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법인 도안

판례

레미콘 기사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다...

번호
2001구50964
일자
2002-06-04

참가인 회사가 출하지시 위반과 같은 운반도급계약의 본질적 사항외에도 레미콘 운송차주들의 각종 근무태도에 대하여 계약해지 및 일정기간 운행정지 등의 통제를 가하는 것은 상당한 신뢰관계가 요구되는 장기적이고 전속적인 운반도급계약에 있어서 레미콘의 신속하고 안정적인 공급이라는 계약목적의 원만한 이행을 위한 불가피한 요소로 이해할 수 있고,일반 근로자에게 행해지는 경고, 정직이나 해고 등 사용자의 징계권 행사와는 동일시 할 수 없다.

[원 고] 김○권, 이○희

원고들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다산 담당변호사 김칠준, 손난주

[피 고]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

소송수행자 조용호

[피고보조참가인] 유진기업 주식회사 대표이사 유○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태평양, 담당변호사 강용현

[변론종결] 2002.4.12

1.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비용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들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피고가 2001.11.20 원고들과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고만 한다) 사이의 2001부해436호 부당해고구제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1. 재심판정의 경위

[인정근거 : 다툼없는 사실, 갑1, 을1, 10의 각 1, 2, 증인 황○종, 변론의 전취지]

가. 참가인은 레미콘제조 및 판매업 등을 주된 영업으로 하는 회사이다. 원고 김○권은 1997.12.16 참가인과 사이에 레미콘운반도급계약을 체결하고 참가인으로부터 레미콘차량을 임대받아 운전하여 오다가 위 임대차량을 불하받은 다음 1998.10.1 참가인과 사이에 계약기간 1년, 계약기간 연장의 합의가 없으면 계약기간 만료일에 자동으로 해지되며 참가인이 제조한 레미콘을 수요자에게 운반·공급함을 목적으로 하는 내용의 도급형태의 레미콘운반계약을 체결하고 그 이후 계약기간이 갱신되어 오던 레미콘차주 겸 운송기사(이하‘레미콘운송차주’라 한다)이며 원고 이○희는 1995.3.10 참가인 회사와 레미콘운반도급계약을 체결하고 참가인으로부터 레미콘 차량을 임대받아 운전하여 오다가 1999.12월경 위 임대차량을 불하받은 다음 2000.1.1 참가인과 사이에 원고 김○권과 동일한 내용의 레미콘운반도급계약을 체결하고 그 이후 계약기간이 갱신되어 오던 레미콘운송차주이다.

나. 원고들과 레미콘운송차주인 윤○한, 황○근, 김○학 5명은 2000.11.22 15:00경 레미콘운송차주 대기실에서 화투놀이를 하다가 참가인 회사 총무과장 황○종에게 발각되었다.

다. 참가인이 위 도박행위에 대하여 책임을 물으며 위 5명에게 배차보류통보를 하고 도박행위에 대한 소명서를 요구하자 원고 김○권은 위 황○종에게 단지 고스톱을 하려고 준비만 하였을 뿐 도박행위까지 나아가지는 않았다고 하면서 “배차정지확인서를 써달라. 만약 배차를 보류하면 참가인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겠다”고 반발을 하였고, 원고 이○희도 화투놀이를 하려고 하다가 적발된 것이지 화투놀이를 한 것은 아니라고 변명하였으며, 2000.11.24 13:00경 술에 취하여 참가인 회사 공장장실에 올라가 2시간 동안 행패를 부렸다. 반면 윤○환, 황○근, 김○학은 화투놀이 한 것을 시인하면서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고 하는 등 반성하는 모습을 보였다.

라. 이에 참가인은 2000.11.24 원고들에 대하여는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는다며 위 레미콘운반계약서 제16조 제1항 제2호(회사 내외에서 참가인의 명예를 훼손하였을 때), 제3호(회사 내외에서 참가인의 직원 또는 동료간에 폭언, 폭력, 절도, 사기 등 불미스러운 행위를 하였을 때), 제15호(레미콘운송차주가 본 계약을 충실히 이행할 수 없다고 참가인이 판단하였을 때), 소정의 계약해지사유에 의거하여 위 레미콘운반도급계약을 해지한다는 내용을 구두로 통보하였다(반면 위 윤○환, 황○근, 김○학에 대하여는 2000.11.25 배차보류를 해제하고 배차를 재개하였다).

마. 원고들은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참가인의 노동조합활동 방해행위와 원고들에 대한 레미콘운반도급계약의 해지가 부당노동행위이므로 이를 중지하고, 원직복귀, 해고기간 중 임금상당액을 지급하라는 구제신청을 제기하였고, 위 지방노동위원회는 2001.5.10 부당노동행위구제신청 부분을 기각하고, 원고들이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는 전제하에 부당해고구제신청부분을 인용하는 구제명령을 내렸다.

바. 참가인은 이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2001부해436호로 재심신청을 제기하였고, 중앙노동위원회는 2001.11.20 위 지방노동위원회의 초심명령을 취소하고, 원고들이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참가인이 원고들에 대하여 한 레미콘운반도급계약의 해지는 부당해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이 사건 재심판정을 하였다.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여부

가. 당사자들의 주장

(1) 원고들의 주장

① 출·퇴근시간에 대하여 참가인의 지시와 통제를 받도록 되어 있는 점, 출근장소 및 근무장소에 대해 참가인의 지시를 따르도록 되어 있는 점, 참가인이 지정하는 수요처에 레미콘을 운반하는 고정된 업무만을 담당한다는 점, 참가인이 운송차주들에게 타 공장의 레미콘 운반에 대해 지원을 명하였을 경우에도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배차정지 등의 징계를 내린다는 점, 참가인은 원고 등의 근무태도에 대해 다양한 징계수단을 마련해 놓고서 일상적으로업무상 지휘·감독을 해오고 있는 점(점수관리제도) 등을 종합할 때 참가인과 원고들 사이에는 사용종속관계가 있고, ② 원고들은 운송료를 레미콘을 공급받는 회사로부터 받는 것이 아니라 참가인으로부터 받아온 점, 그것도 매월 10일에 일정한 기준에 의해 계산된 금액을 받은 점, 그 금액은 참가인이 레미콘을 공급받는 회사로부터 얼마를 받았는지와는 상관없이 참가인이 정한 기준에 의하여 정해진 점, 참가인이 운송료의 합계에서 차량할부금을 공제한 잔액을 원고들에게 지급하였는데 위 금액에서 다시 보험료, 유류비, 차량정비비, 각종 세금 등을 공제한 나머지 소득은 사실상 임금에 해당하는 점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을 비롯한 레미콘운송차주들이 받은 운송료는 명칭만 운송료일 뿐 임금과 다를 바가 없으며, ③ 원고들이 근무한 회사가 근로기준법이 정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에 해당한다는 사실은 명백하므로 원고들은 근로기준법 제14조가 정하는 근로자에 해당한다. 따라서 원고들이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가 아니라는 전제하에 부당해고를 인정하지 않은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2) 피고 및 피고보조참가인의 주장

원고들은 참가인과 레미콘운반도급계약을 체결하고 그에 따라 독립적으로 운송사업을 하는 사업자이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기준법 소정의 근로자로 볼 수없으므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3) 결국 이 사건의 쟁점은 원고 등 레미콘운송차주들이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가 여부이다.

나. 인정사실

[인정증거 : 갑1, 2, 갑4의 1 내지 4, 갑6, 7, 갑11의 1, 2, 을1, 2, 3의 각 1, 2, 을11의 1 내지 12, 을12, 14, 17, 을18의 1 내지 12, 증인 이○규(일부증언), 황○종, 변론의 전취지]

(1) 레미콘은 시멘트, 모래, 자갈, 물 및 혼화제를 이용하여 제조된 후 믹서트럭을 이용하여 현장까지 운반되는 아직 굳지 않은 상태의 콘크리트로서, 생산된 시점으로부터 일정시간(90분)이 경과하면 품질에 문제가 발생하므로 신속하게 수요자에게 운송할 것이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건설자재이다. 또한 레미콘 제조회사가 레미콘의 타설시간을 조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수요자인 건설현장의 공정관리상 원하는 시간에 맞추어 신속하게 운송, 타설하여야 한다.

(2) 원고들은 참가인 회사 마크가 달려있는 근무복을 입고 참가인 회사의 상호와 전화번호가 부착된 레미콘 차량을 운전하여 참가인의 지시에 따라 참가인의 거래처에 참가인이 생산한 레미콘(또는 참가인이 지원을 지시한 공장에서 생산한 레미콘)을 운송하는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또한 레미콘운반계약서 제6조 제6호는 ‘운송차주는 참가인 회사의 레미콘 공장의 신설이나 증설(참가인 회사의 관계회사를 포함한다) 및 일정공장 레미콘 수요증가로 인하여 참가인의 이동요청이 있을 경우 즉각 이행하여야 한다’, 같은 조 10조는 ‘운송차주는 참가인 회사가 지정하는 시간에 출근하여 공장 내에 대기하여야 하며 참가인 회사의 판단으로 퇴근, 운휴 등을 명할 수 있다’, 같은 조 11호는‘운송차주는 원거리 소량운반 또는 조출, 연장 등을 이유로 참가인 회사의 배차지시를 불응해서는 안되고 불응시 참가인 회사의 제재에 이의를 제기할 수없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3) 그러나, 실제 출·퇴근 및 출하(배차)등의 운용을 보면, 참가인 회사에서는 당일 운반하여야 할 레미콘 물량과 운반시간, 운반 목적지 등을 각 건설업체로부터 파악하여 하루 전날 참가인의 방송, 전화녹음, 게시판 등을 통해 원고들을 비롯한 운송차주들에게 출하개시시간, 운반물량, 시간대별 소요차량대수를 알려줄 뿐이고, 구체적인 배차는 상조회와 회사의 협의하에 편성한 운행조(6개조)와 순번에 따라 이루어져 왔으며, 예정물량에 따라 출·퇴근 여부와 그 시간이 결정되었다. 비수기에는 상조회에서 정한 2개조만이 출근하기로 하였다.

(4) 운송차주들은 출하지시이행, 손해방지 등 운반도급계약의 본질적 사항에 관련된 의무 외에도 차량의 외관을 깨끗이 하고 참가인의 동의 없이 마크 및 도색을 변경할 수없고(레미콘운반계약서 제6조 제1호), 참가인 회사의 거래처에 성심껏 서비스를 제공하여야 하며, 신청인 회사의 거래처에 불쾌감을 주지 않도록 항상 복장 및 용모를 단정히 하여야 하고(제6조 제8호), 차량의 예방점검 및 관리를 성실히 하여야 한다(제13조 제1항) 또 회사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회사직원 및 동료 사이에 폭언, 폭력, 절도, 사기 등 불미스러운 행위를 하거나, 업무수행 중 음주운전을 하거나 신체에 문신을 하였을 때를 계약해지사유로 정하고 있다(제16조), 또한 운송차주들은 게시판에 안전모 착용할 것, 현장에서 나올 때 세 철저히 할 것, 현장에서 세차하지 말 것 등 레미콘 운송차주들의 근무태도에 관한 준수사항을 게시한 바 있고, 일정한 의무 위반행위에 벌점을 부과하여 벌점이 일정 점수에 이르면 배차정지를 하고 그 누적점수에 따라 배차정지기간을 정하도록 하는 점수관리제도를 시행하기도 하였다. 이에 따라 이○현 등 배차정지를 당한 사람들이 생겼고, 최○식은 1999.8.26부터 같은 달 28일까지 3일간의 배차정지를, 이○균은 1999.7.23부터 1999.8.31까지 40일간의 배차정지를 당하였다.

(5) 운송차주들은 부득이한 경우이기는 하지만 대리운전자를 내세울 수있고(대리운전시에는 참가인의 승인이 필요하나 참가인은 운송차주들의 대리운전 신청이 있는 경우 그 대리기사가 자격이 있으면 거의 대부분 이를 승낙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대리운전으로 발생하는 모든 사고는 전적으로 운송차주들이 책임지며, 참가인은 실제로 김○학, 박○규, 최○택에 대하여 대리운전을 할 수있도록 승인하였다.

(6) 원고들은 자기 명의로 레미콘 차량을 소유하고 있는‘유진건설기계’라는 상호로 사업자등록을 하였으며, 보험가입 및 차량에 대한 제세공과금 납부와 부품교환, 유류공급, 정비 등 차량관리를 자신들의 책임하에 하고 있고, 운반작업 중 발생되는 모든 사고 및 재해 등에 대한 책임을 진다. 한편, 참가인은 레미콘운송차주들이 레미콘 차량을 업무시간 외에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하는 것을 제지하지 않았으며, 레미콘운송차주들은 소유 차량을 참가인의 승인을 얻어 타인에게 매각할 수도 있는 바, 실제로 운송차주 최○택은 자녀의 병원비 관계로 참가인의 승인을 받아 레미콘 차량을 타에 매각하였다.

(7) 참가인 회사는 레미콘운송차주들을 위한 별도의 취업규칙이나, 복무규정, 인사기록카드, 출근부 등 노무관리제도를 갖추고 있지 않다.

(8) 참가인 회사는 레미콘운송차주들에게 임금을 지급한 것이 아니라, 그 운반물량 및 운반거리에 비례한 운반비(운반단가 1㎥당 3,900원, 주행단가 1km당 280원, 2000.4.1~2001.3.31)를 월 단위로 정산하는 방법으로 지급하였고, 위 운반비 외에 참가인 회사가 레미콘운송차주들에게 고정적으로 지급하는 금품이나 기본급 등은 없었다.

(9) 레미콘운송차주인 이○규가 참가인 회사의 직영체제하에서 받던 월급여 총액은 최저 838,970원, 최대 1,485,190원이였고 도급제하에서 참가인으로부터 지급받은 운반비 총액은 2000년을 기준으로 볼 때 월 약 400만원 정도이므로, 여기에서 제세 및 비용을 공제하더라도 그 순수입이 참가인 회사의 정규직원의 평균 보수보다 높은 수준이다.

(10) 원고들에 대하여는 참가인이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지 아니하였고, 오히려 원고들은 각자 일반사업자들과 같이 별도의 사업자등록을 하여 사업소득세 및 부가가치세를 납부하였으며, 의료보험, 국민연금제도 등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관계법령에 의하여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다. 판 단

(1) 근로기준법 제14조는‘이 법에서 근로자라 함은 직업의 종류를 불문하고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하는 자를 말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 바,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계약이 민법상의 고용계약이든 도급계약이든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할 것이고, 여기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업무의 내용이 사용자에 의하여 정하여지고 취업규칙, 복무규정, 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 과정에 있어서도 사용자로부터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지휘감독을 받는지 여부, 사용자에 의하여 근무시간과 근무장소가 지정되고 이에 구속을 받는지 여부, 근로자 스스로가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하는 등 업무의 대체성 유무, 비품·원자재 작업도구 등의 소유관계, 보수가 근로 자체의 대상적(對償的)성격을 갖고 있는지 여부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져 있는지 여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의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 등 다른 법령에 의하여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인정받는지 여부, 양 당사자의 경제·사회적 조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1997.2.14 선고 96누1795 판결, 대법원 1997.11.28 선고 97다7998 판결 등 참조).

(2) 이러한 관점에서 원고들이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살피건대, 원고들의 업무내용이 주로 참가인 회사에 의해 정하여지고 그 업무수행 과정에서도 회사로부터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지휘, 감독을 받는다고 볼 여지가 있으며, 사실상 참가인의 경영에 한정되어 차량을 운영하고 있는 점 등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로 볼 수 있는 일정한 사정이 없지 아니하나, 위 인정사실 및 이 사건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볼 때, 원고들은 참가인 회사에 대하여 그 실질에 있어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라고 할 수 없다.

(가) 참가인은 원고들을 비롯한 레미콘운송차주들이 운반할 시간과 운반장소를 지정하였으나, 이는 레미콘을 필요로 하는 건설현장으로부터 공급주문을 받는 주체가 참가인인 이상, 참가인이 운송도급계약의 상대방인 원고들 등으로 하여금 운송장소 및 도착시간을 지정하여 운송을 위탁하는 것은 운송도급계약의 기본적인 내용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나) 원고들은 사실상 참가인의 지시에 따라 오로지 참가인이 제조한 레미콘만을 운반하는 영업을 하게 되나, 이는 사전에 안정적인 운송체계를 갖추어 두어야 하는 레미콘 사업의 고유한 특성상(위 레미콘의 특성 참조) 레미콘운송차주의 사업상의 독립성을 일정한 범위 내에서 제한하는 것이 필요한 측면이 있기 때문에 레미콘제조회사와 레미콘운송차주의 관계가 장기적이고 전속적인 운송도급계약의 형태를 띠게 된 것으로 보이고, 레미콘운송차주들 또한 자신들의 경제적 이익을 증대시키기 위해 특정 레미콘 제조회사와 장기간에 걸친 운반계약을 체결하여 안정적이고 독점적으로 영업을 영위하는 거래형태를 선호하여 그러한 구속을 감수한 결과로 이해할 수 있다.

(다) 그러므로 참가인 회사가 출하지시위반과 같은 운반도급계약의 본질적 사항 외에도 레미콘운송차주들의 각종 근무태도에 대하여 계약해지 및 일정기간 운행정지 등의 통제를 가하는 것은 상당한 신뢰관계가 요구되는 장기적이고 전속적인 운반도급계약에 있어서 레미콘의 신속하고 안정적인 공급이라는 계약목적의 원만한 이행을 위한 불가피한 요소로 이해할 수 있고, 일반 근로자에게 행해지는 경고, 정직이나 해고 등 사용자의 징계권 행사와는 동일시할 수없다.

(라) 운송차주들의 운반조와 순번 등 업무수행과정은 모든 운송차주들에게 공평하게 수입의 균형을 맞춰주기 위한 목적으로 레미콘운송차주들의 자치조직인 상조회가 주관이 되어 참가인과의 협의아래 운영을 하고, 회사에서 운송차주들에게 출하시간을 알려주는 것은 레미콘사업이 특성상, 수요자인 건설현장의 공정관리상 원하는 시간에 맞추어 레미콘을 타설하여야 하는데, 운송차주들이 건설현장에서 원하는 시간을 개별적으로 파악하기는 힘들므로(건설회사로서도 개별 운송차주 등에게 일일이 타설시간과 양을 통보해 주문하는 것은 어려움이 있다) 일반적으로 제조회사가 운송차주들에게 출하시간을 알려줄 수밖에 없기 때문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를 두고 사용자의 일반 근로자에 대한 출·퇴근시간 통제와 의미가 같다고 할 수는 없다. 또한 원고들 등 운송차주들의 업무시간은 대체로 참가인 회사 종업원들의 근무시간과 일치하나, 이는 원고들 등의 레미콘 운반도 레미콘을 제조하는 종업원들의 근무시간에 맞추어 행해질 수밖에 없는 까닭으로 보인다.

(마) 원고들에 대하여 취업규칙이나 복무규정, 인사규정의 적용이 없고, 원고들이 계속하여 출근하지 아니하여 레미콘 운반 업무에 종사하지 아니하더라도 계약해지 등의 불이익을 받을 뿐이고 결근을 이유로 징계처분을 받은 것은 아닌 바, 실제로 원고들을 비롯한 참가인 회사의 레미콘운송차주들은 예정물량에 의해 출·퇴근 여부와 그 시간이 결정되므로 참가인 회사 종업원들에 비해 근무시간과 근무장소에 엄격한 구속을 받는 편이 아니다.

(바) 원고들은 제3자를 고용하는 등 대리운전자를 내세워 업무를 대행하는 것이 불가능하지 않고, 레미콘차량의 명의와 소유권이 원고들에게 있어 그 책임하에 차량관리를 할 뿐만 아니라 이를 타인에게 매각하는 것도 가능하며,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없이 운송실적에 기초한 운반비를 지급받을 뿐이고, 각자 사업자 등록을 하여 사업소득세 및 부가가치세를 납부하여 왔다.

(사) 원고들과 같이 레미콘운송차주들은 스스로 거래처를 개발하는 등 자기책임하에 창의성과 능력을 발휘하여 사업을 하는 것이 아니고, 참가인과 같은 레미콘제조회사의 지시에 따라 성실하게 레미콘 운송을 하는 것으로 수입을 얻는 바 사업자로서의 독립성이나 전문성이 부족하고 독자적으로 시장에 접근할 기회 또한 적다고 할 수 있으나, 오히려 레미콘운송업무가 레미콘제조회사의 사업에 필수적 내지 본질적이라는 점을 무기로 삼아 노동조합이 아닌 사업자단체로 단결하여 레미콘의 수요자와 제조회사 사이에서 주도권을 쥐고 레미콘운반도급계약의 조건을 협상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실제로 레미콘운송차주들은 이미 1994년경 ‘전국콘크리트믹서트럭협회’라는 사업자단체 및 그 지부를 결성하여 활동한 바 있다. 을12 참조).

(3) 그렇다면, 원고들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할 수없으므로, 참가인의 원고들에 대한 레미콘운송도급계약의 해지는 부당해고에 해당하지 않는다. 따라서, 이 사건 재심신청은 적법하다.

3.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없어 이를 모두 기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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