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법인 도안

판례

대기발령 기간동안 반성 및 손실회복 노력 등근무태도 개선의...

번호
2001구2828
일자
2002-05-24

원고는 자신의 실수로 예정단가가 과다계상된 사실을 시인하고 그 피해액을 환수하기 위하여 변호사 자문을 거쳐 거래처 담당자들과 수차례 접촉하는 등 나름대로의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위 대기발령기간 중 원고의 직무수행능력의 회복이나 근무태도 개선 등 직위해제 사유가 소멸된것으로 볼 정황이 존재한다고 봐야 할 것이므로, 참가인이 원고에게 직위를 부여하지 아니하다가 3개월의 기간이 만료했다는 이유만으로 당연면직처분한 것은 위법하다 할 것이다.

【원 고】김 ○호

소송대리인 변호사 황규범

소송복대리인 변호사 김태현

【피 고】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

소송수행자 조용호

【피고보조참가인】재단법인 한국발명진흥회 대표자 이사 이 ○희

소송대리인 변호사 민홍석

【변론종결】2001.12.21

1. 중앙노동위원회가 2000.12.11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들 사이의 2000부해482호 부당대기발령 및 부당해고구제 재심신청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 중 부당해고에 관한부분을 취소한다.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50 %는 원고가, 나머지50 %는 피고 및 피고보조참가인이 각 부담한다.

【청구취지】

중앙노동위원회가 2000.12.11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 ’이라 함)사이의 2000부해482호 부당대기발령 및 부당해고구제 재심신청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소장의 청구취지란의 재심판정일 ‘2001.1.5 ’은 명백한 오기로 보인다)

1. 재심판정의 경위

【인정근거】갑1 내지7, 을1,이 법원의 특허청장에 대한 사실조회결과

가. 원고는 1985.8.31 특허청 산하단체인 참가인법인에 입사한 뒤 1995년경 그 부설기관인 특허기술정보센터(원래는 독립된 법인격이 없었으나,2002.1.2 ‘재단법인 한국특허정보원 ’이라는 명칭의 법인체로 독립하였다)의 설립팀에 참여하였고, 같은해8.1부터 정식으로 특허기술정보센터의 기획관리팀장(2001.2.16 조직개편이되면서 ‘기획팀장 ’으로 명칭이 변경됨)으로 근무하면서 기획, 홍보,인사,총무(비서·계약 관련 업무 포함)등의 직무를 맡아 보았다.

나. 원고는 특허기술정보센터의 ‘1996년 전산장비 도입 ·설치계약 ’의 체결과 관련한 실무를맡게 되었는데, 도입대상인 전산장비의 품목별예정가격기초금액을 산정함에 있어 원래34,333,000원으로 기재하여야 할 Intersys Communication Services Lic. 제품(이하 ‘이사건 제품 ’이라 함)(1식은 구체적으로 ①Intersys Communication Services Lic., ②WAL/HP-UX3.x SDK, P/S,③WAL/Win4.x Runtime Lic, P/S,④WAL/HP-UX3.2 Inst Guide, ⑤WAL/Win3.x Prog Ref 등5개의 제품으로구성됨)2식의 예정단가를68,666,000원으로 잘못 기재하였고, 그로 인하여 참가인법인이 1996.12.3 한국휴렛팩커드주식회사(이하 ‘HP ’라 함)와 위 전산장비 도입 ·설치계약을 체결함에 있어서도 이 사건 제품의 단가가68,700,000원으로 산정되게 되었다.

다.1999.8.23부터 1999.9.4까지 실시된 특허청 감사결과 원고의 위와 같은 잘못이 드러나게되자, 특허기술정보센터소장은 2000.2.24 ‘직무수행능력이 현저히 부족하거나 근무성적이 극히 불량한 자 ’(인사규정 제25조 제1항 제3호)에 해당된다는 이유로 원고의 직위를 해제하고대기발령을 명하였으며,2000.5.24 ‘3개월의 기간동안 대기발령사유가 소멸되거나 해소되지아니하였다 ’(인사규정 제17조 제4호, 제25조 제3항)는 이유로 원고를 당연면직처리하였다.

라. 원고는 2000.5.22 위 대기발령에 대한 구제신청을,2000.6.14 당연면직에 대한 구제신청을, 각 제기하였으나,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00.9.14 원고의 위 구제신청을 모두 기각하였고(2000부해352,432호),중앙노동위원회도2000.12.11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이 사건 재심판정을 하였다.

2.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쟁점의 정리

(1)직위해제 처분에 이은 당연면직 처리는이를 일체로서 관찰할 때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따라 근로계약 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으로서 실질상 해고에 해당하고, 따라서 그 처분에 있어서는 근로기준법에의한 제한을 받는다 할 것이나, 인사규정상 직위해제 처분을 받은 자는 그 자체의 효력에 의하여 일정한 조건하에 당연면직 처리를 당할 수있는 상당한 개연성을 가지게 되고, 반면 당연면직 처리는 직위해제 후3월간 직위를 부여받음이 없이 직위해제 상태가 계속됨으로 인하여이루어지는 처분이므로, 일단 직위해제 처분이정당하게 내려진 경우라면 그 후 3월의 기간동안 직무수행 능력의 회복이나 근무태도 개선 등직위해제 사유가 소멸되어 마땅히 직위를 부여하여야 할 사정이 있음에도 합리적인 이유 없이직위를 부여하지 아니하는 등의 경우가 아닌한, 당연면직 처리 그 자체가 인사권 내지 징계권의 남용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다. (대법원1995.12.5 선고 94다43351 판결)

이 사건에 있어, 원고는 단순한 사무착오에의하여 이 사건 제품의 예정단가를 잘못 산정한것이고 대기발령 기간중에도 근무태도 개선 등의 사유가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고, 참가인은원고가 고의로 이 사건 제품의 예정단가를 과다계상하였고 대기발령 기간중에도 근무태도 개선 등의 의지를 보이지 아니하였다고 주장하고있는 바, 이하에서는 ①이 사건 제품의 예정단가가 잘못 산정된 것이 고의에 의한 것인지 단순한 사무착오인지의 여부와(이는 직위해제 및 대기발령 자체의 정당성 여부와 관련된 문제이다), ②대기발령 기간동안 원고의 근무태도가개선되는 등의 사유가 있었는지의 여부(이는당연면직 처리의 정당성 여부와 관련된 문제이다)에 대하여 살펴보기로 한다.

(2)한편 원고는 “참가인이 원고를 징계하기위하여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였다가 징계시효로징계가 불가능하게 되자 이를 회피하기 위하여대기발령처분을 하였으므로 이는 인사권의 남용에 해당된다 ”는 취지의 주장을 하고 있다.

살피건대 직위해제는 일반적으로 근로자가직무수행능력이 부족하거나 근무성적 또는 근무태도 등이 불량한 경우 등에 있어서 당해 근로자가 장래에 있어서 계속 직무를 담당하게 될 경우 예상되는 업무상의 장애 등을 예방하기 위하여 일시적으로 당해 근로자에게 직위를 부여하지 아니함으로써 직무에 종사하지 못하도록하는 잠정적인 조치로서의 보직의 해제를 의미하므로, 과거의 근로자의 비위행위에 대하여 기업질서 유지를 목적으로 행하여지는 징벌적 제재로서의 징계와는 그 성질이 다른 것이고, 취업규칙 등에 직위해제에 관한 특별한 절차규정이 있는 경우가 아닌 한 직위해제를 함에 있어서 징계에 관한 절차 등을 거쳐야 하는 것은 아니며, 직위해제처분의 정당성은 근로자에게 당해 직위해제 사유가 존재하는지 여부나 직위해제에 관한 절차규정을 위반한 것이 당해 직위해제처분을 무효로 할 만한 것이냐에 의하여 판단할 것이다. (대법원 1996.10.29 선고 95누15926판결)

따라서 어떠한 비위사실에 대하여 징계시효가 지났다 하더라도 직위해제처분은 여전히 가능한 것이고, 특허기술정보센터의 인사규정상대기발령에 관한 절차규정은 “소장은 대기발령에 관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인사위원회의 자문을 구할 수 있다 ”(제25조 제4항)는 규정밖에 없는 바, 위 대기발령처분에 앞서인사위원회의 자문을 거쳤는지 여부는 명백하지 아니하나 설사 이러한 자문을 거치지 아니하였다 하더라도 이러한 절차규정의 위반이 대기발령 처분 자체를 무효로 할 만한 것이라고는보이지 아니하므로, 이하에서는 이 부분에 관하여 별도로 살펴보지 않기로 한다.

(3)또한 참가인은 위 대기발령처분이 있은후 원고의 비위사실(①1995년부터 1999년까지10여회의 전산장비도입계약 등에 있어 계약업무처리요령에 위배하여 임의로 계약형태를 수의계약으로 하였음, ②제품을 직접 생산한 회사로부터가 아니라 공급대행업체로부터 구매하였음, ③한국전자계산주식회사(이하 ‘KCC ’라함)가 제공한 개인용컴퓨터4대를 횡령하였음, ④공급업체에 구매정보를 미리 제공하였음 등)이 추가로 드러났다고 주장하고 있다.

살피건대, 이 사건 대기발령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 것은 이 사건 제품의 단가가 과잉계상되었다는 점이므로 원칙적으로 대기발령 및 당연면직 처분의 정당성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도이 점에 한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나, 대기발령의 사유 자체는 ‘직무수행능력이 현저히 부족하거나 근무성적이 극히 불량한 자 ’에 해당된다는 것이었으므로 대기발령 기간중에 밝혀진 비위사실도 그것이 직무수행능력 또는 근무성적과 관련되는 것이라면, 적어도 당연면직 처분의정당성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추가로 밝혀진 비위사실도 함께 고려할 수 있다고 보아야할 것이다.

그러나 참가인이 주장하고 있는 위 비위사실들은, ③,④의 사유들의 경우에는 이를 인정할증거 자체가 부족하고, ①,②의 사유들은 원고개인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것인지의 여부나그로 인하여 참가인이 구체적으로 어떠한 손해를 입었다는 것인지의 여부도 불명하다. (예컨대①의 경우, 체결된 수의계약의 경우 모두 사전에 원고가 수의시담 결과를 보고한 뒤 특허기술정보센터 소장의 결재를 득한 것이었므로 적어도 외형상으로는 참가인법인의 계약업무처리요령(을4)에는 위배되지 않는 것이었고, 전산장비의 특성상 기존 공급업체로부터 계속 공급받는것이 유지, 관리상 적절한 것으로 보았다는 원고의 주장이 아무런 근거가 없는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무엇보다도 위와 같은 비위사실들은 위 대기발령 기간중이 아니라 그 이후에 밝혀진 사실들인 점에 비추어 보면 위 사유들은 이 사건 당연면직 처분의 정당성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고려될 것은 아니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즉 이 사건 대기발령 및 당연면직 처분 과정에 있어 참가인의 인사서류들(갑1 내지4)에 위와 같은비위사실들이 전혀 언급되어 있지 아니하고, 참가인이 2000.4.18 원고를 이 사건 제품의 구입계약과 관련하여 업무상배임 등의 혐의로 고소한 뒤 그 수사과정에서도 위와 같은 비위사실들이 있음에 관하여 아무런 주장을 하지 아니하였으며(갑27, 을1 1의 수사기록 참조. 원고는2000.7.19 이에 관하여 혐의없음 결정을 받았다), 이 사건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의 심리과정에서도 위 ③의 사유를 제외한 나머지 사유들에관하여는 역시 구체적으로 언급을 하지 아니하였다가(갑6), 이 사건 재심신청사건의 심리과정에서 비로소 위와 같은 사유들을 적극적으로 주장하기 시작하였던 것이다. (갑7)

따라서 이하에서는 위와 같은 추가적 비위사실들에 대하여도 별도로 판단하지 아니하기로한다.

나. 이 사건 제품의 예정단가가 잘못 산정된것이 고의에 의한 것인지 단순한 사무착오인지의 여부

(1)이 사건에 있어서 원고가 고의로 이 사건 제품의 예정단가를 과잉계상하였다고 의심할 만한 다음과 같은 여러가지 정황이 있다.

첫째, 원고는 1995년에도 전산시스템 도입설치계약의 실무를 맡아보는 등 이미 전산시스템도입계약을 체결한 경험이 있었다.

둘째,1996년의 전산장비 도입설치계약은 그계약금액이 1,945,266,000원에 이르는 거액이므로 개별 제품의 단가 등에 관하여도 충분히 주의를 기울였을 것으로 보이는 데, 단가가 34,333,000원인 이 사건 제품의 가격을 그 두배인 68,666,000원으로 착각하였다는 것은 쉽사리 납득이 가지 아니한다.

셋째, 1996년의 전산장비 도입설치계약의 체결과정을 살펴보면 원고가 HP 및 KCC의 계약담당자들과 사전에 미리 담합을 하였던 것으로볼 만한 정황이 있다. 즉 이 사건 제품은 KCC가 생산하고 HP가 그 공급대행을 한 것으로서, ①KCC는 1996.8.8 이 사건 제품 중 Intersys Communication Services Lic. 의 단가를 미화 22,000달러,수량을 2로 기재한 견적서(을8 -1)를,1996.8.14 Intersys CommunicationServices Lic. 의 단가를 미화 22,000달러,수량을 2로, WAL/HP-UX3.x SDK,P/S의 단가를 미화 13,183달러,수량을 1로,WAL/Win4.x Runtime Lic, P/S의 단가를 미화 1,095달러, 수량을3 2로,WAL/HP-UX3.2 Inst Guide의 단가를 미화 13달러, 수량을 1로,WAL/Win3.x Prog Ref의 단가를 미화 250달러, 수량을 1로 기재한 견적서(을8 -2)(이상은 이 사건 제품 2식의 명세인데, 미화를 당시의 환율을 고려하여 원화로 환산하면 이 사건제품 2식의 가격은 68,666,000원이 되므로 그 1식의 단가는 34,333,000원이 되고 이것이 정상가격이다)를 각 특허기술정보센터로 발송한 바있는데, ②HP는 1996.9.3 Intersys Communication Services Lic. 의 공급가를 72,930,000원,수량을 2로 기재한 견적서(갑12 -3 =을8 -3)를 특허기술정보센터로 발송하였으며, ③HP와 KCC는 1996.9.30 이 사건 제품을포함한 공급대행제품에 관하여 고객명을 ‘특허기술정보센터 ’로 하여 제품구매계약(갑12 -4 =을9)을 체결하였는바, 여기에 기재된 이 사건제품의 단가, 수량 등은 위 1996.8.14자 견적서와 완전히 동일하였고, ④원고는 1996.12.2 예정가격기초금액을 산출하기 위하여 자신의 컴퓨터로 작업을 함에 있어 이 사건 제품의 거래가격란에 ‘68,666,000원 ’,제안가격란에‘72,930,000원 ’이라고 입력을 하고 그 중 낮은가격인68,666,000원을 선택하여 이 사건 제품의 예정단가를 산정하였다.

위 과정을 간단히 요약하자면, KCC가 두 차례 정상가격(34,333,000원)이 기재된 견적서를제출한 다음, HP가 아무런 근거도 찾을 수 없는 가격(72,930,000원)을 기재한 견적서를 제출하였고, 이후 HP와 KCC가 정상가격으로 매매계약을 체결하였으며, 원고는 정상가격의 두 배에 해당하는 금액(68,666,000원)과 HP가 제시한 가격(72,930,000원)중 낮은 가격을 선택하였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여, HP가 제시한 가격에 아무런 근거를 찾을 수 없는 점, HP가 참가인과 계약을체결하기 2달 이상 이전에 이미 참가인에게 공급하는 것을 전제로 정상가격에 따라 KCC와 매매계약을 체결하였는바 이는 HP 스스로 자신이 공급업체로 선정될 것이라는 점과 그 예정가격까지 미리 알고 있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볼 수 있는 점, 원고가 계약체결의 실무자로서계약상대방인 HP 및 KCC의 계약실무자들과평소에 잘 알고 지내는 사이였을 것이라는 점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와 HP 및 KCC의 계약실무자들은 계약체결과정에 직접 관여하지 아니한 사람은 개별 제품의 단가를 잘 알 수 없다는 점을 이용하여 “정상가격이 기재된 견적서와그보다 높게 기재된 견적서를 순차로 제출하되전자는 금액을 미화로 표시하고 세부 제품별로나누어 수량을 달리 기재하여 원화로 환산한 1식의 가격을 잘 알 수 없게 하고, 후자는 대표적인 품목인 Intersys Communication Services Lic. 만을 기재하고 금액을 정상가격의두 배보다도 더 높은 금액으로 기재한 뒤, 예정가격을 산출함에 있어 전자에 의하여 산정된 2식의 금액을 마치 1식의 금액인 것처럼 입력하고 후자는 그대로 입력하여 전자가 예정가격으로 결정되도록 하자. ”는 취지의 사전담합을 하였던 것으로 볼 여지가 있는 것이다.

(2)한편 이와는 달리 원고가 실수로 이 사건 제품의 예정단가를 과잉계상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여러가지 정황 또한 존재하는 바, 이는구체적으로 다음과 같다.

첫째, 원고가 1995년에도 전산시스템 도입설치계약의 실무를 맡아 보았다고는 하나, 당시의전산장비와 1996년에 도입될 전산장비가 같지아니하고, 원고가 전산장비에 관하여 전문가가아닌 이상 이 사건 제품의 세부내역까지 상세히알고 있었다고 단정하기는 쉽지 아니하다.

둘째, 원고가 사전담합에 의하여 HP에게 부당한 이득을 주었다면 HP로부터 그에 상응하는 반대급부를 받았을 것이나 이러한 사실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을 뿐만 아니라,68,666,000원 정도의 부당한 이득을 제공하고그 중 일부를 반대급부로 제공받기 위하여 추후감사 등에 의하여 적발되어 형사처벌까지 받게될 위험을 감수하였으리라고 보기 또한 쉽지 아니하다. (물품구매계약에서 위와 같은 담합으로부당한 이득을 보기 위하여는 그 중 한 제품의가격을 두 배로 인상하는 무모한 방법보다는 여러 제품의 가격을 조금씩 인상하는 방법이 위와같은 위험을 줄이는 길일 것이다)

셋째, 원고가 예정가격기초금액을 산정하기위하여 참고한 HP와 KCC 사이의 계약서를 보면 앞서 본 바와 같이5개의 품목으로 세분되어각 수량이 2,1,32,1,1 등으로 기재되어 있고가격 또한 미화로 표시되어 있으며 이 사건 제품을 비롯한 전체 품목의 가격을 합산하여 이를다시 Special Discount 비율로 할인한 다음 원화로 환산한 금액으로 표시되어 있어, 일견 위계약서에 표시된 이 사건 제품이 1식을 의미하는 것인지 2식을 의미하는 것인지 명백하지 아니하다.

넷째, 앞서 본 사전담합의 의혹은 원고가1996년 전산장비 도입설치계약의 체결을 위한사전자료수집과정에 처음부터 개입하고 있었다는 점, 다시 말하여 KCC가 특허기술정보센터에 보낸 위 1996.8.8자 및 1996.8.14자 견적서까지 원고가 입수하여 그 내용을 파악하고 있었음을 전제로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원고는 이점에 관하여 위 견적서들은 특허기술정보센터의 시스템관리팀이 “96전산장비(H/W 및S/W)증설계획(안)및 제안요청 ”이라는 문건(갑8,9)을 작성하기 위하여 수집한 자료로서원고는 이를 전혀 본 적도 없고, 원고가 예정가격기초금액의 산정을 위하여 참고한 것은 HP가 보낸 위 1996.9.3자 견적서와 1996.9.30자 HP와 KCC 사이의 매매계약서 밖에 없었다고주장하고 있으며, 이 ○동(당시 시스템관리팀의총고라부장)의 진술서(갑2 9)도 원고의 위 주장에 부합하고 있다.

살피건대 위 전산장비의 도입과정 중 전산장비의 도입여부 및 수요예산판단과정은 시스템관리팀에서, 계약방식판단 및 구매가격결정과정은 기획관리팀에서 추진하는 등 서로 업무가 분장되어 있기는 하였으나, 후자의 과정을 전담하였던 원고가 시스템관리팀에서 수집하였던 자료를 전혀 본 적도 없었다는 점은 쉽사리 믿기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 ○동의 위 진술 내용이 허위라거나 달리 원고가 위 1996.8.8자 및 1996.8.14자 견적서의 내용을 잘 알고 있었음을 인정할 뚜렷한 증거가 없는 이상, 원고의 위와 같은 주장을 쉽사리 배척하기는 어렵다.

(3)종합 판단

위와 같은 상반되는 여러 정황을 종합적으로고려하여 보면, 비록 원고가 고의로 이 사건 제품의 예정단가를 과잉계상하였다는 의혹을 완전히 불식시키기는 어려우나 위 (1)에서 본 정황들만으로는 역시 ‘고의성 ’을 인정하기에는 부족하다고 판단되고, 따라서 이 사건 제품의 예정단가가 과잉계상된 것은 원고의 사무착오에기인한 것으로 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원고가 업무처리에 조금만 더 신중을기울였다면 위와 같은 착오를 일으키지 아니하였을 것이고 또한 그로 인하여 참가인이 입게된 손실이 적지 아니한 점에 비추어 보면, 원고의 위와 같은 업무처리는 중대한 과실에 기인한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고 따라서 직무수행능력이 현저히 부족하거나 근무성적이 극히 불량한경우에 해당된다고 보이므로, 이 사건 대기발령처분은 적법한 것으로 판단된다.

다. 대기발령 기간동안 원고의 근무태도가 개선되는 등의 사유가 있었는지의 여부

(1)인정사실(갑24, 갑27-9,11,을10)

(가)원고는 2000.2.8 특허기술정보센터 소장김 ○래로부터 이 사건 제품의 구매가격 결정경위 등을 파악하라는 지시를 받고,2000.2.17 이사건 제품의 구매가격이 과다계상되었음을 보고한 뒤, 변호사와의 상담을 거쳐 2000.2.18 계약서 제13조*에 근거하여 HP로부터 과다계상된 금액을 환수받을 수 있다고 보고하였다.

(나)원고는 이후 HP의 담당자와 환수 문제를 협의하였으나 HP측이 부당이득을 한 바 없다는 이유로 반환할 의무가 없다고 주장하자, 2000.2.21 “96년도 전산장비도입 설치계약과 관련하여 동 계약서 제13조에 의거 해당금액의환수절차 추진을 총무팀에 요청코자 하오니 결재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라는 취지의 ‘계약금액환수절차 추진 요청 ’이라는 공문을 기안하여 김○래의 결재를 받았으며 이 공문은 총무팀에 전달되었다.

(다)이에 대하여 김 ○래는 2000.3.4 ‘HP로부터는 환수가 불가능하고 계약담당자가 변상하여야 한다 ’는 취지의 변호사 의견서를 원고에게 전달하였고, 원고는 2000.3.10 ‘HP로부터환수가능하고 계약담당자에게 변상요구하는 것은 곤란하다 ’는 취지의 변호사 의견서를 김 ○래에게 제출하였다.

(라)김 ○래는 2000.3.14 ‘2000.3.3 1까지 변상하지 않으면 민형사상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 ’는 취지의 공문을 원고에게 전달하였으며, 원고는 2000.3.31 ‘실수로 이러한 사태를 야기시켜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HP측에서 환수를 거부하고 있지만 앞으로도 담당자를 계속 접촉하여해당 금액의 환수를 위하여 개인적으로 할 수있는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HP측에 환수를 요청할 수 있는 계약상 근거가 있으므로기관 명의로 환수조치를 취해 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라는 취지의 답변서를 김 ○래에게 제출하였다.

(2)판 단

이 사건 대기발령처분의 직접적인 원인이 이사건 제품의 가격을 과다계상하였다는 점에 있는만큼 대기발령 기간동안 근무태도 개선 등의여지가 있었는지의 여부는, 구체적으로 원고가자신의 잘못을 진심으로 반성하고 손실 회복을위하여 상당한 정도의 노력을 기울였는지의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그런데 앞서 본 사실관계에 의하면, 원고는자신의 실수로 과다계상된 사실을 시인하고(참가인은 원고가 당초에는 자신의 잘못을 부인하다가 구체적 증거자료를 제시하자 그제서야 과오를 시인하였다고 주장하나,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또한 만약 원고가 고의로 과다계상하였다면 실수에 기인한 것이었다고 주장하는 것은 진심으로 반성하는 태도를 보인 것이라고 볼수 없을 것이나, 이 사건 제품의 가격이 과잉계상된 것은 원고의 실수에 기인한 것으로 보아야할 것임은 앞서 본 바와 같다)그 피해액을 환수하기 위하여 변호사의 자문을 거쳐 HP의 담당자들과 수차례 접촉을 하는 등 나름대로의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보이는데, 참가인 측에서공식적으로 HP에 대하여 피해액 회수를 위한어떠한 노력을 기울였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는보이지 아니하고(특히 2000.2.21 원고가 기안하여 김 ○래의 결재까지 받은 공문을 이후 어떻게처리하였는지도 전혀 알 수가 없다. 물론 원고가 이 사건 제품의 가격이 과다계상된 것에 대하여 가장 큰 책임을 져야 할 사람이므로 결자해지의 차원에서 피해액 환수에 있어서도 원고가 가장 큰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나, 참가인도 원고 개인에게만 수습을 맡기기보다는 조직전체의 차원에서 HP에 대하여 공식적인 대응을 하였어야 할 것이다), 오히려 참가인은 원고에 대하여만 변상을 요구하고 그에 응하지 아니하자 대기발령기간중인 2000.4.18 원고를 업무상배임 등의 혐의로 고소하였을 뿐이다.

따라서 위 대기발령기간 중 원고의 직무수행능력의 회복이나 근무태도 개선 등 직위해제 사유가 소멸된 것으로 볼 정황이 존재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참가인이 이에 반하여 원고에게 직위를 부여하지 아니하다가3개월의 기간이 만료하였다는 이유만으로 이 사건 당연면직처분은 위법하다 할 것이다.

3.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재심판정 중 부당대기발령에 관한 부분은 적법하므로 그 취소를 구하는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고, 부당해고에 관한 부분은 위법하므로 그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한다.

주*)제13조(계약금액의 감액 및 환수)계약체결 후 예정가격 또는 계약금액 결정에 중대한착오 또는 명백한 하자 등으로 계약금액을 감액할 사유가 발생하였을 경우에는 해당금액을 대금 지급시에 감액하여 지급하며, 대금 지급후에감액사유가 발생하였을 경우에는 “을 ”은 “갑 ”이정한 기일까지 “갑 ”에게 환불하여야 한다.

판사 조병현(재판장) 조건주 김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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