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법인 도안

판례

인원감축에 대해 노조와만 협의를 거치고, 비노조원 대표자와...

번호
2001다15729
일자
2002-12-23

피고은행이 비노동조합원들의 대표자와 별도의 협의를 하지 않고 원고들을 해고하였다고 하더라도 원고들에 대한 해고는 노동조합원들을 다수 포함한 2,600여명의 직원을 감축하는 과정에서 행하여진 것으로서 노동조합과 협의를 거쳤다고 한 다음, 나머지 정리해고의 유효요건을 모두 충족시키고 있으므로 피고은행이 비노동조합원들만의 대표자와 따로 협의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는 원고들에 대한 이 사건 정리해고를 무효라고 할 수는 없다고 판단한 후, 사실관계가 이와 같다면 피고은행이 원고들을 정리해고하기 위하여 한 이 사건 해고처분은 정리해고의 요건을 구비하여 상당성을 지닌 것이라고 보아 위 처분이 정당하다고 판단하였다. 원심의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하고 정리해고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원고, 상고인] 이○호 외 5

원고들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명인

담당변호사 윤종현, 한택근, 김석연, 김도형, 강기탁, 표재진

[피고, 피상고인] 주식회사 H은행 대표이사 김○림, 지배인 김○일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임수, 최정수, 김원정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들의 부담으로 한다.

상고이유를 본다.

1. 기업이 경영상의 필요에 의하여 근로자를 해고하는 이른바 고용조정에 의한 해고가 정당하다고 하려면, 그것이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에 의한 것인지 여부, 사용자가 해고 회피를 위하여 상당한 노력을 하였는지 여부, 합리적이고 공정한 기준에 의하여 해고대상자를 선정하였는지 여부, 그 밖에 노동조합이나 근로자측과 성실한 협의를 거쳤는지 여부 등 여러 사정을 전체적,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그 해고가 객관적 합리성과 사회적 상당성을 지닌 것으로 인정될 수 있어야 하고, 여기서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라 함은 반드시 기업의 도산을 회피하기 위한 경우에 한정되지 아니하고, 장래에 올 수도 있는 위기에 미리 대처하기 위하여 인원삭감이 객관적으로 보아 합리성이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도 포함되는 것으로 보아야 하고, 사용자가 정리해고를 실시하기 전에 다하여야 할 해고회피노력의 방법과 정도는 당해 사용자의 경영위기의 정도, 정리해고를 실시하여야 하는 경영상의 이유, 사업의 내용과 규모, 직급별 인원상황 등에 따라 판단되는 것이며, 합리적이고 공정한 해고의 기준은 당해 사용자가 직면한 경영위기의 강도와 정리해고를 실시하여야 하는 경영상의 이유, 정리해고를 실시한 사업 부문의 내용과 근로자의 구성, 정리해고 실시 당시의 사회ㆍ경제상황 등에 따라 판단되어야 하는 것이고, 정리해고가 실시되는 사업장에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 사용자가 그 노동조합과의 협의 외에 정리해고의 대상인 일정 급수 이상 직원들만의 대표를 새로이 선출케 하여 그 대표와 별도로 협의를 하지 않았다고 하여 그 정리해고를 협의절차의 흠결로 무효라 할 수는 없고, 한편 위 각 요건의 구체적 내용은 확정적ㆍ고정적인 것이 아니라 구체적 사건에서 다른 요건의 충족 정도와 관련하여 유동적으로 정해지는 것이므로 구체적 사건에서 경영상 이유에 의한 당해 해고가 위 각 요건을 모두 갖추어 정당한지 여부는 위 각 요건을 구성하는 개별사정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1997.9.5 선고 96누8031 판결, 1999.5.11 선고 99두1809 판결, 2002.7.9 선고 2001다29452 판결 등 참조).

2.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채용증거들에 의하여 이 사건 해고처분의 경위에 관하여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위 법리와 같은 전제에서 첫째로,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성에 관하여 판시 사실에 비추어 보면 피고은행으로서는 IMF 등으로 인하여 경영사정이 악화되고, 금융감독위원회로부터 조건부승인은행으로 판명되어 그 조건의 이행을 위한 인원감축은 시급히 취하여야 할 필수적인 조치이고, 잉여 직원을 해고하여 인건비 부담을 축소한 것은 그 자체가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에 의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한편,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인정되기 위해서는 대규모의 해고를 하지 않으면 기업이 도산하거나 적어도 기업재정상 심히 곤란한 지경에 이르러야 하는데, 피고은행의 경우 원고들에 대한 해고 당시 경영사정이 호전되어 그 필요성이 없었다는 취지의 원고들의 주장에 대하여, 거시증거에 의하여 1998년 말부터 피고은행의 경영사정이 호전되었으나 경영정상화 목표에는 크게 미달하는 등 경영사정이 획기적으로 호전되지 않아 1999년도 결산 결과 총 6,575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는 등 경영위기가 계속되었던 점, 금융감독위원회는 피고은행의 1998년도 경영정상화계획을 점검하고, 1999.2.8 피고은행에 대하여 미이행부분에 대한 경영정상화계획 수정계획서의 제출을 요구하였고, 이에 따라 피고은행은 1999.2.22 지배구조 개편, 자본금 확충, 3급갑 이상의 책임자를 중심으로 한 103명의 추가 인원감축, 국내외 점포 49개 폐쇄 등의 수정계획서를 제출할 수밖에 없었던 점, 피고은행의 자본확충 노력에도 불구하고 피고은행의 1999.3월경 BIS비율은 6.25%으로 악화되었다가 1999.4월경 자본확충으로 인하여 1999.6월경 10.96%를 달성하였으나, 이 또한 다른 시중은행들에 비하여 현격히 낮았던 점 등을 인정하고, 그 인정 사실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 주장 사실만으로는 해고의 필요성을 부인할 수 없고, 오히려 계속되는 금융시장의 불안 및 금융권의 구조조정에 대비하기 위한 인원감축의 필요성은 계속되고 있었다고 판단하고,

둘째로, 해고회피를 위한 노력에 관하여 피고은행이 경영사정의 악화와 금융감독위원회의 경영정상화계획의 이행을 조건으로 한 승인판정을 받은 상황에서 퇴출을 면하기 위하여 그 계획의 이행 외에 다른 효과적 대처 방법을 찾기는 어려운 일이라 할 것이고, 또한 이에 따른 지점 등의 통폐합 등의 구조조정으로 인한 1, 2급 책임자급의 잉여인력에 대한 감축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점에서 원고들에 대한 해고 외에 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을 잘못된 것이라고 비난할 수는 없고, 나아가 거시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피고은행이 해고방지를 위하여 신규채용을 중단하는 한편, 1998.5.30 노동조합과 합의하여 1998년에 한하여 상여금 100%, 각종 수당 및 지원성 경비의 지급을 중단하고, 해고방지를 위하여 퇴직금 외에 별도의 가산금을 지급하는 희망퇴직제도를 몇차례 실시하여 근로자의 자발적인 퇴직을 유도하였으며, 또한 희망퇴직자 중 원하는 직원에게는 계약직으로 다시 재고용하기도 하였으나, 원고들이 끝내 희망퇴직을 거부하여 해고에 이르게 된 사실에 비추어 보면 피고은행으로서는 가능한 범위 안에서 해고를 회피하기 위하여 상당한 노력을 하였다고 할 것이고, 한편 원고들의 다음과 같은 주장, 즉 피고은행이 원고들을 해고한 다음 직원을 신규 채용하였고, 1999년경에는 대규모 승진인사를 하였으며, 1999.3월부터 상여금 등을 대폭 인상하는 등 해고를 회피하기 위한 노력을 다하지 않았다는 주장에 대하여, 피고은행은 1999년경 전년도에 중단되었던 상여금, 각종 수당 등을 지급하였고, 원고들을 해고한 후 11명의 신규 직원을 채용하였으며, 1999.6.1 직급을 조정한 사실이 있으나, 피고은행이 신규채용한 11명은 모두 경영정상화계획상의 외국인 전문가 영입을 통한 선진금융기법의 도입 및 경영투명성 제고를 위해 전산전문가, 펀드매니저 등 전문가를 영입한 것이고, 자회사인 환은경제연구소를 흡수하여 피고은행의 경제연구소로 재조직하면서 종래 17명의 연구원 중 10명을 의원면직시키고, 나머지 인원을 별정직으로 채용하였고, 1999.6.1의 직급조정은 피고은행의 직급체계가 다른 은행과 달라 감독기관과의 관계에서 혼선이 발생하고, 사업본부제 실시에 따라 3급갑 직원 중 일부에 대하여 소형 영업점장에 보임되어 있어 직급조정의 필요성이 대두하여 노동조합과의 협의를 거쳐 직급을 하향조정하고 직급수당을 감액하는 직급개편을 시행하면서 타은행의 4급갑과 3급을 중간에 해당하는 3급갑을 두개의 그룹으로 나누어 영업점장에 보임되어 있던 3급갑 직원을 3급B로 나머지 직원을 4급A로 개편한 것에 불과하며, 피고은행이 원고들을 조사역으로 보임한 이후에도 2차에 걸쳐 다시 희망퇴직을 권유하였고, 1, 2급 책임자급에서는 원고들 및 소외 김○태 외에는 모두 이에 따라 퇴직하였고, 상여금 등의 지급은 1998년 단체협약 당시 그 해에 한하여 지급중단하기로 되어 있던 상여금 등이 협약기간의 종료로 복원된 것일 뿐이며, 당시 폐지하기로 한 월차보상금, 보조금, 창립기념행사비 등은 지급되지 않은 점에 비추어 보면 피고은행이 해고회피를 위한 노력을 다하지 않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고, 이어 원고들의 다음 주장, 즉 피고은행이 1999.2.24 3급갑 이상의 책임자를 대상으로 재차 희망퇴직을 실시하면서 3급을 이하 직원들에 대하여도 희망퇴직제도를 다시 실시하여 줄 것을 요청하는 노동조합의 요구를 거부하는 등 원고들에 대한 해고를 회피할 사정이 있었다는 주장에 대하여도 피고은행이 원고들의 주장과 같이 3급을 이하 직원들에 대한 희망퇴직제도를 거부하였으나, 한편 3급을 이하 직원들에 대하여는 이미 희망퇴직인원의 목표를 초과 달성하여 희망퇴직제도를 이용한 추가적인 인원감원조치가 필요하지 않았고, 금융감독위원회로부터 책임자급에 대한 추가적인 감원의 촉구가 계속되었으며, 이에 따라 작성된 경영정상화계획 수정계획에 따라 3급갑 이상 직원만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이 실시 중인 상황이었고, 그러한 사정 하에서 설령 3급을 이하 직원에 대하여 희망퇴직을 실시하였다고 하더라도 원고들을 비롯한 1, 2급 직원에 대한 인력감축에는 영향을 미치지 아니하였을 것으로 보여지므로, 피고은행이 회피노력을 다하지 않았다고는 볼 수 없다고 판단하여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 역시 배척하고,

셋째로, 해고대상자 선정의 합리성에 관하여 피고은행은 1998.10월경 희망퇴직 권유 및 경영상의 이유에 의한 해고대상자를 선정하기 위하여 그 선정기준을 마련하였는데, 그 선정기준은 부양가족수와 퇴직금 규모, 보훈대상여부 등 근로자생활보호측면과 인사고과, 고연령, 부실 및 사고여부, 부채과다 등 사용자이익측면 등을 모두 고려하도록 하였으며, 피고은행이 이에 따라 선정한 결과 원고들은 모두 각 직급 선정대상 우선순위에서 서열이 앞선 사실이 인정되므로 피고은행이 위와 같은 기준 및 서열에 따라 원고들을 해고한 이상 해고대상자의 선정에 합리적인 기준이 있었다고 할 것이고, 위 선정기준 중 인사고과가 그 비중이 높은데 이는 근무성적보다 연공서열이나 상사와의 친소관계에 따라 결정되거나, 진급대상 직원이나 해외근무를 희망하는 직원에게 후하게 점수를 주는 관행이 있어 불합리한 요소이고, 인사고과를 평정함에 있어 5등급으로 구분하여 최하위 등급인 D등급을 20%로 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에 미치지 못할 뿐만 아니라, 2급 직원 중 지점장으로 근무하던 사람에게는 경영평가항목이 없어 지점장으로 근무한 사람이 일방적으로 불리하고, 또한 위 인사고과에 1998년도 하반기 인사고가가 포함되지 않아 불합리하며, 부양가족수에 따라 점수를 차등화하는 등 업무와 관련되지 않는 사항을 선정기준에 포함시켰을 뿐만 아니라 원고 김○수의 경우는 정리해고 당시 교사로 근무하던 처가 명예퇴직하여 부양가족이 4명(배점 10점)임에도 3명(배점 7.5점)으로 잘못 산정하여 선정기준인 60점에 1.71점이 부족하게 되어 부당하게 해고대상자로 선정되었고, 또한 객관적인 능력평가인 표창, 부실 등의 기준점수의 비중이 적어 대상자 선정에 있어 합리적인 기준이 되지 못한다는 원고들의 주장에 대하여, 위 선정기준에 부양가족수를 포함시킨 것은 피고가 근로자의 개인 능력뿐만 아니라 생활보호라는 측면을 고려하여 한 것이므로 이를 불합리하다고 할 수 없고, 피고은행은 1998.10.31 대규모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그 인사이동이 이루어져 인사고과를 하는 것이 객관적으로 불가능하였으며, 원고 김○수에 대하여는 해고대상자로 선정될 당시 20세가 넘은 자녀 1명을 제외하고, 배우자 및 만 20세 미만의 자녀 2명 등 3명을 부양가족으로 인정하여 배점이 산정되었으므로, 이와 관련되어 위 선정기준이 불합리하거나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넷째로, 근로자측과 성실한 협의를 하였는지에 관하여 피고은행은 인원감축을 함에 있어 피고은행의 노동조합과 협의를 거쳤고, 원고들에 대한 이 사건 정리해고를 하기 위하여 노동조합에 그 협의를 요청하였으나 노동조합이 이에 불응한 사실이 인정되므로, 피고은행으로서는 해고를 위해 필요한 협의를 거쳤다고 할 것이고, 원고들은 모두 노동조합원이 아닌데 피고은행이 해고를 함에 있어 노동조합과 협의를 한 것은 위법하다는 취지의 원고들의 주장에 대하여, 가사 피고은행이 비노동조합원들의 대표자와 별도의 협의를 하지 않고 원고들을 해고하였다고 하더라도 원고들에 대한 해고는 노동조합원들을 다수 포함한 2,600여명의 직원을 감축하는 과정에서 행하여진 것으로서 노동조합과의 협의를 거쳤다고 한 다음, 앞서 본 바와 같이 나머지 정리해고의 유효요건을 모두 충족시키고 있으므로 피고은행이 비노동조합원들만의 대표자와 따로 협의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는 원고들에 대한 이 사건 정리해고를 무효라고 할 수는 없다고 판단한 후, 사실관계가 이와 같다면 피고은행이 원고들을 정리해고하기 위하여 한 이 사건 해고처분은 정리해고의 요건을 구비하여 상당성을 지닌 것이라고 보아 위 처분이 정당하다고 판단하였다.

3.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와 같은 원심의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정리해고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4.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들의 부담으로 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변재승(재판장), 송진훈, 윤재식(주심), 이규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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