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근로자 집단의 동의없이 변경된 취업규칙에 의해 명예퇴직수당...
- 번호
- 2001다42301
- 일자
- 2004-03-17
보수규정시행세칙과 같은 취업규칙의 작성ㆍ변경에 관한 권한은 사용자에게 있으므로 사용자는 그 의사에 따라 취업규칙을 작성ㆍ변경할 수 있는 것이 원칙이고, 다만 그것이 근로조건을 근로자에게 불이익하게 변경하는 것일 때에 한하여 근로자들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를 요하는 것이다.
근로조건을 결정짓는 여러 요소가 있는 경우 그 중 한 요소가 불이익하게 변경되더라도 그와 대가관계나 연계성이 있는 다른 요소가 유리하게 변경되는 경우 이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하는 것이므로, 명예퇴직수당의 지급률이 낮아져 그 자체로는 불리해졌다고 하더라도 기초임금이 인상된 경우 반드시 불이익한 변경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원고, 피상고인】 여○조 외 6인
【피고, 상고인】 주식회사 케이티 대표이사 이○철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전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상고이유(각 상고이유보충서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정년 단축에 관한 인사규정의 개정에 관하여
취업규칙의 변경에 의하여 기존 근로조건의 내용을 일방적으로 근로자에게 불이익하게 변경하려면 종전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집단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를 요한다 할 것이다(대법원 1990.12.7 선고, 90다카19647판결 ; 1991.2.12 선고, 90다15952,15976 판결 등 참조).
원심은, 한국전기통신공사법은 원고들과 같이 체신부 소속 공무원인 사무관으로 있다가 피고 공사의 창설요원으로 선발되어 피고 공사 소속 직원으로 신분이 전환된 자들에 대한 최소한의 신분보장을 위하여 부칙 제3항에 종전의 공무원의 정년인 61세를 그대로 보장하도록 규정하였고, 피고 공사가 주식회사로 전환할 때에도 한국전기통신공사법폐지법률(법률 제5387호)제6조에서 그 정년을 보장하였고, 이에 따라 당시의 피고 공사 인사규정 제35조 제2항도 정보통신부 소속 공무원 중 정보통신부장관이 지정하여 피고 공사의 직원으로 된 자의 정년을 그 직원의 공무원 퇴직당시의 직급에 적용되던 국가공무원법상 정년으로 규정하여 그 정년을 보장하였던 사실, 피고 공사에는 근로자 과반수 이상으로 구성된 노동조합이 존재하고 있었으나 원고들은 모두 관리직(1급 또는 2급 직원)으로 노동조합에 가입할 수 있는 자격이 없었고, 피고 공사의 개정전 인사규정 제35조 제1항에 의한 정년 58세가 적용되지 않고 같은 조 제2항의 예외규정이 적용되는 피고 공사 소속 직원은 위 인사규정개정 당시 약 200명 정도였는데, 피고 공사는 위와 같이 모든 직원의 정년을 58세로 통일하는 것으로 위 인사규정을 개정하면서 노사합의서를 작성하는 형식으로 노동조합의 동의만을 받았을 뿐 비조합원인 원고들을 포함한 위 200명의 직원들에 대하여는 별도의 동의를 받지 않은 사실 등을 인정한 다음, 정년을 단축하는 것은 원고들에게는 기존의 근로조건을 불리하게 변경하는 것이라 할 것인 바, 피고 공사가 위 인사규정을 개정하면서 노동조합의 동의를 얻었을 뿐 원고들을 포함한 2급 이상의 근로자 집단의 동의를 얻은 바 없으므로 정년에 관한 개정 인사규정은 원고들에 대하여는 그 효력이 없다고 판단하였는 바,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과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심리미진으로 인한 사실오인이나 취업규칙의 변경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고, 또 원심이 인정한 사실관계와 기록에 나타난 사정만으로는, 피고 공사의 인사규정 개정이 근로자 집단의 동의를 받지 않아도 될만한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다고는 보여지지 아니하므로 이 점에 관한 상고이유의 주장 역시 이유없다.
원심은 이어, 피고 공사는 이 사건 명예퇴직자모집공고를 내면서 명예퇴직일 현재 시행되고 있는 피고 공사의 규정에 따라 산정한 명예퇴직금만을 지급하겠다는 취지의 의사를 표시하고, 원고들이 그 공고에 따라 그 만큼만의 명예퇴직금을 지급받고 명예퇴직하겠다는 취지로 이 사건 명예퇴직신청을 하였고, 피고 공사가 이를 승낙하여 공고 내용대로 명예퇴직 처리를 한 것이므로, 원고들에 대한 명예퇴직금의 산정에 있어서는 개정된 인사규정이 적용되어야 한다는 취지의 피고의 주장에 대하여, 피고 공사가 이 사건 명예퇴직자모집공고를 내면서 명예퇴직금은 그 당시 시행되던 피고 공사의 규정에 따라 산정하여 지급하겠다는 취지의 공고를 한 사실은 인정되나 나아가 원고들이 그 명예퇴직금을 원고들의 동의를 받지 아니하여 원고들에게는 효력이 없는 규정에 의하여 산정할 것까지 용인하고 이 사건 각 명예퇴직신청을 하였다는 점에 관하여는 이를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피고의 위 주장을 배척하였는 바,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명예퇴직의 성립에 관한 의사해석에 관한 법리오해나 채증법칙 위배로 인한 사실오인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2. 보수규정 시행세칙의 개정에 관하여
원심은 그 채택증거를 종합하여 판시사실을 인정한 다음, 피고 공사의 보수규정 제43조는 ‘인사규정 제34조에 의한 명예퇴직자’를 대상으로 하는 규정이며, 보수규정시행세칙 제14조는 위 보수규정을 더 구체화하여 ‘2급 이상의 직원과 선임급 이상의 연구직 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규정으로서 적용대상이 일반, 특수의 관계에 있다 할 것인데, 피고 공사가 피고 공사의 노동조합과 단체협약을 체결하면서 위 보수규정시행세칙 제14조에 대하여 노동조합의 묵시적 동의를 받았지만 원고들을 포함한 2급 이상의 근로자 집단의 동의를 얻은 바 없으므로 위 보수규정시행세칙 제14조는 원고들에 대하여 그 효력이 없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원심의 이러한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보수규정시행세칙과 같은 취업규칙의 작성ㆍ변경에 관한 권한은 사용자에게 있으므로 사용자는 그 의사에 따라 취업규칙을 작성ㆍ변경할 수 있는 것이 원칙이고, 다만 그것이 근로조건을 근로자에게 불이익하게 변경하는 것일 때에 한하여 근로자들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를 요하는 것이다.
그런데 원심판결은 보수규정시행세칙 제14조가 근로자집단의 동의 없이 개정되었으니 원고들에게 효력이 미치지 않는다고만 판단하였을 뿐 그것이 개정전의 규정에 비하여 근로자들에게 불리한 것인지 여부에 관하여는 전혀 판단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기록에 비추어보면 이 점에 관하여는 제대로 심리조차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다만, 원심이 인정한 사실관계와 기록에 의하면, 피고 공사는 2급 이상 직원에 대하여 연봉제를 도입하고, 연봉제 적용을 받지 않은 직원들의 경우 일부 기본급 성격의 수당을 기본급으로 편입하는 등 기본급 비중을 강화하는 내용으로 보수체계를 개편하면서, 그에 맞추어 명예퇴직수당에 관한 보수규정과 보수규정 시행세칙도 개정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 바, 이로 미루어 보면 보수체계의 개편으로 인하여 명예퇴직수당산정의 기초임금이 변화되는 상황이 오자, 이에 맞추어 그 지급률을 낮춘 것이 아닌가 하는 짐작이 가나, 한편 불이익 변경인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근로조건을 결정짓는 여러 요소가 있는 경우 그 중 한 요소가 불이익하게 변경되더라도 그와 대가관계나 연계성이 있는 다른 요소가 유리하게 변경되는 경우 이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하는 것이므로(대법인 1995.3.10 선고, 94다18072 판결 등 참조), 명예퇴직수당의 지급률이 낮아져 그 자체로는 불리해졌다고 하더라도 기초임금이 인상된 경우 반드시 불이익한 변경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원심은 명예퇴직수당에 관한 개정전의 규정이 무엇인지를 알아보고 그것과 개정된 보수규정시행세칙을 비교하여 과연 불리하게 개정된 것인지 여부에 관하여 심리하지도 아니한 채 근로자 집단의 동의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개정된 규정이 원고들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성급하게 판단하였으니,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에 관한 법리 오해 또는 심리미진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ㆍ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관여 대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원 변재승(재판장), 윤재식, 강신욱(주심), 고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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