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법인 도안

판례

유효한 전보명령에도 불구하고 인사조치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

번호
2001누12439
일자
2002-10-01

유효한 전보명령에도 불구하고 인사조치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건강상의 이유를 내세워 한달 이상의 기간 동안 전보명령에 따른 업무를 수행하지 않은 참가인의 행위는 원고 법인의 직원으로서의 직무상 의무를 위반하거나 직무를 태만히 한 비위행위에 해당한다 할 것이고, 이는 사회통념상 원고 법인과 참가인 사이의 근로계약관계를 지속케 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정도의 비위행위라고 할 것이므로, 원고 법인이 참가인을 징계 해임한 조치에는 징계재량권을 남용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고, 따라서 위 해임처분은 정당하다 할 것이다.

[원고, 항소인] 학교법인 동아학숙 대표자 이사장 정○위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우방

담당변호사 유인의, 김성식, 엄재민, 이경아

[피고, 피항소인]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

소송수행자 이미경, 최정희

[피고보조참가인] 송○일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택균, 정재욱

[변론종결] 2002.4.26

[제1심 판결] 서울행정법원 2001.7.10 선고 200구34255 판결

1. 제1심 판결을‘취소’한다.

2. 중앙노동위원회가 2000.9.8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2000부해201호 부당해고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3. 제1심, 2심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하여 생긴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의 부담으로 하고, 그 나머지는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주문과 같다.

1. 재심판정의 경위

다음의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제1호증, 갑제2호증의 1, 2, 갑제27호증의 1, 2, 갑제30호증의 1, 2, 갑제33호증의 1 내지 3, 갑제34호증의 1, 2, 을제18호증, 을제19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고, 달리 반증이 없다.

가. 피고보조참가인(이하‘참가인’이라고만 한다)은 1994. 3.15 원고 법인이 경영하는 동아대학교의 총무과 소속 야간경비원으로 입사한 후 1999. 4.13부터 도서관의 수위직으로 근무하던 중 위 직무가 위탁관리로 전환됨에 따라 1999.7.1자로 사무처 관1과로 전보되어 미화업무에 종사할 것을 지시받았으나, 같은 달 1일부터 15일까지 사무실에 출근만 한 채 직무상 명령에 따른 미화업무를 수행하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로 원고 법인의 징계위원회에 회부되어 직무상 의무 위반 및 직무 태만 등의 사유로 같은 해 9.27자로 징계 해임되었다.

나. 참가인은 위 징계 해임이 부당해고라고 주장하여 부산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제기하였으나 부산지방노동위원회가 이를 기각하자, 중앙노동위원회에 2000부해201호로 재심을 신청하였고, 중앙노동위원회는 참가인의 비위행위에 비하여 징계양정이 지나치게 무거워 징계권이 남용되었다는 이유로 참가인에 대한 해고를 부당해고로 인정하는 내용의 재심판정(이하‘이 사건 재심판정’이라고 한다)을 하였다.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에 대한 판단

가. 원고의 주장

원고 법인은 대학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구조조정작업의 일환으로 도서관 수위직을 비롯한 경비업무를 용역업체에 위탁관리함에 따라 업무상 필요에 의하여 참가인을 미화업무로 배치전환하였고, 이러한 조치는 참가인이 원고 법인의 근로자로서 통상 감수하여야 할 범위 내에서 이루어졌으므로, 건강상의 이유를 내세워 전보명령에 불응하고 직무수행을 거부한 참가인을 해고한 것은 정당한 인사권의 행사에 해당한다 할 것이어서, 이를 징계재량권의 남용으로 본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나. 인정사실

다음의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제3호증의 1, 2, 갑제4호증, 갑제5호증의 1, 2, 갑제9호증의 1 내지 10, 갑제10호증, 갑제12호증의 1, 갑제13호증, 갑제14호증, 갑제15호증의 1 내지 4, 갑제16호증, 갑제17호증의 1, 2, 갑제18호증 내지 갑제21호증, 갑제22호증의 1, 2, 갑제23호증의 1, 2, 갑제24호증, 갑제25호증의 1, 2, 갑제37호증, 갑제39호증의 1, 2, 갑제44호증의 1, 2, 을제3호증의 2 내지 5, 을제4호증의 1 내지 5, 을제6호증의 1 내지 6, 을제10호증, 을제16호증, 을제17호증의 1 내지 6, 을제21호증의 1 내지 3, 을제36호증의 1 내지 7의 각 기재와 제1심 증인 손○웅, 염○환, 박○준, 당심 증인 손○웅, 박○환의 각 증언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고, 달리 반증이 없다.

(1) 참가인 국가유공자 상이 5등급(좌수지 기능장애 및 좌완관절 운동장애) 대상자로서 국가유공자예우및지원에관한법률 제31조의 규정에 따라 원고 법인의 우선채용대상자로 선정되어 1994.3.15 원고 법인이 운영하는 동아대학교에 총무과 소속 기능직 10등급인 야간경비원으로 채용되었다.

(2) 그 후 참가인이 1999.7.1자로 관리1과로 전보하기 이전까지 참가인이 근무한 부서 및 담당 보직은 다음과 같다.

(가) 1994.3.15~1996.9.30 : 총무과 소속 야간경비원으로 근무함.

(나) 1996.10.1~1997.5.31 : 야간경비업무가 외부의 용역업체에 위탁관리형태로 전환됨에 따라 사무처 관리2과로 전보되어 동아대학교 구내건물의 미화업무(청소작업)를 담당함{원고는 야간경비원을 주간 기능직 업무로 전환배치하기 위하여 노동조합 및 해당 직원들의 동의를 얻었는 바, 참가인도 1996.9.3 개인 소질에 적합하도록 전환 배치하는 데 동의한다는 내용의 동의서(갑제5호증의 1)를 원고에게 제출하였다}.

(다) 1997.6.1~1998.5.19 : 전임자의 정년퇴직으로 결원이 생기자 소속은 위 관리2과로 둔 채 동아대학교 후문의 수위직으로 담당 업무가 변경됨.

(라) 1998.5.20~1998.6.11 : 부산광역시의회 의원선거에 입후보하면서 낙선시 복직을 조건으로 일시 휴직함(위 후문 수위직에는 상이등급 6급인 류○옥이 배치됨).

(마) 1998.6.12~1999.4.12 : 위 선거에서 낙선한 후 사무처 관리1과 소속 주간 기능직으로 복직하여 미화업무를 담당함.

(바) 1999.4.13~1999.6.30 : 전임자의 정년퇴직으로 결원이 생긴 도서관 열람1과로 전보되어 수위업무를 담당함.

(3) 참가인은 위 도서관 열람1과에서 수위업무를 담당하던 중 수위직의 근무형태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하면서 토요일과 일요일의 휴일실시 보장 등을 요구하는‘근무개선 건의사항’을 작성하여 총장 등에게 발송하는 한편, 1999.6.24 부산지방노동청에 위 요구사항에 대한 진정을 한 사실이 있다.

(4) 한편 원고 법인은 1997.8월경 단순노무기능직의 자연감소로 인한 인력난 대처 및 수위업무의 효율성 제고를 위하여 수위업무에 대한 용역체제전환계획을 수립하였고, 이에 따라 1999.7.1부터 도서관의 수위업무를 용역업체인 소외 주식회사 원봉에게 위탁관리하기로 결정한 후(원래 용역체제전환계획에 의하면 1998.9.1부터 수위업무를 위탁관리하는 것으로 되어 있었는데, 그 시행일자가 1년 연기되었다가 다시 2개월 앞당겨져 1999.7.1부터 시행하게 되었다), 1999.7.1자로 수위직에 있던 참가인을 포함한 4인의 직원에 대한 전보발령을 하였는 바, 이에 따라 참가인은 상이등급 4급인 하○우와 함께 관리1과로 전보되어 미화업무를 담당하게 되었고, 소외 신○신(1998.3월경 위암수술을 받은 후 복직된 상태로 정년퇴직을 얼마 남겨두고 있지 않았음)과 상이등급 6등급인 류○옥은 관리2과로 전보되어 위 신○신은 후문 수위직을, 위 류○옥은 조경업무를 각 담당하게 되었다.

(5) 그런데 참가인은 위 전보발령에 따라 1999. 7.1 관리1과 사무실에 출근하여 과장에게, 자신이 신체 장애로 왼손의 사용이 불편하고 원고 법인에 입사하기 전 동서공과대학교에 근무할 당시 요추부에 입었던 상해로 허리통증을 앓고 있어 종전부터 청소작업에 어려움을 겪어 사무처장과의 면담을 통하여 2차례나 결원이 생긴 수위직으로 담당 업무가 변경되었음에도 다시 미화업무에 종사하도록 전보발령을 한 것은 수위직 근무형태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하고 이를 부산지방노동청에 진정한 것에 대한 보복성 인사라고 주장하면서 위 전보조치의 철회를 요구하는 등 위 전보발령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하는 한편, 위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에는 담당 미화업무를 수행할 의사가 없음을 밝히고, 미화반장인 손○웅의 작업 지시를 거부한 채 관리1과 주임 박○환에게 여름휴가를 신청하였으나(당시 관리 1과는 소속 직원을 3개조로 나누어 1999.7.1부터 1개조씩 여름휴가를 가도록 하였는데, 참가인은 1조에 편성되어 있어 7.1부터 시작되는 1차 여름휴가대상자로 되어 있었다), 위 박○환이 이미 1조가 여름휴가를 시작한 상태이므로 2조나 3조의 여름휴가시 휴가를 갈 것을 요구하며 참가인의 휴가신청을 받아들이지 아니하자, 같은 날부터 같은 달 14일까지 근무일 09:00경 관리1과 사무실에 출근하였다가 청소작업은 전혀 수행하지 아니한 채 13:00경 퇴근하는 행위를 반복하였으며(동아대학교에서는 매년 학생들의 여름방학기간 중인 6.18경부터 8.15경까지 근무시간을 13:00까지로 하는 단축근무를 실시하고 있다), 같은 달 5일에는 앞서 제기한 수위직 근무개선요구사항에 대하여 근로기준법위반으로 동아대학교 총장을 형사고소하기도 하였다.

(6) 위 박○환은 참가인에게 여러번 근무지시를 하였으나 불응하자 같은 해 7.12 근무지시불이행에 따른 사유서를 제출하도록 하였고, 이에 참가인은 같은 달 13일 위 전보조치의 철회와 신체장애인에게 노무부서의 근무를 강요하여 허리질환이 악화되었다는 이유로 공상처리를 요구하는 사유서를 제출하였다(참가인은 1999.7.5부터 같은 해 9.6까지 부산보훈병원에서 신경외과적 치료를 받은 사실이 있다).

(7) 또한 참가인은 같은 달 15일 출근하여 같은 달 16일부터 29일까지 휴가를 신청하였으나, 위 손○웅으로부터 관리1과로 전보된 후 근무한 사실이 없으므로 휴가를 갈 수 없다는 이유로 거부당하자 그 부당성 및 휴가실시 후 출근하겠다는 내용이 기재된 이의제기서를 제출하고 위 휴가신청기간 동안 출근하지 않는 한편, 같은 달 22일부터 같은 달 26일까지 원고 법인에게 부산보훈병원으로부터 발급받은‘요추부 제4~5번 수핵탈출증으로 인하여 4주간의 가료 후 재판정을 요한다’는 내용의 진단서를 첨부하여 수차례 직무상 요양승인신청서를 제출하였으나, 원고 법인으로부터 소정의 서식 미사용, 기재 미비, 직무상 상병 관련 여부 불명 등의 이유로 계속 반려당하자 같은 달 27일 교육부장관에게 원고 법인의 위 조치에 대한 시정을 요구하는 내용의 진정서를 제출하기도 하였다.

(8) 원고 법인은 같은 달 30일 출근한 참가인에게 같은 달 13일자로 제출한 사유서는 정당한 사유서가 될 수 없다고 하면서 상사의 직무상 명령 불복종에 따른 복무질서 문란을 이유로 동아대학교 총장 명의의 경고처분을 하는 한편, 인사평정점수 1점을 감점하고 청소업무의 수행을 지시하였으나, 참가인이 계속 불응하자 같은 해 8.2부터 같은 달 5일까지 경고장을 발부하였다.

(9) 참가인은 같은 해 8.3 관리1과장에게 제4-5요추간 추간판탈출증을 이유로 치료를 요한다는 부산보훈병원 발행의 진단서를 첨부하여 병가를 신청하였으나, 원고 법인은 위 진단서로는 병가처리가 불가능하므로 원고 법인이 경영하는 동아의료원의 진단서를 제출하라고 지시하였다가 참가인이 이에 불응하자 같은 달 27일 참가인에게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징계위원회에 회부되어 있다는 이유로 위 병가신청서를 반려하였다.

(10) 동아대학교 총장은 같은 해 8.17 원고 법인에 대하여 참가인을 위계질서 무시, 대학명예 실추, 직무명령 불복 등을 사유로 한 징계요청을 하였고, 원고 법인은 같은 해 9.21 징계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참가인이 1999.7.1부터 같은 달 15까지 직무상 명령에 따라 수행하여야 할 직무를 수행하지 않음으로써 직무상의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원고 법인의 정관 제70조, 제73조, 사립학교법 제61조에 따라 같은 달 27일자로 참가인을 해임하였다.

(11) 참가인은 위 1999.7.1자 전보발령 당시 관리1과의 미화업무 대신에 학군단 무기고, 체육관 기구대여실 또는 구내 콘서트홀인 석당홀 근무를 희망하였으나, 학군단 무기고의 경우 1994년경부터 소외 이○우가 학군단이 보유ㆍ사용하는 목총의 소제ㆍ관리 등의 업무를 담당하고 있어 결원이 없었고, 체육관의 기구대여실 역시 1993.9.1부터 소외 정○룡이 근무하고 있었으며, 석당홀에는 1996.10.1부터 지체등급 5급(의족을 착용한 하지장애자)인 정○영이 근무하고 있었기 때문에 참가인이 원하는 곳에서 근무를 할 수 있는 형편이 아니었다.

(12) 한편 위 동아대학교 관리1과의 미화업무의 내용은 토요일, 일요일 및 기타 휴무일을 제외한 매일 07:30부터 17:00까지 근무하면서 오전, 오후 1회씩 담당구역의 재떨이를 비우고 휴지 등 쓰레기를 치우며 화장실 청소를 하는 것으로서 힘든 노동으로 보기는 어려워(책걸상을 나르거나 무거운 짐을 옮기는 작업은 관리1과의 행정지원반에서 맡아 하고 있다), 참가인 이외에 상이3급 장애자인 김○섭과 지체5급 장애자인 정○영도 별 어려움 없이 위 관리1과에서 미화업무에 종사하고 있는데, 참가인은 1999.7.1부터 위 해임의결일인 같은 해 9.21까지 자신이 맡은 미화업무를 전혀 수행하지 아니하여 그 업무를 다른 직원들이 나누어 처리하였다(참가인의 위 기간동안의 무단결근일수는 21일임).

(13) 원고 법인의 정관 및 사무직원 복무규정

(가) 정관

① 복무(제70조) : 일반 직원의 복무에 대하여는 사립학교 교원에게 적용하는 규정을 준용한다.

② 징계(제73조) : 일반 직원의 징계는 사립학교 교원에게 적용하는 규정을 준용하되, 일반직원징계위원회는 법인이 따로 두어야 한다.

(나) 사립학교법 중 징계의 사유 및 종류에 관한 부분(제61조)

① 사립학교 교원이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하는 때에는 당해 교원의 임면권자는 징계의결의 요구를 하고, 징계의결 결과에 따라 징계처분을 하여야 한다.

2호 : 직무상의 의무에 위반하거나 직무를 태만히 한 때

(다) 사무직원 복무규정 중 병가에 관한 부분(제18조)

① 다음 각호의 1에 해당될 때에는 연 2월의 범위 내에서 병가를 허락할 수 있다.

1호 : 질병 또는 부상으로 인하여 직무를 수행할 수 없을 때

③ 병가일이 7일 이상인 때에는 의사의 진단서를 첨부하여야 한다.

다. 판 단

(1) 전보발령의 정당성 여부에 대한 판단

먼저 원고 법인이 참가인에 대하여 한 1999. 7.1자 전보발령의 유효 여부에 대하여 살피건대, 기업이 그 활동을 계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하여는 노동력을 재배치하거나 그 수급을 조절하는 것이 필요 불가결하므로 근로자에 대한 전보나 전직 등 배치전환은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권한으로서 업무상 필요한 범위 내에서는 사용자에게 상당한 재량이 인정된다 할 것인데, 원고 법인이 경영상의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하여 경비, 수위 업무 등을 순차적으로 외부의 용역업체에 관리위탁함에 따라 참가인이 종사하던 업무가 폐지되어 참가인을 다른 보직으로 전보시킬 업무상의 필요성이 발생하였으며, 참가인이 근무를 희망한 보직은 이미 선임자들이 오래 전부터 근무를 하고 있었던 데다가 결원 등으로 인한 추가인력소요가 없어 기존의 근무자들을 다른 곳으로 전보하지 않는 한 참가인을 희망 부서에 배치할 수 없었던 점, 반면 참가인이 종전에 미화업무를 담당한 경험이 있고, 미화업무 자체의 일반적인 노동강도가 그다지 높지 않은 데다가 부서 내에서 미화업무자들 사이의 청소구역 할당에 따라 업무량이나 업무강도를 조정할 수 있으며, 종전 근무지에서 당한 업무상 재해로 허리질환을 앓았다고는 하지만 제4-5요추간 추간판탈출증은 위 전보발령 이후에 비로소 진단을 받은 것으로 보일 뿐 아니라 전보발령된 다른 근로자들인 신○신, 류○옥의 경우에는 정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점 등이 감안되어 미화업무 이외의 다른 보직을 담당하도록 한 원고 법인의 조치에 어느 정도 수긍되는 면이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위 전보발령이 근로자에 대하여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 정직, 감봉 기타 징벌을 하지 못하는 것으로 규정한 근로기준법 제30조 제1항에 위반하거나 그로 인하여 참가인이 입게 되는 생활상의 불이익이 원고 법인의 근로자로서 통상 감수하여야 할 정도를 벗어나 권리남용에 해당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위 전보발령은 유효하다 할 것이어서 참가인으로서는 위 전보발령에 따라야 할 직무상 의무가 있다 할 것이다.

(2) 징계수단으로서의 해임처분의 적법 여부에 대한 판단

징계의결에서는 1999.7.1부터 같은 달 15일까지의 직무명령 불복만을 징계사유로 삼았으나, 징계의결일까지의 참가인의 행위도 그 양정에 참작될 수 있다 할 것이므로, 1999.7.1부터 징계의결일인 같은 해 9.21까지의 사정을 종합하여 위 해임처분의 적법여부에 대하여 살펴보기로 한다.

일반적으로 전보명령이 유효하다면 근로자는 이에 따라야 할 의무가 있으므로, 전보명령이 유효함에도 불구하고 근로자가 이에 불응하여 부임을 거부하거나 그 업무수행을 거부하는 것은 근로계약에 따른 근로자의 본질적이고 기본적인 의무인 근로제공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것으로서 일반적으로 해고사유가 된다 할 것이고, 다만 그와 같은 징계사유가 존재하는 경우에도 당해 사용자의 사업의 목적과 성격, 사업장의 여건, 당해 근로자의 지위 및 담당직무의 내용, 비위행위의 동기와 경위, 이로 인하여 기업의 위계질서가 문란하게 될 위험성 등 기업질서에 미칠 영향, 과거의 근무태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때 징계사유와 징계해고처분 사이에 사회통념상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균형이 존재하지 아니할 경우에는 그 해고처분은 징계권의 남용으로서 무효라 할 것이다.

그런데 이 사건에 있어서 참가인이 왼손의 사용에 장애가 있는 상이등급 5급 장애자로서 여기에 종전의 근무지에서 입은 허리부분의 상해로 인한 요추부 질환이 더하여져 원고 법인에 채용된 이후 업무수행에 지장을 받아왔다고 보이는 점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이 위 전보발령에 따라서 미화업무를 수행할 경우에는 신체적인 무리가 뒤따라 건강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음을 배제할 수 없기는 하나, 한편 참가인은 원고 법인에 취업한 이후 18개월 정도 미화업무를 수행한 경력이 있는데, 그 기간동안 종전의 질환인 요추부 질환이 악화되었다거나 병원에서 계속 치료를 받았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는 점, 위 미화업무는 단순한 교대 청소작업에 불과하여 다른 육체노동에 비하여 노동강도가 결코 중하다고 볼 수 없어 참가인이 미화작업 수행으로 인하여 건강이 악화될 가능성은 그다지 높지 않다고 보이는 점, 참가인이 자신의 건강상태를 동료들이나 상급자들에게 이해시킬 경우에는 참가인의 건강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업무분담을 조정할 여지가 있다고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 전보발령 당시 참가인은 새로 맡은 미화업무를 수행할 수 없을 정도의 건강 상태에 있었다고는 보기 어렵다 할 것이고, 오히려 위 전보발령 조치를 보복성 인사라고 주장하고 그 철회를 요구하면서 처음부터 새로운 업무를 수행할 의사가 없음을 밝혔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건강상의 문제를 핑계삼아 위 인사조치에 반발한 것에 불과하다고 볼 여지도 있다 할 것이다[한편 원고 법인이 참가인의 여름휴가신청을 불허한 것은 참가인이 근로제공의 의무는 이행하지 않은 채 이익함을 취하려는 태도에 자극받았기 때문으로 그 정상에 참작할 사정이 있다 할 것이고(더구나 참가인은 자신이 원하는 기간 동안 여름휴가를 다녀왔고, 원고 법인은 그 기간을 결근으로 처리하지 않았으므로 사후적으로 참가인의 휴가신청을 추인하였다고 볼 여지도 있다), 참가인의 직무상 요양신청이나 병가신청을 반려한 것은 참가인의 질환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지 않고, 직무를 수행할 수 없을 정도에 이르지 않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서 그 판단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여지므로, 원고의 위와 같은 조치가 부당하다거나 참가인의 업무수행 거부를 정당화할 수 있는 사유에 해당한다고는 볼 수 없다].

따라서 유효한 전보명령에도 불구하고 인사조치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건강상의 이유를 내세워 한달 이상의 기간 동안 전보명령에 따른 업무를 수행하지 않은 참가인의 행위는 원고 법인의 직원으로서의 직무상 의무를 위반하거나 직무를 태만히 한 비위행위에 해당한다 할 것이고, 이는 사회통념상 원고 법인과 참가인 사이의 근로계약관계를 지속케 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정도의 비위행위라고 할 것이므로, 원고 법인이 참가인을 징계 해임한 조치에는 징계재량권을 남용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고, 따라서 위 해임처분은 정당하다 할 것이다.

3. 결 론

그렇다면 원고 법인의 참가인에 대한 위 징계해임처분이 징계재량권을 남용한 부당해고로서 무효라고 본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므로 그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할 것인 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 하여 부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 판결을 취소하고, 이 사건 재심판정을 취소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홍훈(재판장), 김용상, 한주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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