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기밀문서를 외부에 유출하였다는 이유만으로 정직처분을 한 것...
- 번호
- 2001구20017
- 일자
- 2002-11-12
경쟁회사에 유출될 경우 회사의 경영에 적지 아니한 악영향을 미칠 사항이 포함되어 있는 서류를 외부에 유출시킨 사실은 인정되나 영업실적이 부진하다는 이유로 부당해고를 하지 않았다면 서류를 외부에 유출시키지 않았을 것이고 또한 이 서류가 경쟁회사에 다시 유출되지 않아 회사에 현실적인 피해가 발생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할 때 징계양정에 있어 재량권을 남용하였다.
【원 고】고하켐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내일종합
담당변호사 이오영, 이인호
【피 고】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
소송수행자 조용호
【피고보조참가인】신○선
【변론종결】2001.9.7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중앙노동위원회가 2001.4.18 원고가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 ’이라고만 한다)사이의 2000부해674호 부당정직구제 재심신청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소장의 청구취지란의 '2001.5.9'는 착오로 인한 오기로 보인다).
1. 재심판정의 경위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1, 2, 4 내지 8, 을 가1 내지 26
가. 참가인
2000.1.4 원고회사에 영업부장으로 입사
나. 원 고
2000.4.7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참가인을 권고사퇴시키기로 의결(사유 : 거래처의 거부반응, 외국어·인터넷 실력의 부족, 직원들간의 위화감 등)
2000.4.11 참가인에게 자진사퇴 권유 → 참가인이 거부함.
2000.4.17 참가인을 대기발령하면서 2000.5.12자로 해고한다는 내용의 해고예고 통지서 발송(사유 : 회사 영업판매 부진으로 인한 경영상 어려움을 감안)
다. 전북지방노동위원회(2000부해29)
2000.6.30 참가인의 부당해고구제신청 인용(이유 : ① 위 해고를 정리해고로 볼 경우, 해고 회피를 위한 성실한 노력과 합리적이고 공정한 해고의 기준 설정, 근로자대표와의 성실한 협의 등의 요건을 전혀 갖추지 못하였으므로 위법함, ② 위 해고를 징계해고라고 보더라도 거래처의 거부반응 등은 취업규칙상의 해고사유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역시 위법함) → 2000.8.1 참가인 복직
라. 원 고
2000.9.1 참가인이 위 부당해고구제신청 과정에서 원고회사의 기밀서류(2000년 1∼3월간 실적, 2000년 2∼4월간 계획 보고, EOA 제품가격 조정, 2000년 1/4분기 EOA 영업활동 점검표, 업계방문일지, 2000년 1∼6월간 실적 및 수정계획안. 이하‘이 사건 서류’라 함)를 전북지방노동위원회에 제출하였다는 이유로 정직 3개월 처분{근거 : 취업규칙 제14조 제8호(‘업무상 비밀을 누설하여 회사에 손해를 끼친 때’), 제40조 제4호( ‘회사의 업무상 비밀사항 및 불이익이 되는 사항을 누설하여서는 아니 된다’), 제47조 제9호(‘회사의 업무상 비밀을 누설한 때’)}
마. 전북지방노동위원회(2000부해73)
2000.11.24 참가인의 부당정직 구제신청을 인용하여 위 정직처분을 취소하고 그 동안의 임금 지급명령
바. 중앙노동위원회(2000부해674)
2001.4.18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이 사건 재심판정
2.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이 사건 서류는 만약 경쟁기업에 유출될 경우 원고회사의 경영에 중대한 어려움을 초래할 수 있는 기밀사항을 포함하고 있는 기밀서류인데, 참가인은 이를 절취 또는 무단 유출시켰으므로 취업규칙상의 징계사유에 해당되고 그 양정 또한 적정하였다.
나. 판 단
(1) 징계사유의 존부
비록 원고회사에 별도의 비밀문서 관리규정 등이 없기는 하나 참가인이 형사사건의 수사과정{원고회사가 참가인을 절도 혐의로 고소함에 따른 것이었는데, 참가인은 2000.10.31 이에 관하여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갑3, 을18)}에서 자인하고 있는 것처럼(갑3-8, 갑3-12) 이 사건 서류는 만약 경쟁회사에 유출될 경우 원고회사의 경영에 적지 아니한 악영향을 미칠 사항이 포함되어 있으므로, 일응 위 취업규칙에서 말하는 ‘회사의 업무상 비밀’에는 해당한다 할 것이다.
그리고 참가인이 이 사건 서류의 원본 자체를 ‘절취’하였음을 인정할 아무런 직접적인 증거가 없기는 하나, 참가인이 이 사건 서류를 원고회사의 사무실 내의 복사기를 이용하여 복사한 다음 그 사본을 전북지방노동위원회에 제출한 사실은 자인하고 있으므로 이는 이 사건 서류를 외부에‘유출’시킨 행위에는 해당된다 할 것이다.
(2) 징계양정의 적정 여부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정직처분에 있어 그 징계사유는 인정된다 할 것이나, 다음과 같은 이 사건의 정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보면 원고는 그 징계양정에 있어 재량권을 남용한 것으로 보인다.
첫째, 그 유출 동기에 관하여 살피건대, 원고는 당초 영업판매실적이 부진하다는 등의 이유로 참가인을 해고하였고 참가인은 이에 관하여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제기한 뒤 자신의 영업실적이 부진하지 않았다는 점을 입증하기 위하여 이 사건 서류를 전북지방노동위원회에 제출한 것으로서, 이를 경쟁회사에 유출하는 등으로 원고회사에게 피해를 입히려는 의도는 아니었던 것으로 보이므로 그 동기에 관하여 참작할 만한 바가 적지 아니하다.
둘째, 원고가 참가인을 해고한 것은 결국 이후 전북지방노동위원회에서 부당해고로 판정되었고 원고가 이에 대하여 재심을 신청하지 아니하고 참가인을 복직시킴으로써 이를 그대로 수용하였는 바, 만약 원고가 처음부터 참가인을 부당해고하지 아니하였다면 참가인이 이 사건 서류를 유출시킬 일도 없었을 것이므로 이 사건 유출행위의 근본적인 원인은 오히려 원고측에서 제공하였다고 보인다.
셋째, 당시 참가인이 자진사직을 거부하였다가 대기발령을 당하는 등 원고회사와의 갈등이 격해지는 상황이었음을 감안한다면, 이 사건 서류의 복사 및 반출에 관하여 상사의 허가 등 정식 절차를 밟기는 곤란하였다는 참가인의 주장에도 어느 정도 수긍이 가는 측면이 있다.
넷째, 참가인은 위 형사사건으로 조사를 받던 중인 2000.8.22 원고회사의 상무이사 위성찬 등에게 고소의 취하를 요청하면서 전북지방노동위원회의 부당해고구제신청 사건 절차에서 직설적인 행동을 한 것을 깊이 뉘우치고 있으니 선처를 바란다는 취지로 사과한 바 있다.
다섯째, 원고도 스스로 인정하고 있는 것처럼 이 사건 서류가 전북지방노동위원회에 제출된 뒤 다시 경쟁회사에 유출되는 등으로 원고회사에게 현실적인 피해가 발생한 바는 없다.
3. 결 론
그렇다면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할 것이므로 그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다.
판사 조병현(재판장), 조건주, 김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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