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법인 도안

판례

불법파업으로 체포, 구속된 다른 노조 임원들에겐 아무런 징...

번호
2001구36913
일자
2002-09-10

원고는 다른 노조임원과 달리 약식기소되어 벌금형을 선고받았을 뿐인 점, 이에 비해 노조 쟁의부장, 잠실지부장, 잠실사무장과 이른바 선봉대장, 사수대장 등 불법파업과 폭력행위를 주도함으로써 파업과정에서 체포, 구속되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노조원들에 대하여는 징계최소화라는 노사간 합의정신에 따라 정직의 징계처분만 내려지거나 아무 징계도 이루어지지 않은 점, 오히려 원고는 여성부위원장으로서 파업 과정에서 현재 민사소송으로까지 비화되어 다투고 있는 참가인 회사 내의 성희롱문제를 적극 제기한 사실이 인정되고, 그것이 원고에 대한 해고에 영향을 끼친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있는 점 등 제반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를 해고대상자로 선정한 징계양정기준은 합리적이라 할 수 없고, 다른 징계대상자들에 비하여 형평의 원칙에 반한다는 것으로 징계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 판단된다.

[원 고] 정○억 외 4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내일종합법률사무소, 담당변호사 정태상, 이원재

[피 고]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

소송수행자 곽○섭

[피고보조참가인] 주식회사 호텔롯데 대표이사 장○원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정술

[변론종결] 2002.4.30

1. 중앙노동위원회가 2001.8.21 원고들과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2001부노58호 및 2001부해218호 부당노동행위 및 부당해고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 중 원고 박○의의 부당해고구제 재심신청에 대한 재심판정 부분을 취소한다.

2. 원고 박○의의 나머지 청구 및 원고 정○억, 김○종, 이○경, 이○영의 청구를 각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원고 정○억, 김○종, 이○경, 이○영과 피고 및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에 생긴 부분은 보조참가로 인한 비용을 포함하여 모두 위 원고들의 부담으로 하고, 원고 박○의와 피고 및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에 생긴 부분 중 본소로 인한 부분은 이를 2분하여 그 1은 위 원고의, 나머지는 피고의 각 부담으로 하며,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이를 2분하여 그 1은 위 원고의, 나머지는 피고보조참가인의 각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중앙노동위원회가 2001.8.21 원고들과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2001부노58호 및 2001부해218호 부당노동행위 및 부당해고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는 판결.

1. 재심판정의 경위

[인정근거] 갑 제1호증의 1, 2, 을 제1호증의 1, 2, 을 제2호증의 1 내지 5, 을 제3호증, 변론의 전취지

가. 원고들은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 회사의 근로자들로서 참가인 회사 노동조합의 위원장(원고 정○억), 부위원장(원고 김○종), 사무장(원고 이○경), 조직부장(원고 이○영), 여성부위원장(원고 박○의)이었다가, 2000.6.9부터 같은 해 8.21일까지의 파업기간 중 불법파업에 따른 업무방해, 무단결근, 폭행 및 기물파손 등의 행위를 하였다고 하여, 2000.7.19(원고 이○영, 박○의)과 같은 해 8.8일(원고 정○억, 김○종, 이○경)에 징계해고되었다.

나. 원고들은 위 징계해고가 부당노동행위 및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제기하였으나, 위 지방노동위원회는 2001.3.14 원고들의 구제신청을 기각하였다.

다. 원고들은 이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2001부노58호 및 2001부해218호로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01.8.21 원고들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이 사건 재심판정을 하였다.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들 주장요지

(1) 원고들의 파업은 정당한 쟁의행위로서 불법파업이 아니므로 원고들의 행위가 업무방해나 무단결근에 해당하지 않고, 원고들은 폭행 및 기물파손행위를 한 사실도 없으며, 가사 원고들의 행위가 징계사유에 해당한다 하더라도 원고들이 파업에 이를 수밖에 없도록 유도한 참가인 회사의 태도와 원고들 중 원고 이○영과 박○의의 파업가담정도, 노조에서의 지위, 형사재판결과, 위 원고들의 실제 해고사유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 특히 원고 이○영, 박○의에 대한 해고는 징계재량권을 남용하였거나 형평에 반하는 것으로서 부당하다.

(2) 참가인 회사는 단체협약 제18조에 규정된 노동조합과의 동의 없이 노조 간부들인 원고들을 해고하였고, 원고 이○영과 박○의에 대해서는 다른 원고들과 달리 단 1회의 소명기회만을 부여하여 형평성을 잃은 징계절차인 바, 이 점에서 참가인 회사의 원고들에 대한 해고는 그 절차에도 하자가 있다.

(3) 결국 참가인 회사의 원고들에 대한 해고는 원고들의 정당한 노동조합활동 및 정당한 쟁의행위를 혐오한 나머지 이루어진 것으로서 부당노동행위에도 해당하는 바,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당노동행위 및 부당해고를 인정하지 않은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나. 인정사실

[채택증거] 갑 제3호증의 1, 2(각 일부 기재), 갑 제4호증, 갑 제5호증의 3 내지 9, 갑 제9, 10호증, 을 제4호증의 1 내지 20, 을 제5호증의 1 내지 3, 을 제6호증의 1, 을 제7호증의 1 내지 3, 을 제8호증의 1 내지 5, 을 제9호증의 1 내지 20, 을 제 10호증의 1 내지 5, 을 제11호증의 1, 2, 을 제12호증, 을 제13호증의 1 내지 5, 을 제15호증의 1 내지 12, 을 제16호증의 1 내지 15, 을 제17호증의 1 내지 22, 을 제18호증의 1 내지 26, 을 제20호증의 1 내지 70, 을 제21호증의 1, 2, 4,을 제22호증의 1 내지 3, 을 제23호증, 을 제24호증의 1 내지 5, 을 제25호증, 을 제26호증, 을 제28호증(일부 기재), 을 제32호증, 을 제33호증의 3, 증인 신○훈, 최○식, 주○하(각 일부 증언), 변론의 전취지

(1) 참가인 회사 노동조합(조합원 약 1,200여명)은 1998년도 단체협약(1998.7.30 시행)의 유효기간 만료시기(2000.5.31)가 다가옴에 따라 2000.3.28부터 참가인 회사를 상대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 요구사항을 내걸고 수차에 걸쳐 2000년도 단체협약 갱신 및 임금인상을 위한 단체교섭을 요구하였다. 이에 대하여 참가인 회사 측은 2000.4.25에 역점사업인 제주롯데호텔 개관을 앞두고 있는 점과 그 동안 통상적으로 5월 말에서 6월 초에 단체교섭을 시작해 온 관례 등을 이유로 교섭을 연기하자고 요청하였다.

(2) 그 후 2000.5.12 개최된 상견례 장소에서 노조측 교섭위원들이 노동가를 불렀다는 등의 이유로 회사측 교섭위원들이 퇴장함으로써 상견례조차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게 되었다. 이에 노조 측은 회사의 성실교섭의지가 전혀 없다고 판단하고 2000.5.29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신청을 하였으나, 위 위원회에서는 2000.6.7 교섭사항과 관련한 사용자의 대안제시가 불분명하고 그 동안 노사간에 실질적이고 충분한 교섭이 이루어졌다고 볼 수 없다고 하여 향후 노사간에 자주적으로 성실히 교섭에 임할 것을 권고하는 결정을 하였다.

(3) 이에 노조는 회사측과 교섭을 재개하는 한편, 2000.6.3부터 5일까지 사이에 전 조합원을 상대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실시하여 투표자 대비 95.8%의 찬성으로 가결되자, 2000.6.8 회사 측에서 1998년도 단체협약(갱신안 미체결시에는 유효기간 만료일로부터 90일간 계속 유효함) 제91조(행정관청 및 노동위원회에 신고된 노동쟁의가 알선, 조정에도 실패하여 어느 일방이 중재를 신청할 시에는 반드시 사전에 상대방에게 통보하여야 한다)에 의하여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중재신청을 하여 그로부터 15일간 쟁의행위를 할 수 없게 되었음(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제63조)에도 불구하고, 2000.6.9 00:00부터 파업에 돌입하였다. 그리고,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서 2000.6.20 기본급 8% 인상 등을 골자로 하는 중재재정결정을 함으로써 불복 없이 확정된 중재재정의 내용은 단체협약과 동일한 효력을 가짐(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제70조 제2항)에도 불구하고, 위 중재재정에 대하여 재심을 신청하는 등 적법한 불복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쟁의행위를 지속하였다.

(4) 원고들을 포함한 1,200여명의 노조원들은 위와 같이 파업에 돌입한 후 2000.6.9 22:35경 같은 달 12일부터 14일까지 열린 남북정상회담과 관련하여 프레스센터 설치가 예정되어 있던 호텔 본관 2층 크리스탈 볼륨 대연회장에 무단으로 들어가 취침 명목으로 철야농성한 것을 비롯하여 2000.6.9부터 28일까지 수회에 걸쳐 호텔 중앙 주차장, 본관 1층 로비, 연회장 등을 무단으로 점거하여 농성하고, 일부 선봉을 맡은 조합원들은 사장실 출입구 및 비상계단을 봉쇄하거나(2000.6.13), 퇴근하는 계약직 직원들을 노조사무실로 데려가 파업에 동참하는 내용의 확약서에 서명하도록 강요하기도 하였으며(2000.6.17), 2000.6.17경 법원으로부터 노조 집행부에 대한 체포영장이 발부되자 주차장 입구에 장애물인 바리케이드를 설치하여 차량통행을 차단하면서, 호텔 면세장 영업장을 순회하며 영업 중인 비노조원, 계약직 직원들을 상대로 파업동참을 요구하였고, 매장통로 등에 연좌하여 노동가를 부르는 등으로 참가인 회사의 업무를 방해하였다. 또한, 2000.6.26에는 총무과 사무실에 들어가 총무과장 등 직원들을 폭행하였고, 같은 달 28일에는 농성자제를 요구하는 정○호 총무이사, 장○욱 총무팀장, 주○하 인사과장 등을 1,200여명의 노조원들이 연좌농성 중인 1층 로비로 끌어내는 과정에서 폭행을 가하여 상해를 입게 하였으며, 위 노조원들 앞에서 무릎을 꿇인 채 계란세례를 가하였다.

그 후 2000.6.29 04:00경 서울 지방경찰청 소속 경찰병력이 원고 정○억 등 노조간부 9명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에 착수하자, 원고들을 비롯한 1,200여명의 노조원들은 호텔 36층 버클리룸 및 37층 라센느 뷔페 연회장으로 올라가 원고 정○억 등의 지휘하에 선봉대, 사수대원들을 중심으로 의자, 책상 등 집기를 이용하여 바리케이드를 설치하고, 경찰 특공대원들 및 기동대원들이 진입을 시도하자 노조원들은 분말 소화기를 이용하여 특공대원들에게 소화액을 분사하고, 연회장 내에 있던 의자, 유리접시, 유리컵, 포크 등을 집어던지며, 세탁물을 운반하는 카트의 쇠파이프와 각목 등을 휘두르는 등으로 격렬하게 저항함으로써 다중의 위력으로 경찰특공대 및 기동대원들의 정당한 체포영장 집행업무를 방해함과 동시에 이로 인하여 경찰특공대 소속 허○영 경위 등 12명의 경찰관에게 상해를 입게 하였다.

위와 같은 체포영장 집행 과정에서 원고 정○억과 노조 쟁의부장 권○영, 체육부장 조○성(이른바 선봉대장임) 등 주요 간부들이 체포, 구속되었으나, 명동성당으로 피신한 원고 김○종과 원고 이○경 등의 지도하에 노조원들은 수차에 걸쳐 호텔 맞은 편 삼성화재 빌딩 앞, 롯데백화점 주변 등에서 사용자, 정부, 경찰을 규탄하는 집회를 개최하였고, 2000.7.10에는 노조원 8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호텔 앞에서 공권력 투입을 규탄하는 집회를 갖고 호텔 1층 로비 진입을 시도하다가 이를 막는 경찰관들과 충돌이 있기도 하였다.

(5) 위와 같은 파업 과정은 원고 정○억, 김○종, 이○경, 이○영과 노조 잠실지부장인 홍○오, 잠실사무장인 최○식, 쟁의부장인 권○영 등(그 중 원고 정○억, 김○종, 이○경과 위 홍○오, 최○식 5명은 노조 전임자임)이 쟁의대책위원회 등을 통해 파업의 방법과 정도 등 주요정책을 결정하여 이를 노조대의원 등을 통해 노조원들에게 전파하는 방법으로 실행되었는 바, 특히 노조 체육부장 조○성은 이른바 선봉대장으로서 체격이 좋은 남자 노조원들 100여명으로 구성된 선봉대원들을 지휘하여 시위대열의 보호, 노조사무실 방어, 경찰력 투입시 저항 등 파업을 유지하고 보호하는 역할을 수행하였고, 선봉대원 중 20여명으로 구성된 이른바 사수대의 대장 송○원은 사수대원들을 지휘하여 수시로 쇠파이프나 각목을 들고 노조위원장 등을 호위하는 역할을 수행하였으며, 평 노조원 중 이○섭, 이○철, 유○식 등은 각종 시위에서 깃대로 사용되는 쇠파이프를 휘두르는 등 적극적이고 폭력적인 행동을 주도하였다.

(6) 원고 정○억을 비롯한 노조원들은 위 파업과 관련하여 서울고등법원에서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업무방해,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위반 등으로 유죄판결을 받았는 바, 원고 정○억과 위 권○영, 조○성은 징역 3년, 집행유예 4년, 원고 김○종, 이○경, 이○영과 위 홍○오, 최○식은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 위 송○원, 이○섭, 이○철, 유○식은 징역 1년 6월, 집행유예 2년을 각 선고받았다. 한편, 원고 박○의는 노조대의원으로서 쟁의대책위원회 등의 결정을 전파하여 노조원들로 하여금 실행하도록 하는 역할을 분담하였다고 하여 다른 노조대의원 김○애, 양○열, 강○선, 성○안 등과 함께 업무방해 및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위반으로 2000.12.22 벌금 300만원의 약식명령을 고지받았다.

(7) 참가인 회사는 불법파업에 따른 업무방해, 무단결근, 폭행 및 기물파손 등을 징계사유로 하여 2000.7.19부터 5회에 걸쳐 원고들을 포함, 42명을 해고하고 20명을 정직 등 중징계조치하는 등 노조원들에 대한 징계조치를 단행하였는 바, 원고들에게 인사위원회에 출석하여 소명할 것을 통지하였으나 원고들이 불출석하자, 원고 이○영, 박○의에 대하여는 2000.7.19 열린 1차 인사위원회에서 징계해고를 의결하였고, 원고 정○억, 김○종, 이○경에 대하여는 추가로 두차례 인사위원회 출석을 통지한 후 2000.8.8 열린 3차 인사위원회에서 징계해고를 의결하였으며, 원고들에게 위 징계 결과를 통지함과 아울러 단체협약에 따라 7일 이내에 재심을 청구할 수 있음을 알렸다. 또한, 참가인 회사는 원고 이○영, 박○의에 대하여는 위 징계해고 의결 후인 2000.7.24에, 원고 정○억, 김○종, 이○경에 대하여는 징계해고 의결 전인 2000.8.2과 4일에 노조에 대하여 단체협약 제18조(회사는 조합 임원 및 대의원의 인사에 관하여는 회사의 제규정에 의하되 조합의 동의를 얻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에 의한 노조의 의견(동의)을 요청하였고, 이에 대하여 노조는 2000.8.4 노사간 단체협약 체결 후로 인사위원회를 연기해 줄 것을 요청하면서 노조에 통보 없이 단행한 2000.7.19자 해고는 단체협약 제18조 위반이라고 주장하였다.

(8) 그 후 노동부 노사협력과장 등의 개입하에 파업과 관련된 노사협상이 진행되어 2000.8.21 노사간에 파업 종결 및 업무정상화와 함께 징계최소화에 관한 합의가 이루어졌다. 이에 따라, 참가인 회사는 징계재심절차의 형식을 통해 기존 62명의 피징계자 중 경징계 및 사면에 합의한 3급 사원과 계약직 직원을 제외한 44명의 재심대상자 가운데 원고들 5명만을 해고하고, 위 권○영, 조○성, 송○원과 김○애, 양○열(각 정직 6개월), 성○안(정직 4개월, 한편 위 사람들은 모두 당초에는 원고들과 마찬가지로 해고대상자였음) 등 20명을 정직 등 중징계조치하는 것으로 징계를 확정지었다. 한편, 위 징계재심절차에 있어서 참가인은 노조로부터 재심대상자들의 징계재심신청서를 일괄 접수한 후 2000.8.26. 노조에 대하여 징계재심 일정을 일괄 통보하면서 재심대상자들의 징계재심위원회 출석을 위해 협조해 달라고 요청하였으며, 노조측이 추천한 잠실지부장 홍○오를 징계재심위원회 위원으로 출석시킨 가운데 노조측의 변론을 들었고, 실제로 재심대상자 44명 중 원고 정○억, 이○영, 박○의를 포함한 42명이 징계재심위원회에 출석하여 소명의 기회를 가졌다.

(9) 원고 박○의는 전체 노조원 중 약 45%를 차지하는 여성 노조원을 대표하는 노조 여성 부위원장인 바, 2000.7.5 명동성당에서 참가인 회사 내의 성희롱실태를 대외적으로 발표하고 같은 달 12일 노동부에 성희롱과 관련한 진정을 제기하며 성희롱 대책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성희롱과 관련한 초기 활동을 주도한 바 있다. 그리고, 성희롱의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271명의 여성 직원들은 참가인 회사 및 일부 간부 직원들을 상대로 서울지방법원에 약 17억원의 손해배상을 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하여 현재 진행 중이다.

다. 판 단

(1) 징계절차의 하자 여부에 대한 판단

해고는 채용, 인사이동, 상벌 등과 함께 인사사항에 속하는 것이므로, 단체협약에 노조간부 등의 인사에 관하여 단순한 ‘사전협의’를 넘어서서 노조의 ‘동의’를 규정한 경우에는 노조간부 등의 징계해고를 할 때 이러한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면 그 해고는 원칙적으로 무효이나, 이러한 ‘동의’ 조항은 사용자의 노조 간부에 대한 부당한 징계권 행사를 제한하자는 것이지 사용자의 본질적 권한에 속하는 피용자에 대한 징계권행사 그 자체를 부정할 수는 없는 것이므로 노조의 동의권은 어디까지나 신의성실의 원칙에 입각하여 합리적으로 행사되어야 할 것이고, 따라서 피징계자에게 객관적으로 명백한 징계사유가 있고 이에 대한 징계를 함에 있어 사용자가 노조측의 동의를 얻기 위하여 성실하고 진지한 노력을 다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노조측이 합리적 근거나 이유제시도 없이 무작정 반대함으로써 동의거부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거나 노조측이 스스로 이러한 동의권의 행사를 포기하였다고 인정된다면 사용자가 노조측의 동의를 받지 못하였다고 하여 그 징계처분을 무효로 볼 수는 없다(대법원 1993.9.28 선고 91다30620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참가인 회사의 단체협약 제18조는 원고들과 같은 노조 임원 및 대의원의 징계에 관하여 노조의 동의를 원칙으로 규정하고 있으나,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 등에 그 동의의 구체적 절차나 방식에 관한 아무런 규정이 없고(따라서 위 동의가 반드시 사전동의만을 의미하는 것으로 볼 수 없다), 다만 단체협약 제25조에서 해당 조합원에 대한 사전 통보와 소명기회 부여(제1, 2호), 재심청구시 노조위원장이 추천하는 1인의 변론권(제3호)을 규정하고 있을 뿐인 점, 호텔 주차장, 본관 로비, 연회장 등을 무단으로 점거하여 농성하는 등 노조원들의 불법쟁의행위로 인한 업무방해 등 징계사유가 명백하고, 조속한 업무정상화를 위해서는 위 불법쟁의행위에 대해 책임이 있는 노조 간부들에 대한 징계가 불가피하였던 점, 참가인은 원고들에게 인사위원회에 출석하여 소명할 것을 사전에 통지하였고(원고 정○억, 김○종, 이○경에 대하여는 3회에 걸쳐 이를 통지하였음), 원고들에게 재심청구의 기회가 있음을 알리는 한편, 노조에 대하여도 사전 또는 사후에 의견(동의)을 요청하였던 점, 이에 대해 노조측은 정당하다고 할 수 없는 사유를 들어 인사위원회의 연기만을 요청하였던 점, 그 후 노사간에 파업종결과 함께 징계최소화에 관한 합의가 이루어졌고, 노사간 협의하에 종전의 징계양정을 조정하는 징계재심위원회가 개최되었던 점, 위 징계재심위원회에 노조측이 추천한 잠실지부장 홍○오가 출석하여 노조 측 변론을 진술하였던 점 등의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노조측이 위 단체협약 제18조에 기한 동의권의 행사를 남용 내지 포기한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고, 따라서 참가인 회사가 노조의 동의 없이 노조 임원 및 대의원에 해당하는 원고들을 징계해고 하였다고 하더라도 징계절차상 하자가 있어 무효인 징계라고는 할 수 없다. 이 부분 원고들의 절차상 하자 주장은 이유 없다.

한편, 원고들은 원고 이○영과 박○의에 대해서는 다른 원고들과 달리 단 1회의 소명기회만을 부여하여 형평성을 잃은 징계절차라고 주장하나, 단체협약상 조합원에 대한 징계시 해당 조합원에게 필히 소명기회를 주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을 뿐(제25조 제2호) 그 횟수에 대하여는 아무런 제한이 없는 점, 참가인이 위 원고들에게 인사위원회에 출석하여 소명할 것을 서면으로 통고하였는데도 불구하고 위 원고들이 불출석하였던 점, 위 원고들도 징계재심절차에 있어서는 징계재심위원회에 출석하여 소명기회를 부여받았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의 이 부분 절차상 하자 주장 역시 이유 없다.

(2) 징계사유 및 재량권남용 여부에 대한 판단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들이 속한 노조의 파업은 노동위원회의 실질 교섭권고에도 불구하고 더 이상의 교섭도 없이 이루어진 것으로서 중재기간 중의 쟁의행위 금지 규정이나 확정된 중재재정의 효력 등에 위반한 절차상 위법이 있을 뿐만 아니라, 호텔 주차장, 본관 로비, 연회장 등 기업시설을 무단으로 점거하거나 호텔과 면세장 등의 정상적인 영업을 방해하는 등 방법상으로도 위법이 있고, 그 과정에서 회사 간부들 및 진압 경찰에 대한 폭행과 기물파손행위도 수반되어 전체적으로 정당한 쟁의행위라고 할 수 없으므로, 원고들이 행한 파업 과정에서의 시위�r농성 등으로 인한 업무방해, 무단결근, 폭행, 불법게시물 및 유인물배포행위, 회사 명예훼손 등은 취업규칙 및 단체협약 소정의 징계사유에 해당한다.

나아가 징계재량권의 남용 여부에 관하여 살피건대, 장기간(2000.6.9부터 8.21일까지)에 걸친 파업 과정에서 행하여진 사업장점거, 영업방해, 폭력행위 등 불법행위의 정도가 결코 가볍지 않고, 이로 인하여 참가인 회사가 입게되는 유, 무형의 손해가 상당하며(더욱이 위 파업은 남북정상회담을 취재하기 위해 1,200여명의 내외신 기자들이 호텔의 프레스센터에 집결되어 있던 시점에 이루어져 이로 인한 참가인 회사의 신용, 명예훼손이 특히 크다고 보인다), 나아가 참가인이 노조와의 합의에 따라 당초의 징계양정을 낮추어 징계재심절차를 통해 다수의 해고자를 구제하는 등 징계의 범위를 최소화하기 위하여 노력한 결과 파업에 참가한 1,200여명의 노조원들 가운데 원고들 5명만이 해고대상자로 선정되는 등의 사정은 인정된다.

그러나, 그 경우에도 원고들 5명을 해고대상자로 선정하는 징계양정기준은 합리적이고 공정한 것이어야 할 것이고, 징계대상자로 된 수인의 근로자들 사이에 형평의 원칙에 반한 징계양정이 되어서는 안될 것인 바, 먼저 원고 정○억, 김○종, 이○경, 이○영의 경우에 있어서는, 위 원고들의 노조에서의 지위, 파업과정에서도 쟁의대책위원회 등을 통해 파업의 방법과 정도 등 주요정책을 결정하는 위치에 있었던 점, 그리하여 파업 진압 과정에서 체포, 구속영장이 발부되었고, 형사재판에서도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받은 점, 위 불법파업에의 가담 이외에 그 밖의 다른 해고사유가 있다고 보이지 않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참가인이 당초의 징계양정을 조정하면서도 위 원고들에 대하여는 더 이상 고용관계를 유지할 수 없다고 보아 해고한 것은 정당하고 징계에 관한 재량권을 남용하였다거나 형평에 반한다고 할 수 없다.

그러나 원고 박○의의 경우에 있어서는, 비록 위 원고가 노조 여성부위원장으로서 노조원들의 반수에 이르는 여성 조합원들의 대표자이기는 하나, 파업 과정에서는 다른 노조 대의원들과 마찬가지로 파업을 주도한 쟁의대책위원회 등의 결정을 전파하여 노조원들로 하여금 실행하도록 하는 역할을 분담하였을 뿐이고, 달리 사업장 점거농성 등 영업방해행위와 회사 임원들 및 경찰에 대한 폭력행위, 기물파손행위 등을 주도하였다고 보기 어려운 점(을 제19호증의 1 내지 13의 각 기재만으로는 위 원고가 그 기재 일시에 있었던 교육방해, 영업방해 및 점거농성 등의 주도적인 위치에 있었다거나 2000.7.10자 집회에서 경찰과 노조원들 사이의 충돌을 선동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그리하여 위 원고는 다른 노조 임원들과 달리 약식기소되어 벌금형을 선고받았을 뿐인 점, 이에 비해 노조 쟁의부장, 잠실지부장, 잠실사무장과 이른바 선봉대장, 사수대장 등 불법파업과 폭력행위를 주도함으로써 파업 과정에서 체포, 구속되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노조원들에 대하여는 징계최소화라는 노사간 합의정신에 따라 정직의 징계처분만이 내려지거나 아무 징계도 이루어지지 않은 점, 오히려 위 원고는 여성부위원장으로서 파업 과정에서 현재 민사소송으로까지 비화되어 다투고 있는 참가인 회사 내의 성희롱문제를 적극 제기한 사실이 인정되고, 그것이 위 원고에 대한 해고에 영향을 끼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있는 점, 한편, 참가인은 노사간에 징계 최소화에 관하여 합의하면서 해고자를 5명, 정직 등 중징계자를 20명으로 하는 이른바 5+20합의가 이루어졌고 구체적인 대상자는 참가인이 결정하기로 구두합의를 하였다고 주장하나, 을 제27호증의 기재만으로는 위 합의를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위 합의 자체를 인정할 증거가 없는 점{재심대상자들이 제출한 징계재심청구서(을 제24호증의 1 내지 5)상의 ‘2000년 단체협약 합의사상’이 징계 최소화에서 나아가 위 5+20 합의를 의미한다고 볼 만한 근거도 없다}, 그 밖에 2000.8.21자 노사간의 합의서에 명시되어 있는 징계최소화 및 해고자에 대한 재심시 정상을 참작하여 최대한 선처한다는 합의정신 등의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 박○의를 해고대상자로 선정한 징계양정기준은 합리적이라고 할 수 없고, 다른 징계대상자들에 비하여 형평의 원칙에 반하는 것으로서 징계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판단된다.

그렇다면, 원고 박○의에 대한 해고를 정당하다고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 부분은 위법하고, 이 점을 지적하는 원고 박○의의 주장은 이유 있다.

(3) 부당노동행위 여부에 대한 판단

사용자가 근로자를 징계함에 있어서 표면상의 이유와는 달리 실질적으로 근로자가 정당한 쟁의행위 등 노동조합활동을 한 것을 이유로 징계를 한 것임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부당노동행위라고 보아야 할 것이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들이 속한 노조의 파업은 정당한 쟁의행위라고 할 수 없으므로, 이에 대하여 업무방해, 무단결근, 폭행, 명예훼손 등의 징계사유를 적용한 것은 정당하고, 위 징계사유가 단순히 표면상의 구실에 불과하다고 할 수는 없으며, 달리 참가인의 부당노동행위 의사의 존재를 추정할 수 있을 만한 사정 또한 발견되지 않으므로(원고 박○의에 대한 징계양정이 부당하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부당노동행위를 인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참가인의 원고들에 대한 해고처분은 불이익취급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되지 않는다. 이 부분 원고들 주장은 이유 없다.

3.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원고들의 청구 중 원고 박○의의 부당해고 부분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부분은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원고 박○의의 나머지 청구 및 원고 정○억, 김○종, 이○경, 이○영의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이를 각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백춘기(재판장), 유헌종, 유창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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