전에 보험계약을 해지할 수 없고, 보험수익자는 당연히 그 계약의 이익을 받아 보험금청구권을 취득한다 할 것이며(상법 제639조 제2항, 제649조 제1항 참조), 제3자를 위한 계약에 있어서 제3자가 민법 제539조 제2항에 따라 수익의 의사표시를 함으로써 제3자에게 권리가 확정적으로 귀속된 경우에는 요약자와 낙약자의 합의에 의하여 제3자의 권리를 변경·소멸시킬 수 있음을 미리 유보하였거나 제3자의 동의가 있는 경우가 아니면 계약의 당사자인 요약자와 낙약자는 제3자의 권리를 변경·소멸시키지 못하고, 만일 계약의 당사자가 제3자의 권리를 임의로 변경·소멸시키는 행위를 한 경우 이는 제3자에 대하여 효력이 없다.(대법원 2002.1.25. 선고 2001다30285 판결)

(나) 위 인정사실 및 약관과 법률규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 보험은 피고와 미도파 소속 근로자들을 피보험자 겸 보험수익자로 하고 피보험자의 퇴직 또는 재해발생을 보험사고로 삼아 피고가 보험사고 발생시에 보험수익자(또는 보험수익자의 보험금 청구를 대행하는 미도파에게) 계약준비금의 범위내에서 미도파의 퇴직금 규정에 따라 계산한 퇴직금에 이 사건 보험에서 정한 가입비율을 곱한 금액을 퇴직금으로 지급하도록 하고 있으므로, 기본적으로 타인을 위한 보험이고, 피고가 미도파의 퇴직근로자들에 대한 퇴직금지급채무를 병존적으로 인수한다는 의미에서 제3자를 위한 계약이라고 할 것이며, 계약준비금(퇴직금추계액에 가입비율을 곱한 금액으로서 가입비율이 100%라면 보험계약자가 퇴직금 전액에 해당하는 보험료를 납부하였다는 의미이나, 만약, 보험료 납부방법을 3회 분할납으로 정하는 경우 실제 적립되는 준비금은 퇴직금 추계액의 1/3 정도가 될 것이다)은 미도파가 소속 근로자들의 퇴직금을 사외유보의 형태로 적립한 보험료이고, 보험사고 발생을 정지조건으로 하여 전체 피보험자들의 보험금청구권의 목적이 되며, 피고는 어떠한 경우에도 계약준비금을 초과하여 퇴직보험금을 지급할 의무는 없다는 의미에서 피고의 책임한도액이 되는 것으로서, 계약준비금의 성질상 미도파가 퇴직피보험자에게 퇴직금을 지급하였다고 하여 피고의 계약준비금이 그 만큼 감소하는 것은 아니고, 피보험자별로 계약준비금이 분리되어 존속하여 퇴직 피보험자의 보험금청구권이 시효소멸할 경우 그 부분의 계약준비금이 감소하는 것도 아니며, 미도파가 퇴직 피보험자들에게 퇴직금으로 지급함으로써 취득하게 되는 보험금 청구권이 시효소멸하는데 영향을 받는 것도 아니고 다만 미도파는 피보험자나 피보험자가 속한 노동조합 등의 동의를 얻은 경우에 한하여 이 사건 보험계약을 해지할 수 있고, 피고도 피보험단체의 인원이 일정 수(이 사건 보험계약에서는 5인)에 미달되거나 미도파가 정당한 사유없이 피보험자를 피보험단체에서 탈퇴시키는 등 보험운영의 수지타산이 맞지 않게 되는 경우에 제한적으로 이 사건 보험계약을 해지할 수 있으나, 그밖에 미도파가 보험료를 연체하거나 피보험자 중 퇴직자 수의 급격한 증가가 있다고 하여 보험계약 자체를 해지할 수는 없도록 하여 기업의 도산위험으로부터 근로자들의 퇴직금 청구권을 안정적으로 보장하도록 하고 있다. {보험계약자가 보험료를 연체하거나, 퇴직자가 급격히 증가할 경우에는 보험계약 당사자의 협의에 의하여 퇴직보험금의 지급비율(가입비율)을 하향 조정할 수도 있으나, 계약준비금이 남아있는 한 피보험자들의 퇴직보험금 청구권을 완전히 배제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다) 피고는 미도파가 1997.5.10. 1차 부도처리된 후 1997.5.19. 채권자들로부터 부도유예협약대상으로 지정되자, 이 사건 보험계약의 계약준비금을 사실상 담보로 하여 대출한 위 신용대출금 채권을 상환받기 위하여, 피고의 영업이사 등이 미도파의 경영진에게 이 사건 보험계약을 해약하여 일보는 위 신용대출금의 상환에 충당하고 일부는 미도파의 운영자금으로 사용하도록 하겠다고 수차례 제안하여 미도파가 이러한 제안을 수용하고, 다만 이 사건 보험계약을 해약하여 계약준비금을 해약환급금으로 수령할 경우 세무회계상 보험료 납부시에 손금으로 산입되어 면세된 법인세가 발생될 것을 우려하여 이를 회피하기 위한 방편으로 그 무렵 성원건설과의 양도협상이 진행되고 있어 퇴직이 예정된 건설사업부문에 종사하던 권○○ 등을 퇴직한 것처럼 보험금청구에 필요한 서류를 피고에게 제출하여 피고가 퇴직보험금 명목으로 대부분의 계약준비금 6,065,973,190원을 미도파의 예금계좌에 입금하였으며, 입금된 퇴직보험금은 사실상 피고의 신용대출금채권의 변제와 미도파의 운영자금으로 모두 충당되었고, 미도파가 퇴직보험금 청구시에 1997.7.1.자로 퇴직한 것으로 처리한 권○○ 등은 대부분 위 날짜가 아닌 1997.8.31.경 퇴직하였고, 그들은 퇴직보험금이 미도파에 의하여 청구되고 지급된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으며, 권○○ 등의 퇴직금은 미도파의 건설사업부문을 양수한 성원건설이 1997.9.경 양수대금의 일부에서 직접 지급하고 양수대금에서 공제하였는데 성원건설에 의하여 지급된 퇴직금의 실제 합계는 금 5,060,824,052원으로 피고가 권○○ 등 퇴직자들에 대한 퇴직보험금 명목으로 지급한 합계 금 6,065,973,190원과는 금 10억원 정도의 차이가 나고, 그 결과 계약준비금은 금 2,704만원 정도만 남게 됨으로써 원고를 포함하여 미도파에 재직하고 있던 피보험자가 1,181명은 피보험자 지위를 박탈당하게 되어, 1998.6.30.자 정산시부터 현재까지 이 사건 보험계약은 피보험자를 5명으로 하고 계약준비금을 금 3,500만원 정도로 하여 존속되고 있음은 앞서 본 바와 가고, 을 제3호증의 1내지 97, 을 제4호증의 1내지 69, 을 제5호증의 1내지 44, 을 제6호증의 121, 을 제7호증의 1내지 71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미도파의 종전 퇴직보험금 청구방식은 일정한 기간동안 퇴직한 근로자들에 대하여 미리 퇴직금을 지급하고 피고에게 일정기간 동안의 퇴직자들의 퇴직보험금을 한꺼번에 청구하여 지급받은 사실(1996.6.경부터 1996.9.5. 사이에 퇴직한 근로자들에 대한 퇴직보험금은 1996.11.30.에, 1996.9.6.부터 1996.12.5.사이에 퇴직한 근로자들에 대한 퇴직보험금은 1997.3.21.에, 1996.12.21.부터 197.2.15.까지 퇴직한 근로자들에 대한 퇴직보험금은 1997.4.7.에, 1997.1.9.부터 4.10.까지 퇴직한 근로자들에 대한 퇴직보험금은 1997.5.13.에, 1997.4.3.부터 1997.6.6.까지 퇴직한 근로자들에 대한 퇴직보험금은 1997.6.28.에 각 청구하여 지급받았다.)을 인정할 수 있는 바, 위 인정사실과 같이 피고가 미도파에게 권○○ 등의 퇴직보험금 명목으로 계약준비금을 지급한 것은, 이 사건 보험계약의 계약준비금으로 미도파에 대한 위 신용대출금 채권을 회수하고자 하는 피고의 거듭된 해약 요청에 대하여 미도파가 승낙함으로써, 이 사건 보험계약을 해지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지급할 환급금을 퇴직보험금 명목으로 지급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라) 그런데, 피고와 미도파 사이의 위와 같은 합의 및 퇴직보험금 지급은 피보험자의 지위(정지조건부 보험금청구권)를 침해하는 것으로서 관련 법률 규정 및 약관에 따라 피보험자들의 동의가 없는 한 피보험자들에 대하여 그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고 할 것인데 (미도파와 피고 사이에서의 퇴직보험금 지급의 효력은 별론으로 한다), 피보험자들이 위 해지합의에 동의하였음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위 합의 및 그에 따른 퇴직보험금 지급은 원고를 포함한 피보험자들에 대하여 그 효력을 인정할 수 없고, 가사 피고의 해약요청과 이에 응한 미도파의 일련의 행위를 이 사건 보험계약의 해지합의에 따른 것으로 평가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 피고가 미도파에게 이 사건 퇴직보험금을 지급한 것은 미도파와 피고의 이해관계가 일치하여 미도파는 보험금 지급사유인 권○○ 등이 퇴직하지 않았음에도 이들이 마치 퇴직하는 것처럼 퇴직소득원친징수 영수증 등을 제출하여 보험금을 청구하고 피고도 이러한 사정을 잘 알면서 보험금을 지급하되 대출금을 미리 변제하도록 하여 사실상 보험금과 대출금을 상계하는 결과에 이르렀고, 이는 결과적으로 계약준비금을 대부분 소진시켜 그 당시 피보험자 명부에 기재되어 있던 원고를 포함한 피보험자들의 동의를 받지 아니하고 피보험자의 지위를 상실시키는 것이어서 원고를 포함한 피보험자들의 동의가 없는 한 무효라고 할 것인데 (퇴직예정자들이 그 후 실제로 퇴직하였고, 그 퇴직금이 미도파의 계산으로 지급되었다는 사정에 의하여 잔존 피보험자들에 대하여 무효인 이 사건 퇴직보험금 지급의 효력이 유효로 되는 것은 아니고, 퇴직자들이 미도파의 계산으로 지급받은 퇴직금 상당액의 계약준비금이 당연히 감소하는 것도 아니다), 원고가 이에 동의하였음을 인정한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의 미도파에 대한 이 사건 퇴직보험금 지급은 원고에 대하여 그 효력이 없고, 위와 같은 퇴직보험금 지급과정에 비추어 피고에게 과실이 없다고 할 수도 없으므로 이 부분 피고의 주장은 어느모로 보나 이유 없다.

(3) 피보험자 지위의 상실여부

살피건대, 을 제1호증의 1내지 5의 기재에 의하면 약관 6조에서 협정서는 이 약관에 규정되지 아니한 사항으로서 ① 계약협정의 목적 ② 계약자와 피보험자의 결정 ③ 계약일 ④ 보험료의 납입 ⑤ 사업비 ⑥ 보험금의 결정기준 ⑦ 책임준비금에 관한 사항 ⑧ 금리차보장금에 관한 사항 ⑨ 기타 필요한 사항을 포함하여 계약 체결시에 계약자와 보험회사와의 협의에 의하여 이를 변경할 수 있으며, 15조에서 보험계약자가 납입하여야 할 보험료, 책임준비금 부족액과 보험회사가 반환하여야 할 책임준비금 초과액 및 계약자 배당금은 매년 계약해당일 또는 협정서에서 정하는 날에 서로 상계하여 정산한다고 정하고 있으나, 위 약관 조항은 위에서 본 다른 약관 조항과 종합하여 볼 때, 약관에서 정하지 아니한 사항으로서 피보험자의 퇴직이나 추가 가입 등으로 변동될 여지가 있는 피보험자 수, 보험료, 보험금 및 책임준비금의 액수나 그 지급방법 등을 합의하여 결정하고, 매년 퇴직보험금을 지급하거나 근속연수에 따라 퇴직금 추계액 증가분을 고려한 보험계약자의 납입하여야 할 보험료, 책임준비금 부족액과 보험회사가 반환하여야 할 책임준비금 초과액 및 계약자 배당금을 상계 또는 정산한다는 의미로 해석될 뿐 {을 제2호증의 1,2의 각 기재에 의하여 인정되는 1996년도와 1997년도의 정산내역을 보면, 해당기간 동안의 지급보험료외 수입보험료, 기타 계약준비금에 대한 이자 등을 전기 기준일의 기초준비금에 가감하여 현재의 계약준비금(=기초준비금 + 수입보험료 - 지급보험료 + 예정이자 + 금리차보장금 + 이차배당금)을 산출하고, 보험계약자인 미도파에게 통보하였을 뿐이다.}, 위 약관 조항에 의하여 종전 피보험자의 지위를 박탈하거나 계약준비금을 보험목적 이외에 사용함으로써 가입비율을 축소하는 의미의 새로운 보험계약 체결이 가능하게 된다거나, 피고와 미도파 쌍방의 합의에 의하여 피보험자의 권리를 변경 또는 소멸시킬 수 있음을 유보한 것으로 보기에는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와 미도파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원고의 피보험자로서의 지위를 상실시킬 수 있음을 전제로 한 1998.6.30.자와 1999.6.30.자 및 2000.6.30.자 각 정산합의는 모두 그 효력을 인정할 수 없어 원고는 여전히 이 사건 보험계약의 피보험자의 지위에 있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라. 피고의 그 밖의 예비적 주장 및 판단

(1) 피고는, 미도파가 피보험자의 실제 퇴직 전에 미리 보험금을 청구하고 피고가 이를 지급한 것이 잘못이라고 하더라도 ① 권○○ 등이 실제로 퇴직하였고 미도파가 자기의 계산으로 권○○ 등의 퇴직금을 모두 지급하여 퇴직근로자들이 아무런 피해를 입지 아니하게 된 이상, 실체관계에 부합하는 것이거나 지위의 혼동으로 그 하자가 치유되었고, ② 가사 그렇지 않더라도 권○○ 등에게 퇴직금을 지급한 미도파와 피고 사이의 1998.6.30.자 상계·정산 또는 상호계산을 하면서 위 퇴직보험금 지급사실을 포함하여 상계·정산 또는 상호계산을 마쳤으며, ③ 나아가 이러한 사유들은 피고의 퇴직 보험금 지급을 유효한 것으로 명시 또는 묵시적으로 추인한 것에 해당하는 것이므로, 결국 1997.7.2.자 퇴직보험금 지급은 유효하다고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위에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의 미도파에 대한 위 퇴직보험금 지급이 피보험자들의 퇴직금 청구권을 침해하는 것으로서 피보험자들에 대하여 그 효력을 인정할 수 없고, 계약준비금은 피보험자들의 퇴직보험금 청구권의 목적물로서 피보험자들도 이에 대하여 독립된 이해관계를 가지는 이상, 그 후 일부 피보험자들이 실제로 퇴직하면서 미도파의 계산으로 퇴직금을 지급받았다고 하여 여전히 피보험자의 지위에 있는 원고와의 사이에 그 하자가 치유된다거나, 미도파와 피고 사이의 정산 또는 미도파의 추인에 의하여 유효로 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므로 위 주장도 이유없다.

(2) 미도파는 1997.7.2.자로 퇴직보험금을 지급받은 후에는 재직중이던 1,181명에 대한 보험료를 전혀 납부하지 아니하였으므로, 1998.6.30. 피보험자를 5명으로 하여 기존 보험계약을 변경 또는 새로 체결하기로 하는 합의에는 위와 같이 보험료가 납입되지 아니한 피보험자 부분의 보험계약은 효력을 상실시키기로 하는 피고의 일방적 의사표시 또는 피고와 미도파 사이의 합의가 포함되어 있었고, 이러한 합의는 피보험자의 동의를 필요로 하지 아니하므로, 원고를 피보험자로 한 1996.6.30.자 또는 기존의 보험계약은 해지되었다고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미도파가 1997.7.2. 이후 보험료를 더 이상 납부하지 아니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나, 약관 18조에 의하면, 미도파가 보험료를 체납한 경우 피보험자의 전부 또는 일부에 대한 그 당시의 책임준비금(계약준비금)을 기초로 하여 협정서에서 정한 방법에 따라 협의 내용을 일부 변경하고, 협의내용의 일부 변경은 납입기일에 소급하여 효력이 발생한다고 정하고 있는 바 (협정서에 협의 내용의 변경방법에 대하여 정한 바는 없다), 위 약관 조항의 취지는 미도파보험료 체납시에도 해지권은 행사하지 아니한기로 한 것으로 보이고, 더구나 피고가 미도파의 보험료 미납을 이유로 해지 의사표시를 하였다거나, 미도파의 보험료 미납을 원인으로 미도파와 피고사이에 원고의 퇴직전인 1998.6.30. 보험계약을 해지하기로 합의하였음을 인정한 아무런 증거도 없으므로 피고의 위 주장도 이유없다.

(3) 원고가 피보험자로서의 지위에 있다고 하더라도, 피고는 보유하고 있는 계약준비금의 한도내에서 보험금을 지급할 책임이 있는 바, 원고의 퇴직일 이전에 퇴직한 피보험자들에게 지급하였어야 할 퇴직금 상당액인 금 130억 원은 계약준비금에서 분리되어 기존의 퇴직자들에게 퇴직보험청구권의 형태로 귀속되어 결국 책임준비금은 모두 소멸되었다고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피고가 현실적으로 퇴직보험금을 지급하지 아니하는 이상, 퇴직자들의 퇴직금 상당액이 책임준비금에서 분리되어 곧바로 퇴직자들에게 귀속된다거나, 퇴직자들의 퇴직보험금 청구권을 위한 담보로만 존속한다고 할 수는 없는 바, 피고가 원고보다 먼저 퇴직한 자들의 퇴직금 상당액을 지급하였음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위 주장도 이유없다.

마. 소결론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보험자인 피고는 피보험자의 퇴직이라는 보험사고가 발생한 경우, 보험수익자에게 피보험자의 퇴직금에서 가입비율을 곱한 금액 상당의 퇴직보험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인데, 이 사건 보험계약의 피보험자인 원고가 퇴직함으로써 보험사고가 발생하였고, 위에서 보는 바와 같이 원고에게 지급할 계약준비금이 없다거나 이 사건 보험계약이 해지되어 원고는 이 사건 보험계약의 피보험자가 아니라는 등의 피고의 주장이 모두 배척되어 이 사건 보험계약이 1997.7.2. 피고가 미도파에게 퇴직보험금을 지급하기 이전의 상태로 유효하게 존속하고 있는 이상,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보험계약의 계약준비금 범위내에서 퇴직보험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지급할 보험금의 액수

가. 따라서 피고의 미도파에 대한 1997.7.2. 자 퇴직보험금 지급이 원고에 대하여 무효이므로 원고의 퇴직 당시 이 사건 보험계약에 따른 계약준비금은 위 퇴직보험금 지급 직전의 계약준비금인 금 6,093,022,002원을 초과한다. {계약준비금의 증가요인인 계약준비금에 대한 예정이자(연7.5%)에서 계약준비금의 감소요인인 미납 재해보장보험료(1996년도가 납기인 재해보장보험료는 금 3,145,000원이고, 그 이후의 미납 재해보장 보험료도 퇴직한 피보험자들의 수를 고려할 때 위 금액을 초과하지는 않을 것이다)를 공제한 차액만큼 매년 증가하였을 것이다.}

나. 나아가 피고가 지급하여야 할 보험금의 액수에 대하여 보건대, 앞에서 본 바와 같이,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하여야 할 퇴직보험금은 계약준비금의 한도내에서 원고의 퇴직당시의 퇴직금에 가입비율을 곱한 금액이고, 원고에게 적용되는 이 사건 보험계약의 가입비율은 80%이며, 갑제1,2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의 퇴직 직전 3개월의 월 평균임금은 2,207,593원, 근속년수는 7년7개월24일인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보험금으로 원고의 퇴직당시 퇴직금 16,150,205원{-(2,207,593원*7년)+(2,207,593원*7개월/12개월)+(2,207,593원*24일/365일)} 에 가입비율 80%를 곱한 금 12,920,164원 및 이에 대한 이 사건 소장부본 송달 다음날인 2001.5.11.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선고일인 2002.7.26.까지 민법에서 정한 연 5%,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에서 정한 연25%의 각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원고는 피고에게, 피고의 종전 퇴직자들에 대한 퇴직보험금 지급관행에 따라 퇴직금 전액의 지급을 구하므로 보건대, 갑제1호증의 1,4(협정서)의 각 기재에 의하면, 이 사건 보험에 가입된 미도파의 종업원이 퇴직하였을 때 지급되는 퇴직보험금의 계산은 퇴직금에 가입비율을 곱한 금액으로 하되, 가입비율이 80% 이상일 경우 과거법 책임준비금 내에서 100%를 지급할 수 있도록 되어 있고(6조1항), 미도파의 이 사건 보험가입비율은 원고의 퇴직당시 80%인 사실을 알 수 있는 바, 가입비율이 80% 이상일 경우 100%를 지급할 수 있다는 위 규정은 그 문언의 의미상 피고에게 100%의 퇴직금 지급의무를 부과한 것이라 볼 수 없으므로 피고가 지급의무를 부담하는 보험금은 산출된 퇴직금의 80%라고 봄이 상당하고, 피고가 피보험자들에 대하여 퇴직금의 100%를 퇴직보험금으로 지급하였다는 사정만으로 다른 피보험자들의 권리를 침해하는 원고 주장의 퇴직보험금 지급관행이 성립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도 없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 중 위 인정범위를 초과하는 부분은 이유 없다.}

4.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있어 인용하고, 소송비용의 부담에 관하여는 민사소송법 제98조를, 가집행선고에 관하여는 같은 법 제213조를 각 적용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영갑(재판장), 김동국, 박정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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