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법인 도안

판례

근로계약 종료의 효과발생 전이라도 근로자의 사직철회 의사표...

번호
2001구37473
일자
2002-07-09

유한공사는 참가인이 2000.11.16 사직서를 제출한 후 같은 달 30일에 이르러서야 사직서를 수리하였고, 참가인은 같은 달 24일 징계위원회 출석요구서를 교부받는 자리에서 ‘징계하려면 사직서를 돌려달라’는 취지로 사직서의 반환을 요구하였는 바, 비록 참가인이 위 사직서가 수리되기 이전에 사직서를 돌려달라고 말한 사실이 있다 하더라도 같은 달 18일 이래 ‘종전의 업무를 부여하지 않으면 업무를 수행할 수없다’며 계속 결근한 점, 같은 달 24일 징계위원회 출석요구서를 교부받자 비로소 ‘징계를 하려면’이란 조건을 붙여 사직서를 돌려달라고 요구한 점, 그 다음 날 징계위원회에 출석하여서도 ‘노무 업무 전반에 걸쳐 업무를 부여하지 않으면 업무를 하지 않겠다’는 자신의 종전 주장을 굽히지 않은 점 등 제반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는 진정으로 사직의사를 철회하고 유한공사의 직원으로 다시 근무하겠다는 취지의 의사표시라기보다는 단지 자신을 징계위원회에 회부한 점에 격분하여 한 말에 지나지 않는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이로써 진정한 의미의 사직철회의 의사표시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

[원 고] 삼호산업 주식회사 대표이사 박○구

소송대리인 변호사 정성욱

[피 고]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

소송수행장 김인철

[피고보조참가인] 정○민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이산, 담당변호사 이원영

[변론종결] 2002.3.14

1. 중앙노동위원회가 2001.8.31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2000부해307호 부당해고구제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취소’한다.

2.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의 부담으로 하고, 그 나머지 부분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주문과 같다.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1996.11.12 원고회사의 중국 현지법인인 청도삼호제혜 유한공사(이하 ‘유한공사’라 한다)의 업무부 노무차장으로 입사하여 근무하던 중 2000.6.1 해고당하였다가, 같은 해 11.9 원고회사로부터 원직복직 명령을 받아 같은 달 14일 유한공사 업무부 노무차장으로 복귀하였는데, 참가인이 같은 달 16일 제출한 사직서가 같은 달 30일 수리됨으로써 원고회사와의 근로관계가 종료되었다.

나. 그런데 참가인은 위 사직서가 유한공사측의 강요에 못이겨 사직의 의사가 없음에도 어쩔 수 없이 제출된 것이므로 무효이고, 사직서의 수리 이전에 사직의 의사표시를 철회하기도 하였으므로 원고의 참가인에 대한 사직서 수리는 일방적인 근로관계의 단절로서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부산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구제신청을 하였는데, 위 위원회는 2001.4.18 참가인의 구제신청을 기각하였고, 참가인이 이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자, 위 위원회는 2001.8.31 참가인에 대한 사직서의 수리는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지방노동위원회의 결정을 취소하였다.

[이상 다툼없는 사실]

2. 재심판정의 적법여부

가. 당사자들의 주장

(1) 원고의 주장

참가인이 2000.11.14 유한공사에 복직함에 따라 새로이 업무를 분장하고 조직을 개편할 필요가 있어 참가인에게 종전과 같이 업무부 노무차장의 직책을 부여하되 단지 종전에 담당하였던 업무 중 일부만을 담당하도록 하였는데, 이에 불만을 품은 참가인이 계속 종전과 동일한 내용의 업무를 부여해 줄 것을 주장하면서 업무수행지시를 따르지 아니하였고, 급기야는 근무분위기가 맞지 아니하여 사직한다는 내용의 사직서를 제출하였으며, 그 후 계속 무단결근하여 참가인을 징계위원회에 회부하여 해고하였으나, 참가인이 다른 회사에 취업할 경우 신분상 불이익을 받을 것을 고려하여 징계를 무효화하고 참가인이 제출한 사직서를 수리하여 근로관계를 종료시킨 것이고, 사직서가 수리되기 전에 참가인이 사직 철회의 의사를 밝힌 바도 없으므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2) 피고 및 참가인의 주장

참가인은 원고회사의 원직복귀명령을 받고 복직하였음에도 유한공사측에서 참가인이 종전에 담당하던 업무의 극히 일부분만 부여함으로써 참가인의 사직을 유도하였고, 원고 본사로 돌아가 유한공사측의 부당한 처우를 고발하려는 참가인에게 사직서를 쓰지 않으면 여권을 돌려주지 않겠다고 하여, 사직의사가 없음에도 사직서를 작성한 것이므로 이는 참가인의 진의가 아닌 의사표시로서 무효이며, 또한 참가인은 사직서 제출 후 징계위원회에 회부되자 사직의사를 철회하였으므로, 이미 철회되어 효력이 없다고 볼 사직서를 수리하는 형식으로 한 해고처분은 부당하다.

나. 인정사실

(1) 유한공사의 직원은 원고회사가 일반적으로 직책, 근무 부서와 보수를 정하여 발령을 하고 직원 개개인의 의료보험, 고용보험, 연금 등을 보장하기 위하여 보수의 절반을 원고회사에서 지급하나 실질적인 고용관계는 유한공사와 사이에 이루어지며, 유한공사와 사이의 근로관계가 종료되면 자동적으로 원고회사와의 근로관계도 종료된다.

(2) 유한공사의 업무분장 내용을 보면, 대표자인 총경리 아래 업무부 이사, 기술부 이사, 생산부 이사가 있고, 업무부 이사 아래 총무, 노무, 무역, 경리, 기획, 전산, 보위, 자재, 수출 등 10여개 부서가 있으며 참가인은 2000.6.1 해고되기 전까지 업무부 노무과의 책임자(직책은 차장)로 근무하면서 공인(중국 현지인 근로자)들의 배치, 임금관리, 복지후생, 공회(노동조합) 관계업무 등 노무 업무 전반을 담당하였다.

(3) 참가인이 2000.6.1자로 해고된 이후, 유한공사는 업무부의 조직을 개편하여 총무과 아래 총무팀과 노무팀을 두고 종전에 참가인의 직속 부하로 일하던 하○화 계장으로 하여금 노무팀을 담당하게 하고 총무과 차장인 송○욱 및 업무이사 허○웅의 지휘ㆍ감독을 받도록 하였다.

(4) 참가인이 2000.11.14자로 유한공사 업무부 노무과 차장으로 복직함에 따라 유한공사는 같은 달 13일 업무부의 노무 업무를 세분화하고 전문화하는 방향으로 업무조직을 개편하기로 결의하고, 업무부 아래 종전처럼 노무과를 두되, 공인인사과를 신설하여 노무과에서는 공인들의 복지후생업무(중국 공인들 약 7,000명의 급식관리, 기숙사관리, 병원 등의 각종 시설관리와 공회관계 업무 및 노동자의 인권복지 및 환경에 관한 국제기준인 ISO 14000 시리즈 인가를 받는 업무)만을 담당하게 하고, 나머지 노무 업무는 공인인사과에서 담당하도록 하여, 참가인을 노무과의 책임자로(직책 차장), 하○화를 공인인사과의 책임자(직책 계장)로 각 발령하고 업무 이사의 직접적인 지휘ㆍ감독을 받게 하였다.

(5) 참가인은 2000.11.14 16:00경 유한공사에 복직하여 중국 공안국에 같은 달 24일로 만료되는 여권의 연장신청을 위하여 총무과 차장 송○욱에게 자신의 여권을 건네주고 허○웅 업무 이사로부터 새로운 업무 분장 내용을 설명들었는데, 자신의 업무 범위가 공인들의 복지후생업무에 국한되는 것을 알고, 자신은 원고회사로부터 ‘원직’ 복직명령을 받았으므로 종전과 같이 노무 업무 전반을 부여해 달라고 요구하면서, 종전의 업무를 부여하지 않으면 업무수행을 할 수 없다고 반발하였다.

(6) 참가인은 같은 달 16일 허○웅 이사가 재차 새로운 업무분장 내용에 따라 업무를 수행할 것을 지시하자, ‘근무분위기 부적절(회사 근무 분위기가 본인에게 맞지 않음)’이라고 기재된 사직서를 작성하여 허○웅 이사에게 제출하고, 다음 날인 17일 결근하였다.

(7) 허○웅 이사는 참가인이 제출한 사직서를 곧바로 수리하지 아니하고, 같은 달 17일 참가인에게 사직서가 수리되지도 않았는데 무단결근 하였다는 내용의 1차 경고장을 보내어 계속 출근할 것을 요구하였다. 참가인이 다음 날인 18일 정상출근하자 허○웅 이사는 직원들을 전부 회의실로 소집하여 새로운 업무 분장 내용을 공표하였고, 참가인은 이에 반발하여 회의석상에서 ‘종전 업무인 노무 업무 전반을 배정하지 아니하면 절대로 업무에 임할 수없다’고 반발하였다.

(8) 참가인이 위 (7)과 같이 직원 회의에 참석한 후 같은 달 20일 다시 결근하자, 유한공사는 같은 날 출근할 것을 종용하는 2차 경고장을 보냈는데, 그럼에도 참가인은 같은 달 24일까지 계속 결근하였다. 유한공사는 참가인을 징계위원회에 회부하기로 결정하고 송○욱 총무차장을 통하여 같은 달 24일 기숙사에 있던 참가인에게 징계위원회 출석요구서를 교부하였는데, 이때 참가인은 송○욱에게 ‘징계를 하려면 사직서를 돌려달라’고 요구하고 업무이사인 허○웅에게도 같은 취지로 사직서를 돌려줄 것을 요구하였으나 유한공사는 참가인의 요구에 응하지 아니하였다.

(9) 유한공사는 같은 달 25일 참가인이 정당한 사유없이 회사의 인사명령과 상사의 명령에 불응하고 한달 이내에 5일 이상 무단결근하여 업무에 지장을 초래하였으며, 회사의 기강을 문란케하여 직장 분위기를 흐리게 하였다는 이유로 징계규정 제14조 제7항, 제20항, 제21항을 각 적용하여 참가인을 해고하기로 결의하였고, 참가인이 같은 달 29일 재심청구를 하자 이를 기각하였다. 그러나, 유한공사는 같은 달 30일 임원회의를 통하여 참가인이 같은 달 16일 제출한 사직서를 같은 달 30일자로 수리하고 징계를 무효화하기로 결의하였다.

(10) 참가인은 2000.11.14 복직한 이래 하루도 업무를 수행하지 않았으며, 같은 달 30일 사직서가 수리되어 유한공사 및 원고회사와 사이의 근로관계가 종료됨에 따라 같은 날까지의 임금을 지급받았다.

【채택증거】 갑4 내지 갑7, 을10의 1 내지 갑19, 갑21 내지 갑23, 을2의 1 내지 을4의 4, 을6의 1 내지 4, 을9, 을10, 증인 허○웅, 송○욱, 정○민의 각 증언(다만, 아래에서 배척하는 부분 각 제외), 변론의 전취지

【배척증거】 증인 허○웅, 송○욱, 정○민의 각 일부 증언

다. 판 단

(1) 사직서 제출이 비진의표시 또는 강박에 의한 의사표시에 해당하는지 여부

(가) 근로자가 사직서를 작성하여 사용자에게 제출한 경우에는 그 사직서에 사직의 의사표시라고 볼 수 없는 단순한 농담만을 기재한 것으로 인정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사직서는 사용자와의 근로계약관계를 해지하는 의사표시를 담고 있는 것이므로, 당사자 사이의 근로계약관계는 그 의사표시를 해지의 청약으로 볼 경우에는 사용자가 사직의 의사표시를 수락하여 합의해지(의원면직)가 성립함으로써 종료되고, 그 의사표시를 해지의 통고로 볼 경우에는 민법 제660조 소정의 기간이 경과되어 해지의 효력이 발생함으로써 종료되는 것이 원칙이고, 다만 사용자가 사직의 의사없는 근로자로 하여금 어쩔 수없이 사직서를 작성ㆍ제출하게 한 후 이를 수리하는 이른바 의원면직의 형식을 취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경우처럼 근로자의 사직서 제출이 진의아닌 의사표시에 해당하는 등으로 무효이어서 이를 수리한 행위가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켰다고 볼 수 있는 경우에 한하여 해고라고 볼 것이다(대법원 2000.9.5 선고 99두8657 판결, 1996.7.30 선고 95누7765 판결 참조).

(나) 그런데 앞서 인정한 바에 의하면, 참가인은 새로운 업무 분장 내용에 불만을 품고 여러 차례에 걸쳐 종전에 참가인이 담당하던 업무 전부를 부여하지 않으면 업무를 수행하지 않겠다고 반발하였으며, 유한공사에서 계속 새로운 업무 분장내용을 수용할 것을 요구하자 자발적으로 ‘근무 분위기 부적절’을 이유로 사직서를 제출하였고, 비록 참가인이 유한공사측에서 부당하게 자신의 업무 범위를 축소시켜 모멸감을 느꼈다 하더라도, 유한공사가 참가인을 종전과 동일한 직책에 보하고, 동일임금을 보장한 이상 이를 이유로 유한공사가 참가인을 원직에 복직시키지 않음으로써 자진 사직을 유도하였다거나 강요하였다고 볼 수는 없으며, 참가인 주장과 같이 유한공사가 여권의 반환을 조건으로 사직서를 작성하도록 강요하였다고 볼만한 증거도 참가인의 진술 외에는 없으므로, 참가인의 사직의사표시는 진의에 의한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다.

(2) 참가인이 사직의사를 철회하였는지 여부

(가) 근로자가 일방적으로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해약의 고지방법에 의하여 임의사직하는 경우가 아니라, 근로자가 사직원의 제출방법에 의하여 근로계약관계의 합의해지를 청약하고 이에 대하여 사용자가 승낙함으로써 당해 근로관계를 종료시키게 되는 경우에 있어서는 근로자는 위 사직원의 제출에 따른 사용자의 승낙의사가 형성되어 확정적으로 근로계약 종료의 효과가 발생하기 전에는 그 사직의 의사표시를 자유로이 철회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며, 다만 근로계약 종료의 효과발생 전이라고 하더라도 근로자가 사직의 의사표시를 철회하는 것이 사용자에게 불측의 손해를 주는 등 신의칙에 반한다고 인정되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철회가 허용되지 않는다고 해석함에 상당하다(대법원 1992.4.10 선고 91다43138 판결 등 참조).

(나)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유한공사는 참가인이 2000.11.16 사직서를 제출한 후 같은 달 30일에 이르러서야 위 사직서를 수리하였고, 참가인은 같은 달 24일 징계위원회 출석요구서를 교부받는 자리에서 ‘징계하려면 사직서를 돌려달라’는 취지로 사직서의 반환을 요구하였는 바, 비록 참가인이 위 사직서가 수리되기 이전에 사직서를 돌려달라고 말한 사실이 있다 하더라도 같은 달 18일 이래 ‘종전의 업무를 부여하지 않으면 업무를 수행할 수없다’며 계속 결근한 점, 같은 달 24일 징계위원회 출석요구서를 교부받자 비로소 ‘징계를 하려면’이란 조건을 붙여 사직서를 돌려달라고 요구한 점, 그 다음 날 징계위원회에 출석하여서도 ‘노무 업무 전반에 걸쳐 업무를 부여하지 않으면 업무를 하지 않겠다’는 자신의 종전 주장을 굽히지 않은 점 등 제반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는 진정으로 사직의사를 철회하고 유한공사의 직원으로 다시 근무하겠다는 취지의 의사표시라기보다는 단지 자신을 징계위원회에 회부한 점에 격분하여 한 말에 지나지 않는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이로써 진정한 의미의 사직철회의 의사표시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

(3) 따라서 참가인이 유한공사에 사직서를 작성ㆍ제출하고, 유한공사 및 원고회사가 이를 수리한 행위는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의 자유로운 의사에 기인한 근로계약의 적법한 합의해지에 해당하여 이를 부당해고라고 볼 수 없으므로, 이와 결론을 달리한 피고의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3.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영태(재판장), 이범균, 정교화

출처: 원본 자료실에서 보기 ↗

본 자료는 정보 제공 목적이며, 구체적 사안은 전문가 상담을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