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공익사업장에 대한 직권중재는 노동자의 단체행동권을 사실상 ...
- 번호
- 2001구23542
- 일자
- 2001-12-04
[원고]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대표자 위원장 차수련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선수
[피고]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 소송수행자 조용호
위 사건에 관하여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제62조 제3호, 제75조의 위헌 여부에 관한 심판을 제청한다
주문 기재 법률 제62조 제3호, 제75조는 별지 이유 기재와 같이 그 위헌 여부가 위 사건 재판의 전제가 될 뿐만 아니라 이를 위헌이라고 인정할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인정되므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1. 위헌제청의 대상인 법률 조항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이하 법이라고 함)
제62조 [중재의 개시]
노동위원회는 다음 각 호의 1호에 해당하는 때에는 중재를 행한다.
1. 및 2. 각생략
3. 제71조 제2항의 규정에 위한 필수공익사업에 있어서 노동위원회 위원장이 특별조정위원회의 권고에 의하여 중재에 회부한다는 결정을 한 때
제75조 [중재회부의 결정]
노동위원회의 위원장을 제74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한 권고가 있는 경우에는 공익위원의 의견을 들어 그 사건을 중재에 회부할 것인가의 여부를 결정하여야 한다.(법 제62조 제3호와 제75조는 사전적인 직권중재 제도의 직접적인 근거 조항인바, 위 두 조항을 모두 합하여 아래에서는 이 사건 조항이라고 한다)
2. 재판의 전제성
가. 본안 산건의 개요
(1) 본안 사건의 원고인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전국의 병원근로자들을 조직 대상으로 하는 전국 규모의 산업별 노동조합으로서, 카톨릭대학교 중앙의료원(이하 의료원측이라고 한다)소속 병원인 여의도성모병원, 강남성모병원, 의정부성모병원에 각각 그 지부를 두고 있다.
(2) 원고는 2001.4.25부터 같은 해 5.25까지 사이에 의료원측과 사이에 2001년도 임금협상 및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단체교섭을 실시하였으나 결렬되었고, 이에 원고는 2001.5.28 중앙노동워원회에 노동쟁의 조정 신청을 하였다.
(3) 원고는 2001.6.4부터 같은 해 6.7까지 사이에 위 각 병원에서 근무하는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쟁의행위 찬반 투표를 실시하였는바, 그 결과 쟁의행위 실시 안건이 가결되었다.
(4) 중앙노동워원회의 특별조정위원회는 조정회의를 개최하였으나 노사간에 합의가 성립하지 못하였고, 이에 피고는 원고와 의료원측과 사이의 노동쟁의를 중재에 회부하는 결정(이하 이 사건 결정이라고 한다)을 하기에 이르렀다.
(5) 그러자 원고는, 법상의 직권중재 제도가 위헌일 뿐만 아니라 원고가 파업을 실시하기도 전에 이루어진 이 사건 결정은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피고를 상대로 주위적으로 이 사건 결정의 무효확인을, 그리고 예비적으로 이 사건 결정의 취소를 각각 구하는 이 사건 본안 소송을 2001.6.16 이 법원에 2001국23542호로 제기하였다
나. 판단
(1) 이 사건 조항이 재판의 전체성이 있는가의 여부를 판단하기 위하여 우선 이 사건 본안 소송이 적법한 것인가에 대해 살피건데, 바로 이 사건에서는 이 사건 결정 이후 원고와 의료원측과 사이에 합의가 이루어져 결국 중제재정에 이르지 않게 되긴 하였으나, 원고가 이 사건 결정 이후에도 계속 파업을 강행하였음을 고려하면, 원고로서는 쟁의행위의 주체로서 행정소송을 통해 이 사건 결정이 위법하다는 판단을 받음으로써 이 사건 결정 이후에 이루어진 쟁의행위가 적법하다고 인정되어 스스로 또는 조합원이 사용자에게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든지 아니면 조합원이 행상처벌을 받지 않게 되는 것 등과 같은 법적 이익을 여전히 누린다고 할 것이므로, 이 사건 본안 소송의 소의 이익은 있고, 달리 이 사건 본안 소송이 부적법하다고 인정할 만한 점은 발전되지 않는다.
(2) 전국 이 사건 본안 소송에서는 원고 청구의 당부에 대한 판단으로까지 나아가야 하는데, 이 사건 결정의 근거 조항인 이 사건 조항이 위헌인지의 여부에 따라 이 사건 본안 소송에 있어서 다른 내용의 재판을 하게 됨이 명백하므로, 이 사건 조항은 본안 사건 재판의 전제가 된다.
3. 이 사건 조항이 위헌이라고 판단되는 이유
가. 과거 헌법재판소의 합헌 결정 요지
과거 헌법재판소는 이 사건 조항과 거의 동일한 내용을 규정한 구 노동쟁의의 조정법 제30조 제3호에 대한 서건(당시에는 이 사건 조항 중 법 제75조와 같은 내용의 규정이 없었으나, 사전적인 강제중재 제도에 관한 기본틀 자체는 헌재와 별 다른 차이점이 없었다)에서 이 사건 조항이 위헌이라는 의견이 5인이고 합헌이라는 의견이 4인으로 위헌의견이 다수였음에도 불구하고, 위헌결정의 정족수에 1인이 모자라 결국 합헌결정을 선고하였는바(헌법재판소 1996.12.26. 선고 90헌바19등 사건), 이 사건 조항이 합헌이라는 의견(이하 합헌의견이라고 할 때에는 위 사건의 그것을 말한다)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1) 우리 노사관계의 역사와 정치, 경제 및 사회적 결실 등 여러 가지 등 여러 가지 사항을 고려할 때, 강제중재 제도는 사회혼란과 일반국민의 피해를 줄이고, 신속하고 원만한 쟁의타결을 위하여 아직까지는 필요한 제도라고 할 것이며, 긴급조정 제도에 흡수될 수 있는 것으로서 옥상옥으로 볼필요하다거나 근로자의 단체행동권을 과잉제한하는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고, 오히려 양 제도는 공익사업체의 노동쟁의조정제도로서 상호보완적으로 각자가 그 기능을 하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2) 헌법 제33조 제1항이 보장하고 있는 노동기본권은 어떤 제약도 허용되지 아니한 절대적인 권리가 아니라 질서유지나 공공복리라는 관점에서 당연히 그 내재적인 제약이 있으며 그 제한은 노동기본권 보장의 필요와 국민생활 전체의 이익을 유지·증진할 필요를 비교형량하여 양자가 적정한 균형을 유지하는 선에서 결정된다고 할 것이다.
법 제4조 소청의 공익사업을 질서유지나 공공확리를 위하여 노동쟁의가 쟁의행위로 나아가지 아니하고 원만하고 신속히 타결되어야 할 "필요성"이 일반사업에 비하여 현저히 높고, 노사 쌍방의 대립이 격화되어 당사자가 중재신청에 나아가지 아니하는 경우 노사 양측이게 냉각기간을 자지게 하면서 노사분쟁 해결에 전문지식을 가지고 있는 중립적 기관인 노동위원회로 하여금 중재에 회부하도록 하는 것은 목적수행을 위한 "부득이한 조치"이며, 노동위원회와 중재위원회의 구성이나 운영 절차, 대상조치의 존무 등 여러 가지 점을 고려하면 강제중재 제도가 도모하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방법이 "상당성"을 갖추었다고 하지 않을 수 없으므로, 법 제30조 제3호는 과잉금지의 원칙이나 비례의 원칙에 위배되지 아니하므로 헙법에 위반된다고 할 수 없다.
(3) 중재회부 후 일정기간 쟁의행위를 금지하는 목적은 당사자 쌍방에게 평화적인 해결을 위한 일종의 냉각기간을 다시 부여하여 격화된 당사자의 대립을 완화시킴으로써 중재에 따른 분쟁타결의 효과를 극대화하자는 데 있으므로 그 정당성이 인정되고, 쟁의행위가 금지되는 기간은 15일이지만 그 기간 내에 중재재정이 내려지지 아니할 경우에는 언제든지 쟁의행위에 돌입할 수 있으므로, 쟁의행위 금지규정이 단체행동권인 쟁의권 자체를 박탈하는 것은 아닐 뿐만 아니라 그 기간도 불합리하게 장기라고 할 수도 없으며, 중재재정에 대하여 재심과 행정소송의 불복절차를 경유할 수 있는 등 대상조치도 마련되어 있고, 이익교량의 원칙에 비추어 보더라도 어느 정도의 쟁의행위의 제한은 감수하여야 할 것이므로, 일반사업에 종사하는 근로자와 공익사업에 종사하는 근로자를 합리적인 이유 없이 차별하여 평등의 원칙에 반한다고 할 수는 없다.
나. 이 법원의 판단
살피건대, 합헌 의결의 위와 같은 견해에는 찬동할 수 없고, 이 사건 조항은 헌법에 위반되는 것이라고 봄이 타당한 바,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1)과잉금지의 원칙에 위배되고, 단체행동권은 사실상 박탈하게 되는 점
(가) 판단의 전제
노동쟁의에 있어서의 "중재"는 "쟁의행위"에 대한 대상물로서의 성격을 가진다고 할 것인바, 이를 보다 자세히 살펴보면, 근로자들로서는 자신들이 주장하는 근로조건을 단체협약에 관철 내지 반영하기 위해 쟁의행위를 하는 것을 포기하는 대신 단체협약에 준하는 효력을 가지는 중재개념이 이루어질 수 있게 함으로써 쟁의행위를 함에 따라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을 절약하고, 쟁의행위로 인하여 불거질 노사관계에서의 감정적 앙금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이점을 얻을 수 잇게 되는 것이다.
이상과 같이 "쟁의행위"에 대한 대상물이라는 "중재"의 성격을 감안할 때, 중재로 인하여 쟁의행위가 금지되고 중재재정에 단체협약과 같은 효력이 부여되는 것에 대한 근거는 노사관계의 당사자 사이에 그들의 분쟁을 중재에 의하기로 하는 합의를 하였다는 점에서 찾아야 함이 원칙-즉 임의중재가 원칙-이라 할 것이고(이러한 합의가 잇는 경우 중재가 가능함을 법 제62조 제1호와 제2호가 규정하고 있다), 노사 쌍방의 의사와는 전혀 관계없이 제3자가 직권으로 노동쟁의를 중재에 회부하도록 하고 중재재정에 구속력을 부여하는 강제중재제도는 노사자치주의와 교섭자치주의에 위배될 소지가 크고, 경우에 따라 근로3권을 형해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극히 제한적으로 인정되어야 하며, 예외적으로 인정되는 경우에 있어서도 과잉금지의 원칙을 엄격히 준수하여야 할 것이다.
(나) 판단
법 제63조는 "노동쟁의가 중재에 회부될 때에는 그 날부터 15일간은 쟁의행위를 할 수 없다"라고 규정하고 있는 바, 일반적으로 노동쟁의가 중재에 회부되는 때는 노사간에 협상이 결렬되고 조정을 거쳐서도 협상이 이루어지지 않아 마지막 수단으로 쟁의행위를 하려고 할 때로, 쟁의행위의 실효성과 시기 적절성이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한 때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러한 시점에서 직권으로 중재에 회부함으로써 그로부터 15일간 및 중재재정 이후의 기간 동안 어떠한 쟁의행위도 못하게 하는 것은 과잉금지의 원칙에 위배될 뿐만 아니라, 단체행동권을 사실상 박탈한다는 점에서 볼 때 분명 문제가 있다.
이에 대해 아래에서 보다 자세히 살펴보기로 한다.
1) 법 제 76조 내지 제80조에 의하면, 노동부장관은 쟁의행위가 일정한 요건에 해당한다고 판단할 경우 긴급조정결정을 내릴 수 있고, 이러한 긴급조정결정이 내려지면 30일 동안 쟁의행위를 할 수 없으며, 위 기간 동안 조정을 시도하게 되는 바, 만약 위 기간 동안에도 조정이 이루어지지 않게 되면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이 중재에 회부할 수 있고, 그 이후 중재재정이 내려지게 되면, 더 이상 쟁의행위를 하는 것이 불가능하게 된다.
그런데 이와 같이 쟁의행위의 발생 이후 사후적·사태대응적인 조치로서 긴급조정결정 및 강제중재가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것과 별도로 사전적인 조치로서 이 사건 조항에서와 같은 강제중재가 가능하도록 하는 것은 단체행동권을 과도하게 침해하는 조치로 보인다.
이에 대해서는 참된 합헌 의견이 내세우는 것과 같이 우리나라의 경우 법상 긴급조정의 기간이 일본이나 미국에 비하여 단기간이어서 긴급조정 제도가 효과적인 기능을 발휘하기에 미흡하므로, 사전적인 강제중재 제도가 필요하다는 반문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법은 일본이나 미국에서는 없는 강제중재 제도를 긴급조정 제도에 덧붙여 마련하고 있어 쟁의행위에 대해서 일본이나 미국에 비하여 오히려 더욱 강력한 사후적인 조치가 가능하므로 단순히 조정기간이 짧다는 이유만으로 (현행 법상으로는 과거 위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있을 당시보다 긴급조정 기간이 10일이 더 증가하여 현재는 긴급조정기간이 30일에 이른다. 법 77조 참조) 현행 긴급조정 제도가 효과적인 기능을 수행할 수 없다고 보는 것은 무리가 있을 뿐만 아니라, 사후적인 규제가 미비하다면 그것을 정비하는 것이 정도라 할 것이지, 사후적인 규제보다 기본권을 더욱 강하게 침해하는 사전적인 규제의 정당성을 뒷받침할 수 있는 논거로서 사후적인 규제의 미비를 들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위와 같은 반론은 타당하지 않다.
2) 더군다나 사후적인 강제중재 제도와는 달리 사전적인 강제중재 제도 자체가 안고 있는 문제점으로는 다음과 같은 것을 들 수 있다.
즉 사후적인 강제중재 제도에서는 일단 쟁의행위가 있고 난 이후 그 쟁의행위의 방법, 파급 효과 등을 실증적·경험적으로 고찰하여 일정한 요건에 해당할 경우 쟁의행위를 금지할 수 있는 것에 그치는 반면, 사전적인 강제중재 제도에서는 쟁의행위의 방법, 파급 효과 등을 실증적, 경험적으로 고찰할 수 있는 기회 자체를 가지지 못한 채 추상적으로만 판단하여 아예 쟁의행위를 할 수 있는 기회 자체를 행정기관의 일방적인 결정에 의해 봉쇄하게 되므로 결과적으로 과잉금지의 원칙에 어긋날 뿐만 아니라, 단체행동권을 사실상 박탈케 함으로써 기본권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게 된다.
살피건대 현행 헌법의 해석상 단지 필수공익사업에 종사하는 이유만으로 그 사업장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단체행동권을 단순히 제한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박탈까지 할 수 있다는 결과가 도출될 수 없는 이상, 위와 같이 필수공익사업장 소속 근로자의 단체행동권을 사실상 박탈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사전적인 직권중재 제도는 현행 헌법과 조화되기 어려운 것이다.
3) 특히 법 63조는 중재기간 동안 쟁의행위를 금지한다고만 규정하고 있을 뿐, 특별히 금지되는 쟁의행위를 제한하고 있지 아니하므로 결국 현행 법 아래에서는 사실상 법이 금지하려고 하는 주된 대상인 전면 파업뿐만 아니라, 부분 파업(예컨대, 병원사업장의 경우, 응급환자와 입원환자에 대해서는 정상적인 근로를 젱공하는 반면, 외래환자, 진료에 대해서는 근로를 제공하지 않는 식의 파업)이나 공익을 해하는 정도가 그리 크다고는 볼 수 없는 부분적·일시적 직장점거, 피켓팅, 준법투쟁마저도 중재기간 및 중재제정 이후의 기간동안 전면적으로 금지되는 바 이는 단체행동권을 과도하게 침해하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볼 소지가 많다.
4) 합헌 의견은 강제중재에 회부되더라도 그 때부터 15일간만 쟁의행위가 금지될 뿐이고, 그 기간 내에 중재재정이 내려지지 않으면 언제든지 쟁의행위에 돌입할 수 있으므로 사전적인 강제중재 제도가 단체행동권을 박탈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며 이 사건 조항이 합헌임을 주장하고 있으나, ① 강제중재 회부결정이 내려진 경우 15일 이내에 중재재정이 내려지는 것이 일반적임을 고려하면, 일단 강제중재 회부결정이 있고 나면 단체행동권의 행사는 "사실상 박탈"당하는 셈이 됨을 결코 부인할 수 없는 점, ② 위 주장 자체도 강제중재에 회부된 이후 중재재정이 내려진 경우 이로써 단체행동권이 박탈당하게 되는 것임은 부인하지 않는 것으로 보이는 바, 이와 같이 단체행동권이 박탈당하게 되는 경우가 발생하게 되는 것을 헌법적으로 정당화한 타당한 논거를 제시하지 않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위 주장은 타당하지 않다.
5) 사전적인 강제중재 제도가 과잉금지의 원칙에 어긋나고 단체행동권을 사실상 박탈하게 되는 결과에 이르게 된다고 보는 견해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반론의 제기도 가능할 것이다.
즉 직권중재 회부결정이 내려질 경우 이에 대해 행정소송의 제기를 통해 집행정지 결정을 받을 수 있고, 그렇다면 그 이후부터는 적법하게 쟁의행위를 할 수 있기 때문에 결코 사전적인 강제중재 제도가 있다고 하여 이로써 단체행동권을 과잉침해한다거나, 그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하는 것은 아니라는 반론이 바로 그것이다.
살피건대
① 이 사건에서 문제되는 것은 행정기관이 일방적으로 사전에 직권중재를 할 수 있게 한 제도 자체가 위험인가라는 점이지, 이러한 사전적인 직권중재 제도 자체의 운용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가라는 점이 아니므로, 제도의 운용에 대한 사법적인 구제 절차가 있다는 점을 들어 그러한 제도 자체의 정당성을 뒷받침하고자 하는 취지의 위 반론은 그 자체로서 부당한 점,
② 현실적으로 보더라도 직권중재 회부결정이 있은 후 중재재정이 이루어지기까지는 길어야 15일에 불과한 실정을 감안하면 직권중재 회부결정에 대한 집행정지 신청을 법원에 제기한다고 하더라도 법원으로서는 사실상 직권중재 회부결정의 당부에 관한 실질적인 판단을 할 수 있는 시간적인 여유와 충분한 자료 등이 없어 집행정지가 인용될 가능성이 사실상 없는 점,
③더군다나 이 사건에서와는 달리 지방노동위원회의 위원장이 직권중재 회부결정을 하는 경우에 있어서는 바로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없고,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을 거쳐야만 하므로(대법원 1995.9.15 선고 95누6724 판결 참조), 이러한 경우에 있어서는 행정소송을 제기하기 전 재심을 거치는 과정에서 이미 위 15일의 기간이 초과됨이 일반적일 것인 점 등을 종합하여 고려해보면, 위 반론 역시 타당하지 않다.
(2) 이른 바 '대상조치론'의 부당성
(가) 합헌의견이 내세우는 강력한 논거로는 이른 바 '대상조치론'이라는 것이 있는 바, 이는 중재절차를 주재하는 중재위원회의 구성이나 운영절차 등에 민주성과 공정성이 확보되어 있어, 중재재정에 대해서는 재심과 행정소송을 통해 그 적정성과 적법성을 다룰 수 있는 '대상조치'가 마련되어 있는 이상, 강제중재 제도는 과잉금지의 원칙중 '상당성'의 요건을 충족할 뿐만 아니라 단체행동권을 박탈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논리이다.
(나) 살피건대 이러한 '대상조치론'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부당하다.
1) '대상조치론'은 단체행동권을 '제한'하는 대상으로, 중립적인 기관으로 하여금 중재를 하도록 하고 이에 대해 재판 등을 통해 다룰 수 있는 조치를 마련해 두었으므로, 그러한 단체행동권의 '제한'은 정당하다는 식의 논리인바, 사전적인 강제중재 제도는 단지 단체행동권을 '제한'하는 것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사실상 박탈'하는 것이고, 이와 같이 사전적인 강재중재제도가 단체행동권을 '사실상 박탈'하는 것을 정당화한 헌법상의 근거가 있는가라는 물음에 대해 '대상조치론'은 그 대답은 제대로 못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위와 같은 논리대로라면 헌법상 보장되는 기본권을 제한하는 경우 그에 대한 법적인 구제절차만 구비되면, 그러한 기본권 제한은 언제나 상당하게 된다는 부당한 결과에 이르게 되는바, 기본권의 침해에 대해 일반적으로 재판을 통한 구제절차가 인정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기본권을 침해하는 법률은 그러한 침해를 재판을 통해 제거할 수 있는 '대상조치'가 마련되어 있는 이상 언제나 합헌이라는 논리로까지 비약될 수 있다.
2) 무엇보다도 '중재재정에 대하여는 재심과 행정소송을 통하여 중재재정의 적정성을 다룰 수 있다'라는 부분도 현행 법의 해석상 무리가 있을 뿐만 아니라 입법론상으로도 받아들이기 어려운 대목이다.
법 제69조 제1항 및 제2항에 의하면, 중재재정에 대해서는 '위법'이나 '월권'에 의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 재심신청과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고 되어 있는 바, 이와같이 중재재정에 대한 불복은 중재재정이 위법이거나 월권에 의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므로 중재재정이 단순히 노사 어느 일방에게 불리하여 부당하거나 불합리한 내용이라는 사유만으로는 불복이 허용되지 아니하는 것으로 해석되기 때문에(대법원 1994.1.11. 선고 93누11883 판결 동 참조), 사실상 중재재정의 내용의 당·부당여부는 재심과 행정소송에서의 심리대상에서 제외되어 버린다.
따라서 필수공익사업장에 근무하는 근로자들로서는 중재재정이 그들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하게 이루어졌다고 하더라도 이들 재심이나 행정소송을 통해 구제받을 수 있는 길은 현행 법상으로 사실상 봉쇄되어 중재재정에 구속될 수밖에 없다고 할 것인바, 입법론으로 보더라도 법원이 중재재정의 당부에 대한 판단에까지 들어가 중재재정에 의해 결정된 근로조건의 타당성 여부까지 실사한다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도 않는 것이다.
이상과 같이 재심과 행정소송을 통해서도 중재재정의 적정성은 다룰 수 없다고 봄이 현행 법의 해석론과 입법론상으로 타당한 이상, 중재재정의 내용이 부당하다고 주장하며 중재재정에 대한 행정소송과 아울러 집행정지 신청을 제기한다고 하더라도 법원으로서는 본안에서 패소할 것이 명백한 이상 집행정지 신청을 기각할 수밖에 없고, 결국 중재재정은 일단 그것이 내려지기만 하면, 위법이나 월권과 같이 극히 예외적인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이상 그대로 그 효력을 유지하게 되어 근로자로서는 단체행동권을 적법하게 행사할 수 있는 기회 자체가 사실상 없게 되는 결과에 이름은 이른바 '대상조치'의 존재에도 불구하고 마찬가지라 할 것이다.
(3) 현실적인 필요성을 합헌의 논거로 내세우는 주장의 부당성
(가) 합헌 의견은 노사관계의 타협과 조정의 역사가 일천한 점, 극한적인 대립양상을 보이며 나아가 정치적인 투쟁으로까지 발전하여 사회불안을 조성하는 경향까지 있었던 우리 노사관계의 경험 등을 고려한다면, 쟁의행위 돌입 후 사례의 심각성 여부에 따라 긴급조정을 발동하는 것만으로 충분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우리 노사관계의 역사와 정치, 경제 및 사회적 현실을 직시하지 못한 견해라고 밝히고 있는 바, 이 사건조항이 합헌이라는 주장의 근저에는 위와 같이 현실적인 필요성이 크다는 점이 자리잡고 있는 듯하다.
(나) 살피건대, 위와같이 현실적인 필요성을 강조하여 이 사건 조항이 합헌이라고 주장하는 견해에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찬동할 수 없다.
1) 기본권 제한입법이 헌법 제37조에 터잡은 과잉금지 원칙에 위반하지 않기 위해서는 목적의 정당성, 수단의 적합성, 피해의 최소성, 법익의 균헝성 이상 4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하여야 하는바, 아무리 현실적인 필요성이 크다고 하더라도 피해의 최소성, 법익의 균형성의 요건을 충족하여야만 과잉금지 원칙에 어긋나지 않는 것임을 감안하면, 위와같은 현실적인 필요성만으로 사전적인 직권중재 제도의 합헌성 여부에 대한 판단을 결정적으로 좌우할 수는 없다.
2) 위와 같은 현실적인 필요성을 감안하더라도, 행정권의 발동에 기인한 사전적인 강제중재 제도를 통해 필수공익사업에 대한 쟁의행위를 전면적으로 금지하는 것만이 과연 공익보호를 위한 유일한 해결책인가의 여부 그리고 사전적인 강제중재 제도 자체의 실효성 여부에 대해서도 다음과 같은 여러 가지 점들을 고려할 때 의문이 많다.
가) 앞에서 본 바와 같이 우리나라 법상으로는 일본이나 미국에는 없는 사후적인 강제중재라고 하는 아주 강력한 제도가 긴급조정 결정에 결부되어 마련돼 있으므로, 쟁의행위가 있은 후 사후적·사태대응적으로 탄력 있게 대처함으로써 공익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쟁의행위를 막을 수 있고, 근로자들로서는 이와 같이 강력한 사후적인 조치가 있음을 고려하여 자율적으로 나름대로 공익에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합리적이고도 균형적인 방법을 모색하여 쟁의행위를 하려고 할 것이다.
나) 법은 노사자치주의·교섭자치주의에 의한 노사간의 원만한 합의를 추구하되, 이러한 합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공익을 위하여 사전적인 직권중재 제도를 마련해 두었다.
그러나 사용자로서는 사전적인 직권중재 제도가 있음을 고려하여 노사협상에 성실히 임하지 않을 유혹에 쉽게 빠지게 되고, 이에 따라 노사간의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지게 되는 경우가 많을 것인바, 그렇다면 오히려 사전적인 직권중재 제도 자체가 노사자치주의, 교섭자치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역할을 낳을 수도 있다.
더군다나 이 사건에서와 같이 근로자들로서는 이러한 사전적인 직권중재 제도자체를 무시하고 쟁의행위를 감행하고, 그 이후에서야 비로소 여론의 압박 등을 등에 업고서 노사간의 협상이 이루어지는 현 실정을 고려하며, 근로자들의 요구가 결코 무리한 것이 아니고, 사용자가 그 요구를 성실한 교섭을 통해 수용할 의사가 있어 사용자와 근로자들 사이에 성실한 교섭이 이루어지면 타협이 이루어질 수 있는 경우에 있어서는, 사전적인 직권중재 제도가 오히려 이러한 노사간 협상의 원만한 진척에 걸림돌로 작용하는 것은 아닌가라는 의문을 가지게도 한다.
다) 사전적인 강재중재 제도 자체가 가지는 효능 중의 중요한 하나는 강제중재 회부결정이 있고 나면 그 이후에 행해진 쟁의행위가 그 자체로 불법 쟁의행위가 도어 공공의 이익에 위해를 가하는 쟁의행위를 손쉽 게 엄단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이는 단분히 행정편의주의적인 발상으로 볼 소지가 많은바, 쟁의행위에는 파업뿐만 아니라, 보이콧, 직장점거 등 여러 가지 종류가 있고, 그 각각의 쟁의행위도 전면적인 것이냐 아니냐 등의 여러 기준에 따라 다시 세분할 수 있는바, "① 필수공익사업장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쟁의행의는 "항상" 공익을 해하는 것이고, ② 그로 인한 공익의 위해 정도는 쟁의행위로 인하여 달성하고자 하는 근로자의 권익보다 “항상” 중대한 것이다”라는 명제에 전적으로 찬동하지 않는 이상, 필수공익사업장에서 이루어진 모든 쟁의행위에 대해 그 경위와 경중 등 구체적인 사정을 전혀 살피지 않고서, “중재회부결정”이라는 행정처분에 의해 일괄적으로 모든 쟁의행위를 금지하고 그 위반시 불법 쟁의행위로 간주하여 처벌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
쟁의행위가 위법한 경우 노동조합들은 사용자에게 민사상의 손해배상책임을 지고, 근로자 개개인은 업무방해죄 등으로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노동조합측을 상대로 하는 쟁의행위금지가처분결정도 가능하다고 볼 것인바, 쟁의행위가 적법한가의 여부는 노동관계법규에 위반하였는지의 여부에 의하여 판단할 것이 아니라 쟁의행위의 주체, 목적, 시기, 절차, 방법 등의 측면을 종합하여 구체적·실질적으로 판단하여야 할 것임을 고려하며, “중재회부결정”이 있어야만 비로소 그 이후에 이루어진 쟁의행위를 불법 쟁의행위로 판단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당해 중재행위가 이루어진 경과와 그 수단, 이로 인해 공공에 미친 영향 등을 고려해서도 충분히 불법적인 쟁의행위인지의 여부를 가려낼 수 있다(특히 쟁의행위에 대한 형사처벌과 관련하여서는 법원이 쟁의행위의 방법과 태양 등을 고려하여 그것이 위법성조작사유인 정당행위에 해당하는지의 여부를 독자적으로 판단하게 된다는 점에 비추어 보면 더욱 그러하다)
요컨대 “중재회부결정”자체가 불법 쟁의행위가 성립하기 위한 필요조건이 아니고, 불법 쟁의행위인지의 여부는 사법부의 판단에 의하여 궁극적으로 판단될 문제인 이상, 중재회부결정을 하지 않는다고 하여 무분별한 쟁의행위가 이루어져 공익에 중대한 위해가 발생할 것이라고 보는 것은 지나친 우려라 할 것이고, 불법 쟁의행위에 해당하는 구체적인 경우들에 대한 판례의 축적 및 공익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 불법 쟁의행위를 한 자에 대한 엄정한 법 집행 등을 통해서도 나름대로 충분히 불법 쟁의행위에 대한 위하적인 효력을 담보할 수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조항은 원고와 피고 사이의 이 법원 2001구23542 중재회부결정무효확인 등 사건의 전제가 될 뿐만 아니라, 이를 위헌이라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판단되므로, 헌법재판소에 이 사건 조항의 위헌 여부에 대한 심판을 제청하기로 한다.
판사 조병현(재판장), 조건주, 김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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