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법인 도안

판례

인력감축시 무보직으로 전보발령하고 1년 후 직무수행능력이 ...

번호
2001누15551
일자
2003-06-05

[원고, 항소인] 김○도

[피고, 피항소인] 국가정보원장

[제1심판결] 서울행정법원 2001.9.20 선고, 99구29691 판결

[변론종결] 2002.10.1

1. 제1심 판결을 ‘취소’한다. 피고가 1999.3.31 원고에 대하여 한 직권면직 처분을 취소한다.

2. 소송총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주문기재와 같다.

1. 국가정보원의 인력감축과 원고에 대한 직권면직처분

가. 1998.2.25 국가정보원장으로 취임한 이○찬은 외환위기 극복을 위한 구조조정에 정부부문도 적극 참여하여야 한다는 국민여론에 부응하여 직제개편의 형식으로 인력을 감축하기로 하고, 같은 해 4.13 4급 이상의 간부들 522명, 원고를 포함한 5, 6급 직원 61명을 총무국으로 전보발령하여 무보직으로 근무하게 하면서 약 1년간에 걸쳐 명예퇴직이나 조기퇴직의 방법으로 자진사직을 유도하였다.

나. 원고는 1974.9월 국가정보원의 전신인 중앙정보부 직원에 임용되어 정보사무관으로 근무하여 오다가 위 감축인원에 포함되어 1998.4.13 총무관리국으로 전보된 후 약 1년 정도 보직을 부여받지 못한 상태로 근무하여 왔는데, 1999.3.31 ‘직무수행능력이 현저하게 부족하거나 근무태도가 극히 불량하여 직원으로 부적합하다고 인정될 때’에는 징계위원회의 동의를 얻어 직권면직할 수 있다는 국가정보원직원법(이하 ‘법’이라고만 한다) 제21조 제1항 제2호, 제2항에 의하여 직권면직되었다.

다. 원고에게 적용된 직권면직 사유는 다음과 같다.

-직권면직 사유-

가) 원고는 1991.3월~1994.12월간 직속 상관이 업무지시를 하면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무조건 반대함은 물론 사소한 일로 동 상관에게 수시 욕설을 하는 등 지휘권 문란행위를 하였을 뿐 아니라 업무에는 무관심한 채 신문구독과 낮잠으로 소일하고 낮잠을 자면서도 코를 심하게 곯아 직원들의 업무에 지장을 초래하는 등 근무태도가 불량하여 어느 누구도 같이 근무하길 기피

나) 1994.12월~1995.10월간에도 당시 직속상관이 원고의 무사안일한 태도를 지적하자 “○○놈아 네가 상관이냐”고 욕하며 대항하는 등 지휘권 문란행위를 자행하여 보직 변경

다) 1996.3월 보직변경 후에도 동료 여직원과 사소한 업무처리 문제로 싸워 지탄의 대상이 되는 등 보직되는 곳마다 직원들과 충돌, 대다수 직원들이 같이 근무하기를 기피하므로 당시 과장이 과 업무추진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원고를 타 부서로 전출시키려 했으나 원고를 받겠다는 부서가 전무하여 무산된 바 있으며

라) 1996.12월 상기와 같은 지휘권 문란행위 및 근무태도 불량으로 타부서로 문책성 강제 전보되었고 이후에도 근무태도가 계속 불량하여 4급 직위에 보직시키지 않는 등 발전가능성이 없어 1998.4월 개혁인사시 총무국 근무조치되는 등 평소 직무수행능력이 현저히 부족하고 근무태도가 극히 불량하여 직원으로서 부적합하다는 것임.

[이상 증거 : 갑1-1~4, 을1, 을2-1~3, 을4-1, 2, 을5-1~3, 을6 내지 8의 각 기재, 원심증인 박○○, 박△△, 정○○의 각 일부증언, 변론의 전취지]

2. 관련 법령

국가정보원직원법

제19조(의사에 반한 신분조치) 직원은 형의 선고ㆍ징계처분 또는 법률이 정하는 사유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그 의사에 반하여 휴직ㆍ강임 또는 면직되지 아니한다.

제21조(직권면직) ① 직원이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할 때에는 임명권자는 직권에 의하여 면직시킬 수 있다.

1. 신체ㆍ정신상의 이상으로 직무를 감당하지 못할 만한 지장이 있을 때

2. 직무수행능력이 현저하게 부족하거나 근무태도가 극히 불량하여 직원으로 부적합하다고 인정될 때

3. 직제 또는 정원의 개폐나 예산의 감소 등에 의하여 폐직 또는 과원이 될 때

4. 휴직기간의 만료 또는 휴직사유가 소멸된 후에도 정당한 이유없이 직무에 복귀하지 아니하거나 직무를 감당할 수 없을 때

② 제1항 제2호의 규정에 의하여 직원을 면직시킬 때에는 징계위원회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제3항 내지 제6항 생략)

제24조(징계사유) 직원이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하는 때에는 징계의결을 거쳐 징계처분을 할 수 있다.

1. 이 법 및 국가공무원법과 이 법 및 국가공무원법에 의한 명령에 위반한 때

2. 직무상의 의무에 위반하거나 직무를 태만한 때

3. 직무의 내외를 불문하고 직원으로서의 품위나 위신을 손상하는 행위를 한 때

3. 처분의 적법 여부

가. 국가정보원직원법 제21조 제1항 제2호의 해석

국가정보원은 국가안전보장에 관련되는 정보ㆍ보안 및 범죄수사에 관한 사무를 담당하기 위하여 대통령 직속하에 설치된 국가기관으로서(정부조직법 제16조), 대통령령의 지시ㆍ감독을 받아 국외정보 및 국내보안정보(대공ㆍ대정부전복ㆍ방첩ㆍ대테러 및 국제범죄조직)의 수집ㆍ작성 및 배포, 국가기밀에 속하는 문서ㆍ자재ㆍ시설 및 지역에 대한 보안업무, 형법 중 내란, 외환의 죄, 군형법 중 반란의 죄, 군사기밀보호법, 국가보안법에 규정된 죄에 대한 수사업무 등을 담당하고 있는 바(국가정보원법 제2조, 제3조 제1항), 법은 국가정보원 직원이 담당하는 위와 같은 직무의 중요성과 신분 및 근무조건의 특수성에 비추어 직원의 자격, 임용, 교육훈련, 복무, 보수 등에 관하여 국가공무원법에 대한 특례를 규율하고 있다(법 제1조).

직권면직에 관한 법 제21조 제1항 제2호도 이러한 특례의 하나로서, 국가공무원법 제73조의 2 제1항 제2호, 제3항, 제4항, 제70조 제1항 제5호는 ‘직무수행능력이 부족하거나 근무성적이 극히 불량한’ 공무원에 대하여 직위해제와 함께 3월 이내의 기간 동안 대기를 명하고 그에 대하여 능력회복이나 근무성적의 향상을 위한 교육훈련 또는 특별한 연구과제의 부여 등 필요한 조치를 한 다음, 위 기간 중에 능력 또는 근무성적의 향상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인정된 때에 비로소 직권면직의 조치에 나아갈 수 있도록 한 반면, 법 제21조 제1항 제2호는 ‘직무수행능력이 현저하게 부족하거나 근무태도가 극히 불량하여 직원으로 부적합하다고 인정되는’ 국가정보원 직원에 대하여는 바로 직권면직이 가능하다고 규정하고 있는 바, 이는 국가정보원 직원이 국가안전보장에 직결되는 중요한 직무를 담당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여 업무수행에 필요한 능력이 부족하거나 근무태도가 불량한 직원에 대하여는 즉시 국가정보원 직원으로서의 신분을 박탈함으로써 국가정보원 직원을 정예화하여 정보수집 및 처리능력을 강화하는 한편 정보의 유출과 같은 보안위해 요인의 발생을 최소화하고, 아울러 직원들의 자질과 근무태도의 저하를 미연에 방지하여 그 직무수행의 질을 높은 수준에서 유지하여 국가정보원의 설립목적을 확고히 달성하고자 하는 데 그 취지가 있다 할 것이다.

그런데, 법 제21조 제1항 제2호는 직권면직의 절차적 요건은 국가공무원법에 비하여 완화하면서도 그 대상자는 직무수행능력이 ‘현저하게’ 부족하거나 근무태도가 ‘극히’ 불량한 직원으로 제한하고 있는 바, 이는 국가정보원 직원에게 고도의 직무수행능력과 직무성실성을 요구하는 한편, 국가정보원 직원도 직업공무원이므로 그 신분을 보장받아야 한다는 원칙을 분명히 하고, 이러한 신분보장을 통하여 국가정보원이 정보기관으로서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유지한 채 그 본연의 업무를 지속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하고자 하는 데 그 취지가 있다 할 것이다.

따라서, 법 제21조 제1항 제2호를 해석함에 있어서는 국가정보원 직원에게 요구되는 높은 수준의 직무수행능력, 성실한 근무태도와 함께 국가정보원 직원에 대한 신분보장의 취지 또한 고려하여야 할 것인데, 이에 비추어 보면 법 제21조 제1항 제2호에서 말하는 ‘직무수행능력이 현저하게 부족하거나 근무태도가 극히 불량하여 직원으로 부적합하다고 인정되는’경우라 함은 단순히 직무수행성과가 다른 직원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낮다거나 근무태도에 불성실한 점이 있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나아가 능력부족의 정도가 매우 예외적이어서 국가정보원 직원으로서 직무를 감당할 수 없다거나 근무불성실의 정도가 심하여 국가정보원의 설립목적에 지장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나. 이 사건 직권면직의 적법여부에 대한 판단

이 사건 직권면직의 근거자료가 된 원고에 대한 국가정보원 감찰기록 등(을11, 을14, 을15)에 의하면, ① 원고는 1991.3월 심리정보실 방어과로 보직 변경된 이후에 지방신문 보도자료인 북한관련 안보ㆍ통일자료를 주당 2건 정도 작성하여 지부에 지원하는 정도의 단순 업무만을 담당하면서 상사의 업무지시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태도로 일관하여 상관인 소속 계장과 언쟁을 하거나 “○○놈아 네가 뭔데 상관이냐”는 등의 욕설을 하는 등 지휘권을 문란하게 하여, 감찰 담당자로부터 ‘직무태만 및 무례한 행동으로 직원간 마찰지속과 업무능력 부족으로 간부간에 동인을 순화시키거나 승진시키려는 의지는 전무하고 부서 내 방출대상으로 지목될 정도의 근무분위기 저해직원’으로 평가되어 있고(1996.9월), ② 1997.1월 근무태도 불량자, 근무평정 불량자를 대상으로 한 순환교류 시행계획에 포함되어 해외전략실로 전보된 이후에도 ‘시간 때우기식의 열의 없는 근무자세와 본인이 하여야 할 기본 업무조차 하지 않는 등 무사안일하게 생활’, ‘주변 동료직원들에 대한 반항적 성향을 수시로 표출하고 직원과도 화합할 줄 모르는 이기적 처신으로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으며 소속처에 대한 애착도 거의 없는 편임’이라고 평가되어 있다(1997.7월).

그러나, 위와 같은 감찰기록 등은 국가정보원 내부에서 일방적으로 작성된 첩보보고서로서 보고자의 주관적 의견이 개입될 여지가 있는 데다가 그 내용 또한 구체적이지 못하고 다분히 추상적으로 기재되어 있어서 이를 구체화하고 뒷받침할 수 있는 원고의 경위서, 진술서 또는 제3자의 진술서 등 증빙을 요한다고 할 것인데, 달리 이를 보충할 만한 아무런 증빙이 없고, 또 원고의 인사기록(을8, 을17)에 의하면, 예방접종지연의 명령지시위반과 지각을 이유로 경고를 받은 내용까지 기재되어 있는 바, 위 감찰기록 등에 기재되어 있는 원고의 명령불복종과 직무태만은 그 자체로서 독립하여 법 제24조 제1호, 제2호의 각 징계사유에 해당되는 것으로 위 인사기록에 기재되어 있는 사유보다 월등하게 중한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보여짐에도 이에 대하여는 원고의 인사기록(을8, 을17)상 아무런 징계를 받은 흔적이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그 내용의 객관성을 담보할 수가 없으므로, 위 감찰기록 등과 이를 기초로 작성하였다고 보여지는 감찰실장의 확인서(을9), 원심증인 박○○의 일부증언만으로는 위 감찰기록 등에 나타난 원고에 대한 직권면직사유를 그대로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다.

또, 가사 위 감찰기록 등에 나타난 원고에 대한 직권면직사유를 그대로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막연히 추상적으로 소속 상관의 업무지시에 반발하고 때로는 욕설을 하는 등 지휘권 문란행위를 자행하여 기피인물이 되어 왔으며, 업무수행실적도 저조한 수준에 머물러 왔다는 사유 정도만으로는, 앞서 본 법 제21조 제1항 제2호의 취지에 비추어 볼 때, 원고를 직권면직에 의하여 국가정보원 직원의 신분을 박탈할 수 있을 만큼 원고의 직무수행 능력이나 근무태도가 ‘현저하게’부족하거나 ‘지극히’불량한 정도에 이르렀다고 볼 수도 없다.

4.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나머지 주장에 관하여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피고의 원고에 대한 이 사건 직권면직 처분은 그 요건을 갖추지 못하여 위법하다 할 것이므로 이를 취소할 것인 바, 이 사건 직권면직 처분을 취소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창구(재판장), 김정학, 이선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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