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사업조직 폐지 등 경영결정 자체의 철회를 요구하는 파업은 ...
- 번호
- 2001도5027
- 일자
- 2002-06-14
사용자가 그 산하 일부 사업조직을 폐지시키기로 결정한 것이 경영상 불가피하게 취해진 조치라면 이는 경영주체의 경영의사 결정에 의한 경영조직의 변경에 해당하여 그 폐지 결정 자체는 단체교섭사항이 될 수 없고, 노동조합이 그 폐지 결정 자체의 백지화만을 고집하면서 그 주장을 관철시킬 목적으로 쟁의행위에 나아갔다면 그 쟁의행위는 목적에 있어 정당하지 아니하다고 할 것이다.
【피 고 인】김 ○근,조폐공사직원(전 조폐공사 노조사무장)
【상 고 인】피고인 및 검사
【변 호 인】법무법인 삼일종합법률사무소
담당변호사 김준곤,이춘희,최봉태,송해익,오충현
원심판결 중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위반의 점과 업무방해의 점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대구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검사의 나머지 상고를 기각한다.
1. 검사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위반의 점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은 한국조폐공사(이하 ‘공사 ’라고 한다)노동조합(이하 ‘노조 ’라고 한다)경산지부 사무장인바, 노동쟁의행위는 쟁의행위와 관계없는 자 또는 근로를 제공하고자 하는 자의 출입 ·조업 기타 정상적인 업무를 방해하는 방법으로 행하여져서는 아니 됨에도, 공소외 강호천 등 조합원 150여명과 공동공모하여,1998.11.25 08:00경부터같은 날 10:00경까지 공사 경산조폐창 본동 1층 현관로비에서 임금교섭 명분으로 1998.7.14쟁의신고를 한 이후 조폐창의 조기통폐합백지화 등 정부의 공기업 구조조정 방침에 반대하여이를 저지할 목적으로 대형스피커, 드럼 등을 설치하고 노동가를 부르면서, “구조조정 철회하라, 사장 퇴진하라 ”는 등의 구호를 외치는 등현관 로비를 점거하고 농성을 하여 위 농성에참가하지 아니한 조폐창 내 다른 부서 직원들의 화폐생산과 관련된 행정업무 등 정상적인 업무를 방해하였다 ”라는 것이다.
원심은, (1)이 사건 쟁의행위는 1998.2.경부터 시작된 단체교섭에서 노조와 공사가 합의점을 찾지 못하여 단체협약이 체결되지 못하고 있던 상태에서 행하여진 쟁의행위이고, 위 쟁의행위 당시 노조가 반대하였던 창통폐합은 공사가단체교섭 과정에서 임금 및 인건비 삭감을 교섭안으로 제시하다가 노조와의 합의점을 찾지 못하자 단체교섭이 진행되던 중에 새로이 공표한것이며, 공사가 위와 같은 창통폐합안을 공표한후에도 계속하여 단체교섭이 진행되었던 점에 비추어 보면, 위 쟁의행위 당시 노조가 창통폐합에 반대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위 쟁의행위가그 이전에 있었던 단체교섭이나 쟁의행위와 목적을 달리 하였다고 볼 수는 없으며, 위 쟁의행위는 여전히 그 이전에 있었던 단체교섭이나 쟁의행위와 마찬가지로 근로조건인 임금의 개선을 목적으로 한 것이라고 할 것이고, (2)또한 창통폐합에 반대하여 노조가 이 사건 쟁위행위를 한 것은 근로조건인 임금의 개선을 목적으로하면서 창통폐합에 필연적으로 따르게 되는 해고 등 근로조건의 불리한 변경을 함께 저지할것을 목적으로 한 것으로서, 근로조건인 임금의 개선과 함께 추구된 이러한 해고 등의 반대 목적 역시 정당하다고 할 것이므로 노조가 창통폐합에 반대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위 쟁위행위의 목적이 위법하다고 할 수는 없다고 판단하여 위 공소사실에 대하여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이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 및 판단은 수긍할 수 없다.
사용자가 그 산하 일부 사업조직을 폐지시키기로 결정한 것이 경영상 불가피하게 취해진 조치라면 이는 경영주체의 경영의사 결정에 의한경영조직의 변경에 해당하여 그 폐지 결정 자체는 단체교섭사항이 될 수 없고, 노동조합이 그 폐지 결정 자체의 백지화만을 고집하면서 그 주장을 관철시킬 목적으로 쟁의행위에 나아갔다면 그 쟁의행위는 목적에 있어 정당하지 아니하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2.2.26 선고 2000도944 판결, 대법원 1999.6.25 선고 99다8377 판결 참조).
기록에 의하면, 정부 산하 기획예산위원회에서 공기업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1998.5.경 공사창통폐합 등을 내용으로 하는 경영혁신안을 마련하였고, 이에 공사가 인건비 50%절감을 통하여 이를 막아보려고 기획예산위원회와 절충하는 한편 노조에 대하여는 위와 같은 사정을설 명하면서 공사의 임금협상안을 받아들이도록 설득하였으나 노조는 여전히 공사가 수용할 수없는 종전의 무리한 임금협상안만을 고집하였으며, 결국 기획예산위원회가 같은 해 8.4 창통폐합을 2001년까지 완료한다는 내용을 포함한공사 구조조정안을 확정, 발표함에 따라,정부전액출자기관인 공사로서도 노조와의 임금협상타결이 불가능한 상황에 이르러 1999.3.까지 창통폐합을 완료하기로 하는 구조조정안을 의결하였으며, 이에 같은 해 7.16자 파업 이후 별다른 파업 없이 단체교섭을 끌어오던 노조가 갑자기 이 사건 쟁의행위를 포함한 일련의 쟁의행위에 돌입하였음을 알 수 있고, 노조 발행의 각종유인물(노조속보, 행동지침 등)에 의하면, 노조는 조합원들에게 공사가 같은 해 11.24까지 노조의 요구안인 ‘창통폐합 백지화 ’, ‘노조간부징계철회 ’등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파업에 돌입하고 그 이전이라도 창통폐합을 위한 기계철거 등을 강행할 경우 그 즉시 파업에 들어가도록 지시하였음을 알 수 있으므로, 위와 같은 이 사건 쟁의행위에 이르기까지의 경위와 쟁의행위 당시의 상황 등을 종합하면, 정부의 전액출자기관인 공사가 정부 산하 기획예산위원회의 공사 구조조정안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불가피한 상황에 이르러 창통폐합 방안을 의결, 시행하기에 이르렀고, 노조는 이러한 창통폐합의 백지화만을 고집하면서 그 주장을 관철시킬것을 주된 목적으로 쟁의행위에 나아갔음이 명백한바, 이러한 사실관계를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사건 쟁의행위는 그 목적에있어 정당성을 상실하였다고 볼 여지가 충분하다.
또한 노동조합이 쟁의행위 전술의 일환으로 쟁의행위의 주된 목적이 아닌 부차적 목적으로사용자로서 수용할 수 없는 요구를 하였다면 이는 단체교섭 단계에서 조정할 수 있는 문제로 그러한 요구가 있었다고 하여 막바로 쟁의행위의 목적이 부당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이 사건과 같이 노조가 파업의 주된 목적으로 공사가 수용할 수 없는 창통폐합 철회만을 고집하면서쟁의행위를 한 경우에 있어서 이는 단체교섭에서 조정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어서 역시 쟁의행위 목적의 정당성을 인정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이 사건 쟁의행위의 목적이 정당하다는 이유로 위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것은 채증법칙을 위배하여 사실을 오인한 나머지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고,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나.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의 점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에 대한 이사건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의 점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무죄를 선고한 원심의 조치는 정당하고, 거기에상고이유 주장과 같은 채증법칙을 위반하여 사실을 오인한 위법이 없다.
2. 피고인의 변호인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원심은, 피고인이 다른 노조원들과 공모하여 차량들로 공사의 수송용차량의 이동을 막고 공사 경산조폐창 정문 입구에 텐트를 치고 노조원들이 교대로 텐트에 거주함으로써 수송용차량의 출입을 원천적으로 봉쇄한 행위는 쟁의행위의 태양과 방법에 있어 상당한 범위를 일탈한것으로 정당성이 없다고 판단하여 피고인에 대한 업무방해의 공소사실에 대하여 유죄를 선고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는바,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인정 및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정당방위 또는 업무방해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3. 결 론
그렇다면 원심판결 중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위반의 점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여야 할 것인 바, 원심이 유죄로 인정한 업무방해의 점은무죄로 인정한 위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위반의 점과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관계에 있으므로 원심판결 중 위 업무방해의 점에 대한 부분도 파기를 면할 수 없으므로 원심판결 중위 업무방해의 점과 위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위반의 점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 ·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검사의 나머지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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