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회사측이 노조와 사전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배포한 임금삭감 ...
- 번호
- 2001구49131
- 일자
- 2002-07-24
이 사건 해고의 직접적인 사유는 유인물 및 서명지의 훼손행위로 보이는데, 비록 원고회사가 당시 심각한 경영상 어려움에 처해 있었다 할지라도 새로운 임금협정서의 체결을 위한 노사간 협상을 앞두고 있던 시점에서 노조와는 아무런 상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임금삭감 및 구조조정에 동참하는 내용의 공고문을 게시하고 나아가 근로자들로부터 서명까지 받는 것은 지나친 것으로 판단되고, 참가인이 노조의 대의원으로서 이에 대해 순간적으로 흥분하여 한 행위는 그 동기에 참작할 점이 있는 점, 참가인은 징계위원회에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순간적인 감정으로 인한 행동이라고 설명하면서 사과하였고, 노조에서도 참가인에 대한 선처를 탄원한 점, 참가인이 입사 후 5년 이상 동안 무단결근으로 2회 시말서를 제출한 것을 제외하고는 특별한 징계전력이 없는 점 등의 제반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참가인에게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책임있는 사유가 있다고는 판단되지 아니하므로, 참가인을 해고한 것은 징계에 관한 재량권을 남용한 것으로서 정당하다고 할 수 없다.
[원 고] 소신여객자동차 주식회사 대표이사 문○권
소송대리인 변호사 윤병각
[피 고]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
소송수행자 곽영섭
[피고보조참가인] 백○현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명인, 담당변호사 김도형
[변론종결] 2002.4.16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비용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피고가 2001.11.5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2001부해505호 부당해고구제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는 판결
1. 재심판정의 경위
[인정근거] 갑 제1, 2호증, 변론의 전취지
가. 원고는 버스 330여대를 소유하고 근로자 810명을 고용하여 여객자동차운송업을 하는 회사이고,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1995.11.24 원고회사에 운전기사로 입사하여 근무하던 중 2001.5.6일자로 해고된 자이다.
나. 참가인은 위 해고가 부당하다고 주장하면서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구제신청을 제기하였으나, 위 지방노동위원회는 참가인의 구제신청을 기각하였다.
다. 이에 대하여 참가인은 중앙노동위원회에 2001부해505호로 재심을 신청하였고 중앙노동위원회는 2001.11.5 참가인에 대한 해고가 부당하다고 판단하여 위 지방노동위원회의 결정을 취소하고, 원고는 참가인을 원직에 복직시키고 해고기간 중 정상적으로 근무하였다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상당액을 지급하여야 한다는 내용의 이 사건 재심판정을 하였다.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 주장의 요지
원고는 심각한 적자로 인해 회사의 존폐의 기로에 서있었던 상황에서 모든 임직원이 단결하여 회사를 정상화시키기 위해 노조원인 운전기사들의 자발적인 협조를 구하는 취지에서 ‘부탁의 말씀’이라는 유인물을 돌리면서 기사들로부터 서명을 받게 된 것인데, 참가인은 이러한 취지를 곡해하여 경영진의 의사표시가 담긴 유인물을 찢고 서명을 방해함으로써 노사간의 인화단결을 저해하고 분열을 초래하였으며 사내 통제질서를 어지럽히고 회사의 명예를 실추시켰는 바, 그 밖에 참가인이 5년 가량의 근무기간 동안 무단결근으로 2차례에 걸쳐 시말서를 작성한 적이 있고 인사사고를 포함하여 27건이라는 크고 작은 교통사고를 낸 바도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참가인에 대한 해고는 정당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 ‘부탁의 말씀’이 공고된 시기나 경위, 교통사고에 관한 원고회사의 징계규정 등에 관한 사실을 오인하여 위 해고를 부당하다고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나. 인정사실
[채택증거] 갑 제3, 4호증, 갑 제5호증의 1 내지 3, 갑 제6, 7호증의 각 1, 2, 갑 제8호증, 갑 제9호증의 1 내지 3, 갑 제10, 12, 13호증, 갑 제14호증의 1 내지 5, 갑 제15 내지 18호증, 을 제3 내지 7호증, 을 제8호증의 1, 2, 변론의 전취지
(1) 원고의 대표이사는 2001.3.23 ‘부탁의 말씀’이라는 제목하에 “(…) 최근 운수업계의 어려움과 함께 우리 회사도 창사 이래 최대의 위기에 직면해 있습니다. (…) 그래서 사장을 비롯한 관리직, 임직원 모두는 상여금 110%를 삭감한데 이어 최근 월급도 또 10% 삭감하였습니다. 뿐만 아니라 모두 연봉제로 전환합니다. 정비직도 연봉제로 전환했으며 많은 인원감축과 함께 남은 사람에게도 12% 이상의 급료를 삭감했습니다. (…) 여기에 기사 여러분들께서도 조그마한 양보로 동참해 주신다면 소신가족 모두가 하나가 되어 난관을 헤쳐나갈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그래서 여기에 영업소별로 동참할 수 있는지 여부에 관한 여러분의 의견을 듣고자 합니다. (…)”라는 내용을 공고하고, 각 영업소에 같은 내용의 유인물을 배포하는 한편, 근로자들로부터 “회사의 구조조정에 동참하겠습니다”라는 내용으로 서명을 받았다. 한편, 당시는 2000년도 임금협정서의 유효기간 만료(2001.3.31)가 임박하여 새로운 임금협정서의 체결을 위한 노사간 협상을 앞두고 있던 시점이었는데, 원고는 위와 같은 내용을 공고하고 근로자들로부터 서명을 받는 것에 대해 노동조합과 상의를 하지는 않았다.
(2) 참가인은 원고회사 노동조합의 대의원인 바, 2001.3.23 16:50분경 소사영업소 사무실에서 위 공고문과 서명지를 보고, 회사가 단체임금교섭을 앞두고 노조원을 상대로 직접 구조조정에 동참하라고 부탁하는 것은 반강제적이며 또한 노조를 분열시키는 것이라고 생각하여 회사를 비방하면서 위 공고문과 동일한 내용의 유인물 및 근로자가 서명하였거나 서명하도록 되어 있는 서명지를 찢었다.
(3) 노동조합의 조합장은 2001.3.26 ‘알림’이라는 제목하에 노조원들에게 위 공고문 내용과 노조원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생각하고 현업에 충실하기 바라며, 공고문은 없었던 것으로 하고 모두 회수하기로 하였고, 단 며칠 동안이나마 마음고생을 하게 된데 대해 죄송하다는 내용을 공고하였다. 그 후 노조는 2001.4.30 원고에게 2001년도 임금협상을 요청한다는 공문을 보냈다.
(4) 원고는 참가인의 위와 같은 행위에 대하여 사내통제혼란 및 회사명예실추 등을 징계사유로 하여 참가인을 징계위원회에 회부하였고, 2001.4.4 개최된 징계위원회에서 노사간 인화단결저해, 회사기물파괴, 교통사고 다발 등의 사유를 추가하여 여기에 단체협약 제48조(해고) 제5호{고의 또는 과실로 중대사고를 발생시켜 회사에 막대한 손해를 끼친 자(단, 대물의 경우 교통사고처리특례법에 의한 10개 항목 사고로서 300만원 이상의 사고에 한함)}, 제6호(기타 종업원의 중대한 귀책사유로 해고처분을 받을 만한 행위를 한 자) 및 종사원징계규정 제6조(해고) 제6호{중대한 과실로 회사에 막대한 재산상의 손실을 입혔을 때(100만원 이상 및 사고다발자)}, 제11호(사내의 통제를 혼란시켰을 때), 제13호(기타 회사의 신용, 체면, 명예를 현저하게 실추시키는 행위) 등을 적용, 참가인에게 30일의 유예기간을 주어 권고사직 조치하되 사직하지 않을 경우 2001.5.6일자로 해고하기로 결정한 후, 참가인 및 노동조합에 이를 통보하였으며, 참가인은 위 징계위원회에 참석하여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순간적인 감정으로 인한 행동이라고 설명하면서 사과한 바 있다. 그 후 참가인이 2001.4.13 재심을 청구하였으나 원고는 2001.4.16 재심을 개최할 만한 충분한 사유가 없다는 이유로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 한편, 노동조합의 조합장은 원고에게 참가인의 선처를 부탁하는 탄원서를 제출하였다.
(5) 원고회사의 단체협약 제40조 제3호 단서에 의하면, 해고의 경우에는 노조에 사전 통고하여 동의를 득함을 원칙을 한다고 되어 있고, 종사원징계규정 제9조에 의하면, 해고에 해당하는 종사원이 노동조합원인 경우에는 조합장의 동의를 얻어 실시하되 조합장이 정당한 사유 없이 5일 이내에 회신이 없을 시는 자동승인으로 간주한다고 되어 있다.
(6) 참가인은 입사 이후 해고될 때까지 약 5년 5개월 동안 안전운전의무불이행, 차선위반, 안전거리 미확보 등으로 대인사고 6건, 대물사고 21건(피해액은 대부분 100만원 이하임) 등 총 27건의 교통사고를 일으켰고, 1997.9월경과 1998.5월경에는 무단결근으로 2회 시말서를 제출한 바 있으나, 달리 특별한 징계전력은 없고(이 사건 해고 이전에 참가인이 위 대인사고 등의 교통사고로 인해 징계를 받은 바도 없다), 교통사고 또한 최근에는 2000년에 4건, 2001년에 1건의 대물사고가 있을 뿐이며, 그 피해액은 건당 5만~40만원에 불과하다.
다. 판 단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참가인이 회사를 비방하면서 회사 대표이사의 의사가 담긴 유인물과 서명지를 훼손한 사실이 인정되고, 이는 사내 통제질서를 어지럽히고 노사간의 인화단결을 저해하며 회사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행위로서 위 단체협약 제48조 제6호, 종사원징계규정 제6조 제11호, 제13호 등의 해고사유에 해당한다. 또한 참가인은 입사 이후 약 5년 5개월 동안 총 27건의 교통사고를 일으켜 회사에 손해를 끼쳤고, 그 중에는 비교적 중한 대인사고도 포함되어 있는 바, 이 또한 징계사유로 삼을 수 있다고 보인다.
그러나 해고는 근로자에게 가장 불이익한 제재조치인 바, 단체협약이나 징계규정상의 징계해고사유에 해당하는 경우, 이에 따라 이루어진 해고처분이 당연히 정당한 것으로 되는 것은 아니고,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행하여져야 정당성이 인정되는 것이며, 사회통념상 당해 근로자와의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인지는 당해 사용자의 사업의 목적과 성격, 사업장의 여건, 당해 근로자의 지위 및 담당직무의 내용, 비위행위의 동기와 경위, 이로 인하여 기업의 위계질서가 문란하게 될 위험성 등 기업질서에 미칠 영향, 과거의 근무태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살피건대, 참가인이 최근에 일으킨 교통사고는 경미한 대물사고가 몇건 있을 뿐이어서 사고다발 내지 중대사고로 회사에 막대한 손해를 끼쳤다고 보기 어려운 점, 이전의 다른 교통사고들 또한 위 단체협약과 취업규칙상의 해고기준에는 이르지 않는 사고들이 대부분이고, 게다가 이 사건 해고로부터 비교적 오래 전의 일로서 당시에는 징계를 하지 않는 등 원고 스스로 큰 문제를 삼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고, 교통사고 다발의 징계사유 자체가 징계위원회 회부 후에 비로소 추가된 점, 결국 이 사건 해고의 직접적인 사유는 위 유인물 및 서명지의 훼손행위로 보이는데, 비록 원고회사가 당시 심각한 경영상 어려움에 처해 있었다 할지라도 새로운 임금협정서의 체결을 위한 노사간 협상을 앞두고 있던 시점에서 노조와는 아무런 상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임금삭감 및 구조조정에 동참하는 내용의 공고문을 게시하고 나아가 근로자들로부터 서명까지 받는 것은 지나친 것으로 판단되고, 참가인이 노조의 대의원으로서 이에 대해 순간적으로 흥분하여 위와 같은 행위를 한 것은 그 동기에 참작할 점이 있는 점, 노동조합장의 2001.3.26일자‘알림’내용에서 보듯이 그로부터 3일 후에 위 공고문은 없었던 것으로 하고 모두 회수하기로 되었으며 노사간에 임금협상이 정상적으로 개시되었으므로 참가인의 위 행위로 인하여 회사의 위계질서가 심각하게 문란하게 되었다고 보이지는 않는 점, 참가인은 징계위원회에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순간적인 감정으로 인한 행동이라고 설명하면서 사과하였고, 노조에서도 참가인에 대한 선처를 탄원한 점, 참가인이 입사 후 5년 이상 동안 무단결근으로 2회 시말서를 제출한 것을 제외하고는 특별한 징계전력이 없는 점 등의 제반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참가인에게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책임있는 사유가 있다고는 판단되지 아니하므로, 원고가 위와 같은 사유를 들어 참가인을 해고한 것은 징계에 관한 재량권을 남용한 것으로서 정당하다고 할 수 없다.
같은 취지의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고,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3.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백춘기(재판장), 유헌종, 유창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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