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취업규칙이 정한 회사의 허가를 얻지 않고 유인물을 배포했더...
- 번호
- 2001구23313
- 일자
- 2002-08-14
회사가 취업규칙에서 유인물의 배포에 관하여 회사의 허가를 받도록 정하고 있더라도, 유인물의 내용이 노동조합의 운영위원 선출에 관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그 시정을 구하려는 것인 점, 유인물 작성목적이 다른 조합원들을 개별 접촉하여 서명을 받기 위한 것인 점, 서명을 받은 후 유인물 취지대로용인시청에 시정명령을 신청한 점 등에 비추어 참가인 등의 유인물 작성, 배포행위는 근로자의 정당한 활동범위내에 포함되는 행위로서 원고의 취업규칙을 위반하였다고 볼 수 없다.
【원 고】정리회사 주식회사 에스케이엠의 관리인 박 ○성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기열
【피 고】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
소송수행자 김인철
【피고보조참가인】이 ○기
【변론종결】2002.2.28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비용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중앙노동위원회가 2001.5.15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및 별지 목록 기재 선정자들 사이의 2001부해4호 부당해고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원고는,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과 별지 목록 기재 선정자들(이하 ‘참가인 등’이라 한다)이 2000.8.9과 같은 달 10일 양일간 조합원들에게 근무시간 중 불법 유인물을 배포하고 서명작업을 벌여 근무질서를 문란하게 하였다는 이유로 단체협약 제7조, 제10조, 제26조, 취업규칙 제74조 제1항, 제76조 제1항, 제11항, 제14항, 제16항을 각 적용하여 2000.8.22 참가인과 김○완에게 면직(징계해고), 윤○은, 이○배, 박○수에게 강급, 구○호에게 정직 10일, 김○식에게 감봉 1월의 각 징계처분을 하였다.
나. 이에 대하여 참가인 등이 재심청구를 하자 원고는 같은 해 9.20 위 각 징계처분을 감경하여 참가인과 김○완에게 강급, 윤○은, 이○배, 박○수에게 정직 6일, 구○호에게 감봉 2월, 김○식에게 견책의 각 징계처분을 하였다.
[징계처분의 근거 규정]
단체협약
제7조(조합활동의 원칙)
조합원의 조합활동은 취업시간 외에 행함을 원칙으로 한다.
제10조(선전활동)
② 게시물에는 전결권자의 기명날인이 있어야 한다.
제26조(징계)
① 다음 각 호에 해당할 경우에는 인사위원회에서 징계한다.
가) 제 사규 및 서약사항에 위반하는 행위를 한 자
② 징계는 다음 6종으로 한다.
가) 견책 : 정상이 경미한 자에게는 경위서를 받고 장래를 훈계한다.
나) 감봉 : 정상이 약간 중한 자에 대하여 감봉하되, 1회의 액이 평균임금의 1일분의 반액, 그 총액이 1회 임금지급시의 임금총액의 1할을 초과할 수 없다.
다) 정직 : 정상이 중한 자에 대하여 직원의 자격을 보유케 하나 10일 이내의 출근정지를 하며 그 기간은 무급으로 한다.
라) 강호 : 정상이 매우 중한 자에 대하여 강호한다.
마) 강급 : 정상이 ‘라’보다 중한 자에 대하여 강급한다.
바) 면직 : 정상이 극히 중하여 타에 미치는 영향이 큰 자는 해고한다.
취업규칙
제74조(징계)
1. 회사는 다음 각1호에 해당할 경우에는 징계한다.
가. 제 사규 및 서약사항에 위반하는 행위를 한 자
제76조(징계해고 기준)
1. 사내에서 풍기와 질서를 문란케 한 자
11. 회사의 허가없이 인쇄물 또는 전단의 배포 첨부와 집회 연설 시위 등의 행위를 한 자
14. 본 규칙 및 회사의 제규칙에 의하여 준수하여야할 사항 또는 명령을 위반함으로써 회사와 전종업원에게 막대한 손해 또는 불편을 끼친 자
16. 상기 각 호에 준하는 비행이 유하여 해고하는 것이 지당하다고 인정된 자
다. 참가인 등은 위 각 징계처분에 대하여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는데, 위 지방노동위원회는 원고가 참가인 등을 부당하게 징계하였다고 인정하여 2000.11.17 구제명령을 하였고, 이에 대하여 원고가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였으나, 2001.5.15 중앙노동위원회도 지방노동위원회와 같은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
[증거] 다툼 없는 사실, 갑12, 갑16 내지 갑19, 갑27 내지 갑30의 8
2.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참가인 등은 주식회사 에스케이엠(이하 ‘소외 회사’라 한다)의 취업규칙 및 단체협약에 반하여 위 회사의 허락 없이 불법 유인물을 작성하여 조합원들에게 근무시간 중에 배포함으로써 노동조합 내부의 갈등을 일으키고 나아가 직원들 사이의 심한 대립과 불화를 야기하여 근무질서를 문란케 하고 소외 회사의 생산성 향상에 막대한 지장을 주었으므로, 이 사건 각 징계처분은 정당하다.
나. 인정사실
(1) 소외 회사는 오디오테이프 제조회사이고, 참가인은 1989.4.10, 김○완은 1987.3.21, 윤○은은 1985.3.6, 박○수는 1986.8.11, 이○배는 1987.1.21, 김○식은 1989.3.6, 구○호는 1990.2.21 각 소외 회사에 입사하여 생산직 사원으로 근무하였다.
(2) 참가인은 1997년경부터 소외 회사 노동조합 제4대 집행부의 사무장으로서 노조 전임자로 활동하였는데, 2000.3.14 제5대 위원장으로 최○규가 취임하여 집행부가 변경됨으로써 전임자의 지위를 상실하였다. 노동조합 위원장 최○규는 운영위원회를 구성함에 있어 2000.3.16 대의원대회에서 부위원장 2명을 당연직 운영위원으로 하기로 대의원들의 동의를 구한 후 위 2명에 대하여는 대의원대회의 투표절차를 거치지 않고 운영위원으로 선출하였는데, 이에 대하여 참가인은 위 운영위원의 선출이 노동조합규약(이하‘규약’이라 한다) 제27조와 관례에 위반한다고 비판하였다(전국화학노동조합연맹은 2000.6.26일자 질의회신을 통해 위 운영위원회의 구성이 적법하다고 통보하였다). 한편, 소외 회사의 노동조합 운영위원회는 2000.7.14 참가인과 김○완에 대하여 규약 제57조, 제58조를 적용하여 제명처분을 하였는데, 참가인과 김○완이 이에 대하여 이의신청을 하여 2001.3.12 조합원 자격이 회복되었다(규약 제9조 제3항은 당사자의 동의없이 제명되더라도 구제신청 및 소송계류 중인 경우에는 상고 등에 의하여 최종 결정이 있을 때까지 조합원의 자격이 유지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3) 원고의 취업규칙 제76조 제11항은 회사의 허가없이 인쇄물 또는 전단을 배포한 경우를 징계해고사유로 규정하고 있는데, 참가인은 2000.8.9일경 소외 회사의 허가 없이 ‘규약을 위반한 운영위원선출의 시정명령 및 운영위원회 결의사항의 무효처분 요청 신청인 명부’라는 유인물 2장(이하 ‘이 사건 유인물’이라 한다)을 작성하였다. 위 유인물은 첫째 쪽에 작성경위가, 둘째 쪽에 서명란이 기재되어 있는데, 그 내용은 노동조합 운영위원회의 운영위원들이 노동조합 규약과 관례에 반하여 선출되었으므로 이를 시정하기 위해 행정관청에 이의를 제기함과 아울러 시정조치가 필요한 사안에 대해서는 시정명령을 통해 개선하자는 것으로 노동조합의 운영에 관한 내용이며, 소외 회사와 관련된 내용이나 노동조합이 어용노조라는 등 위 회사와 노동조합과의 관계를 비방하는 내용은 없다. 참가인은 같은 날 위 유인물을 회사 동료인 김○완, 이○수, 박○수에게 전달하여 조합원들로부터 개별적으로 서명을 받도록 하였고, 다시 위 유인물이 이○배, 윤○은, 구○호에게 전달되어 조합원들로부터 서명을 받게 되었는데, 참가인 등은 같은 달 10일까지 전체 조합원 219명 중 참가인 등을 포함하여 총 56명으로부터 서명을 받아 2000.8.11 용인시청에 노동조합 운영위원 선출과 결의처분 시정명령을 신청하였다.
(4) 조합원들로부터 직접 서명을 받은 윤○은, 이○배, 박○수, 구○호는 대부분 자신들의 식사시간 내 또는 식사 후 휴게실에서 조합원들의 서명을 받았으며, 김○식은 단지 이 사건 유인물에 서명만을 했을 뿐이다.
(5) 소외 회사는 2000.12.12 서울지방법원의 회사정리절차개시결정에 따라 회사정리절차가 개시되었고, 관리인으로서 원고가 선임되었다.
(6) 참가인은 원고를 상대로 이 사건 징계처분의 무효확인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여 2001.11.6 수원지방법원에서 승소판결(2000가합19185)을 받았고, 원고가 항소하지 아니하여 그 무렵 위 판결이 확정되었다.
[증거] 갑7의 1 내지 갑14, 갑26의1, 2, 갑 31의 1, 2, 을1의 1 내지 6, 을2, 을3, 을9, 을10, 별론의 전취지
다. 판 단
회사가 취업규칙에서 유인물의 배포에 관하여 회사의 허가를 받도록 정하고 있더라도 근로조건의 유지ㆍ향상, 복지 증진 및 노동조합의 정당한 업무를 위한 근로자들의 정당한 행위까지 금지할 수는 없는 것이므로, 앞서 본 바와 같이 참가인이 비록 회사의 허가를 받지 아니하고 이 사건 유인물을 작성하여 조합원들의 서명을 받았지만, 유인물의 내용이 회사를 비방하거나 불법 집단행동을 선동하는 것이 아니라 노동조합의 운영위원 선출에 관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그 시정을 구하려는 것인 점, 참가인 등이 다른 조합원들의 서명을 받은 후 유인물의 취지대로 용인시청에 노동조합 운영위원 선출과 결의처분 시정명령을 신청한 점, 참가인 등이 대부분 자신들의 식사시간 또는 휴식시간을 이용하여 조합원들의 서명을 받은 점 등에 비추어 참가인 등의 유인물 작성, 배포행위는 근로자의 정당한 활동범위 내에 포함되는 행위로서 불법 집단행동을 선동ㆍ유도하여 사내질서를 문란하게 하려는 것이라고 볼 수 없어 원고의 취업규칙을 위반하였다고는 볼 수 없다. 따라서 참가인 등에 대한 이 사건 각 징계처분은 징계권을 남용한 것으로서 위법하다 할 것이다.
3.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할 것이므로 이를 다투는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영태(재판장), 이범균, 유창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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