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경미한 통신비 부당청구만으로 경비횡령 및 직무명령위반이라고...
- 번호
- 2001구27971
- 일자
- 2002-12-05
업무수행능력 부족의 점은 이를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고, 오히려 참가인의 경력, 고용계약 체결 경위와 내용, 당시 원고회사의 상황, 참가인의 영업활동 내용 및 Vogt-Nem과의 수주계약 성사 등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의 업무수행능력이 부족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또 원고는 참가인이 위 수주계약 체결에 즈음하여 서울플랜트, 한국중공업 등 경쟁업체와 통화한 것을 두고 경쟁업체들과 내통하는 배신행위를 하였다고 주장하나, 그 통화의 내용 등이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위 통화 사실만으로 참가인이 경쟁업체들과 내통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참가인의 배신행위를 인정할 아무런 증거도 없다. 그러므로 원고회사의 정직처분은 사회통념상 징계권을 남용한 것으로 인정된다.
[원 고] 일성엔지니어링 주식회사 대표이사 장○일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형진
[피 고]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
소송수행자 곽영섭
[피고보조참가인] 노○훈
소송대리인 변호사 임상대
[변론종결] 2002.9.3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비용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피고가 2001.6.21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2001부해181호 부당정직및부당해고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 중 부당정직에 관한 판정부분을 취소한다는 판결.
1. 재심판정의 경위
【인정근거】갑 제1호증, 변론의 전취지
가. 피고보조참가인(이하‘참가인’이라 한다)은 2000.2.28경 원고회사와 사이에 고용계약을 체결하고 같은 해 3.2경부터 영업직으로 원고회사 미국 사무소에 근무하여 오던 중, 같은 해 9.5일 원고회사로부터 공금사용, 직무명령위반, 업무수행능력부족, 배신행위 등의 사유로 업무정지명령(이하‘이 사건 정직처분’이라 한다)을 받은 데 이어, 2001.1.5 징계해고되었다.
나. 참가인은 이 사건 정직처분 및 징계해고가 부당정직 및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부산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제기하였으나, 위 지방노동위원회는 원고회사와 참가인과의 근로계약기간이 이미 만료되어 구제의 실익이 없다는 이유로 위 구제신청을 모두 각하하였다.
다. 참가인은 이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2001부해181호로 재심을 신청하였고, 중앙노동위원회는 2001.6.21 정직부분에 관하여 사회통념상 원고회사가 징계권을 남용한 것으로 인정된다고 하여 위 지방노동위원회의 결정을 취소하고 부당정직을 인정, 원고회사는 참가인에게 정직기간 동안 정상적으로 근로하였더라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 상당액을 지급하여야 한다는 내용의 이 사건 재심판정을 하였다(한편, 해고 부분에 관하여는 위 지방노동위원회의 결정과 같은 이유로 원고회사의 재심신청을 기각함).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 주장의 요지
원고는 참가인이 폐열회수보일러(Heat Recovery Steam Generator, 이하‘HRSG’라 한다) 수주계약체결에 있어서 당초 장담했던 것과 달리 업무수행능력이 결여(부족)되어 있고, 통신비 등 업무수행경비를 횡령(과다사용)하였을 뿐만 아니라 그 소명과정에서 불성실한 태도를 보였으며, 경쟁업체들과 내통하는 배신행위를 하는 등의 사유로 말미암아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신뢰관계가 파탄됨에 따라, 참가인의 장래에 있어서 계속 직무를 감당하게 될 경우 예상되는 업무상의 장애(특히 영업기밀의 누설) 등을 예방하기 위하여 이 사건 정직처분을 하게 되었던 바, 참가인의 위와 같은 사유는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지속시킬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이 있는 사유로서 근로기준법 제30조 제1항 소정의 정당한 이유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고, 참가인의 위와 같은 일련의 비위행위의 경위 및 정도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정직처분이 그 비위행위의 정도에 비추어 너무 가혹하다고 볼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부당정직으로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나. 인정사실
【채택증거】갑 제2 내지 5호증, 갑 제6호증의 1 내지 7, 갑 제7 내지 9호증, 갑 제10호증의 1 내지 20, 갑 제11 내지 13호증, 갑 제15호증의 1 내지 3, 4의 1 내지 9, 5의 1, 2, 6 내지 10, 11의 1, 2, 12 내지 14, 15의 1 내지 27, 16의 1 내지 33, 17의 1 내지 29, 18의 1 내지 13, 19의 1 내지 24, 20 내지 26, 갑 제18, 19호증, 갑 제22호증의 1, 2, 갑 제23호증, 갑 제24, 25호증의 각 1, 2, 갑 제26호증, 갑 제27호증의 1 내지 7, 갑 제28호증의 1, 2, 갑 제29호증, 갑 제30호증의 1 내지 20, 갑 제31호증, 갑 제32호증의 1 내지 4, 갑 제66, 67, 74, 75호증, 변론의 전취지
(1) 원고회사는 2000.2.28 참가인과 사이에 계약기간을 1년(계약만료 1개월 전에 실적을 고려하여 상호 협의하여 재계약)으로 하여 고용계약을 체결하였는 바, 그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고, 이는 참가인이 원고회사에 제시한 2000.2.24자 ‘HRSG프로젝트 관련 미국시장 진출방안’에서의 요청사항이 거의 그대로 수용된 것이다.
(가) 원고는 북남미 지역의 영업활동을 위하여 참가인을 미국 현지 지사장으로 임명하고, 참가인은 원고만을 위하여 수주활동을 하며,(…)
(나) 참가인은 원고를 위하여 프로젝트(Project)에 대한 안건 입수, 고객 정보파악, 경쟁사 활동 및 가격정보 파악 등을 포함한 제반 수주에 필요한 활동을 수행하며, 원고와 참가인은 아래 사항에 대하여 상호 합의한다.
1) 급여(매월 초 참가인 구좌로 송금): 미화 3,000달러/월(연간 계획)
2) 경비(교통비, 통신비, 접대비): 월별 실비정산하여 참가인 구좌로 송금
3) 인센티브 페이(Incentive Pay): 참가인이 발굴한 프로젝트 수주시 수주금액의 1% 계약 사인 후 30일 이내에 참가인 구좌로 송금
4) 지사설립 및 경비: 참가인의 가족이 상주하고 있는 미국 동부지역 메릴랜드(Maryland)주 내(…) 주택을 원고의 미국 지사로 운영하며 지사 설립시 소요되는 경비(약 1만불 예상)는 참가인이 선 부담 후 첫 프로젝트 수주시 정산받는 조건
(2) 한편, 참가인은 1986년경부터 2000.1월경까지 삼성중공업에서 근무하면서 발전영업파트 과장 등을 지낸 경력이 있다. 그리고, 원고회사는 참가인과의 위 고용계약 당시 HRSG 사업의 납품 실적이 없는 상황으로서 HRSG 생산에 필요한 Finning Plant 설비가 2000.4월경 비로소 공장에 입고되는 등 관련 조직과 설비 또한 미비한 상황이었다.
(3) 참가인은 위 고용계약에 따라 참가인의 미국 내 자택에 사무실을 설치하고 2000.3.2부터 영업활동을 시작하였는 바, 같은 해 3.28일, 5.4일, 5.26일, 6.16일, 6.29일, 7.11일 등에 미국의 HRSG 업체인 Vogt-Nem 회사를 방문하여, 원고회사를 소개하고 Vogt-Nem의 수주 예상 HRSG프로젝트에 관한 정보(Inquiry 등)를 입수하며 경쟁업체들의 활동을 파악하는 등 수주를 위해 노력하였다. 또한, 참가인들은 2000.5.8 원고회사 본사로 와서 미국지사의 업무사항을 보고하고, 유○선 부사장, 장○혁 부장 등과 Vogt-Nem, Foster Wheeler 등을 상대로 한 향후 수주전략을 협의한 바 있으며, 현지 변호사 선임 등 미국지사 개설관련 진행사항을 보고하고, 원고회사로부터 지사 설립에 필요한 서류들과 참가인의 비자신청 관련 서류들을 송부받기도 하였다.
(4) 그 후 원고회사는 2000.7.21 Vogt-Nem과 사이에 미화 6,903,308달러 상당의 Perryville & Zeeland HRSG 프로젝트를 수주받는 계약을 체결하였다. 한편, 참가인은 HRSG프로젝트 수주를 위해 위 Vogt-Nem 외에도 Foster Wheeler, Bechtel, Raytheon 등의 발전설비업체들을 방문한 바 있고, 주간업무보고 및 출장보고를 통해 사전 방문 일정과 방문 후 회의내용, 요청사항 등을 원고회사측에 알렸으며, 참가인의 주선으로 Vogt-Nem과 Siemens-Westinghouse 회사 등의 관계자가 실사를 위해 원고회사를 방문하기도 하였다.
(5) 원고회사는 위 고용계약대로 참가인에게 급여를 지급하는 한편, 2000.3월분부터 6월분까지는 참가인이 관련 영수증을 첨부하여 송부한 월별 사용경비정산서에 따라 교통비, 숙박비, 유류비, 통신비, 접대비 등 경비를 참가인 구좌로 송금하여 주었다. 그런데, 원고회사는 위 Vogt-Nem과의 수주계약 체결 후인 2000.8.4 참가인에게 새로 제정된 해외사무소운영비 관리요령을 송부하면서, 통신비, 접대비 등 비용은 그 내용을 보고하여 승인을 얻은 사항에 한하여 비용을 인정받을 수 있다고 하고, 이에 따라 7월분 비용을 정리하여 보고할 것을 명하고 이미 지급된 비용도 그 내용을 보고 후 정산할 것을 명하였다.
(6) 이에 대하여 참가인은, 통신비는 미국지사의 운영이 별도의 사무실 없이 참가인의 자택에서 이루어지는 관계로 실제 사용경비의 분리가 어려운 부분이 있음을 밝히고, 향후 각종 경비지출에 관하여 사전에 회사의 승인을 얻은 후 집행하며 별도의 업무용 전화를 추가 개설할 뜻을 밝히면서, 통신회사들로부터 확보한 청구서와 통화내역을 첨부하여 통신비 관련 사용처 리스트를 제출하였는 바, 이에 의하면 참가인은 청구서를 확보한 전체 통신비 1,427.93달러 중 189.85 달러를 개인 용도로 사용하였음을 인정하고, 경비에서 공제하도록 요청하고 있다.
(7) 원고회사는 2000.9.5 참가인에게 사적으로 통화한 부분을 회사에 청구하고, 경비 중 수주활동을 위해 사용한 경비인지 여부가 불분명한 것이 있으며, 경비관련 상세 리스트 송부지시에 대하여 성의 없이 답하는 점 등을 지적하고, 향후 별도의 지시가 있을 때까지 모든 업무를 중지하도록 명하는 이 사건 정직처분을 하였다. 그 후 원고는 참가인에게 급여와 2000.7월분 경비를 지급하지 않았으며, 위 Vogt-Nem과의 수주계약이 참가인 단독에 의한 것이 아니라고 하여 고용계약상의 인센티브 페이도 지급하지 않았다
(8) 참가인은 원고를 상대로 위 고용계약상의 급여와 인센티브 페이, 2000.7월분 경비, 미국지사 설립비용 및 위자료 합계 160,475,360원의 지급을 청구하는 소송을 서울지방법원에 제기하였고, 이후 그 중 위자료청구 부분만을 취하하여 미화 99,986,75달러를 청구하는 것으로 청구취지를 감축하였다. 이에 대하여 서울지방법원은 2002.4.15 원고가 참가인에게 2002.5.31까지 8,500만원을 지급하고,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고용관계가 종료되었음을 확인하며, 참가인은 나머지 청구를 포기하는 내용의 강제조정결정을 하였고, 쌍방이 이를 수용함으로써 위 결정은 그 무렵 확정되었다.
다. 판 단
이 사건 정직처분의 사유들을 살피건대, 우선 업무수행능력 부족의 점은 이를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고, 오히려 위 인정사실과 같은 참가인의 경력, 고용계약 체결 경위와 내용, 당시 원고회사의 상황, 참가인의 영업활동 내용 및 Vogt-Nem과의 수주계약 성사 등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의 업무수행능력이 부족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다음으로 원고는 참가인이 위 수주계약 체결에 즈음하여 서울플랜트, 한국중공업 등 경쟁업체와 통화한 것을 두고 경쟁업체들과 내통하는 배신행위를 하였다고 주장하나, 그 통화의 내용 등이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위 통화 사실만으로 참가인이 경쟁업체들과 내통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참가인의 배신행위를 인정할 아무런 증거도 없다.
한편, 참가인이 자택에서 업무를 처리하면서 사적인 통화를 통신비에 포함시켜 경비청구한 점은 있으나, 그 금액이 크지 않은 점, 참가인이 이를 인정하고 경비에서 공제하도록 요청한 점, 원고회사의 해외사무소운영비 관리요령이 2000.8.4에야 참가인에게 송부되었고, 그 전까지는 원고회사가 참가인의 경비사용에 관하여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않은 점, 참가인이 위 통신비 외에 다른 경비를 부당 사용하였다거나 횡령하였다고 볼 증거는 전혀 없는 점, 참가인이 관련 영수증을 첨부하여 청구한 대로 월별 경비를 지급하고 나서 새삼 참가인에게 전화통화내용까지 다시 일일이 소명하도록 한 원고회사의 요구 자체가 무리한 측면이 있는 것으로 보이고, 위 수주계약 관련 인센티브 페이의 지급 문제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은 통신비 부당청구만으로 경비횡령 및 직무명령위반이라 하여 이 사건 정직처분에 이른 원고회사의 조치는 사회통념상 징계권을 남용한 것으로 인정되고, 근로기준법 제30조 제1항 소정의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할 수 없다.
결국 같은 취지의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고, 이와 다른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3.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백춘기(재판장), 유헌종, 유창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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