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자가용으로 통근 중 부상당했어도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
- 번호
- 2001구29373
- 일자
- 2002-03-13
피고는 이 사건 재해는 자동차운전행위라는 별도의 행위에 매개된 것으로서 업무수행에 통상 수반되는 위험의 범위 내에 있다고 보기도 어려워 업무와 무관한 사회적 위험으로부터의 재해일 뿐 아니라 혈중알콜농도 0.087% 상태에서의 운전이므로 업무와 인과관계가 없다고 주장한다. 앞에서 본 바와 같이 원고의 자가용승용차를 이용한 출근과정은 사용자인 ○○기업의 지배·관리하에 있는 원고의 자동차운전행위는 출근과정의 일환으로서 업무수행성이 인정되고 한편 이 사건 교통사고가 통상적인 운전업무의 위험성과는 별개로 오로지 원고의 음주운전이 원인이 되어 발생한 것이라고 볼만한 뚜렷한 자료가 없으므로 결국 이 사건 사고는 업무수행 중 그에 기인하여 발생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원 고] 최○○
[피 고] 근로복지공단
[변론종결] 2001.11.15
1. 피고가 2001.2.12 원고에 대하여 한 요양불승인처분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주문과 같다.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위생 및 유사서비스업을 목적으로 하는 ○○기업 주식회사 소속의 서울 서초구 관내 쓰레기처리용역작업을 하는 청소차량운전사로서 2001.1.8 04:10경 자기 소유의 서울 2드○○○○호 승용차로 출근하던 중 서울 성동구 송정동 73 소재 송정교 위 빙판에 미끄러지면서 다리 난간을 충돌한 후 약 2m 높이의 다리 밑으로 추락하여 상병명 ‘제12흉추 방출성 골절, 복부좌상, 하지마비, 제2, 3, 4요추 좌측횡돌기골절’을 입었음을 이유로 2001.1.16 피고에게 요양승인신청을 하였다.
나. 피고는 2001.4.6 원고의 요양신청에 대하여 통근 중 재해는 사업주의 지배·관리하의 업무상의 사유에 의한 재해라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불승인처분을 하였다.
[인용증거] 갑1, 2호증, 갑3호증의 1, 2, 갑4호증의 1, 2의 각 기재
2.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사실인정
(1) 원고는 1996.3.2 ○○기업에 청소차량 운전사로 고용되어 06:00까지(통상 05:30부터 06:00 사이에 출근하는 날이 가장 많았으나 05:00부터 05:30 사이에 출근한 날도 있었음) 서울 서초구 양재동 소재 차고지에 출근하여 음식물쓰레기수거차량을 서초구 관내에서 운전하면서 주택 및 아파트의 음식물쓰레기를 수거하여 강동구 재활용처리소 푸른환경에 하역한 다음 차량을 차고에 입고한 후 14:00∼16:00 사이에(토요일은 12:00∼14:00 사이에) 퇴근하였다.
(2) ○○기업의 현장감독인 김○○ 이사가 2001.1.6(토요일) 13:00경 청소차량 운전사들에게 같은 해 1.7(일요일)은 일기예보상 폭설이 예상되므로 같은 해 1.8(월요일)은 휴일로 인한 작업량의 증가와 눈으로 인한 작업시간지연 등을 고려하여 평상시보다 1시간 일찍 출근(05:00까지)하도록 지시하였다.
(3) 원고는 2001.1.6(토) 일찍 작업을 끝내고 퇴근하였기 때문에 김○○ 이사로부터 직접 비상지시사항을 듣지 못하였고, 같은 해 1.7(일) 처남의 약혼식에서 술을 마시고 22:00경 집에 돌아왔다가 이웃에 살고 있는 동료 운전기사인 이○○으로부터 위와 같은 비상지시사항을 전달받았다.
(4) 원고는 2001.1.8 03:30경 술기운을 느끼지 아니하여 자신의 승용차로 집인 서울 도봉구 도봉1동 소재를 출발하여 동부간선도로로 운행하다가 앞에서 본 바와 같은 재해를 입었는데, 운전 당시 혈중알콜농도는 0.087%였다.
(5) 원고의 주거지인 도봉1동으로부터 차고지까지는 약 33km에 이르기 때문에 버스나 지하철로는 지시받은 시간에 도착할 수 없고{지하철을 이용하는 경우 도봉산역에서 05:14경에 발차하는 첫차를 이용하더라도 06:56경(약 1시간 42분 소요)에야 도착할 수 있고, 버스를 이용하는 경우 도봉동 정류장에서 04:31경에 출발하는 첫차를 이용하더라도 06:21경이나 06:44경(약 2시간 10분에서 2시간 44분 소요)에야 도착할 수 있다}, 그렇다고 영업용 택시를 이용할 수도 있는 처지가 아니어서 부득이 자신의 승용차를 운전하여 출근하게 되었다.
(6) ○○기업은 근로자들의 출·퇴근에 따른 차량제공이나 교통비, 차량유지비 등을 일체 제공하지 아니하여 늦어도 06:00까지 청소차량을 차고에서 출고하여야 하는 운전사의 경우 시내버스나 지하철 등 대중교통기관을 이용하는 것이 사실상 어렵기 때문에 평소 운전기사 15명 중 원고를 포함한 14명은 자가용승용차를 이용하여 출근하였고, 나머지 1명도 다른 승용차 이용자의 차에 편승하여 출근하였으며, 원고가 자신의 승용차를 이용하는 경우 원고가 출근할 시간대(04:30부터 05:30경 사이)에는 시간이 가장 적게 걸리는 동부간선도로를 이용하면 주거지에서 차고지까지 40∼50분 정도가 소요된다.
【인용증거】 갑5호증의 1 내지 7, 갑6, 7호증, 갑8호증의 1, 2, 갑9, 10, 11호증, 갑12호증의 1, 2, 3, 갑13호증의 1, 2, 갑14호증의 1, 2, 을1호증의 각 기재, 증인 김○○의 증언
나. 판 단
(1)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4조 제1호 소정의 업무상 재해라 함은 근로자가 사업주와의 근로계약에 기하여 사업주의 지배·관리하에서 당해 근로업무의 수행 또는 그에 수반되는 통상적인 활동을 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재해를 말하므로, 출·퇴근 중의 근로자는 일반적으로 그 방법과 경로를 선택할 수 있어 사용자의 지배 또는 관리하에 있다고 볼 수 없고, 따라서 출·퇴근 중에 발생한 재해가 업무상의 재해로 인정되기 위하여는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제공한 차량 등의 교통수단을 이용하거나 사용자가 이에 준하는 교통수단을 이용하도록 하여 근로자의 출·퇴근과정이 사용자의 지배·관리하에 있다고 볼 수 있는 경우에 해당되어야 하고(대법원 1997.11.14 선고 97누13009 판결, 1997.7.11 선고 97누6322 판결 등 참조), 근로자의 출·퇴근과정이 사용자의 지배·관리하에 있다고 볼 수 있는 경우에 해당하느냐의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산업재해보상보험사업을 행하여 근로자의 업무상의 재해를 신속하고 공정하게 보상하고 재해근로자의 재활 및 사회복귀를 촉진하기 위하여 이에 필요한 보험시설을 설치·운영하며 재해예방 기타 근로자의 복지증진을 위한 사업을 행함으로써 근로자 보호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하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의 입법취지와 오늘날 근로현실에서 출·퇴근이 갖는 사회적 의미는 물론 공무원의 출·퇴근 중의 재해와의 형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살피건대, 원고의 경우 주거지에서 차고지까지 출근거리가 멀어 늦어도 06:00까지 출근하도록 되어 있는 취업규칙에 따른 출근을 위하여 자신의 승용차로 최단거리의 교통사정이 원활한 도로를 이용하는 외에는 다른 출근수단 및 다른 출근경로의 선택이 사실상 불가능하였던 점, ○○기업에서는 청소차운전기사들의 출근에 따른 차량을 제공하거나 교통비·차량유지비 등을 제공하지는 아니하였지만 근로자들이 출근용으로 자가용 승용차를 운전하는 것을 묵인하여 온 점, ○○기업의 현장감독인 김○○이사로부터 폭설이 예상된다는 일기예보에 따라 평상시 출근시간보다 1시간 이른 05:00까지 차고지에 출근하도록 하는 지시를 전달받은 원고로서는 지시받은 시간에 도착하기 위하여는 자신의 승용차로 평소 이용하던 길을 이용하여 운행하는 외에는 다른 출근방법이나 출근경로를 선택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였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출근방법이나 출근경로의 선택이 근로자인 원고에게 유보되어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원고의 자가용승용차를 이용한 출근과정은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제공한 차량 등의 교통수단을 이용하거나 사용자가 이에 준하는 교통수단을 이용하도록 한 경우에 준하는 것으로서 사용자인○○기업의 지배·관리하에 있다고 볼 수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원고의 재해는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2) 피고는 이 사건 재해는 자동차운전행위라는 별도의 행위에 매개된 것으로서 업무수행에 통상 수반되는 위험의 범위 내에 있다고 보기도 어려워 업무와 무관한 사회적 위험으로부터의 재해일 뿐 아니라 혈중알콜농도 0.087% 상태에서의 운전이므로 업무와 인과관계가 없다고 주장한다. 앞에서 본 바와 같이 원고의 자가용승용차를 이용한 출근과정은 사용자인 ○○기업의 지배·관리하에 있는 원고의 자동차운전행위는 출근과정의 일환으로서 업무수행성이 인정되고 한편 이 사건 교통사고가 통상적인 운전업무의 위험성과는 별개로 오로지 원고의 음주운전이 원인이 되어 발생한 것이라고 볼만한 뚜렷한 자료가 없으므로 결국 이 사건 사고는 업무수행 중 그에 기인하여 발생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1.7.27 선고 2000두5562 판결 참조).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없다.
3.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원본 자료실에서 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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