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많은 먼지를 흡입해 기관지천식이 악화됨으로써 발작을 일으켜...
- 번호
- 2001구7199
- 일자
- 2002-11-04
망인은 사망 직전 약 10일 동안 소외 회사의 자재 창고 이전을 위해 통상적인 업무 외에 자재운반 업무를 수행하여 왔으며, 업무를 수행하던 중 기관지천식의 급성악화(발작)로 사망한 점, 기관지 천식은 과로ㆍ스트레스뿐만 아니라 먼지 등에 의하여 악화될 수 있으며, 기관지천식이 악화되면 사망에 이를 수도 있는 점 등의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망인은 소외 회사의 자재과에서 근무를 하는 동안 위와 같은 과중한 업무를 수행하면서 누적된 과로ㆍ스트레스 및 먼지 등으로 인하여 기관지천식이 유발되고, 그 이후 먼지 등이 많이 발생하는 근무환경에서 계속되는 과중한 업무를 수행함으로 인하여 위 기관지천식이 급격히 악화됨으로써 말미암아 사망에 이르게 되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원 고] 이○○
[피 고] 근로복지공단
[변론종결] 2002.8.1
1. 피고가 2001.1.27 원고에 대하여 한 유족보상일시금 및 장의비 부지급 처분을‘취소’한다
[청구취지]
주문과 같다.
1. 이 사건 처분의 경위
다음의 각 사실은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1, 갑 2의 1내지 3, 갑 3, 4, 을 1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이를 인정할 수 있고, 반증이 없다.
가. 원고의 남편인 소외 망 조○○(이하‘망인’이라 한다)는 사무용품 제조업체인 서울 금천구 가산동 소재 주식회사 마이크로 세라믹(이하 ‘소외 회사’라 한다)의 자재과 주임으로 근무하던 중 1998.5.28 14:40경 광명시 절산동 소재 광명성애병원에서 선행사인 기관지천식, 직접사인 급성 천식발작(추정)으로 사망하였다.
나. 이에 원고는 같은 해 7.13 망인의 사망이 업무상의 재해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피고에게 유족보상일시금 및 장의비의 지급을 청구(이하 ‘종전 청구’라 한다)하였으나, 피고는 같은 달 16일 망인이 업무로 인하여 사망한 것이 아니라는 이유로 유족보상일시금 및 장의비 부지급 처분(이하 ‘종전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위 종전 처분에 대하여 원고가 피고에게 심사청구를 제기하자, 피고는 같은 해 11.19 위 종전 처분과 같은 이유로 위 심사청구를 기각하는 결정을 하였으며, 이에 대하여 원고가 불복하지 아니하여, 위 종전 처분은 그대로 확정되었다.
다. 그 후 원고는 다시 2001.1.15 종전과 같은 주장을 하면서 피고에게 유족보상일시금 및 장의비의 지급을 청구(이하‘이 사건 청구’라 한다)하였으나, 피고는 같은 달 27일 원고의 이 사건 청구가 종전 청구와 동일한 내용의 이중 청구에 해당할 뿐만 아니라, 망인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지도 아니하므로, 이를 반려한다는 취지의 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당사자들의 주장
피고는 위 처분 사유와 관계 법령의 규정을 들어 이 사건 처분이 적법하다고 주장하고, 이에 대하여 원고는, 망인이 기존질환인 기관지천식이 있는 상태로 먼지가 많은 지하의 자재창고에서 자재 입ㆍ출고 업무를 수행하였는데, 1997.1월경부터는 소외 회사의 자재과 직원이 감원되어 그 업무량이 크게 증가하였으며, 특히 사망하기 10일 전부터는 평소의 담당업무 외에 지하에 있는 자재창고의 이전을 위하여 직접 위 자재창고에 있는 자재를 운반하는 작업을 수행하면서 육체적 과로가 누적되었을 뿐만 아니라 많은 먼지를 흡입하게 되었고, 이로 인하여 기존질환인 기관지천식이 악화됨으로써 급성 천식발작을 일으켜 사망하였으므로, 망인의 사망은 업무상 재해에 해당함에도, 이와 달리 보고한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고 주장한다.
나. 이 사건 청구가 이중 청구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한 판단
일방적으로 행정처분이나 행정심판 재결이 불복기간의 경고로 인하여 확정될 경우, 그 확정력은 그 처분으로 인하여 법률상 이익을 침해받은 자가 당해 처분이나 재결의 효력을 더 이상 다툴 수 없다는 의미일 뿐, 더 나아가 판결에 있어서와 같은 기판력이 인정되는 것은 아니어서, 그 처분의 기초가 된 사실관계나 법률적 판단이 확정되고 당사자들이나 법원이 이에 기속되어 모순되는 주장이나 판단을 할 수 없게 되는 것은 아니므로, 종전의 유족급여 등 부지급 처분이 불복기간의 경과로 인하여 확정되었더라도, 유족급여 등 청구권이 없다는 내용의 법률관계까지 확정된 것은 아니며, 원고로서는 소멸시효에 걸리지 아니한 이상 다시 유족급여 등을 청구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1993.4.13 선고 92누17181 판결).
그런데 이 사건에 있어서, 원고의 종전 청구를 거부하는 피고의 종전 처분이 앞서 본 바와 같은 경위로 확정되었다고 하더라도, 원고로서는 다시 종전 청구와 같은 내용의 이 사건 청구를 할 수 있으므로, 원고의 이 사건 청구가 이중 청구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고, 따라서 이 사건 처분 사유 및 피고의 주장 중 이 사건 청구가 이중 청구에 해당한다는 부분은 위법하거나 그 이유가 없다 할 것이다.
다. 망인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한 판단
(1) 인정 사실
다음의 각 사실은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2의 3, 갑 3, 4,을 2, 을 3의 1, 2, 을 4, 5의 각 기재(다만 갑 2의 3, 갑 3의 각 기재 중 아래에서 믿지 않는 각 부분 제외), 증인 안○○의 증언, 이 법원의 대한의사협회장, 광명성애병원장에 대한 각 감정촉탁결과 및 국민건강보험공단 금천지사장에 대한 사실조회결과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이를 인정할 수 있고, 이에 반하는 갑 2의 1 내지 3, 갑 3의 각 기재 부분은 믿기 어려우며, 달리 반증이 없다.
(가) 망인의 경력, 업무 내용 및 근무 환경
1) 망인은 1993.10.1 소회 회사에 입사하여 사망 당시까지 자재과 주임으로 근무하면서 자재입ㆍ출고를 담당하여 왔다.
2) 소외 회사의 평일 정규 근무시간은 08:30부터 17:30까지로 정하여져 있으나, 망인은 평소 07:30 전후에 출근을 하여 근무를 시작하였으며, 통상 하루 1~2시간 정도의 연장근무를 하였다.
3) 소외 회사에는 3층과 지하에 각 자재창고가 있었는데, 망인은 위 각 자재창고를 일정 기간 번갈아가며 근무를 하다가, 사망하기 5~6월 전부터는 지하 자재창고에서만 근무를 하여 왔다. 위 지하자재창고는 지하 1층에 소재하고 있는 약 200평 정도의 크기의 창고로서 평소 적치된 자재로 인하여 먼지가 많았으며, 환풍기가 5대 설치되어 있기는 하였으나, 고장으로 작동이 되지 아니하였고, 자재 반입이나 반출시 위 자재창고에 차량이 출입하게 되면 쌓여있던 먼지가 비산되어 실내 공기가 더욱 혼탁해졌다. 그리고 위 지하 자재창고 옆에는 작은 사무실이 별도로 설치되어 있었으나, 망인을 비롯하여 위 지하 자재창고에서 근무하는 자재과 직원 4~5명은 주로 위 자재창고에서 대부분의 업무를 수행하였으며, 자재를 반입하거나 반출할 때에는 직접 상ㆍ하차 작업을 수행하였다.
한편 소외 회사는 1997.1월경 부도가 나게 되어 종전에 24명이었던 자재과 직원을 13명으로 감축하였는데, 이로 인하여 망인의 업무량은 약 2배 정도 증가하였다.
4) 또한 소외 회사에서는 1998.5.18부터 위 지하 자재창고에 있는 자재를 계열회사인 주식회사 피코팬시의 사업장으로 이전하는 작업을 하였는데, 망인은 사망 당일인 같은 달 28일까지 자신의 통상적인 업무를 수행하면서 다른 자재과 직원들과 함께 방진 마스크도 착용하지 아니한 채 위 지하 자재창고에 적치되어 있는 자재를 직접 운반하는 작업을 수행하였다.
(나) 망인의 건강 상태 및 생활습관
1) 망인은 1963.4.3생으로 사망 당시 35세 남짓이었고, 기관지 천식으로 1995.9.23부터 같은 달 24일까지 광명성애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는 등 같은 해 11. 9까지 3차례에 걸쳐 의료기관에서 입원치료를 받은 적이 있으며, 같은 해 11.1부터 같은 달 30일까지 사이에는 기관지염 및 그 합병증의 치료를 위하여 휴직을 하였고, 그 후에도 1996년도에 1차례, 1997년도에 2차례에 걸쳐 기관지 천식에 대한 통원치료를 받았으며, 사망하기 전에는 1998.3.4경, 같은 해 4.28경 및 같은 해 5.7경 각 신천연합병원에서 기관지 천식으로 통원치료를 받았다.
2) 망인은 평소 음주와 흡연을 하지 아니하였다
(다) 망인의 사망 경위 및 원인
1) 망인은 사망 당일인 1998.5.28 오전 위 지하 자재창고에서 자재운반작업을 수행한 후, 점심식사를 마쳤는데, 같은 날 13:20경 소외 회사의 1층 화장실에서 변기를 붙잡고 고통을 호소하여, 동료 직원들에 의하여 곧바로 광명성애병원으로 의식불명인 상태로 후송되었다. 망인은 위 광명성애병원으로 의식불명인 상태로 후송되었다. 망인은 위 광명성애병원에서 기도 삽관, 약물투여 및 심폐소생술 등의 처치를 받았으나, 같은 날 14:40경 기관지천식의 악화로 인한 급성 천식발작으로 사망하였다.
2) 기관지천식은 다양한 자극에 의하여 기관지가 수축함으로써 발작적인 호흡곤란, 기침, 가래, 천명 및 가슴답답증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호흡기 질환으로서, 위 증상은 간헐적으로 발생하면서 급성 악화기와 무증상의 기간이 반복되어 나타나는 경우가 많으나, 심한 발작이 수일 내지 수개월 동안 지속되는 경우도 있으며, 드물게는 급성 발작을 일으켜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기관지 천식에는 내인성천식(감염형천식) 및 외인성천식(알레르기형천식) 등이 있는데, 그 중 내인성천식은 원인 항원을 알 수 없는 기도 감염에 의하여 발작이 유발되는 천식으로서 대개 성인이 된 후에 발생하며, 조기 진단이 늦어질수록 증상이 매우 심해져 합병증이 생길 가능성이 높고, 장기적인 약물치료가 필요한 기관지천식이며, 외인성천식은 집먼지 진드기, 동물이나 가축의 털, 바퀴벌레, 곰팡이, 진통소염제, 화학물질, 음식, 꽃가루, 연기, 흡연 등에 의하여 유발되는 알레르기성 천식으로서, 유전적인 경향이 있어 소아나 30세 이하의 성인에게서 잘 나타나는 기관지천식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약 80% 정도의 기관지천식 환자가 내인성과 외인성을 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망인의 경우 그 기관지천식이 어떤 유형의 것인지는 밝혀지지 아니하였다.
한편 과로 및 스트레스는 기관지 경련 및 수축을 일으킴으로써 기관지천식을 악화시키는 원인이 될 수 있으며, 기관지천식의 급성 악화(발작)에 의한 사망은 기관지천식 발병 후 그 경과기관의 장ㆍ단과는 무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2) 판 단
위 인정 사실에 나타난 바와 같이, 망인은 소외 회사에 근무하는 동안 먼지가 많은 지하 자재창고에서 직접 상ㆍ하차 작업을 수행하면서 자재 입ㆍ출고 업무를 담당하였는데, 소외 회사가 부도가 난 1997.1월 이후에는 소외 회사의 자재과 직원이 감원되어 망인의 업무량이 약 2배 정도 증가한 점, 망인은 소외 회사에 입사한 이후인 1995.9월경부터 사망 직전까지 기관지천식으로 계속 치료를 받아온 점, 망인은 사망 직전 약 10일 동안 소외 회사의 자재 창고 이전을 위하여 통상적인 업무 외에 자재운반 업무를 수행하여 왔으며, 위 자재운반 업무를 수행하던 중 기관지천식의 급성악화(발작)로 사망한 점, 기관지 천식은 과로ㆍ스트레스뿐만 아니라 먼지 등에 의하여 악화될 수 있으며, 기관지 천식이 악화되면 사망에 이를 수도 있는 점등의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망인은 소외 회사의 자재과에서 근무를 하는 동안 위와 같은 과중한 업무를 수행하면서 누적된 과로ㆍ스트레스 및 먼지 등으로 인하여 기관지천식이 유발되고, 그 이후 먼지 등이 많이 발생하는 근무환경에서 계속되는 과중한 업무를 수행함으로 인하여 위 기관지천식이 급격히 악화됨으로 말미암아 사망에 이르게 되었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망인의 사망은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할 것임에도, 피고가 이와 달리 보고 원고에 대하여 유족보상일시금 및 장의비를 지급하지 아니하기로 결정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고 할 것이다.
3.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청구는 이유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서기석(재판장), 이선애, 강경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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