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어떠한 방식으로든 위와 같은 구제의 기회를 제공하지 아니하...
- 번호
- 2001구389
- 일자
- 2002-05-30
계약기간을 정하여 임용된 근로자의 경우 원칙적으로 그 기간이 만료됨으로써 근로자로서의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되고 재임용계약을 체결하지 못하면 재임용거부결정 등 특별한 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당연퇴직되는 것이어서, 재임용 제외조치 및 통지는 임기만료로 당연퇴직되었음을 확인하고 알려주는데 그칠 뿐 이로 인하여 그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에 어떠한 법률효과를 발생하는 것도 아니므로 재임용을 거절한 것을 해고라고 볼 수는 없고, 임용기간이 만료된 자를 다시 임용할 것인지 여부는 결국 임용권자의 판단에 따른 재량행위에 불과함은 참가인 법인의 주장과 같다
[원고] 이장섭
[피고]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
소송수행자 조용호
[피고보조참가인] 재단법인 한국문화정책개발원 대표자 이사 이종석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천지인 담당변호사 신석중
1. 중앙노동위원회가 2000.12.12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2000부해342호 부당대기발령구제 재심신청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비용은 피고보조참가인의 부담으로 하고, 그 나머지 부분은 피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주문과 같다.
1. 재심판정의 경위(다툼 없는 사실)
가. 원고
1994.9.1 피고보조참가인 법인(이하 `참가인 법인'이라 함)에 연구원으로 입사 1999.1.1 참가인 법인과 사이에 연봉제 계약직으로 근로형태를 변경하는 내용의 임용계약 체결(계약기간 1999.1.1부터 1999.12.31까지)
나. 참가인 법인
1999년도 근무실적 평가에서 연구원 11명 중 원고가 최하위로 평가되었다는 이유로 1999.12.31 원고에게 재임용 탈락 통보
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
재임용 여부를 결정함에 있어 재량권을 일탈, 남용하였다는 이유로 위 재임용 탈락을 부당해고로 인정하고 원직 복귀 및 임금지급명령(2000.6.1 2000부해228호)
라. 중앙노동위원회
재량권을 일탈, 남용하였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위 초심명령을 취소하는 이 사건 재심판정(2000.12.12 2000부해342호)
2.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인정사실
【인정근거】 갑1, 2, 4, 5, 을 3 내지 12, 18 내지 21, 23 내지 28
(1) 임용계약의 체결
참가인 법인은 그 감독관청인 문화관광부의 권고에 따라 경영 혁신을 목적으로 계약임용제 및 연봉제를 도입하기로 하고 1998.11.20 전 직원의 동의를 얻은 다음 1999.1.1 원고를 포함한 11명의 연구원과 위와 같은 취지의 임용계약을 체결하였다.
위 임용계약서의 제3조는 재임용 절차에 관하여, 참가인 법인은 참가인 법인이 정한 절차에 따라 임용계약 만료 1월 이저네 재임용 여부를 결정하여 이를 해당 직원에게 통보하여야 하고, 해당 직원은 재임용 탈락대상으로 통지를 받은 후 7일 이내에 재심을 요청할 수 있으며 재심에 대한 처리절차는 참가인 법인의 규정에 따른다고 규정하고 있었다.
(2) 근무실적 평가
참가인 법인은 1999.12.13 1999년도 근무성적평정계획을 수립하였는데, 이에 의하면 1999년도 평정은 상·하반기를 구분하지 아니하고 1년간의 근무실적을 통합하여 평정하는 것으로 되어 있었으며, 직원들 중 연구원에 대하여는 1999년 연구실적의 질적 평가 45%, 1998년 연구실적의 질적 평가 10%, 연구실적의 양적 평가 및 능력평가를 45%로 각 배분하여 평정하기로 되어 있었다.
위 계약에 따라 1999.12.20부터 1999.12.23까지 근무실적을 평가한 결과, 원고는 64.06점으로써 전체 11명의 연구원 중 최하위로 평가되었다{이는 아래에서 보는 `4등급'에 해당하는 점수이었는데, 원고 외에도 장미진(65.17점), 이춘길(68.76점), 김세훈(69.75점) 등 3명도 4등급에 해당하였다}.
원고가 위와 같이 최하위의 평가를 받게 된 주된 원인은 1999년 연구실적의 질적 평가(40점 만점)에서 3명의 평가위원 중 2명은 34점 및 39점의 높은 점수를 주었으나 나머지 1명의 평가위원이 12점으로 극히 낮게 평가하였기 때문이었는데(산술평균한 결과 28.33점), 20점 이하의 평가를 받은 것은 원고가 유일하였고 다른 연구원들에 대한 평가에 있어서 3명의 평가위원들이 평가한 점수 사이의 차이가 가장 큰 경우도 15점에 불과하였다(원고의 경우는 27점의 차이를 보였다).
(3) 재임용 탈락의 결정 및 통보
참가인 법인은 1999.12.30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원고를 재임용에서 제외하기로 의결하였고(장미진, 이춘길, 김세훈 등 3명에 대하여는 주의를 촉구하고 다시 재임용하기로 하였다), 1999.12.31 원고에게 구두로 재임용에서 탈락되었다고 통보하였으나 구체적인 탈락의 이유에 대하여는 설명하여 주지 아니하였다(원고는 2000.1.14 참가인 법인의 원장 및 문화관광부장관에 대하여 납득할 만한 해고의 사유를 서면으로 제시하여 주 것을 요청한 바도 있다).
(4) 참가인 법인의 각종 규정
인사관리규정
제8조의2(직원의 임용)
① 직원의 임용은 계약제에 의한다.
④ 원장은 계약기간만료 1개월 이전에 근무성적평정결과에 따라 재임용 여부를 결정하고 이를 통보하여 야 한다.
제27조(당연퇴직) 직원이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하는 때에는 당연히 퇴직한다.
3. 임용기간 만료 후 재임용되지 못했을 때
직원평정규정
제5조(평정시기)
① 근무성적 평정은 매년 6월말과 12월말에 실시한다. 다만 연구결과의 평가시기는 연구결과 평가내규에 따로 정한다.
제20조(등급산정 기준) 근무성적 평가결과에 따른 등급산정은 다음과 같이 한다.
1. 1등급 : 90점 이상
2. 2등급 : 81점 이상 90점 미만
3. 3등급 : 72점 이상 81점 미만
4. 4등급 : 63점 이상 72점 미만
5. 5등급 : 63점 미만
제22조(재평정)
① 피평정자는 평정결과에 대한 이의가 있을 경우 이에 대한 재평가를 요구할 수 있다. 다만, 피평정자는 이에 대한 근거자료를 제시하여야 한다.
② 피평정자의 재평정 요구가 있을 경우 원장은 인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재평정을 할 수 있다.
③ 재평정이 있을 경우, 별도의 규정이 없는 한 재평정 결과를 근무성적평정 결과로 한다.
제27조(재임용 평정기준) 재임용의 평정은 해당 임용계약기간 동안에 실시된 근무성적 평정에 의한다.
제29조(재임용의 결정기준) 제21조에 의한 평정결과에 의한 재임용 결정은 다음 기준에 의한다.
1. 1등급, 2등급 및 3등급의 경우 해당자를 재임용으로 결정하여야 한다.
2. 4등급의 경우 인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재임용 여부를 결정한다.
3. 5등급의 경우 해당자를 재임용 취소로 결정하여야 한다.
연구결과평가 운영세칙
제4조(평가시기) 연구평가는 최종보고서가 제출된 후에 실시한다. 다만 원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할 경우 평가시기를 조정할 수 있다.
제8조(평가방법)
① 원장 또는 피평가자는 평가결과에 이의가 있을 경우 재평가를 요구할 수 있으며, 원장은 연구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재평가를 할 수 있다.
② 제1항에 의한 재평가는 1차 평가와는 다른 평가위원을 구성하여 평가하여야 한다.
③ 재평가 결과 1차 평가와 합산하여 최종평가점수를 산정한다.
제11조(공개금지)
② 평가결과는 이를 공개하지 아니하되, 피평가자의 요청이 있을 경우 총점 및 평가소견을 피평가자에게 열람하게 할 수 있다.
나. 판 단
계약기간을 정하여 임용된 근로자의 경우 원칙적으로 그 기간이 만료됨으로써 근로자로서의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되고 재임용계약을 체결하지 못하면 재임용거부결정 등 특별한 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당연퇴직되는 것이어서, 재임용 제외조치 및 통지는 임기만료로 당연퇴직되었음을 확인하고 알려주는데 그칠 뿐 이로 인하여 그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에 어떠한 법률효과를 발생하는 것도 아니므로 재임용을 거절한 것을 해고라고 볼 수는 없고, 임용기간이 만료된 자를 다시 임용할 것인지 여부는 결국 임용권자의 판단에 따른 재량행위에 불과함은 참가인 법인의 주장과 같다(대법원 1997.12.23 선고 97다25477판결, 대법원 1995.6.30 선고 95누528 판결 등).
그러나 예외적으로 임용의 근거가 된 법령 등의 규정이나 임용계약 등에서 임용권자에게 임용기간이 만료된 근로자를 다시 임용할 의무를 지우거나 재임용절차 및 요건 등에 관한 근거규정을 두고 있는 경우에는(위 판결 등 참조), 만약 이러한 근거규정에 위반하여 당해 근로자를 재임용에서 제외하였다면 이는 실질적으로 `해고'에 해당하는 것으로서 그 위반의 정도에 따라 부당해고인지의 여부를 가릴 수 있는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다.
이 사건으로 돌아와 살피건대, 앞서 본 임용계약과 참가인 법인의 각종 규정들은 위와 같은 의미에서의 `재임용절차 및 요건 등에 관한 근거규정'으로 보아야 할 것인데 참가인 법인은 원고를 재임용에서 제외하기로 함에 있어 이러한 규정들의 제한을 따르지 않았다고 보인다.
즉, 위 각 규정들의 내용을 종합하면, 재임용의 여부는 근무성적평정결과에 따르는 것으로서 피평정자는 평정결과에 대한 이의가 있을 경우 총점 및 평가소견을 열람하고 이에 대한 재평가를 요구할 수 있고, 참가인 법인은 임용계약기간 만료 1월 이전에 근무성적평정결과에 따라 재임용 여부를 결정하여 이를 해당 직원에게 통보하여야 하며, 해당 직원은 재임용 탈락대상으로 통지를 받은 후 7일 이내에 재심을 요청할 수 있는 것인 바, 참가인 법인은 계약기간 만료 하루 전에 원고를 재임용에서 제외하기로 의결한 다음 계약기간 만료 당일에 재임용 제외 사실을 통보하면서 재임용에서 제외된 이유에 관하여도 설명하여 주지 아니하였고, 이에 따라 원고는 앞서 본 평가결과의 열람 및 재평가 요구, 재임용 탈락에 대한 재심 요청 등의 기회를 처음부터 봉쇄당하고 임용기간 만료 후 재임용되지 아니한 경우에 해당하여 당연퇴직처리되고 말았던 것이니, 이는 사실상 해고에 해당하는 것으로서 명백히 부당하다고 하지 아니할 수 없다(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는 전체 평정의 45%를 차지하는 1999년 연구실적의 질적 평가에서 3명의 평가위원 중 1명이 이례적으로 극히 낮은 점수를 주는 바람에 결국 최하위로 평가되었던 것인 바, 만약 재평가의 기회가 주어졌다면 원고가 적어도 최하위로 평가되지는 아니하였을 가능성이 적지 아니하였으리라고 보인다).
이에 대하여 참가인 법인은, 연구원들 대부분이 1999년 11월 당시 평가 대상인 연구과제를 수행하고 있었고 근무실적은 대상 기간을 같이 하여 평가하여야 하는 것이므로 계약기간 종료 1월 이전에 재임용 여부의 평가를 할 수 없었던 사정이 있었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위 연구결과평가 운영세칙 제4조에 의하면 연구평가는 최종보고서가 제출된 후에 실시하는 것으로 규정되어 있기는 하나, 같은 규정의 후단에서는 원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할 경우 평가시기를 조정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평가결과의 열람 및 재평가 요구, 재임용 탈락에 대한 재심 요청 등의 기회를 부여하고 있는 임용계약과 참가인 법인의 각종 규정들은 계약직으로 근로형태가 변경된 근로자들의 권익 보호를 위한 최소한의 절차적 보장임에 비추어 볼 때(만약 이러한 최소한의 절차적 보장조차 없었다면 참가인 법인의 근로자들이 이러한 근로형태의 변경에 대하여 선뜻 등의하지도 아니하였을 것이다), 설사 참가인 법인의 주장과 같이 계약기간 만료 1월 이전에 재임용여부의 결정을 하기 어려웠던 사정들이 있었다 하더라도, 어떠한 방식으로든 위와 같은 구제의 기회를 제공하지 아니하고 계약기간 만료이라에 재임용 탈락을 통보하고 그로써 곧 원고의 근로자로서의 신분관계가 종료되었다고 주장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 할 것이다.
따라서 참가인 법인의 원고를 재임용에서 제외한 것은 부당해고에 해당된다고 봄이 상당하다.
3. 결 론
그렇다면 이와 결론을 달리 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므로 이를 취소한다.
판사 조병현(재판장), 조건주, 김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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