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법인 도안

판례

과중한 업무를 수행하고 계속되는 승진누락에 따른 정신적 압...

번호
2001구15817
일자
2002-06-11

망인의 업무내용 및 근무상황과 건강상태 등에 비추어 볼 때, 망인은 소외회사 단섬유과장으로 근무하던 중인 1999년 5월경 만성 B형간염에 이환되었고, 이로 인하여 충분한 휴식과 치료의 필요성을 알면서도, 기본업무 외에도 덤핑업무, 어학연수 등의 과중한 업무를 수행함은 물론 계속되는 승진누락에 따른 정신적 압박감에 시달리게 됨으로써 위 만성 B형간염이 자연적인 진행 정도를 넘어 급속하게 악화되어 간암을 유발하므로 말미암아 사망하게 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망인의 사망은 업무상의 재해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므로, 원고의 유족보상일시금 및 장의비 지급 청구를 거부한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고 할 것이다.

[원 고] 조O숙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경우, 강문대

[피 고] 근로복지공단 대표자 이사장 김재영

소송수행자 이태훈, 김시용

[변론종결] 2002.3.28

1. 피고가 2001.2.5 원고에 대하여 한 유족보상일시금 및 장의비 부지급 처분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주문과 같다.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의 남편인 소외 망 전○철(이하 '망인'이라 한다)은 소외 태광산업주식회사(이하 '소외회사'라 한다)의 근로자로서, 소외회사 단섬유과장으로 근무하던 중 2000.9.8 고려대학교부속병원에서 간암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다가 같은 해 12.7 15:10경 선행사인 만성간염, 중간선행사인 간암, 직접사인 식도정맥류파열로 사망하였다.

나. 원고는 망인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피고에게 유족보상일시금 및 장의비의 지급을 청구하였으나, 피고는 2001.2.5 망인이 업무로 인하여 사망한 것이 아니라는 이유로 유족보상일시금 및 장의비 부지급 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증거] 갑1호증, 갑2호증, 갑3호증의 각 기재, 변론의 전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당사자들의 주장

피고는 망인은 기존질병인 만성간염의 자연적 경과에 따라 간암이 발병하여 사망한 것이므로 망인의 사망과 망인의 업무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없으며 따라서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망인이 소외회사 단섬유과 과장으로서 일상업무 이외에 덤핑관련업무, 어학연수 등의 격무에 시달리다가 위 격무로 인한 과로 및 스트레스로 인하여 기존질병인 만성간염이 급속히 악화되면서 간암을 일으켜 사망하였으므로 망인의 사망은 업무상 재해에 해당함에도 이와 달리 본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고 주장한다.

나. 인정사실

(1) 망인의 업무내용 및 근무환경

(가) 망인은 1983.4.7 소외회사에 입사하여 원사과, 아크릴부서 등에 근무하면서 계장, 대리를 거쳐 1997.3.1 과장으로 승진한 후 1998.12.1부터는 PE영업 단섬유과 과장으로 근무하여 왔다.

(나) 망인의 PE단섬유과 과장으로서의 일상업무는 국내외 영업활동에 연관된 시장정보수집 및 상담, 생산계획, 거래선 관리, 가격결정, 사후관리, 손익분석 등의 총괄적 영업업무와 조직관리 등의 관리업무인데, 망인이 일상업무만을 수행할 때라도 일반적으로 07:40경 출근하여 18:30경 근무를 마쳤고, 한편 전체매출액의 40% 이상을 책임지고 있는 부서과장으로서 1999년 및 2000년에는 최근 수년간의 급격한 영업환경의 악화로 인한 판매의 어려움과 채산성 악화 등으로 영업활동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고, 또한 이를 극복하기 위하여 1999년 12월에 4회, 2000년 1월에 3회, 2월에 9회, 3월에 8회, 4월에 5회, 5월에 1회, 7월에 1회의 거래처관리를 위한 회식 및 음주를 하기도 하였다.

(다) 한편 망인은 일상업무 이외에 부가업무로서 덤핑관련업무를 하여야 했는데, 덤핑관련업무란 제소국으로부터 통지된 특정조사기간 내의 회사 내 모든 매출자료를 분류하고, 수출자료에 대한 면장 점검 및 덤핑제소국으로의 수출을 확인하고 국가별, 품목별 매출액 등을 확인하여 재정현황을 집계하며, 제반비용의 판매목록을 작성하는 등 자료분류, 논리설명, 증빙 대조작업으로서 ① 초기 준비과정이 15일에서 21일 정도(평일 : 22 :00까지 연장근무), ② 답변서 작성 및 제출과정이 20일에서 26일 정도(평일 : 22:00까지 연장근무, 휴일근무 6시간, 주 1.5회 새벽근무), ③ 실사준비과정이 25일에서 31일 정도(평일 : 22:00까지 연장근무, 휴일근무 8시간, 주 2.5회 새벽근무), ④ 실사과정이 7일 정도(평일 : 02:00까지 연장근무, 휴일근무 12시간)가 소요되는 것으로 덤핑 1건당 검토할 서류는 약 20박스 정도이고 작성해야 할 서류는 약 500페이지 정도이며, 일부 덤핑 건은 회계사나 변호사의 선임없이 회사 내의 인원만으로 하기도 하는데 그 결과에 따라 회사의 이익 및 담당제품의 존망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담당자의 인사고과에도 반영된다. 한편 망인은 1998.10월부터 1999.5월까지와 같은 해 11월부터 2000.3월까지 덤핑업무를 집중하여 맡게 되었는데, 1999.11월부터 2000.3월까지는 2개의 덤핑건과 1개의 보조금건을 맡아서 처리하였다.

(라) 망인은 2000.4.17부터 같은 해 6.23까지는 어학능력 고양이라는 회사방침에 따라 회사 근무를 마치고 매일 21:30까지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실시되는 어학연수를 받았고, 그 기간 동안 다른 직원보다 성실히 이를 이수하여 높은 성적을 받기도 하였다.

(마) 한편 망인은 1998년 이전에 거래처 사업주가 도주하는 바람에 10억원의 금전적 손실을 회사에 끼친 일도 있고, 1998년부터 진급에 계속 누락되어 과장에 머무는데 비하여 2000년 4월 인사발령시 동기 2명은 부장으로, 후배 4명은 차장으로 진급되었다.

(2) 망인의 건강상태 및 사망경위

(가) 망인은 1958.5.21생으로 사망 당시 42세 남짓이었고, 1997.4.23 실시된 건강검진결과 간장질환의, 1999.5.21 실시된 건강검진결과 간염의 판정을 받았으며, 여름 정기휴가 이외에 별다른 휴가를 사용하지 못하고 계속하여 근무하면서 2000년 7월, 8월 동안 계속하여 춥다고 하면서 긴팔 와이셔츠를 입고 다니기도 하더니 같은 해 9.8 고려대학교부속병원으로부터 간세포암의 진단을 받고 그 시경부터 입원치료를 받았으나, 같은 해 12.7 사망하였다.

(나) 간암은 간조직 내에서 암세포가 발생하여 매우 빠른 속도로 성장함으로써 종괴(덩어리)를 형성하는 악성 종양으로서, 간암환자의 약 85~95%가 간경변증을, 약 65~70%가 만성 B형간염을, 약 12~15%가 C형간염을, 약 15~20%가 알코올성 간질환 등 기타 질환을 동반하고 있다.

B형간염은 B형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된 간세포가 파괴됨에 따라 간조직 내에 염증반응이 나타나는 질환이고, 만성 B형간염은 B형간염 바이러스가 6개월 이상 인체 내에 존재하면서 조직 내에 염증을 일으키고 있는 상태를 가리키며, 간세포 내에서 B형 간염 바이러스가 존재하면서 증식하게 되면 간세포에 지속적인 손상을 주어 간경화 및 간암으로 발전하게 된다.

만성 B형간염의 진행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는 간조직 내 B형간염 바이러스의 증식정도, 환자의 면역상태, 간조직의 손상(염증)정도, 염증의 기간, 재발의 정도와 횟수, 환자의 나이, 감염시기, 다른 간염바이러스와의 중복감염, 간손상을 유발하는 각종 원인 등이 있고, 과로를 하거나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 생체 면역체계나 호르몬계에 영향을 미침으로써 간암 등 간질환의 발생과 진행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증거] 갑4호증, 갑5호증의 1 내지 3, 갑6호증의 1, 2, 갑7호증, 갑8호증, 을8호증, 을10호증의 1 내지 3의 각 기재, 증인 이○주의 증언, 태광산업 주식회사, 고려대학교부속병원, 일산복음병원에 대한 각 사실조회 결과, 고려대학교부속병원에 대한 감정촉탁결과 및 변론의 전취지

다. 판 단

위 인정사실에 나타난 망인의 업무내용 및 근무상황과 건강상태 등에 비추어 볼 때, 망인은 소외회사 단섬유과장으로 근무하던 중인 1999년 5월경 만성 B형간염에 이환되었고, 이로 인하여 충분한 휴식과 치료의 필요성을 알면서도, 기본업무 외에도 덤핑업무, 어학연수 등의 과중한 업무를 수행함은 물론 계속되는 승진누락에 따른 정신적 압박감에 시달리게 됨으로써 위 만성 B형간염이 자연적인 진행 정도를 넘어 급속하게 악화되어 간암을 유발하므로 말미암아 사망하게 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망인의 사망은 업무상의 재해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므로, 원고의 유족보상일시금 및 장의비 지급 청구를 거부한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고 할 것이다.

3.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성백현(재판장), 김국현, 나경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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