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법인 도안

판례

부부사원 명예퇴직 종용은 부부가 자율적으로 결정할 사안이므...

번호
2001나1661
일자
2002-08-14

피고 중앙회가 부부직원들인 원고들과 그 남편들에 대하여 수차례 명예퇴직을 종용하면서 그러지 않으면 원고들의 남편들이 순환휴직대상자가 될 것이고, 그 후에 복직이 불투명하며, 그들이 바로 정리해고대상자가 될 것이라는 점을 고지하였다는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피고가 순환명령휴직대상자를 선정하거나 정리해고를 실시할 경우 사회․경제적 관점에서 보아 경제적 충격이 상대적으로 덜한 부부직원의 일방을 그 대상자로 정하는 것이 합리적인 정리기준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판단되지 않고, 피고가 인원감축계획을 수립함에 있어 부부직원의 일방을 대상으로 정하였을 뿐 아내인 직원만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므로 그 어느 편이 퇴직할 것인가는 당해 부부가 자율적으로 판단할 사항(실제로 남편이 퇴직한 경우도 있음은 위에서 본 바와 같다)이라 할 것이므로 사회․경제적 관점에서 용인되는 그와 같은 퇴직의 종용을 두고 실제로는 아내인 사원이 퇴직하는 사례가 많을 수밖에 없다는 사정만을 들어 곧바로 헌법이나 근로기준법 등이 정하는 남녀평등에 반하여 여성을 차별한 것이라고도 볼 수 없다.

[원고, 항소인] 김○○, 김△△

원고들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시민종합법률사무서 담당변호사 윤종현, 박주현, 강기탁,

법무법인 새길법률특허사무소 담당변호사 최은순, 변호사 김선수, 김진

[피고, 피항소인] 농업협동조합중앙회(법률 제6018호에 의하여 해산된 것)의 소송수계인 농협협동조합중앙회 대표자 회장 정○○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재후, 최재경, 박태식, 김진환, 김원정

소송복대리인 변호사 권은민

[변론종결] 2002.3.15

[제1심 판결] 서울지방법원 2000.11.30 선고, 99가합48608 판결

1. 원고들의 항소와 당심에서 추가된 예비적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항소비용과 당심에서 청구의 추가로 인한 소송비용은 원고들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1. 제1심 판결을 취소한다.

2. 피고 소송수계인은, 주위적으로 피고(소송수계전 피고, 이하 피고라 한다)가 원고들에 대하여 한 1999. 2. 20.자 각 해고는 무효임을 확인하고, 예비적으로 피고가 원고들에 대하여 한 199. 2. 20.자 각 명예퇴직처분은 무효임을 확인한다. (당심에서 예비적 청구 추가)

3. 피고 소송수계인은 원고 김△△에게 금3,386,976원 및 2002.3.16부터 복직시까지 매월 금1,703,100원의, 원고 김○○에게 금2,471,620원 및 2002.3.16부터 복직시까지 매월 금2,301,600원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각 지급하라. (당심에서 감축)

1. 기초사실

갑1호증의 1,2(을12호증의 1과 같다), 갑2호증의 1, 2(을12호증의 2와 같다), 갑3호증(을12호증의 3, 7은 그 중 일부이고, 갑21호증의 3은 을12호증의 7과 같다), 갑4호증(갑21호증의 2, 을12호증의 5와 같다), 갑5호증, 갑6호증, 갑16호증의 6 내지 8, 10, 15, 17 내지 20, 30 내지 36, 갑22호증의 3(을12호증의 6과 같다), 6, 7, 갑24호증, 갑30호증의 1, 2, 을1호증의 1 내지 을4호증의 2, 을6호증의 1 내지 을7호증의 3, 을9호증, 을11호증, 을12호증의 4, 8, 10, 을14호증의 2, 을15호증의 1 내지 을16호증의 6(을16호증의 1, 3은 을27호증의 1, 2와 각각 같다), 을21호증의 2, 을23호증의 1, 2, 을24호증의 1, 을28호증, 을37호증의 1, 을38호증의 1의 각 기재와 제1심 증인 김○○, 당심 증인 김○○, 권○○, 신○○, 윤○○의 각 증언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아래와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반증이 없다.

가. 원고들의 명예퇴직

원고 김△△은 1992. 1. 13. 피고 중앙회에 입사한 후 간석지점에서 3급 계장으로, 원고 김○○는 1985.4.6 피고 중앙회에 입사한 후 같은 지점에서 3급 대리대우로 근무하다가 피고가 실시한 명예퇴직제도에 따라 1999.1.25 각 사직원을 제출하여 같은 해 2.20 각 의원해직되었다.

나. 피고의 인력구조조정방안 수립

(1) 우리나라는 1997.12월경부터 비롯된 IMF 구제금융이라는 초유의 국가적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하여 금융기관은 물론 공.사기업을 불문하고 인력감축 등을 통하여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구조조정작업이 본격적으로 실시되었으며, 특히 공기업의 성격을 가진 피고는 여론에 의하여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요구받게 되었다.

(2) 위와 같은 경제상황과 더불어 2000년으로 예정된 축산업협동조합, 인삼협동조합과의 통합을 앞두고 있던 피고는 인력감축이 피할 수 없는 조치임을 인식하고서 1998.9.16 부회장, 조합장이사, 집행간부, 부실장, 조합장 등 22명의 위원으로 ‘구조조정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인력의 효율적 운용과 피고의 생존능력제고를 위해 인력감축방안을 강구한 끝에, 1999.1월경 전년도 11말 기준 현원 16,960명에서 모두 2,510명(1999년도에 1,360명, 2000년도에 1,150명)을 감축하기로 하고, 그 방안으로 정리해고 대신 1993년부터 시행되어 온 명예퇴직의 요건을 대폭 완화하여 1995.12.31 이전에 채용된 4급 이상 직원 및 1997.12.31 이전에 채용된 기능직·서무직·업무보조원 등 직원(피고 중앙회의 대부분의 직원이 위 기준에 해당한다)까지 그 대상을 확대하고, 근속 3년 이상 전직원을 대상으로 일자리 나누기(job-sharing) 방식인 순환명령휴직제도를 활용하기로 하였다. 순환명령휴직제도를 실시함에 있어서는 순환명령휴직기간을 1년, 휴직기간 중 직원급여규정에 의하여 월 고정급의 80%를 지급하기로 하였고, 1999년도에는 1995.12.31 이전 채용직원 중 고비용·저효율 인력, 신의성실의 원칙상 문제직원, 경제적·사회적 충격이 덜 심한 직원 등을 대상으로 삼기로 하였다.

(3) 피고는 위와 같이 명예퇴직제를 실시하고 순환명령휴직제를 도입시행함에 있어, 순환명령휴직대상자 선정 기준에 해당하는 자를 명예퇴직대상자로 분류하여 개별통보하고 명예퇴직을 우선 권유하되, 인력구조조정의 필요성과 대상사유를 설명하고, 명예퇴직에 응하지 않는 경우 순환명령휴직대상자로서 피고로부터 순환명령휴직을 명령받게 되며, 명령휴직기간 종료 이후 구조조정(정리해고) 대상자임을 분명히 주지시키는 등으로 100% 명예퇴직을 유도한다는 방침을 세웠는데, 순환명령휴직대상자 선정 기준 중 경제적·사회적 충격이 덜 심한 직원에는 정년임박자, 상대적으로 경제적 생활안정자 등이 포함되어 있었고, 후자에는 부부직원이 포함되어 있었다.

다. 명예퇴직제의 실시와 원고들의 퇴직

(1) 피고는 1999.1.6 그 직원 중 1995.12.31 이전에 채용된 4급 이상 직원 및 1997.12.31 이전에 채용된 기능직 등 직원을 대상으로 그 기간을 1999.1.11부터 같은 달 15일 17:00까지로 정하여 명예퇴직신청을 받기로 하였는데(이하 ‘1차 명예퇴직’이라고 한다), 그 명예퇴직자에 대하여는 근무기간에 따른 퇴직금 이외에도 각 직급에 따라 월평균임금의 11개월 내지 15개월분의 특별퇴직급여(4급 직원의 경우에는 월 평균 임금의 13개월분)를 지급하며, 명예퇴직 실시 이후 우선적으로 위 순환명령휴직대상자 선정기준에 의하여 순환명령휴직을 실시할 예정이라는 방침을 밝혔다.

(2) 그후 피고는 1999.1.9 위 가.의 (2), (3)과 같은 방침에 따라 인천지역본부에서 인천지역 지점장들을 상대로 위 명예퇴직 실시배경 및 순환명령휴직제도에 대하여 교육을 하였는데, 위 교육 당시 피고 인천지역본부 차장 소외 하○○은 순환명령휴직대상자들에게 명예퇴직 신청을 받으라는 취지로 말하면서, 고령자와 부부직원을 위 ‘경제적·사회적 충격이 덜 심한 직원’의 예로 들고, 특히 부부직원에 대하여는 그 중 1명이 퇴직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부부직원 중 남편이 순환명령휴직의 대상이며, 아울러 명예퇴직 및 순환명령휴직제도는 구조조정과 관련하여 시행하는 것이고, 고액의 명예퇴직금을 지급받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로서 요건도 완화되었으니 많은 직원들이 명예퇴직을 신청할 수 있도록 유도하여 줄 것을 교육하였다. 또한 피고는 각 지역본부 및 지점별로 순환명령휴직대상자명단을 하달하였다.

(3) 원고들이 근무하던 간석지점 지점장인 소외 박○○는 위와 같은 지점장 교육을 받은 후, 다음날인 1999.1.10 간석지점 직원들을 상대로 같은 내용의 교육을 하였다. 그리고 나서 위 박○○는 1999.1.12부터 같은 달 15일까지 사이에 4회에 걸쳐 원고들에게 면담 등을 통하여, 순환명령휴직 대상에 포함된 것 자체가 불명예스러운 일이니 실제로 휴직명령을 받게 되는 일은 없어야 하지 않겠느냐, 다른 금융기관의 사례에 비추어 부부직원 중 남편은 휴직명령을 받고 아내는 연고가 없는 지방으로 발령을 받게 되거나, 추후 축협 등과의 통합과정에서 남편직원이 우선적인 정리해고 대상이 되는 등의 불이익이 있을 수도 있다는 등의 이야기를 하면서, 이번 기회에 명예퇴직을 하는 것이 가장 올바른 판단이라는 취지의 말을 하였다. 또한 위 간석지점의 차장인 소외 이○○도 1999.1.15 원고 김△△에게 사회분위기를 거론하면서 피고의 구조조정 의지가 확고하기 때문에 예외가 없을 것이라는 취지의 말을 하였다.

(4) 한편, 그 당시 원고 김△△의 남편 소외 권○○과 원고 김○○의 남편 소외 김○○는 모두 인천 신현동지점에서 근무하고 있었는데, 그 지점장 소외 김○○는 1999.1.9 회의석상에서 “구조조정으로 명예퇴직 신청을 받는데, 이를 신청하지 않으면 순환명령휴직처분을 받게 된다. 그 대상자에는 ‘상대적 생활안정자’가 포함되고, 사내 부부직원 중 한 사람이 이에 해당된다”는 취지의 말을 하고, 같은 달 11일, 13일, 14일 3회에 걸쳐 위 원고들의 남편들과 각각 단독면담을 하면서 부인들의 명예퇴직을 종용하는 취지의 말을 하였다. 또한 같은 해 15일 인천지역본부 인사과장 이○○도 원고들에게 전화를 하여, 지역본부의 방침이다, 퇴직신청하지 않으면 남편은 순환명령휴직이고 아내는 지방발령일 뿐 아니라, 휴직되면 복직되기 어려울 수 있다는 내용의 말을 하였다. 또한 위 박○○도 원고들의 남편들에게 전화를 하여 그들이 순환명령휴직대상에 포함된 사실을 주지시켰다.

(5) 원고 김△△은 1차 명예퇴직 신청기간 마지막날인 1999.1.15까지 명예퇴직 신청을 하지 않았으나, 원고 김○○는 그 마지막날 사직서를 제출하였다.

그런데, 원고 김○○는 평소 업무관계로 알고 지내던 소외 김○○ 인천지역 부본부장으로부터 사직서의 제출이 자발적인 것인지를 확인하는 전화를 받게 되자, 어쩔 수 없이 한 결과이니 남편대신 위 원고가 순환명령휴직을 받을 수 있다면 명예퇴직 신청을 철회하고 싶다고 요청하였고, 결국 그 요청이 받아들여져 위 원고의 명예퇴직 신청은 철회된 것으로 처리되었다.

(6) 위 1차 명예퇴직 실시 결과, 정규직 2,115명 등 모두 3,529명이 명예퇴직 신청을 하여, 1999년과 2000년에 걸쳐 감축하려고 계획했던 인원 2,510명을 훨씬 넘어서게 되었다.

(7) 한편 1차 명예퇴직 실시 후, 피고의 노동조합이 하위직 위주로 인력감축이 이루어졌다고 주장하면서 1급 이상 상위직에 대해서도 이에 상응한 명예퇴직을 추진할 것을 요구하자, 피고는 1999.1.21 노동조합과의 사이에, 순환명령휴직대상자를 확대하고, 명예퇴직자 중 희망자를 계약직으로 운용하여 5년 이상 근무경력직원은 임금을 월 1,500,000원, 계약기간 1년, 5년 미만 근무경력직원은 임금을 월 1,230,000원, 계약기간을 피고 근무경력과 계약직 근무기간을 합산하여 6년 이하로 하며, 긴박한 환경변화가 없는 한 추가적인 인력감축을 하지 않기로 합의하였다.

(8) 이에 따라 피고는 1999.1.21 그 기간을 같은 달 23일부터 같은 달 25일까지로 정하여 2차로 명예퇴직을 실시한다는 방침을 밝히면서(이하 ‘2차 명예퇴직’이라고 한다), 그 대상을 ① 위 순환명령휴직대상자 선정기준에 해당하는 자, ② 노동조합과의 합의에 따라 1999년도 순환명령휴직대상자 선정기준에 추가된 1943년생 별급 및 1급직원, 다면평가불량자 등으로 하였다.

(9) 1999.1.23 인천지역본부 인사과장 위 이○○이 원고들에게 전화를 하여 남편을 위하는 것이 본인을 위하는 것이라면서 퇴직 여부를 확인하였다. 원고들은 2차 명예퇴직 신청 마지막 날인 1999.1.25 각 사직원을 제출하였고, 위 사직원은 각 1999.2.20 수리되었다.

원고들은 직장에서 마련한 퇴임식 및 송별회에 참석하였고, 원고 김△△은 같은 해 3.4 정상퇴직금 14,202,679원 및 명예퇴직금 22,140,348원을, 원고 김○○는 같은 날 정상퇴직금 37,523,348원 및 명예퇴직금 29,920,800원을 각 수령하였다.

그 후 원고들은 1999.2.22 위 노사합의에 따라 피고에 1년간(1999.2.22부터 2000.2.22까지) 계약직으로 각 채용되어 근무하였다.

(10) 위와 같이 2차에 걸친 명예퇴직의 시행 결과, 정규직 직원만 해도 별급 167명 중 53명(1차 23명, 2차 30명), 1급 469명 중 50명(1차 32명, 2차 18명), 2급갑 1,269명 중 59명(1차 58명, 2차 1명), 2급을 3,743명 중 145명(1차 141명, 2차 4명), 3급 및 4급 10,888명 중 1,898명(1차 1,861명, 2차 37명) 합계 2,205명이 명예퇴직하였는데, 그 중 위 순환명령휴직 대상자 선정기준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직원은 1급 1명, 2급갑 12명, 2급을 51명, 3급 및 4급 1,007명 등 모두 1,071명이고, 위 순환휴직명령 대상자 선정기준에 해당하는 직원의 95%(별급 98%, 1급 92%, 2급갑 83%, 2급을 78%, 3급 및 4급 96%, 기능직 이하 100%)가 명예퇴직을 하였으며, 762쌍의 부부직원 중 10쌍을 제외한 752쌍의 부부직원의 각 한 쪽 배우자(그 중 688쌍은 아내직원)가 명예퇴직하였다.

(11) 위와 같이 명예퇴직이 이루어질 무렵 우리나라에서는 금융기관의 부식극복이 국가적 과제로 부상하여 실제로 대규모의 인력구조조정이 이루어지고 있었고, 일부 금융기관은 지급불능 상태에 빠지기도 하였다. 피고의 직원들도 다른 금융기관의 구조조정 사례를 통하여 정년임박자와 부부직원이 우선적인 구조조정의 대상이 된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었고, 피고가 1998년도 명예퇴직 직원에 대하여 명예퇴직금을 과다지급하였다는 여론이 일어 사회적으로 금융기관의 도덕적 해이에 대한 질타를 받은 사실이 있어 직원들 사이에서 2000년 이후의 명예퇴직자에 대하여는 명예퇴직금의 축소가 불가피하다는 인식이 팽배해 있었다.

라. 명예퇴직제도 실시 후의 사정

(1) 피고는 부부직원 중 명예퇴직하지 아니한 위 10쌍의 남편직원들에 대하여 원래의 방침대로 각 순환명령휴직을 명령하였다가, 1999.10월 모두 복직시켰다. 그리고 그 후 피고가 순환명령휴직제를 실시한 바는 없다.

(2) 피고는 1997.7.1 법률 제6018호에 의하여 해산되고, 그 권리와 의무는 같은 법률에 의하여 설립된 피고 소송수계인이 포괄적으로 승계하였다.

2. 해고무효확인 청구에 대한 판단

가. 원고들의 주장

원고들은 피고가 원고들이나 그 남편들에게 원고들이 사직하지 않을 경우 남편들은 순환명령휴직대상자로 선정될 것이고, 순환명령휴직대상자로 선정될 경우 고정급여의 80%밖에는 지급받지 못하게 될 뿐 아니라 복직의 보장도 없고, 결국 부부사원들은 정리해고의 우선순위가 될 것이라며 원고들의 사직을 강요하여 원고들은 사직의 의사가 없었음에도 어쩔 수 없이 사직원을 작성하여 제출한 것으로서, 원고들의 위 퇴직은 실질적으로는 해고에 해당한다고 할 것인데, 위 해고는 정래해고의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을 뿐 아니라 사회질서에 반하거나 불공정한 행위이고, 또 헌법이나 근로기준법, 남녀고용평등법 등이 정하는 남녀평등권, 행복추구권 등에 반하는 것이므로 무효라고 주장하면서 그 확인을 구한다.

나. 판단

(1) 근로자가 사용자로부터 퇴직의 권유를 받고 사직원을 제출하거나 스스로 제출한 사직원을 사용자가 수리하는 경우, 사용자가 사직의 의사 없는 근로자로 하여금 어쩔 수 없이 사직서를 작성·제출하게 한 경우처럼 근로자의 사직서 제출이 진의 아닌 의사표시에 해당하는 등으로 무효이어서 사용자의 그 수리행위를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해고라고 볼 수 있는 경우가 아닌 한, 사용자가 사직서 제출에 따른 사직의 의사표시를 수락함으로써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의 근로계약관계는 합의해지에 의하여 종료되는 것이므로 사용자의 면직처분을 해고라고 볼 수 없고, 여기서 말하는 진의 아닌 의사표시에 있어서의 진의란 특정한 내용의 의사표시를 하고자 하는 표의자의 생각을 말하는 것이지 표의자가 진정으로 마음 속에서 바라는 사항을 뜻하는 것은 아니므로, 표의자가 의사표시의 내용을 진정으로 마음속에서 바라지는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당시의 상황에서는 그것을 최선이라고 판단하여 그 의사표시를 하였을 경우에는 이를 내심의 효과의사가 결여된 진의 아닌 의사표시라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00.4.25 선고 99다34475 판결 등 참조).

(2) 그렇다면,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원고들이 피고에게 퇴직원을 제출하고 피고가 이를 수리한 것은, 그 퇴직원의 제출이 피고가 전혀 사직의 의사가 없는 원고들을 강박함으로써 어쩔 수 없이 이루어진 것으로 볼 수 없는 한, 다시 말해서 피고가 원고들에 대하여 퇴직원 제출을 종용함으로써 원고들이 알고 있는 피고의 행동 기타 제반 상황을 기초로 생각하여 객관적으로 원고들 또는 원고들의 남편들에 대한 해고가 부당하지만 이를 피할 수 없다는 판단 하에 부득이 원고들이 퇴직원을 제출하였다는 등과 같은 특별한 사정이 인정되지 않는 한, 원칙적으로 근로계약의 합의해지에 해당하여 유효하다고 할 것이고, 비록 원고들의 퇴직이 피고의 퇴직 권유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하더라도 이와 다르게 볼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다.

(3) 그러므로 살피건대,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가 부부직원들인 원고들과 그 남편들에 대하여 수차례 명예퇴직을 종용하면서 그러지 않으면 원고들의 남편들이 순환휴직대상자가 될 것이고, 그 후에 복직이 불투명하며, 그들이 바로 정리해고대상자가 될 것이라는 점을 고지하였다는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피고가 순환명령휴직대상자를 선정하거나 정리해고를 실시할 경우 사회·경제적 관점에서 보아 경제적 충격이 상대적으로 덜한 부부직원의 일방을 그 대상자로 정하는 것이 합리적인 정리기준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판단되지는 아니하고, 피고가 인원감축계획을 수립함에 있어 부부직원의 일방을 대상으로 정하였을 뿐 아내인 직원만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님은 앞서 본 바와 같으니 그 어느 편이 퇴직할 것인가는 당해 부부가 자율적으로 판단할 사항(실제로 남편이 퇴직한 경우도 있음은 위에서 본 바와 같다)이라 할 것이므로 사회·경제적 관점에서 용인되는 그와 같은 퇴직의 종용을 두고 실제로는 아내인 사원이 퇴직하는 사례가 많을 수밖에 없다는 사정만을 들어 곧바로 헌법이나 근로기준법 등이 정하는 남녀평등에 반하여 여성을 차별한 것이라고도 볼 수 없다할 것이다.

따라서 피고가 다른 금융기관의 사례로 미루어 명예퇴직을 실시하지 않으면 그와 같은 해고사태를 피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위 인정과 같이 그러한 사정을 고지하여 명예퇴직을 종용한 것을 두고 원고들을 강박한 것이라고는 할 수 없고, 당시 피고가 처한 사정과 제반 사회연건으로 미루어 피고가 원고들을 기망하는 등 사회질서에 반하는 행위를 하거나 불공정한 행위를 한 것으로도 볼 수 없다.

나아가 당시 상황으로 보아 원고들이 자신들 또는 그 남편들에 대한 해고가 확정적이어서 피할 수 없는 상태였다고 판단하여 어쩔 수 없이 퇴직원을 제출한 것인지의 여부에 대하여 보면, 이에 부합하는 갑8호증, 갑16호증의 10, 30, 33, 갑18호증, 갑19호증의 각 기재와 제1심 증인 김○○, 당심 증인 김○○, 권○○의 각 일부 증언 및 당심의 김○○, 김△△에 대한 당사자본인신문의 각 일부 결과는 앞서 인정한 사실로부터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점, 즉 1차 명예퇴직 기간 중에는 원고들이 피고의 수차례의 퇴직 종용에 응하지 않고, 기한을 넘겼으나, 퇴직의사의 확인 외에는 별다른 권유가 없었던 2차 명예퇴직 기간의 마지막 날에 각 사직서를 제출한 점, 원고 김○○는 1차 명예퇴직 기간 만료 다음날 사직서를 제출하였다가 피고 인천지역본부 부본주장으로부터 자의로 쓴 것이 맞느냐는 확인 전화를 받고 명예퇴직 신청을 철회하기도 한 점, 명예퇴직 신청을 받은 후에 순환휴직명령제를 실시하기로는 되어 있었으나, 아직 그 대상이 누구인지, 그 대상이 되면 복직할 수 없고 정리해고가 된다는 것에 대한 확정된 사실이 없었던 점 등에 비추어 믿지 아니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며, 오히려 앞서 인정한 증거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피고와 그 노동조합이 1차 명예퇴직 기간 만료 후에 명예퇴직자 중 희망자를 계약직으로 운용하여 5년 이상 근무경력직원은 임금 월1,500,000원에 1년간 근무하게 하기로 새로 합의한 후, 2차 명예퇴직 기간이 시작된 사실, 원고들은 퇴직 후 퇴임식 및 송별회에 별다른 이의 없이 참석한 사실, 원고들은 스스로 계약직으로 취업하여 1년간 더 근무하였으며, 퇴직금 및 그에 버금가거나 초과하는 금액의 별도 명예퇴직금을 이의 없이 수령한 사실, 당시 명예퇴직금 지급에 대하여 사회적 비난이 고조되어 있어 향후에도 그와 같은 제도가 유지될 수 있을 지에 대한 회의론이 일었던 사실 등의 인정되므로, 이에 의하면 원고들은 위 퇴직원을 제출할 당시 선뜻 퇴직하기를 원하지는 않았다고 할지라도 그 당시 또는 장래의 피고를 비롯한 동종업계의 실정이나 경영상황, 피고가 제시하는 명예퇴직의 조건, 퇴직할 경우와 계속 근무할 경우에 있어서의 이해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당시의 상황으로써는 그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하여 위 퇴직원을 제출하게 이른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원고들의 이 사건 퇴직의 의사표시가 그 내심의 의사가 아닌 강요된 의사라거나 강행법규에 반하는 것으로서 무효이므로 그 사직의사의 수리가 실질적으로는 사용자인 피고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해고에 해당한다고는 볼 수 없으므로 이를 전제로 한 원고들의 이 사건 해고무효확인 청구는 나아가 판단할 필요없이 이유 없다.

3. 명예퇴직처분 무효확인 청구에 대한 판단

가. 원고들의 주장

원고들은 예비적으로 피고의 인사담당자들이 시실 자체도 불투명한 정리해고나 순환명령휴직을 무기로 부부직원중 한 명의 퇴직을 강요하고, 이에 따라 부득이 가정이나 사회에서 지위가 약한 아내직원들인 원고들이 이 사건 명예퇴직에 이르게 된 것이므로 이 사건 명예퇴직처분은 강박이나 기망에 의한 법률행위로 인한 것이고, 또 원고들은 그 남편들이 순환휴직대상자가 되고, 또 정리해고대상자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중대한 착오에 빠져 이 사건 명예퇴직의 의사표시를 하게 되었으므로 이를 취소하고, 따라서 원고들에 대한 이 사건 명예퇴직 처분은 효력이 없으며, 또 원고들은 피고가 원고들에게 그 남편들에 대한 순화명령휴직을 예고하고, 그 휴직후의 복지여부가 불투명함을 알려 원고들로 하여금 이 사건 각 사직원을 제출하게 하고 이를 수리하는 행위는, 합리적인 이유 없이 부부 두 사람이 모두 한 직장에 근무한다는 이유만으로 그 중 한 사람을 순환명령휴직 대상으로 삼았다는 점뿐만 아니라, 특히 그 중에서도 남편을 휴직 대상으로 함으로써 그것을 압력 수단으로 아내들에게만 퇴직강요가 행하여졌기 때문에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하거나 헌법 및 각종 강행법규에 정면으로 위반되어 무효라고 주장하면서 그 확인을 구한다.

나. 판단

원고들이 한 이 사건 명예퇴직의 의사표시가 강박에 의한 것이거나 비진의표시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점은 앞서 해고무효확인 청구에 대한 판단에서 살펴 본 바와 같고, 예상을 넘은 명예퇴직 신청자 등으로 인하여 피고가 결과적으로 정리해고를 실시하지 않았다거나 순환명령휴직을 받은 직원들이 사후에 모두 복직하였다는 점만으로는 피고가 실시하지도 않을 명예퇴직 등을 거론하여 원고들을 기망하였다고는 볼 수 없고, 믿지 아니하는 갑8호증, 갑16호증의 10, 30, 33, 갑18호증, 갑19호증의 각 기재와 제1심증인 김○○, 당심 증인 김○○, 권00에 대한 각 일부 증언 및 당심의 김○○, 김△△에 대한 당사자본인신문의 각 일부 결과를 제외하고는 달리 원고들이 착오에 빠졌거나 피고의 기망에 의하여 이 사건 명예퇴직의 의사표시에 이른 것이라고 인정할 만한 증거는 없다.

또 피고가 앞서 본 바와 같이 부부직원들인 원고들과 그 남편들에 대하여 수차례 명예퇴직을 권유하면서 그러지 않으면 원고들의 남편들이 순환휴직대상자가 될 것이고, 그 후에 복직이 불투명하며, 그들이 바로 정리해고대상자가 될 것이라는 점을 고지하였다는 사실은 인정되나, 이 사건 명예퇴직 당사 명예퇴직에 의한 인력조정이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을 경우 피고로서는 정리해고를 시행할 수밖에 없을 것임은 충분히 예측할 수 있는 상황이었고, 그러할 경우 해고기준으로 부부직원의 일방이 그 대상으로 되는 것이 사회.경제적 관점에서 보아 합리성을 결하는 것이 아님은 앞서본 바와 같으므로 그 점을 들어 이 사건 명예퇴직의 의사표시를 종용한 피고의 행위가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하거나 헌법상의 기본권 및 근로기준법과 남녀고용평등법 상의 제반 규정에 반하는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그렇다면, 원고들의 이 사건 명예퇴직의 의사표시가 무효이거나 취소할 수 있는 법률행위에 해당한다는 것을 전제로 한 원고들의 이 사건 예비적 청구는 나아가 판단할 필요없이 이유없다.

4. 금원지급 청구부분에 대한 판단

원고들은 이 사건 명예퇴직이 해고 또는 명예퇴직처분으로서 무효임을 전제로 퇴직 이후 복직시까지 받아야 할 임금에서 그동안 피고로부터 받은 계약직으로 근무한 임금, 퇴직금, 명예퇴직금 등과 다른 직장에서 근무하여 받은 임금을 공제한 나머지 일실 임금 상당액의 지급을 구하고 있으나, 해고 또는 명예퇴직처분이 무효에 해당되지 않음은 위에서 판단한 바와 같으므로 그 무효를 전제로 한 원고들의 금원지급 청구부분은 나아가 판단할 필요없이 이유없다.

5. 결 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해고무효확인 청구와 금원지급 청구 및 당심에서 예비적으로 추가된 명예퇴직처분 무효확인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할 것인 바, 해고무효확인 청구와 금원지급 청구를 기각한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정당하므로, 원고들의 항소와 당심에서 추가된 예비적 청구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인재(재판장), 김태웅, 이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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