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법인 도안

판례

정부승인없는 공법인의 퇴직금 규정은 무효라고 본 사례...

번호
2001나50212
일자
2002-07-24

농지개량조합은 국고보조를 받는 공법인으로, 그 법률행위 중 지출이 수반되는 행위는 조합 총회의 예산편성행위에다가 최종적으로 농림부장관(또는 예산승인권한을 위임받은 시·도지사)의 승인을 받아야 비로소 그 효력이 생긴다고 할 것이므로 농지개량조합의 의결을 걸쳐 농림부장관의 승인을 얻지 못한, 농지개량조합 보충협약 중 퇴직금에 관한 규정은 그 효력이 없다.

1. 원고들의 항소를 모두‘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원고들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피고는 원고들에게 별지 퇴직금 중간정산표 제9항 차액란 기재 각 해당 금액 및 이에 대하여 2000.1.15부터 이 사건 소장부본 송달일까지는 연 5%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5%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1. 기초사실

다음과 같은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제1, 5, 6호증의 각 1, 2 갑제2, 4호증, 갑제7, 8호증의 각 1 내지 11, 갑제13호증의 1, 2, 3, 을제1, 2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이를 인정할 수 있고, 달리 반증이 없다.

가. 피고공사는 농어촌정비사업을 시행하고 농업기반시설을 종합관리하며 농업인의 영농규모적정화를 촉진함으로써 농업생산성을 증진시키고, 농어촌의 경제·사회적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종전의 농어촌진흥공사및농지관리기금법에 의하여 설립된 농어촌진흥공사와 농지개량조합법에 의하여 설립된 104개의 각 농지개량조합 및 농지개량조합연합회가 1999.12.27자로 서로 통합되어 농업기반공사및농지관리기본법(1999.2.5 법률 제5759호로 제정되어 2000.1.1부터 시행되었고 이에 따라 위 법 부칙 제2조에 의하여 종전의 농어촌진흥공사및농지관리기금법과 농지개량조합법은 모두 같은 날 폐지되었다. 이하 폐지된 농지개량조합법을 구‘농지개량조합법’이라 한다)에 의하여 설립된 공사로서 농어촌진흥공사, 농지개량조합 및 농지개량조합연합회의 재산과 채권·채무 기타 권리의무를 포괄적으로 승계하였다(농업기반공사및농지관리기본법 부칙 제9조 제1항).

나. 원고들은 피고공사에 통합된 농지개량조합 중 하나인 전북농지개량조합의 직원으로서 각 별지 퇴직금 중간정산표(이하‘표’라고만 한다) 제(3)항 직급란 기재 직급으로 근무하다가 전북농지개량조합이 피고공사로 통합됨으로써 현재 피고공사에 근무하고 있다.

다. 전북농지개량조합장은 1998.2.10 전북농지개량조합 노동조합과 단체협약을 체결하였는데, 그 중‘퇴직금의 계산’에 관한 내용은 아래와 같다.

[제42조(퇴직금의 계산) : 전북농지개량조합은 노조원의 퇴직시 지급하는 퇴직급여에 대하여는 퇴직일 현재의 농지개량조합 보수규정준칙에 의한 누진율을 적용하되 별도의 사유로 감하여 지불할 수 없다].

그 후 전북농지개량조합장은 1999.12.22경 전북농지개량조합 노동조합과 사이에 위 1998.2.10자 단체협약 중 그 일부 내용을 변경하는 보충협약(이하‘이 사건 보충협약’이라고 한다)을 체결하였는데(농지개량조합 노동조합은 원래 각 농지개량조합별 단위노동조합이었으나 1999.5.4 각 농지개량조합과 농지개량조합연합회 노동조합이 통합하여 전국규모의 단위 노동조합인 ‘전국농지개량조합 노동조합’을 결성하면서 각 농지개량조합 노동조합은 전국농지개량조합 지부의 형태로 조직변경을 하게 되었고, 전북농지개량조합 노동조합도 1999.12.30 임시총회를 개최하여 조직형태변경 및 해산결의를 하고 2000.3.28 관할관청에 해산신고를 하였으나 이 사건 보충협약 체결당시에는 전북농지개량조합 노동조합은 조직형태변경을 거치지 않음으로써 전국농지개량조합 노동조합에게 단체교섭 및 단체협약에 관한 권한을 위임하였고, 이에 따라 전국농지개량조합 노동조합장이 전북농지개량조합장과 이 사건 보충협약을 체결하였으며 전북농지개량조합 노동조합의 조합장은 전국농지개량조합 노동조합의 전북지부 지부장 자격으로 입회인으로 참가하여 보충협약에 서명·날인하였다), 이 사건 보충협약 중‘퇴직금의 계산’에 관한 내용은 아래와 같다.

[제42조(퇴직금의 계산) : 사용자는 퇴직금 산출 기준액을 근로기준법 제19조의 규정에 의한 평균임금에 보수규정준칙에서 정한 지급월수를 곱하여 계산한다. 단 본문 규정에 의한 변상문제가 발생할 경우에는 본문 규정을 적용하지 아니한다].

라. 한편, 구 농지개량조합법 제40조에 근거하여 농림부장관이 제정한 농지개량조합 보수규정준칙(이하‘보수규정준칙’이라 한다)은 제36조에서‘임·직원이 퇴직되었을 때에는 퇴직 당시의 월봉급액과 기말수당·장기근속수당 및 정근수당액의 연지급액을 12월로 평균한 액을 합한 금액에 의하여 별표 12의 기준에 의한 퇴직금을 지급한다’라고, 제35조 제2항에서‘재직년수 계산에 있어 연 미만 달수가 있을 때에 월할 계산한다’라고 각 규정하고 있고, 별표 12의 지급월수는 아래 표 기재와 같다.

그런데 근로기준법 제19조에서 규정한 평균임금은 ‘퇴직금을 산정하여야 할 사유가 발생한 날 3월간에 그 근로자에 대하여 지급된 임금의 총액을 그 기간의 총일수로 나눈 금액’으로서 그 임금의 총액에는 월봉급액, 기말수당·장기근속수당 및 정근수당 뿐만 아니라 체력단련비, 효도수당, 가족수당, 연료수당 등 제수당 등이 포함되어 있어 보수규정 준칙에서 정한 퇴직금의 기준이 되는 ‘월봉급액과 기말수당·장기근속수당 및 정근수당액의 연지급액을 12월로 평균한 금액’을 상회한다.

마. 한편 농림부장관은 통합에 대비하여 임·직원들에 대한 퇴직금을 중간정산하기 위하여 1999.11.20 보수규정준칙을 개정하여 제34조의 2 제1항에 ‘제34조(퇴직금의 지급사유를 의원면직, 정년퇴직, 직권면직, 사망의 경우로 한정하고 있다)의 규정에 불구하고 당해 임·직원이 1999.12.31까지 재직한 기간에 대한 퇴직금을 1999.12.31까지 미리 정산하여 지급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였고 이에 따라 전북농지개량조합은 1999.12.31을 기준으로 원고들의 퇴직금을 중간정산하게 되었다.

바. 원고들의 1999.12.31까지의 재직년수는 별지 표 제(4)항 재직년수란 기재와 같고, 보수규정준칙 별표 12호에 의해 재직년수에 따른 지급월수를 산정하면 별지 표 제(5)항 지급월수란 기재와 같으며, 근로기준법 제19조의 규정에 의한 평균임금은 같은 표 제(6)항 평균임금란 기재와 같고, 이 사건 보충협약 규정에 의하여 산정한 퇴직금은 같은 표 제(7)항‘평균임금 퇴직금’란 기재와 같은 바, 원고들은 1999.12.30 전북농지개량조합에 대하여 위와 같이 계산한 퇴직금의 지급을 청구하였으나. 전북농지개량조합은 원고들에게 보수규정 준칙에 따라 계산한 같은 표 제(8)항‘보수규정 퇴직금’란 기재 금액만을 퇴직금으로 지급하였다.

2.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들은 전북농지개량조합의 권리의무를 승계한 피고공사는 이 사건 보충협약의 퇴직금에 관한 규정에 따라 산정한 퇴직금에서 이미 지급한 퇴직금을 공제한 차액인 별지 표 제(9)항 차액란 기재 각 금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하고 이에 대하여 피고공사는, 이 사건 보충협약 중 퇴직금에 관한 규정은 농지개량조합의 설립, 운영, 예산편성 및 집행의 특수성에 따라 거쳐야 할 절차 등을 거치지 아니하여 무효이므로 위 금액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주장한다.

3. 판 단

가. 관련규정

이 사건과 관련된 구 농지개량조합법의 관련 규정은 아래와 같다.

[구 농지개량조합법]

제1조(목적) : 이 법은 농민의 자주적인 조직을 통하여 농업생산기반정비사업을 시행하고 농업생산기반시설을 유지·관리·이용함으로써 농업생산성의 향상과 농촌경제의 발전을 도모하는 한편, 농민의 경제적 자립과 이익의 증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

제24조(총회의 의결사항) : 다음 각호의 사항은 총회의 의결을 얻어야 한다.

5. 수지예산의 편성

8. 예산 외에 조합의 부담이 될 계약의 체결

제54조(예산) : ① 조합은 회계연도마다 사업계획과 수지예산을 작성하여 총회의 의결을 거쳐 당해 회계연도 개시 1월 전까지 농림부장관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이 승인권한은 구 농지개량조합법시행령 제30조 제1항 제10호에 따라 시·도지사에게 위임되어 있다). ② 조합이 제1항의 규정에 의한 사업계획과 수지예산을 변경하고자 할 때에도 총회의 의결을 거쳐 농림부장관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 다만, 대통령령이 정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위 권한 역시 시·도지사에게 위임되어 있다).

나. 보충협약 중 퇴직금규정의 효력여부

(1) 먼저 농지개량조합의 법적 성격에 관하여 보건대, 농지개량조합은 농지소유자의 조합가입이 강제되고(구 농지개량조합법 제9조 제1항, 제18조 제1항, 제3항), 조합원의 출자에 의하여 조합재산이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 국가 등이 설치한 농업생산기반시설을 그대로 인수하며(위 법 제16조), 조합의 합병·분할·해산은 법정 사유로 제한되어 있고(위 법 제61조 이하), 조합원은 그 자격을 상실하지 않는 한 조합에서 임의탈퇴할 수 없으며(위 법 제18조 제4항, 제5항, 제47조 제1항), 탈퇴되는 경우에도 조합에 대한 지분반환청구는 허용되지 않고, 해산한 조합의 잔여재산은 조합원들에게 분배되지 않고 농지개량조합자립육성금고에 납입토록 하여 여전히 공익적 목적에 사용되며(위 법 제70조 제5항), 조합원들에게 조합비를 부과·징수하여 경비에 충당하나 그 징수절차가 지방세체납처분의 예에 의하고 이용료의 성격을 띠고 있고(위 법 제43조, 제44조, 제46조, 제51조), 조합비로 모든 경비를 충당할 수 없을 때에는 그 부족한 금액을 국고에서 보조받으며(위 법 제 45조), 조합과 그 직원과의 관계는 공법상의 특별권력관계로서 징계처분을 받은 직원은 행정소송으로 이를 다투어야 하는 점 등을 비롯하여, 농지개량조합의 주요사업인 농업생산기반시설의 정비·유지·관리는 농업생산성의 향상 등 그 조합원들의 권익을 위한 것만이 아니고 수해의 방지 및 수자원의 적정한 관리 등 일반국민들에게도 그 영향을 직접 미치는 고도의 공익성을 띠고 있고 나아가 조합 재산의 운용과 조합의 사업 및 활동은 조합원들이 선출한 조합장과 조합원으로 구성된 총회의 의결 및 정관에 따라 자주적으로 수행되는 것이라고 하더라도 이는 어디까지나 조합 본연의 공적 책무인 목적을 위하여 필요한 범위 내에서만 수행될 수 있는 것이지 조합원들의 사익을 추구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는 점 등 농지개량조합의 존립목적, 조직과 재산의 형성 및 그 활동전반에 나타나는 매우 짙은 공적인 성격을 고려하면, 농지개량조합은 공익적 목적을 위하여 설립되어 활동하는 공법인이라 봄이 상당하다(헌법재판소 2000.11.30 선고 99헌마190 결정 참조).

(2) 위에서 본 농지개량조합이 국고보조를 받는 공법인인 점 등에 비추어 위 구 농지개량조합법 제24조, 제54조를 합목적적으로 보면, 위 조항들은 조합원들로 하여금 조합장의 권한 및 조합운영을 사전적으로 통제하게 하고, 농지개량조합의 방만한 운영으로 인해 재정수입적자가 누적되어 재정자립도가 떨어지고 국고보조금에 의한 충당이 늘어나는 것을 막기 위하여 국고보조금을 지원하는 국가가 사후적으로 조합장의 권한행사 및 조합의 운영을 통제하기 위하여 둔 것으로서 단순한 내부적 절차규정이 아니라 효력규정이라 할 것이며, 농림부장관(또는 예산승인권한을 위임받은 시·도지사)의 승인은 농지개량조합이 한 법률행위의 효력을 완성케 하는 보충적 행정행위6)라 할 것이므로 결국 농지개량조합의 법률행위 중 지출이 수반되는 행위는 조합 총회의 예산편성행위에다가 최종적으로 농림부장관(또는 예산승인권한을 위임받은 시·도지사)의 승인을 받아야 비로소 그 효력이 생긴다고 봄이 상당하다 할 것이다.

(3)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보충협약 중 퇴직금을 증액하는 부분에 관해 전북농지개량조합 총회의 의결을 거쳐 농림부장관 또는 시·도지사의 승인을 얻었다는 점에 대한 아무런 주장·입증이 없으므로, 이 사건 보충협약 중 위 부분이 유효할 것을 전제로 그에 따른 퇴직금 차액의 지급을 구하는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다 할 것이다.

4. 결 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할 것인 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들의 항소는 이유 없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송진현(재판장), 심갑보, 노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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