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회사를 사직하고 싶지 않았으나 명예훼손에 대한 형사처벌을 ...
- 번호
- 2001구48992
- 일자
- 2003-05-12
참가인은 같은 회사 근로자인 방○순과 전임 근로자인 최○주, 유○애에 대하여 허위의 사실을 유포하였다가 당사자들이 크게 반발하고 참가인에게 형사책임을 묻겠다고 하자 참가인이 진정으로는 원고회사를 사직하고 싶지는 않았으나 명예훼손에 대한 형사처벌을 피하기 위하여 원고가 요구하는 대로 사직하는 수밖에 없다고 판단하여 원고에게 사직서를 제출한 것이어서 참가인이 사직의 의사표시를 한 데에 내심의 효과의사가 결여되었다고 볼 수 없고, 또한 원고가 참가인에 대하여 사직을 요구한 것은 참가인에게 명예훼손행위에 대한 사후 해결책으로 제시한 것이어서 참가인이 원고의 강박에 의하여 사직서를 작성하였다고도 할 수 없다.
따라서 참가인이 제출한 사직서에 대하여 원고가 이를 수락함으로써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계약관계는 합의해지에 의하여 종료된 것이라고 할 것이고, 원고가 참가인의 사직서를 수리한 행위가 정당한 이유없이 참가인을 해고한 것이라고 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고 할 것이다.
[원 고] 부래당 주식회사 대표이사 진○철
소송대리인 변호사 윤형한, 최세모, 김병문
[피 고]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
소송수행자 곽영섭
[피고보조참가인] 김○숙
[변론종결] 2003.2.4
1. 중앙노동위원회가 2001.11.15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2001부해576 부당해고구제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 중 본소로 인한 부분은 피고의 부담으로 하고,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주문과 같다
1. 재심판정의 경위
다음 사실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제1호증의 1, 2, 갑제2호증의 1, 2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 취지를 종합하면 이를 인정할 수 있다.
가. 원고는 근로자 200여명을 고용하여 의류제품을 제조하는 회사이고,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고만 한다)은 2000.7.28 원고에 입사하여 미싱보조로 근무하여 오던 중 2001.3.28 동료 직원들에 대하여 허위의 사실을 퍼뜨려 명예훼손을 하였다는 이유로 원고에게 사직서를 제출하였다.
나. 그 후 참가인은 2001.5.18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참가인의 상사인 신○돈 관리부장이 사직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무고 및 명예훼손으로 처벌받게 하겠다는 강박에 사직의 의사 없이 작성한 것으로서 원고가 이를 수리한 것은 실질적으로 부당해고라고 주장하면서 구제신청을 하였는데,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01.7.25 참가인이 사직의 의사표시를 한 것은 진정으로 사직할 의사 없이 상사의 강박에 의한 것이고 원고가 이를 이유로 참가인을 의원면직시킨 것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참가인을 원직에 복직시키며, 해고기간 동안의 임금상당액을 지급하여야 한다는 내용의 구제결정을 하였고, 이에 원고가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01.11.15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이 사건 재심판정을 하였다.
2.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참가인은 동료직원들에 대한 근거 없는 허위사실을 유포하였다가 이를 뒷받침할 아무런 증거를 제시하지 못함으로써 관련 당사자들의 반발과 항의에 직면하게 되었고 그로 인하여 당사자들과 얼굴을 맞대고 근무할 수 있는 분위기나 여건이 전혀 되지 못하였을 뿐만 아니라 당사자들로부터 명예훼손 등으로 형사고발을 당할지도 모르는 위기에 처하게 되자 이를 모면하기 위한 방편으로 자진해서 사직서를 제출하고 회사를 떠난 것이지 원고의 강박에 의하여 사직서를 작성한 것이 아니므로 원고가 참가인을 의원면직한 것이 부당해고라는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나. 인정사실
다음 사실들은 갑제4호증, 갑제5호증의 1 내지 4, 갑제6호증, 갑제7호증의 3 내지 20, 갑제8호증, 갑제9호증의 1 내지 3, 을제2호증의 1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 취지를 종합하면 이를 인정할 수 있다.
(1) 참가인은 입사 이후 자신이 보조하는 미싱사인 방○순과 미싱작업을 하면서 자주 다툼을 하게되자 2001.3.21 원고회사의 신○돈 부장에게 방○순과의 불편한 관계를 상담하였다. 이에 신○돈 부장은 2001.3.22 18:00경 참가인을 포함한 A라인 근로자 25명을 모아 놓고 미싱사와 미싱사보조 사이의 협력관계를 설명하고 서로 헐뜯지 말고 도와가면서 근무에 임하라는 취지로 약 1시간 30분 동안 정신교육을 실시하였다.
(2) 참가인은 소외 장○기와 함께 2001.3.26 10:00경 신○돈 부장에게 참가인이 제기한 방○순과의 작업상의 문제에 대하여 당사자인 방○순 개인에게 질책하거나 시정지시를 하는 대신 A라인 전 근로자들을 상대로 정신교육을 한 것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하면서 A라인 전임 관리자인 최○주와 미싱사 유○애가 잠자리를 같이 하였고, 최○주와 위 방○순이 여관에 함께 갔으며, 이로 인하여 최○주와 방○순의 남편이 크게 싸웠고, 김○순, 박○희가 문○재를 희롱하다가 문○재가 결혼한 뒤에는 장○기를 뒤에서 끌어앉고 엉덩이를 두드리는 등 성희롱을 하였으니 이들을 처벌하라고 하였다.
(3) 이에 신○돈 부장은 이는 개인의 명예에 관한 문제이므로 근거 없는 이야기를 하면 형사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하였으나 참가인과 장○기는 당사자들과의 대면을 요구하면서 사실이라고 주장하였다. 신○돈 부장은 이○권 생산과장을 시켜 김○순, 박○희, 방○순을 불러 사실확인을 하였는데, 김○순, 박○희, 방○순은 참가인의 주장을 부인하면서 강력하게 항의하다가 서로 몸싸움을 벌이는 등 소란이 발생하였고, 이에 참가인은 그 자리를 벗어나 총무과로 가서 최○철 차장과 상담을 하였는데 신○돈 부장과 통화를 마친 최○철 차장은 참가인 및 장○기에게 2001.3.27까지 성희롱 등 자신들의 주장을 입증할 수 있는 당사자들의 자인서를 받아오면 문제삼지 않겠다고 하였다.
(4) 참가인과 장○기는 당사자들로부터 자인서를 받지 못하였고, 이에 신○돈 부장은 2001.3.28 참가인과 장○기를 경찰(성수3가파출소)에 신고하여, 참가인과 장○기는 성수3가파출소로 연행되어 조사를 받게 되었는데, 그 과정에서 신○돈 부장은 참가인에게 최○주가 참가인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하려고 하니 참가인이 허위사실 유포에 대한 자인서와 시직서를 제출하면 최○주로 하여금 참가인을 형사고소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제의하였고, 이에 참가인은 원고에 자인서를 작성하여 주면서 자인서의 내용을 유출하지 않는 조건으로 사직서를 작성하여 제출하였으며, 원고는 2001.3.29 참가인의 사직서를 수리하였다.
다. 판 단
사용자는 사직의 의사 없는 근로자로 하여금 어쩔 수 없이 사직서를 작성ㆍ제출하게 한 후 이를 수리하는 이른바 의원면직의 형식을 취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경우에는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일방적인 의사에 의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이어서 해고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나,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사용자가 사직서 제출에 따른 사직의 의사표시를 수락함으로써 사용자와 근로자의 근로계약관계는 합의해지에 의하여 종료되는 것이므로 사용자의 의원면직처분을 해고라고 볼 수 없다고 할 것이고(대법원 1996.7.30 선고, 95누7765 판결;1997.8.29 선고, 97다12006 판결; 2000.4.25 선고, 99다34475 판결 등 참조), 진의 아닌 의사표시에 있어서의 진의란 특정한 내용의 의사표시를 하고자 하는 표의자의 생각을 말하는 것이지 표의자가 진정으로 마음속에서 바라는 사항을 뜻하는 것은 아니므로 표의자가 의사표시의 내용을 진정으로 마음 속에서 바라지는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당시의 상황에서는 그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하여 그 의사표시를 하였을 경우에는 이를 내심의 효과의사가 결여된 진의 아닌 의사표시라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00.4.25, 선고 99다34475 판결 등 참조).
그러므로 살피건대,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참가인은 같은 회사 근로자인 방○순과 전임 근로자인 최○주, 유○애에 대하여 허위의 사실을 유포하였다가 당사자들이 크게 반발하고 참가인에게 형사책임을 묻겠다고 하자 참가인이 진정으로는 원고회사를 사직하고 싶지는 않았으나 명예훼손에 대한 형사처벌을 피하기 위하여 원고가 요구하는 대로 사직하는 수밖에 없다고 판단하여 원고에게 사직서를 제출한 것이어서 참가인이 사직의 의사표시를 한 데에 내심의 효과의사가 결여되었다고 볼 수 없고, 또한 원고가 참가인에 대하여 사직을 요구한 것은 참가인에게 명예훼손행위에 대한 사후해결책으로 제시한 것이어서 참가인이 원고의 강박에 의하여 사직서를 작성하였다고도 할 수 없다.
따라서 참가인이 제출한 사직서에 대하여 원고가 이를 수락함으로써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계약관계는 합의해지에 의하여 종료된 것이라고 할 것이고, 원고가 참가인의 사직서를 수리한 행위가 정당한 이유없이 참가인을 해고한 것이라고 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고 할 것이다.
3.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므로 그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백춘기(재판장), 유헌종, 유창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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