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법인 도안

판례

대기발령 처분의 정당성이 인정되지 않는 경우 당연퇴직처분 ...

번호
2001구5278
일자
2001-12-10

1. 상사의 정당한 지시, 명령에 불복한 행위가 취업규칙상 대기발령사유인 "기타 회사 운영상 필요할 때"에 해당한다고 하기 위하여는, 과거에 이러한 행위가 있었다는 점만으로는 부족하고 향후에도 동일한 행위가 지속되어 업무상의 장애가 발생할 개연성이 있다는 점이 인정되어야 한다고 보아야 할 것인데, 당해근로자가 시정지시서 발부에 항의하고 경위서 제출을 거부한 것은 모두 과거에 이루어진 일로서 이를 사유로 대기발령을 하는 것은 부당하다.

2. 당연퇴직처분은 대기발령처분이 정당하게 내려진 것을 당연한 전제로 하는 것인데, 대기발령처분의 정당성이 인정되지 아니하는 이상 위 당연퇴직처분 또한 더 나아가 판단할 필요 없이 위법하다.

[원 고] 전남기업 주식회사 대표이사 박용환

소송대리인 변호사 서희원

[피 고]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

피고보조참가인 전○순

변론종결 2001. 4. 19.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중앙노동위원회가 2001. 1. 19.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함) 사이의 2000부해573, 568호 부당해고구제 재심신청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참가인은 1994. 10. 7. 원고 회사에 입사한 뒤 2000. 2. 11.부터 협력부 제강팀장으로 근무하게 되었다.

나. 원고 회사의 대표이사 박○환은 2000. 3. 18. 및 3. 23. 오일 부족으로 차량 고장이 발생한 것에관하여, 2000. 3. 30. 참가인에 대하여 향후 장비 및 인원 관리에 만전을 기해 달라는 내용의 '시정지시서'를 교부하였고(협력부 이사 정○균은 제강팀 소속계장, 주임, 반장 등에게 같은 취지의 시정지시서를 교부하였다), 이에 참가인은 같은 날 정○균을 찾아가 "이런 건으로 해당 팀장에게 시정지시서를 내리면 팀장이 어떻게 운신의 폭을 가지고 생활하겠습니까? 경각심 차원이면 조금 전 제가 이사님을 찾아 왔을 때 직접 주면서 앞으로 잘하라는 이야기를 하여야 되지 않습니까? 이사님은 임원이 되신 후 팀장들에게 소주 한 잔 하면서 열심히 하자고 한 적이 없습니다. 이 건에 대하여는 추후 사장님께도 말씀드리겠습니다"라고 섭섭한 마음을 표시하고 사무실 문을 큰 소리가 나도록 닫고 나온 뒤 다름 직원들이 있는 자리에서 "에이 내참 더러워서 회사를 그만두든가 해야지"라고 말하였다.

다. 참가인은 2000. 3. 31. 박○환을 찾아가 위와 같은 취지로 섭섭한 마음을 표시하였고, 이에 박○환으로부터 현장 관리를 잘못하여 대표이사에게까지 항의하게 만들었다는 질책을 받은 정○균은 몇 차례 참가인에게 박○환과의 면담 내용을 경위서로 작성하여 제출하라고 지시하였다.

라. 참가인은 상사라 하더라도 대표이사와 면담한 내용에 대하여까지 경위서를 제출하라는 것은 부당하다는 이유로 이를 거부하다가, 정○균의 보고를 받은 박○환으로부터 질책을 받고 2000. 4. 8. 및 4. 10. 경위서를 작성하여 제출하였다.

마. 원고는 2000. 4. 15. 참가인을 대기발령하였고(사유 : 취업규칙 제10조(보직해임) 1. 사원이 다음 각호에 해당할 때에는 당해 보직을 해임하여 대기발령을 명할 수 있다. 나. 당해 직무를 수행할 능력이 부족하다고 인정될 때. 라. 기타 회사운영상 필요할 때), 2000. 7. 15. 당연퇴직처리하였다(사유 : 취업규칙 제17조(당연퇴직) 사원이 다음 각호에 해당하게 된 때에는 그 날을 퇴직한 날로 한다. 6. 대기발령을 받은 후 소정기간(3개월) 내에 보직되지 않을 때)

바. 전남지방노동위원회는 2000. 9. 22. 위 대기발령 처분은 정당하다고 하였으나 위 당연퇴직처분은 부당해고로 인정하여 원직 복귀 및 임금지급명령을 내렸고(2000부해 89), 중앙노동위원회는 2001. 1. 19. 위 대기발령과 당연퇴직처분이 모두 부당하다고 하여 참가인의 재심신청은 인용하고 원고의 재심신청은 기각하는 이 사건 재심판정을 하였다(2000부해573, 568).

2.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대기발령처분에 관하여

(1) 원고의 주장

시정지시서 발부에 항의하고 경위서 제출을 거부한 것은 상사의 정당한 지사, 명령에 불복한 것으로서 "기타 회사 운영상 필요할 때"에 해당하고, 독단적이고 독선적인 팀 운영으로 부하직원들의 반발, 사기 저하, 분열 등을 야기한 것은 "관리자로서의 직뮈를 수행할 능력이 부족하다고 인정될 때"에 해당된다.

(2) 판단

(가) 먼저 상사의 정당한 지시, 명령에 불복하였다는 부분에 관하여 살피건대, 참가인이 시정지시서를 받고 정○균과 박○환을 찾아가 섭섭한 마음을 표시하는 등 시정지시서 발부에 대하여 항의하는 듯한 태도를 보인 것은 장비관리책임이 있는 팀장의 역할로 보건대 바람직하였다고 보기는 어려운 것은 사실이나, 그간의 경위에 대하여 상사를 찾아가 의견을 개진하는 것이 일체 허용될 수 없는 것으로서 잘못된 행동이었다고 보기는 어렵고 시정지시서의 수령 자체를 거부한 것도 아니며, 또한 경위서 제출을 일단 거부한 적은 있으나 결국 2차례에 걸쳐 이를 제출하였으므로 이를 가리켜 위계질서를 문란하게 하였다고까지 하기는 어렵다.

나아가 대기발령을 포함한 인사명령이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고유권한에 속하는 것으로서 업무상 필요한 범위 내에서 상당한 재량권이 인정되는 것이라고는 하여도, 직위해제 또는 대기발령은 일반적으로 근로자가 직무수행능력이 부족하거나 근무성적 또는 근무태도 등이 불량한 경우, 근로자에 대한 징계절차가 진행중인 경우, 근로자가 형사사건으로 기소된 경우 등에 있어서 당해 근로자가 장래에 있어서 계속 직무를 담당하게 될 경우 예상되는 업무상의 장애 등을 예방하기 위하여 일시적으로 당해 근로자에게 직위를 부여하지 아니함으로써 직무에 종사하지 못하도록 하는 잠정적인 조치로서의 보직의 해제를 의미하므로, 과거의 근로자의 비위행위에 대하여 기업질서 유지를 목적으로 행하여지는 징벌적 제재로서의 징계와는 그 성질이 다르다(대법원 1996. 10. 29. 선고 95누15926 판결)는 점에 비추어 보면, 상사의 정당한 지시, 명령에 불복한 행위가 취업규칙상 대기발령사유인 "기타 회사 운영상 필요한 때"에 해당한다고 하기 위하여는, 과거에 이러한 행위가 있었다는 점만으로는 부족하고 향후에도 동일한 행위가 지속되어 업무상의 장애가 발생할 개연성이 있다는 점이 인정되어야 한다고 보아야 할 것인데, 참가인이 시정지시서 발부에 항의하고 경위서 제출을 거부한 것은 모두 과거에 이루어진 일로서 이를 사유로 대기발령을 하는 것은 부당하다 할 것이다.

이러한 판단은 대기발령과 징계에 대한 관련법령상의 제한에 관한 법리에 의하여도 뒷받침될 수 있다. 즉 회사의 취업규칙이나 인사관리규정상 대기발령이 징계처분의 하나로 규정되어 있지 아니한 이상(원고 회사의 경우도 그러하다) 징계절차를 거칠 필요도 없고(대법원 2000. 6. 23. 선고 98다54960 판결), 직위해제처분에 이은 당연퇴직처리는 실질상 해고에 해당하는 것으로서 근로기준법에 의한 제한을 받는 것이기는 하나 일단 직위해제처분이 정당하게 내려진 경우라면 그 후 3월의 기간 동안 직위해제사유가 소멸되어 마땅히 직위를 부여하여야 할 사정이 있음에도 합리적인 이유없이 직위를 부여하지 아니하는 등의 경우가 아닌 한 당연퇴직 그 자체가 인사권의 남용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는 것인바(대법원 1995. 12. 5. 선고 94다43351 판결), 대기발령사유를 앞서 본 바와 같이 향후에 업무상의 장애가 발생할 개연성이 있는 사유로 한정하지 아니하고 과거의 잘못도 제한 없이 포함되는 것으로 해석한다면, 사용자로서는 엄격한 징계절차의 적용을 피하기 위하여 대기발령을 명한 다음 이후 3개월간 보직을 주지 아니함으로써 사실상 해고의 효과를 달성할 수 있게 될 것이고, 이에 대하여 근로자의 입장에서는 직위해제사유가 소멸하였다는 주장도 할 수 없게 될 것인바(과거의 잘못이므로 시정할 기회가 없기 때문), 이러한 결론은 근로기준법 등에 의한 징계절차의 제한을 잠탈하는 것으로서 허용될 수 없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나) 다음으로 독단적이고 독선적인 팀 운영으로 부하직원들이 반발, 사기저하, 분열 등을 야기하였다는 부분에 관하여 살피건대, 이에 부합하는 증거로는 갑6 내지 10(참가인의 부하직원들의 확인서)이 있으나 이들은 유○상(갑6-1), 박○석(갑6-2)의 것을 제외하고는 모두 위 대기발령 이후에 작성된 것일 뿐만 아니라 그 내용을 보더라도 부하직원들의 참가인에 대한 개인적인 불만에 불과한 내용이 대부분이고 달리 참가인의 업무수행능력이 부족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객관적인 증거가 전혀 없다는 점에서, 위와 같은 사유도 인정되지 아니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참가인이 시정지시서 발급과 관련하여 정○균과 박○환을 면담할 때까지는 이러한 문제는 전혀 거론조차 되지 아니하였고, 참가인은 제강팀장으로 임명되었던 때로부터 2달 남짓 뒤에 대기발령처분을 받은 것이니 그 직부수행능력의 여부를 판단할 시간조차 충분하지 않았다고 보인다).

(다) 결국 위 대기발령은 그 처분사유가 인정되지 아니하므로 위법하다 할 것이다.

나. 당연퇴직처분에 관하여

위 당연퇴직처분은 위 대기발령처분이 정당하게 내려진 것을 당연한 전제로 하는 것인데, 앞서 본 바와 같이 위 대기발령처분의 정당성이 인정되지 아니하는 이상 위 당연퇴직처분 또한 더 나아가 판단할 필요 없이 위법하다고 히지 아니할 수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위와 결론을 같이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므로 그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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