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법인 도안

판례

레미콘 운송차주는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가 아니다...

번호
2001구47197
일자
2002-07-23

참가인들은 사실상 원고 회사의 지시에 따라 오로지 원고 회사가 제조한 레미콘만을 운반하는 영업을 하게 되나, 이는 사전에 안정적인 운송체계를 갖추어 두어야 하는 레미콘 사업의 고유한 특성상 레미콘 운송차주의 사업상의 독립성을 일정한 범위내에서 제한하는 것이 필요한 측면이 있기 때문에 레미콘 제조회사와 레미콘 운송차주의 관계가 장기적이고 전속적인 운송도급계약의 형태를 띠게 된 것으로 보이고, 레미콘 운송차주들 또한 자신들의 경제적 이익을 증대시키기 위해 특정 레미콘 제조회사와 장기간에 걸친 운반계약을 체결하여 안정적이고 독점적으로 영업을 영위하는 거래형태를 선호하여 그러한 구속을 감수한 결과로 이해할 수 있다.

【원 고】신성콘크리트공업 주식회사 대표이사 이 ○홍

【피 고】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

소송수행자 조용호

【피고보조참가인】심 ○학,박 ○구

피고보조참가인들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다산종합법률사무소, 담당변호사 김칠준,윤상구

【변론종결】2002.5.17

1. 중앙노동위원회가 2001.10.11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들 사이의 2001부노113호 부당노동행위구제 재심신청사건 및 2001부해38 5호 부당해고구제 재심신청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 중 본소로 인한 부분은 피고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들이 각 부담한다.

【청구취지】

주문과 같다.

1. 재심판정의 경위(갑 6,7)

가. 원고는 레미콘 제조 및 판매업 등을 주된 영업으로 하는 회사이고,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함)들은 원고 회사와 사이에 도급형태의 레미콘운반계약을 체결하고 원고 회사가 제조한 레미콘을 수요자에게 운반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던 레미콘차주 겸 운송기사(이하 레미콘운송차주라 함)들로서, 참가인 심 ○학은 2000.9.23부터 전국건설운송노동조합 경기북부 제1지부 신성분회의 분회장, 참가인 박 ○구는 같은 분회의 회계감사로 각각 활동중이었다.

나. 원고는 2001.1.17 참가인들에 대하여 위 레미콘운반도급계약을 해지한다고 통보하였다.

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01.5.22 위 해지가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에 해당됨을 인정하여 원고에 대하여 원직 복귀 및 임금지급명령을 하였고, 중앙노동위원회는 이에 대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이 사건 재심판정을 하였다.

2.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이 사건의 쟁점

참가인들을 비롯한 레미콘운송차주들이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되는지 여부

나. 인정사실

【인정근거】갑1 내지 5,8 내지 13,신 ○호의 증언, 변론의 전취지

(1)레미콘은 시멘트, 모래,자갈,물 및 혼화재를 이용하여 제조된 후 믹서트럭을 이용하여 현장까지 운반되는, 아직 굳지 않은 상태의 콘크리트로서, 생산된 시점으로부터 일정시간(90분)이 경과하면 품질에 문제가 발생하므로 신속하게 수요자에게 운송할 것이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건설자재이다. 또한 레미콘 제조회사가 레미콘의 타설시간을 조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수요자인 건설현장의 공정관리상 원하는 시간에 맞추어 신속하게 운송, 타설하여야 한다.

(2)원고 회사는 원래 직영으로 운영하고 있던 레미콘운반차량을 19 89년부터 소속근로자들에게 불하하여 그들과 사이에 1년 단위의 레미콘운반도급계약을 체결하여 왔는데, 레미콘운반차량을 불하받지 않은 직영레미콘운송기사들과 레미콘운송차주들을 합하여 5개의 근무조로 편성하였다.

(3)참가인들은 원고 회사의 마크가 달려 있는 근무복을 입고 원고 회사의 상호와 전화번호가 부착된 레미콘 차량(그 비용중 50%는 원고회사가 부담하였다)을 운전하여 원고 회사의 지시에 따라 원고 회사의 거래처에 원고 회사가 생산한 레미콘(또는 원고 회사가 지원을 지시한 공장에서 생산한 레미콘)을 운송하는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또한 레미콘운반도급계약에 의하면, 참가인들은 원고 회사의 업무에 지장이 없도록 항상 지정된 시간에 출근하여 공장내에 대기하여야 하고 원고 회사의 배차에 이의를 제기할 수 없으며 이에 불응할 경우 배차를 중지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4)그러나, 실제 출,퇴근 및 출하(배차)등의 운용을 보면 원고 회사에서는 당일 운반하여야 할 레미콘 물량과 운반시간, 운반 목적지 등을 각 건설업체로부터 파악하여 하루 전날 참가인들을 비롯한 운송차주들에게 출하개시시간, 운반물량, 시간대별 소요차량대수를 알려줄뿐이고 구체적인 배차는 상조회와 회사의 협의하에 편성한 운행조와 순번에 따라 이루어져 왔으며 예정물량에 따라 출, 퇴근 여부와 그 시간이 결정되었다.

(5)운송차주들은 출하지시이행, 손해방지 등 운반도급계약의 본질적 사항에 관련된 의무 외에도 원고 회사의 동의 없이 마크 및 도색을 변경할 수 없고, 원고 회사의 거래처에 성심껏 서비스를 제공하여야 하는 등의 의무를 부담하며, 원고 회사는 게시판에 안전모 착용할 것, 현장에서 세차하지 말 것 등 레미콘운송차주들의 근무태도에 관한 준수사항을 게시한 바 있고, 일정한 의무 위반행위가 누적될 경우 배차중단 등의 불이익을 가하기도 하였다.

(6)운송차주들은 부득이한 경우 원고 회사의 승인을 받아 대리운전자를 내세울 수 있고, 대리운전으로 발생하는 모든 사고는 전적으로 운송차주들이 책임지는데 원고 회사는 실제로 음주운전으로 운전면허가 취소된 운송차주 박○주에 대하여 1년 동안 대리운전을 승인한 적도 있고 운송차주들 5명은 2대의 레미콘 차량을 소유하면서 1대는 자신이, 나머지 1대는 다른 사람에게 대리운전을 시키고 있으며, 사업자등록 및 레미콘 운반도급계약은 본인의 명의로 하고 남편이 실제로 대신 운전하는 경우도 8명이나 된다.

(7)참가인들은 자신의 명의로 레미콘 차량을 소유하고 있고, 보험가입 및 차량에 대한 제세공과금 납부와 부품교환, 유류공급,정비 등 차량관리를 자신들의 책임하에 하고 있고, 운반작업 중 발생되는 모든 사고 및 재해 등에 대한 책임을 진다. 한편 원고 회사는 레미콘운송차주들이 레미콘 차량을 업무시간 외에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하는 것을 제지하지 않았다.

(8)원고 회사는 레미콘운송차주들을 위한 별도의 취업규칙이나 복무규정, 인사기록카드, 출근부 등 노무관리제도를 갖추고 있지 않다.

(9)원고 회사는 레미콘운송차주들에게 임금을 지급한 것이 아니라 그 운반물량 및 운반거리에 비례한 운반비를 월 단위로 정산하는 방법으로 지급하였고 위 운반비 외에 참가인 회사가 레미콘운송차주들에게 고정적으로 지급하는 금품이나 기본급 등은 없었다.

(10)참가인들에 대하여는 원고 회사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지 아니하였고, 오히려 참가인들은 각자 일반사업자들과 같이 별도의 사업자등록을 하여 사업소득세 및 부가가치세를 납부하였으며, 의료보험,국민연금제도 등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관계법령에 의하여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다. 판 단

(1)근로기준법 제14조는 ‘이 법에서 근로자라 함은 직업의 종류를 불문하고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하는 자를 말한다 ’라고 규정하고 있는바,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 는 계약이 민법상의 고용계약이든 도급계약이든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할 것이고 여기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업무의 내용이 사용자에 의하여 정하여지고 취업규칙, 복무규정,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 과정에 있어서도 사용자로부터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지휘 감독을 받는지 여부, 사용자에 의하여 근무시간과 근무장소가 지정되고 이에 구속을 받는지 여부, 근로자 스스로가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업무의 대체성 유무, 비품 ·원자재 작업도구 등의 소유관계, 보수가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을 갖고 있는지 여부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져 있는지 여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 징수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의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 등 다른 법령에 의하여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인정받는지 여부, 양 당사자의 경제 사회적 조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97.2.14 선고 96누1795 판결, 대법원 97.11.28 선고 97다7998 판결 등 참조).

(2)이러한 관점에서 참가인들이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살피건대 참가인들의 업무 내용이 주로 원고 회사에 의해 정하여지고 그 업무수행 과정에서도 회사로부터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지휘, 감독을 받는다고 볼 여지가 있으며 사실상 원고 회사의 경영에 한정되어 차량을 운영하고 있는 점 등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로 볼 수 있는 일정한 사정이 없지 아니하나 위 인정사실 및 이 사건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볼 때 참가인들은 원고 회사에 대하여 그 실질에 있어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라고 할 수 없다.

(가)원고 회사는 참가인들을 비롯한 레미콘 운송차주들이 운반할 시간과 운반 장소를 지정하였으나 이는 레미콘을 필요로 하는 건설현장으로부터 공급주문을 받는 주체가 원고 회사인 이상, 원고 회사가 운송도급계약의 상대방인 참가인들 등으로 하여금 운송장소 및 도착시간을 지정하여 운송을 위탁하는 것은 운송도급계약의 기본적인 내용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나)참가인들은 사실상 원고 회사의 지시에 따라 오로지 원고 회사가 제조한 레미콘만을 운반하는 영업을 하게 되나 이는 사전에 안정적인 운송체계를 갖추어 두어야 하는 레미콘 사업의 고유한 특성상(위 레미콘의 특성 참조)레미콘 운송차주의 사업상의 독립성을 일정한 범위 내에서 제한하는 것이 필요한 측면이 있기 때문에 레미콘제조회사와 레미콘운송차주의 관계가 장기적이고 전속적인 운송도급계약의 형태를 띠게 된 것으로 보이고 레미콘운송차주들 또한 자신들의 경제적 이익을 증대시키기 위해 특정 레미콘제조회사와 장기간에 걸친 운반계약을 체결하여 안정적이고 독점적으로 영업을 영위하는 거래형태를 선호하여 그러한 구속을 감수한 결과로 이해할 수 있다.

(다)그러므로 원고 회사가 출하지시위반과 같은 운반도급계약의 본질적 사항 외에도 레미콘운송차주들의 각종 근무태도에 대하여 계약해지 및 일정기간 운행정지 등의 통제를 가하는 것은 상당한 신뢰관계가 요구되는 장기적이고 전속적인 운반도급계약에 있어서 레미콘의 신속하고 안정적인 공급이라는 계약목적의 원만한 이행을 위한 불가피한 요소로 이해할 수 있고, 일반 근로자에게 행해지는 경고,정직이나 해고 등 사용자의 징계권 행사와는 동일시할 수없다.

(라)운송차주들의 운반조와 순번 등 업무수행과정은 모든 운송차주들에게 공평하게 수입의 균형을 맞추어 주기 위한 목적으로 레미콘운송차주들의 자치조직인 상조회가 주관이 되어 원고 회사와의 협의 아래 운영을 하고 회사에서 운송차주들에게 출하시간을 알려주는 것은 레미콘사업의 특성상 수요자인 건설현장의 공정관리상 원하는 시간에 맞추어 레미콘을 타설하여야 하는데 운송차주들이 건설현장에서 원하는 시간을 개별적으로 파악하기는 힘들므로(건설회사로서도 개별 운송차주들에게 일일이 타설시간과 양을 통보해 주문하는 것은 어려움이 있다)일반적으로 제조회사가 운송차주들에게 출하시간을 알려줄 수밖에 없기 때문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를 두고 사용자의 일반 근로자에 대한 출 ·퇴근 시간 통제와 의미가 같다고 할 수는 없다. 또한 참가인들 등 운송차주들의 업무시간은 대체로 원고 회사 종업원들의 근무시간과 일치하나 이는 참가인들 등의 레미콘 운반도 레미콘을 제조하는 종업원들의 근무시간에 맞추어 행해질 수밖에 없는 까닭으로 보인다.

(마)참가인들에 대하여 취업규칙이나 복무규정, 인사규정의 적용이 없고 참가인들이 계속하여 출근하지 아니하여 레미콘 운반 업무에 종사하지 아니하더라도 계약 해지등의 불이익을 받을 뿐이고 결근을 이유로 징계처분을 받는 것은 아닌바 실제로 참가인들을 비롯한 원고 회사의 레미콘운송차주들은 예정물량에 의해 출퇴근 여부와 그 시간이 결정되므로 원고 회사 종업원들에 비해 근무시간과 근무장소에 엄격한 구속을 받는 편이 아니다.

(바)참가인들은 제3자를 고용하는 등 대리운전자를 내세워 업무를 대행하는 것이 불가능하지 않고 레미콘 차량의 명의와 소유권이 참가인들에게 있어 그 책임 하에 차량관리를 할 뿐만 아니라 이를 타인에게 매각하는 것도 가능하며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없이 운송실적에 기초한 운반비를 지급받을 뿐이고 각자 사업자등록을 하여 사업소득세 및 부가가치세를 납부하여 왔다.

(사)참가인들과 같은 레미콘운송차주들은 스스로 거래처를 개발하는 등 자기 책임하에 창의성과 능력을 발휘하여 사업을 하는 것이 아니고 원고 회사와 같은 레미콘제조회사의 지시에 따라 성실하게 레미콘운송을 하는 것으로 수입을 얻는바 사업자로서의 독립성이나 전문성이 부족하고 독자적으로 시장에 접근할 기회 또한 적다고 할 수 있으나 오히려 레미콘운송업무가 레미콘제조회사의 사업에 필수적 내지 본질적이라는 점을 무기로 삼아 노동조합이 아닌 사업자단체로 단결하여 레미콘의 수요자와 제조 회사 사이에서 주도권을 쥐고 레미콘운반도급계약의 조건을 협상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실제로 레미콘운송차주들은 이미 94년경 전국콘크리트믹서트럭협회라는 사업자 단체 및 그 지부를 결성하여 활동한 바 있다).

(3)그렇다면 참가인들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으므로 원고 회사의 참가인들에 대한 레미콘운송도급계약의 해지는 부당해고에 해당하지 않는다.

3. 결 론

그렇다면 위와 결론을 달리 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므로 이를 취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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