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전보발령을 할 만한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되고 통상 근로자가...
- 번호
- 2001구22228
- 일자
- 2002-03-20
참가인이 원고에 대해 전보발령을 할 만한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되고 그로 인해 생활상 불이익이 통상 근로자가 감수할 수 있는 정도라면 원고와 충분한 사전협의를 통해 무리한 근무편성표를 조정하지 못한 절차상의 흠이 있더라도 권리남용에 해당해 무효라 할 수 없다. 또 유효한 전보발령에 불응하면서 참가인으로부터 근무복귀명령서와 조정된 근무편성표를 송달받고 자신이 낸 휴가사용신청이 승인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전보발령자인 방재실에 계속해 20일 이상 출근하지 않은 것은 설사 원고가 그 기간 동안 부당전보 등 구제신청을 하러 다녔으며 LG화학 차량대기실로 매일 출근했다해도 그 자체로 무단결근 및 업무명령 불복의 징계사유에 해당한다 할 것이다. 따라서 사회통념상 근로관계를 지속할 수 없을 정도로 원고에게 책임있는 사유가 인정돼 원고를 징계해고한 것은 정당하다.
1. 재심판정의 경위
【인정근거】 갑 제1, 2호증의 각 1, 2, 갑 제9호증, 변론의 전취지
가. 원고는 1999.12.7 운수서비스업을 하는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 회사에 입사하여 2000.2.10부터 엘지 다우(LG DOW) 폴리카보네이트 주식회사(이하 `LG DOW'라 한다)에 파견되어 운전원으로 근무하던 중 2000.10.1 주식회사 엘지(LG)화학(이하 `LG화학'이라 한다) 방재실 운전원으로 전보발령(이하 `이 사건 전보발령'이라 한다)을 받았고, 그 후 2000.10.25 `무단결근 및 업무명령 불복'을 이유로 징계해고(이하 `이 사건 징계해고'라 한다) 되었다.
나. 원고는 이 사건 전보발령 및 징계해고가 부당하다고 주장하면서 전남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전보및부당해고구제신청을 하였으나, 위 지방노동위원회는 2000.12.21 원고의 신청을 기각하였다.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2001부해35호로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 역시 2001.5.8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내용의 이 사건 재심판정을 하였다.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 주장의 요지
원고에 대한 이 사건 전보발령은 일반적인 인사권의 행사가 아니라 일종의 징계·보복성 인사조치로서 정당한 이유가 없고, 가사 통상적인 인사권의 행사라 하더라도 업무상 필요성이 없으며, 있더라도 그 필요성이 그리 크지 않은데 반하여 야간, 휴일근로와 임금삭감 등 원고가 입게 되는 생활상의 불이익이 통상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중대한 것이므로 인사권의 남용으로 효력이 없고, 이처럼 부당한 전보발령에 대한 항의 내지 시정요구의 수단으로 결근을 하였다면 이는 통상의 무단결근과는 달리 정당한 것이므로 해고사유가 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전보발령 및 징계해고를 정당하다고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나. 인정되는 사실관계
【채택증거】 앞서 든 증거들, 갑 제6호증의 1 내지 5, 갑 제7호증의 1 내지 3, 갑 제8호증, 을 제1 내지 7호증, 을 제8호증의 1 내지 4, 을 제9 내지 11호증, 증인 정병희, 이 법원의 LG DOW 및 LG화학에 대한 각 사실 조회결과, 변론의 전취지
(1) 원고는 입사 이후 LG화학 출퇴근버스 운전원으로 근무하다가 2000.1.2부터는 코리아카본블랙 주식회사 출퇴근버스 운전원으로 근무하였고, 2000.2.10 체결된 참가인 회사와 LG DOW의 근로자파견계약에 따라 그때부터 LG DOW에 파견되어 외국인 관리자 승용차 및 업무용 승합차 등 운전원으로 근무하다가 이 사건 전보발령을 받은 것이다.
한편, 참가인 회사는 이 사건 전보발령 직후인 2000.10.2 LG DOW와 사이에 위 근로자(운전원)파견계약 외에 제품의 상하차, 포장, 공정지원 및 이에 따른 제반업무까지를 포함하는 도급계약을 체결하였다.
(2) 원고는 LG DOW에 파견되어 근무할 당시에 LG DOW의 직원 4∼5명으로부터 수십만원을 차용하였다가 이 사건 전보발령 후 변제한 바 있다.
(3) 원고가 전보발령된 LG화학 방재실은 야간 및 휴일의 공장안전과 공정관리를 위하여 당직사원들이 근무하는 곳으로 2000.6월경부터 참가인 회사의 직원이 파견근무를 하였는 바, 근무시간은 평일 18:00∼익일 09:00, 토요일 13:00∼익일 09:00, 일요일(공휴일 포함, 이하 같다) 09:00∼익일 09:00이고, 주된 업무내용은 야간 및 휴일의 긴급상황 발생시 구급차 운행업무이며, 평상시에는 방재실에서 대기하면서 LG화학 당직사원의 당직업무를 보조하는 것이다.
한편, 원고가 전보발령되기 전의 위 방재실 근무자와 근무시간을 보면, 2000.6월과 7월경에는 차량운전원인 박경호, 정규완, 정창록, 김태철 등이 교대로 근무하다가 2000.8월과 9월경에는 평일 23:00∼익일 09:00는 전담요원 서점동이 고정근무하고, 평일 18:00∼23:00는 차량운전원인 김태철, 정창록이 교대로 근무하며 토요일, 일요일은 위 김태철, 정창록과 다른 근로자 1∼2명이 교대근무하는 대신 평일 야간 고정근무자인 위 서점동은 휴무하는 형태로 근무하여 왔다.
(4) 그런데, 2000.9.20경 LG화학에서 위와 같은 교대근무로 인해 방재실 운영에 어려움이 있으므로 방재실 근무자 전담요원을 두도록 하는 요청이 있었고, 이에 참가인은 2000.10.1자로 원고를 방재실 전담요원으로 근무하도록 하는 이 사건 전보발령을 하는 한편, 위 방재실 교대근무자였던 김태철을 원고 대신 LG DOW의 파견운전원으로 발령하였다.
(5) 이 사건 전보발령 후의 근무편성표에 의하면, 위 서점동이 전과 마찬가지로 평일 야간(23:00∼익일 09:00) 근무를 하고, 원고는 평일 18:00∼23:00, 토요일 13:00∼23:00(단, 2000.10.14 토요일만은 23:00∼익일 09:00), 일요일은 21:00∼익일 09:00 근무하도록 되어 있다.
한편, 원고가 2000.10.4 여수지방노동사무소에 위와 같은 근무편성이 부당하다는 민원을 제기함에 따라 참가인은 원고에 대한 2000.10.10부터 10.31까지의 근무편성표를 재작성하였는 바, 이에 의하면 원고는 수요일을 제외한 평일과 토요일의 근무시간은 전과 같고, 수요일은 23:00∼익일 09:00 근무하며, 일요일은 2번 휴무에 1번은 21:00∼익일 09:00 근무하도록 되어 있다.
(6) 원고는 LG DOW에서 차량운전원으로 근무하던 2000.9월에 임금으로 기본급(509,700원)과 연장근로수당, 관리수당(170,000원), 기술수당 등 합계 869,780원을 지급받았는데, 원고가 방재실에서 근무하게 되면, 기본급과 상여금, 기술수당 등은 그대로이고 다만 관리수당이 없어지게 되나 위와 같은 근무시간으로 인하여 연장근로 및 휴일근로, 휴일연장근로를 하게 되어 수당이 다소 인상되는 효과가 있다. 한편, LG DOW와 LG화학은 모두 여수시에 소재하고 있다.
(7) 원고는 2000.9.30 상사인 차량관리팀장 정병희로부터 이 사건 전보발령사실 및 근무편성표를 전달받았는데, 2000.10.1 야간근무를 할 수 없는 개인적인 사정을 이유로 다음 날 오전근무자인 정창록과 대근 요청을 하여, 참가인의 승인하에 정창록의 다음 날 오전근무를 대신하였다. 그 후 원고는 2000.10.2 위 정병희에게 하계휴가 사용승인 요청을 하면서 같은 날 오후부터 근무를 하지 않았고, 2000.10.4 오후에 위 정병희에게 휴가원 2장(10.2부터 10.5까지 하계휴가신청서, 10.7부터 10.11까지 월차휴가신청서)을 제출하였다.
그러나, 참가인은 회사사정 등을 이유로 이를 승인하지 않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고는 전보발령지인 LG화학 방재실로 출근하지 않고(2000.10.5경부터는 오전에 LG화학 차량대기실로 출근하였다가 퇴근함) 2000.10.11 다시 같은 달 12일부터 16일까지의 월차휴가신청서를 제출하였으나, 마찬가지로 참가인이 승인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결근을 계속하였다.
(8) 참가인은 2000.10.7 원고에게 근무지복귀명령서와 10.10자로 조정된 근무편성표를 내용증명우편으로 보냈다가 반송되어 오자 2000.10.10 이를 다시 발송하였고, 같은 달 14일에는 원고가 신청한 휴가를 승인할 수 없다는 내용을 포함한 근무지복귀명령서 등을 다시 발송하였으며, 같은 달 16일과 17일에는 위 정병희와 김종열 이사 등이 원고를 면담하여 근무지 복귀를 지시하기도 하였으나, 원고는 계속 위 전보발령지로 출근하지 않았다.
(9) 참가인은 2000.10.21 원고에게 징계위원회 출석을 통보한 후 같은 달 25일 징계위원회를 개최하여 무단결근 및 업무명령 불복의 징계사유에 대하여 취업규칙 제52조 제3항, 제14항을 적용하여 이 사건 징계해고를 결정하고 원고에게 이를 통보하였다.
(10) [취업규칙]
제31조(휴가시기의 변경)
회사는 월차 및 연차휴가를 주는 것이 사업상 지장이 있을 경우 그 시기를 변경할 수 있다.
제38조(휴가의 허가)
본 규칙에 의한 휴가를 얻고자 하는 자는 사전에 신청하여 허가를 얻어야 한다.
제52조(해고)
회사는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하는 자는 위 제51조에 의거한 징계조치를 할 수 있다.
3. 월간 2회 이상 무단결근 하였거나 계속하여 3일 이상 무단결근자
14. 정당한 사유의 상사의 명령에 3회 이상 불복한 자
다. 판 단
근로자에 대한 전직이나 전보는 피용자가 제공하여야 할 근로의 종류와 내용 또는 장소 등에 변경을 가져온다는 점에서 피용자에게 불이익한 처분이 될 수 있으나,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안에서는 상당한 재량을 인정하여야 하고, 이것이 근로기준법에 위반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무효라고 할 수는 없다. 그리고 전보명령이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속하는지 여부는 전보명령의 업무상의 필요성과 전보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 불이익과의 비교교량, 근로자 본인과의 협의 등 그 전보명령을 하는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는지의 여부에 의하여 결정되어야 할 것이다(대법원 1994.5.10 선고 93다47677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① 원고는 이 사건 전보발령 이전에도 수차례 근무지를 옮겨 근무한 경력이 있는 점, ② LG화학으로부터 방재실 근무자 전담요원을 두도록 하는 요청이 있었고, 이에 의해 참가인은 이 사건 전보발령을 하면서 기존 방재실 교대근무자 김태철을 원고와 맞바꾼 것인 점, ③ 원고는 LG DOW에 파견되어 근무할 당시에 LG DOW의 직원 4∼5명으로부터 수십만원을 차용하였음이 LG DOW의 직원을 통하여 상사에게 알려진 바 있는 점(증인 정병희 증언 참조), ④ LG DOW 내에서 위와 같은 원고의 행위가 문제가 되거나 LG DOW측이 참가인에게 이를 항의하고 교체를 요청한 적은 없으나, 근로자파견회사(이후 도급계약을 체결하기도 함)인 참가인으로서는 원고의 차용금 미변제로 인한 LG DOW와의 문제발생을 우려할 수 있는 점, ⑤ 이 사건 전보발령으로 인해 원고가 주거지를 옮겨야 한다거나 출퇴근에 많은 지장을 초래하는 것으로는 보이지 아니하고, 다만 주간근무에서 주로 야간근무를 하게 되는 불이익이 있으나 일요일을 제외하고는 심야근무가 아니고 또 주간에는 온전히 쉴 수 있으므로, 주간에도 다른 일을 하면서 심야근무까지 하게 되는 서점동(증인 정병희 증언 참조)이나 이전의 교대근무자들(차량운전원을 하면서 방재실 근무도 하였다)과 비교할 때 크게 불이익하다고 할 수 없으며, 원고의 민원에 의해 근무편성표가 재작성됨으로써 일요일 중 2번은 쉴 수 있게 된 점, ⑥ 원고가 입사 이후 주간에 주로 차량운전원으로 근무하기는 하였으나 참가인과 원고의 근로계약에서 근로내용이나 근무시간 등이 특별히 한정되었다고 볼 만한 자료는 없는 점(원고는 LG DOW에서의 파견근무가 끝나면 LG화학 출퇴근버스 운전원으로 복귀할 예정이었다고 주장하나, 이를 인정할 아무런 증거도 없을 뿐더러 LG DOW 이전 원고의 근무지가 LG화학도 아니었다), ⑦ 이 사건 전보발령 후에도 기본급과 상여금, 기술수당 등은 전과 같고 다만 관리수당 170,000원이 없어지게 되나 주로 야간 및 휴일근무를 하게 되는 결과 이로 인한 수당이 인상되는 효과가 있어 임금 총액에 큰 변동은 없는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의 제반 사정을 인정할 수 있는 바, 그렇다면, 참가인이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전보발령을 할 만한 업무상 필요성이 충분히 인정되고 그로 인하여 원고가 입는 생활상의 불이익은 통상 근로자가 감수할 수 있는 정도를 현저하게 벗어난 것이라고 볼 수 없으며, 원고와 충분한 사전협의를 통해 무리한 근무편성표를 조정하지 못한 점 등 다소간의 절차상흠은 있으나 위 업무상 필요성 및 생활상 불이익의 면에 비추어 볼 때 그러한 사정만으로는 이 사건 전보발령이 권리남용에 해당하여 무효라고 할 수 없다.
그리고 전보발령이 무효가 아니라면 근로자로서는 이에 따라야 할 의무가 있고(대법원 1991.9.24 선고 90다12366 판결 등 참조), 전보발령의 정당성에 다소 의문을 품는다 하더라도 이에 항의하는 수단 역시 적정하여야 할 것인 바, 유효한 전보발령에 불응하면서 참가인으로부터 근무지복귀명령서와 조정된 근무편성표를 송달받고 자신이 낸 휴가사용신청이 승인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전보발령지인 방재실에 계속하여 20일 이상 출근하지 않은 것은 설사 원고가 그 기간 동안 부당전보 등 구제신청을 하러 다녔으며 LG화학 차량대기실로 매일 출근하였다 하더라도 그 자체로 무단결근 및 업무명령 불복의 징계사유에 해당한다 할 것이고, 전보발령에 대한 항의의 수단으로서는 너무 지나쳐 적정하지 못하다 할 것이며 사회통념상 근로관계를 지속할 수 없을 정도로 원고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다고 할 것이니 참가인이 취업규칙 제52조 제3항, 제14항을 적용하여 원고를 징계해고한 것은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 같은 취지의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고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3.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청구는 이유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한위수(재판장), 김도형, 유창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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