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회사의 합병에 의하여 근로관계가 승계되는 경우 퇴직금 지급...
- 번호
- 2001다59873
- 일자
- 2003-04-01
사용자의 퇴직금규정 작성.보존의무
퇴직금규정은 복무규율과 임금, 퇴직금 등 당해 사업의 근로자 전체에게 적용될 근로조건에 관한 준칙을 규정한 취업규칙의 일종으로서 근로기준법은 상시 10인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용자에게 퇴직금 등에 관한 취업규칙을 작성하여 관할관청에 신고하도록 정하고 있으므로 위의 요건에 해당하는 사용자에게는 퇴직금규정의 작성 및 보존의무가 있다.
[원고, 상고인] 박○은, 이○빈, 이○식
소송대리인 변호사 양정숙
[피고, 피상고인] 포항종합제철 주식회사 대표이사 이○택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세종, 담당변호사 조희영 외 33명
[환송판결] 대법원 2001.4.24 선고, 99다9370 판결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1. 원심의 인정과 판단
원심은 그의 채용증거들을 종합하여, 원고들이 피고 회사의 계열회사이던 소외 회사에 입사하여 근무하여 오던 중 소외 회사가 1981.2.28 피고회사에게 흡수합병되자 같은 날짜에 소외 회사에게 사직원을 제출하고 퇴직금을 수령한 후 그 해 3.2 피고회사에 입사하는 형식을 취하였으나 이는 원고들의 자의에 의한 것이 아니라 소외 회사 및 피고회사의 일방적인 경영방침에 따른 것으로서 원고들에게 소외 회사와의 근로관계를 단절시킬 진정한 의사가 없었으므로 원고들과 소외 회사간의 근로관계는 소외 회사가 피고회사에게 흡수합병되면서 피고회사에게 포괄적으로 승계된 사실, 피고 회사는 소외 회사와의 합병 이전인 1981.1.1자로 취업규칙 중 퇴직금규정을 근로자들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를 받지 아니한 채 15년까지의 근속연수에 관한 퇴직금 지급률을 인하하는 내용으로 근로자들에게 불리하게 개정한 사실, 그 후 원고들이 퇴직하였는데 피고회사는 개정 후의 퇴직금규정에 따라 원고들에게 그들이 피고회사에서 근무한 기간에 상응하는 퇴직금을 지급한 사실을 인정하였다.
원고들은 피고회사가 원고들에게 원고들이 소외 회사에 입사한 때로부터 피고회사에서 퇴직한 기간을 근속기간으로 하여 소외 회사의 퇴직금규정이 정한 바에 따라 산정된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할 것으로서, 원고들로서는 소외 회사의 퇴직금규정을 찾을 수 없으나 소외 회사의 퇴직금규정은 피고회사의 개정 전 퇴직금규정보다 근로자들에게 유리하였으므로 피고회사로서는 소외 회사의 퇴직금규정에 따른 퇴직금의 범위 내에서 피고회사의 개정 전 퇴직금규정에 의하여 산정된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하였다.
이에 대하여, 원심은 회사의 합병에 의하여 근로관계가 승계되는 경우에는 종전의 근로계약상의 지위가 그대로 포괄적으로 승계되는 것이므로 합병 당시 취업규칙의 개정이나 단체협약의 체결 등을 통하여 합병 후 근로자들의 근로관계의 내용을 단일화하기로 변경 조정하는 새로운 합의가 없는 한 합병 후 흡수회사는 해산회사에 근무하던 근로자들에 대한 퇴직금 관계에 관하여 종전과 같은 내용으로 승계하는 것이라고 보아야 하므로 원고들의 퇴직금은 소외 회사의 퇴직금규정에 의하여 산정하여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원심은 나아가, 원고들은 소외 회사의 퇴직금규정이 아니라 피고회사의 개정 전 퇴직금규정에 따라 산정된 퇴직금의 지급을 구하고 있으므로 원고들의 주장을 받아들이기 위하여는 소외 회사의 퇴직금규정이 피고회사의 개정 전 퇴직금규정보다 근로자들에게 유리하여 소외 회사의 퇴직금규정에 의하여 산정된 퇴직금액이 피고회사의 개정 전 퇴직금규정에 의하여 산정된 퇴직금액을 초과한다는 점이 인정되어야 할 것인데, 원고측 증인들의 증언이나 본인신문결과는 소외 회사의 퇴직금규정과 피고회사의 개정 전 퇴직금규정을 비교할 때 소외 회사의 퇴직금 지급률이 더 높다는 것일 뿐 두 퇴직금규정의 기초임금에 대하여는 잘 모른다는 취지이어서 그 증거들만으로는 소외 회사의 퇴직금규정이 피고회사의 개정 전 퇴직금규정보다 원고들에게 유리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결국, 원심은 소외 회사의 퇴직금규정이 피고회사의 개정 전 퇴직금규정에 비하여 원고들에게 유리하다는 점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는 이상 원고들에게 피고회사의 개정 전 퇴직금규정이 적용되어야 함을 전제로 한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없다고 결론지었다.
2. 이 법원의 판단
그러나 원심이 원고들이 제출한 앞서 본 증거들만으로 소외 회사의 퇴직금규정이 피고회사의 개정 전 퇴직금규정보다 근로자들에게 유리하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는 이유만으로 원고들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아니한 것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수긍되지 아니한다.
이 사건에서 소외 회사의 퇴직금규정이 피고회사의 개정 전 퇴직금보다 근로자들에게 유리한 것인지의 여부를 가리기 위하여는 소외 회사의 퇴직금규정을 증거로 조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할 터이다.
그런데, 퇴직금규정은 복무규율과 임금, 퇴직금 등 당해 사업의 근로자 전체에게 적용될 근로조건에 관한 준칙을 규정한 취업규칙의 일종으로서 근로기준법은 상시 10인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용자에게 퇴직금 등에 관한 취업규칙을 작성하여 관할관청에 신고하도록 정하고 있으므로 위의 요건에 해당하는 사용자에게는 퇴직금규정의 작성 및 보존의무가 있다고 할 것이다.
나아가 원심이 인정한 사실관계와 기록에 의하니, 피고회사는 1981.2.28 당시 50여명의 근로자가 근무하고 있던 소외 회사를 흡수합병하였는데, 소외 회사는 피고회사의 계열회사였으므로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 회사는 소외 회사를 흡수합병하면서 소외 회사가 작성하여 보관 중이던 퇴직금규정 등의 취업규칙을 인계받아 보관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기록에 의하니, 원고들은 이 사건에서 소외 회사가 20여년 전인 1981년 무렵 피고회사에게 흡수합병되어 소외 회사의 퇴직금규정을 입수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사정이 그와 같으니, 원심으로서는 원고들에게 소외 회사의 퇴직금규정을 입수하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즉 피고회사가 소외 회사의 퇴직금규정을 보관하고 있으면서도 원고들에게 임의로 교부하는 것을 거절하기 때문인지 아니면 피고회사가 소외 회사의 퇴직금규정을 보관하고 있지 아니하기 때문인지를 석명하여, 만약 전자의 경우라면 원고들로 하여금 소외 회사의 퇴직금규정에 대하여 문서제출명령을 신청하도록 하는 등으로 입증을 촉구하고 나아가 피고 회사에 대하여도 소외 회사의 퇴직금규정을 보관하고 있는지의 여부를 밝히게 하여 피고회사가 이를 보관하고 있는 경우에는 피고회사로 하여금 소외 회사의 퇴직금규정을 임의로 제출하도록 촉구하고, 피고회사가 소외 회사의 퇴직금규정을 보관하지 않고 있다면 그 이유가 무엇인지를 밝혀 피고회사가 소외 회사의 퇴직금규정을 폐기하거나 분실한 경우 그것이 피고회사의 고의 또는 중과실에 의한 입증방해행위에 해당하는지의 여부에 대하여 심리한 후, 그 심리의 결과에 대응하여 입증책임분배법칙, 자유심증주의 등 모든 증거법칙에 따라 원고주장 사실의 진실여부를 판단하였어야 옳았다.
그럼에도 이와 견해를 달리하여 이에 나아가지 아니한 채 앞서 본 이유만을 들어 원고들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아니한 원심판결에는 석명권의 행사를 게을리하였거나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여 판결의 결과에 영향을 끼친 위법이 있으며, 이를 지적하는 취지의 상고이유의 주장은 정당하기에 이 법원은 그 주장을 받아들인다.
3. 결 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더욱 심리한 후 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관여 대법관들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에 쓴 바와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강신욱(재판장), 조무제(주심), 손지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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