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법인 도안

판례

한국통신산업개발비정규직지부는 복수노조에 해당되지 않으므로 ...

번호
2001카합240
일자
2002-08-05

채무자는 별지목록 기재 교섭사항에 관한 채권자와의 단체교섭을 거부하여서는 아니된다

[채권자] 전국시설관리노동조합 대표자 위원장 이진희

소송대리인 변호사 권영국,강문대,권두섭,김영기

[채무자] 주식회사 한국통신산업개발 대표이사 이계순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충정, 담당 변호사 장용국,최우영,박경호,이상헌

1. 채무자는 별지목록 기재 교섭사항에 관한 채권자와의 단체교섭을 거부하여서는 아니된다.

2. 채권자는 나머지 신청을 기각한다.

3. 신청비용은 이를 2분하여 그 1은 채권자의, 나머지는 채무자의 각 부담으로 한다.

[피보전권리]

단체교섭권

[신청취지]

제1항과 기재와 같은 판결 및 채무자는 이결정의 고지를 받은 날로부터 3일 이내에 별지목록 교섭사항에 관하여 채권자와 성실하게 단체교섭을 하라.

만약 채무자가 위 기간 내에 위 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하는 때에는 위 기간 만료일 다음날부터 위 의무를 이행할 때까지 매일 금 1,000,000원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채권자에게 지급하라(채권자는 주위적으로 교섭응락 및 간접강제를,예비적으로 교섭거부금지를 나누어서 구하고 있으나, 예비적 신청취지는 실질적으로 주위적 신청취지를 감축한 것에 불과하므로 이를 하나의 신청으로 보아 판단한다).

1. 기초사실

기록에 의하면,아래와 같은 사실이 소명된다.

가. 채권자 조합은 2000.11.23. 설립되어 같은 달 25. 설립신고증이 교부된 조합으로서 그 조직형태는 시설관리업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을 조직대상으로 하는 전국 규모의 직종별 또는 소산별 노동조합이고, 채무자 회사는 한국통신 사옥 등 건물 관리업무 및 경비업 등을 주된 영업목적으로 하여 1997.3.15. 설립된 주식회사이다.

나. 채무자 회사의 비정규직 직원 58명은 2002.2.19.-22.경 사이에 채권자 조합에 가입하여 채권자 조합 한국통신산업개발 비정규직지부를 설립하였고, 채권자 조합은 같은 달 23. 이를 인준하였다.

다. 채권자 조합은 같은 달 25. 채무자 회사에 위 지부의 설립 사실을 통보하고 그때부터 같은 해 3.20.경까지 4회에 걸쳐 임금 등 단체협상을 요구하는 등 채권자 조합과 채무자 회사와의 단체교섭에 응할 것을 요청하였으나,채무자 회사는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조법'이라 한다) 부칙 제5조 제1항에 의하여 채권자 조합을 단체교섭 주체로 인정할 수 없다는 등의 이유로 이를 거부하였다.

라. 채무자 회사에는 채권자 조합의 이 사건 지부가 설립되기 전 이미 회사 단위의 기업별 노조인 한국통신산업개발노동조합(이하 기존노조라 한다)이 1999.경 설립되어 현재까지 활동하고 있다.

마. 채무자 회사에는 정규직 근로자가 135명(안전직 포함),계약직 근로자가 67명,일용직 근로자가 260명,미화직 근로자가 1,100명이 근무하고 있다.

2. 이 사건 신청의 이익에 대한 판단

채무자 회사는 채권자 조합이 채무자 회사에 기존노조가 설립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채무자 회사에 지부를 설치하여 채무자 회사의 근로자들을 가입시킨 것은 채권자 조합의 노조규약 제7조를 위반한 것으로 무효이고,

그들로부터 가입원서를 제출받으면서 소속지부(회)를 기재하지 않거나 특정하지 않고 이를 수리하여 위법하게 채권자 조합의 이 사건 지부를 구성하였으며, 채권자 조합이 노조법 시행령 제7조에 따를 지부설립 신고를 하지 아니한 채 단체교섭을 요구하는 것은 노조법상의 복수노조 제한규정을 회피하려는 의도이므로, 채권자 조합의 이 사건 신청은 소의 이익이 없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위 노조규약 제7조는 "본 조합의 가입대상 중 이미 노조가 설립되어 있는 사업장의 노동자들은 그 노조가 해산되거나 조직형태를 본 조합의 산하조직으로 변경할 때까지는 본 조합에 가입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채권자 조합의 이 사건 지부는 기존노조와 그 조직대상을 달리하고 있으므로 채권자 조합이 위 지부를 인준한 이상 위 노조규약 제7조를 위반하였다고 볼 수 없고,

채권자조합이 지부명칭을 기재하지 않거나 특정되지 않은 가입원서를 수리하였다는 점만 가지고는 그 지부 구성이 당연히 위법하게 되는 것은 아닐뿐더러, 채권자 조합과 같은 소산별 노조의 경우 지부설립신고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채권자 조합이 직접 사용자와 단체교섭을 할 수 있으며,

노동조합 설립신고의 수리제도는 노동조합의 설립자유주의를 배척하는 것이 아니라 소관 노동행정당국으로 하여금 노동조합에 대한 효율적인 조직체계의 정비.관리를 통하여 노동조합을 보호하고, 육성 내지 지도하며, 감독하기 위한 노동정책적인 고려에서 마련된 것이라는 점에 비추어 보면 지부설립신고를 하지 않은 것에 노조법상의 복수노조 제한규정을 회피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채무자 회사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3. 피보전권리의 존부에 관한 판단

가. 피보전권리의 적격성

(1) 당사자의 주장

채권자 조합은 헌법상의 단체교섭권은 사인관계에도 직접 적용되는 권리로서 당연히 가처분신청의 피보전권리가 될 수 있다는 등의 취지로 주장하는 반면, 채무자 회사는 단체교섭권은 사용자에게 단체교섭을 부당하게 거부하여서는 아니된다는 공법상의 의무일 뿐 사법상의 청구권을 인정하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등의 취지로 다툰다.

(2) 판단

생각컨대, 단체교섭권은 객관적 가치질서로서의 의미만을 가지는 것은 아니며 사법절차에 의하여 실현가능한 사법상의 권리로 보아야 하고, 채무자 회사의 단체교섭거부에 대하여 노동위원회에 의한 행정적 구제수단이 인정된다고 하여 사법적 구제수단에 의한 권리구제가 배제된다고 볼 수 없으며,

채무자 회사가 이 사건 채권자노조의 단체교섭요구를 거부하는 것은 기존노조와의 관계에 있어서 중립의무위반으로 채권자 노조 내지 그 조합원의 현저한 손해 또는 그 존립의의의 상실을 가져올 수 있으므로, 채권자 조합이 이를 피보전권리로 하여 가처분을 구하는 것은 허용된다고 할 것이다.

나.노조법 부칙 제5조 제1항 위반 여부

(1) 당사자의 주장

가) 채권자 조합은, 위 기존노조가 기업별 노조임에 반하여 채권자 조합은 직종별 또는 소산별 노조로서 그 조직형태가 다르고, 위 기존노조는 '3급이하 일반직 및 안전직 노동자들'을 조직대상으로 하는 데에 반하여 채권자 조합은 국내에서 시설관리업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을 조직대상으로 하여 채무자 회사의 기존노조에 가입하지 않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조합원으로 하고 있으며, 그 근로형태에 있어서도 정규직 근로자와 비정규직 근로자들이 수행하는 시설보수 업무의 태양이 다르므로 각 구성원들의 실체와 구성범위가 다르다고 주장한다.

나) 이에 대하여, 채무자 회사는, 위 기존노조가 변경전 규약 제6조에서 '3급이하 일반직 및 안전직'을 노조가입대상으로 하여 비정규직 근로자들을 가입대상에서 배제하고 있지 않았고, 변경후 규약 제6조에서 '비정규직'을 명문으로 노조가입대상으로 규정함으로써 채권자 조합의 이 사건 지부와 기존노조의 조직대상이 중복되었으므로 채권자 조합의 이 사건 지부는 복수노조에 해당하며, 실제로 정규직 근로자들도 비정규직 근로자들과 마찬가지로 동일하게 현장업무를 취급하므로 근로형태 및 각 구성원들의 실체와 구성범위는 동일하다는 취지로 다툰다.

(2) 판단

가) 새로 설립하려는 노조가 노동조합 설립의소극적 요건의 하나인 노조법 부칙 제5조 제1항 소정의 '조직이 기존의 노동조합과 조직대상을 같이 하는 경우'에 해당하는지 여부는,노조법 제 10조 제1항,제 11조가 노동조합의 설립시 그 조직대상을 규약에 필요적으로 기재하도록 하고 있어서 기존의 노동조합의 조직대상이 그 규약에 기재되어 있으므로, 일응 기존의 노동조합의 규약에 정하여진 내용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그러나, 우선 조직대상의 동일성 여부는 동일한 형태의 노동조합 사이에서만 발생하는 문제이어서 단순히 '규약의 조직대상에 관한 형식적인 규정 내용'만을 지준으로 하여서는 아니되고, '그 규약이 정하고 있는 조직형태와 실제 노동조합 구성원들의 실체와 구성범위 등'을 고려하여, 기존의 노동조합이 새로 설립하려는 노동조합과 동일한 형태의 노동조합인지 여부를 검토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0.2.25. 선고 98두8988 판결, 1993.5.25. 선고 92누14007 판결 등 참조).

나) 살피건대, 채권자 조합이 전국 규모의 소산별 노조라는 점은 채무자 회사도 자인하고 있는바, 소갑 제2,11,12,13,16,20,23호증의 각 기재 및 심문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채무자 회사의 비정규직 근로자들이 채권자 조합에 가입하려는 움직임이 있자 기존노조는 2002.2.7. 대의원회 소집공고에서 대의원회의의 목적사항으로 "규약제정 및 개정에 관한 사항" 등을 내용으로 하는 규약변경의 공고를 내고,

같은 달 22. '3급이하 일반직 및 안전직'을 노조가입대상으로 정한 규약 제6조를 '비정규직'도 노조가입 대상에 포함되는 것으로 변경하였고, 특히 규약 제21조 제3호를 신설하여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계약기간이 통상 1년인 사정을 알면서도 대의원의 출마자격을 조합원 가입후 1년 이상이 경과된 자로 하는 등 기존노조에서 비정규직이 활동할 수 있는 요건을 강화한 사실,

정규직 근로자들도 비정규직 근로자들과 마찬가지로 시설관리업무를 수행하기는 하나 대부분의 경우 비정규직 근로자들이 수행하는 업무를 점검하고 관리하는 업무를 수행하는 사실이 소명된다. 위 소명사실에 따르면, 채권자 조합의 이 사건 지부는 기존노조와는 각 구성원들의 실체와 구성범위가 다르다고 보여지므로 그 조직형태와 대상을 달리한다고 봄이 상당하고,

나아가 기존노조가 비정규직 근로자들을 노조가입대상에 포함시키지 않고 있다가 비정규직 근로자들이 스스로 자신들의 권익을 위하여 자주적으로 단결하여 채권자조합에 가입하여 채무자 회사와 단체교섭을 하려는 시점에 비로소 자신들의 규약을 바꾸어 비정규직 근로자들을 조직대상으로 포함시킨 것의 법적 효력을 그대로 용인한다면 기존노조에서 배제되어 자신들의 권익을 보호할 수 없었던 처지에서 벗어나 비로소 채권자 조합의 지부를 설립하려던 의사와는 전혀 관계없이 기존노조 조합원들만의 의사에 의하여 비정규직 근로자들이 기존노조 조합원에 포함되어 그 규약을 따르게 되는 결과가 초래되므로, 이는 노동조합의 자주성과 민주성에 반하여 허용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3) 소결

그렇다면, 채권자 조합의 인 사건 지부는 기존노조와 조직형태 및 조직대상이 동일학나 중복되지 않으므로 복수노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할 것이다.

4. 보전의 필요성에 관한 판단.

가. 앞에서 본 보와 가티 단체교섭권은 객관적 가치질서로서의 의미만을 가지는 것은 아니며 사법절차에 의하여 실현가능한 사법상의 권리로 보아야 하므로, 노조가 병존하는 경우 각 노조는 독자적으니 존재의의를 인정받고 고유의 단결권 및 단체교섭권을 보장받고 있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병존조합 중 일방조합이 단체교섭을 요구하였으나 사용자가 이를 인정하지 않고 단체교섭을 거부하는 것은 일방조합의 조합원들을 장기간 경제적 불이익을 수반하는 상태에 놓이게 함에 따라 일방조합 조직의 동요와 약화를 생기게 하는 것으로, 사용자가 병존조합 중 일방조합의 단체교섭을 거부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일방조합 또는 그 조합원의 현저한 손해의 발생이 추인된다.

나. 돌이켜 보건대, 이 사건의 경우 위에서 든 각 증거와 소갑 제19, 23호증, 소갑 제 26호증의 1 내지 18, 소갑 제24, 27호증의 각 1,2, 소을 제2호증의 각 기재에 심문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채권자 조합의 지부의 실체가 형성될 시기에 채무자 회사의 기존노조는 자신들의 규약을 변경하여 비정규직 근로자들을 조직가입대상으로 포함시킨 후, 2002.3.5. 노동부에 '규약변경 이후 일부 근로자들이 다른 노조에 가입하는 것'에 대해 질의하여 노동부로부터 이는 노조법 부칙 제5토 1항에 저촉된다는 회신을 받은 다음, 채무자 회사는 이를 근거로 채권자 조합의 단체협상 요구에 응하지 않은 사실, 채무자 회사와 기존노조는 채권자 조합의 이 사건 지부가 설립되어 활동하는 것에 불만을 품고 채권자 조합에 가입한 비정규직 근로자들에게 탈퇴를 종용하거나 전보인사를 단행하는 등 채권자 조합에 가입되어 있다는 이유로 고용불안을 야기하고 있는 사실이 소명된다.

다. 위 소명사실에 비추어 보면, 채권자 조합이 채무자 회사로부터 정당한 이유없이 단체교섭 요구를 거부당하고 있는 이상, 채권자 조합 및 이에 속한 채무자 회사의 비정규직 그로자들에게 현저한 손해가 발생할 염려가 있다고 보여지므로 채권자 조합의 이 사건 가처분신청은 일응 그 보전의 필요성이 있다고 보여진다.

라. 그러나, 채권자 조합의 이 사건 신청의 목적을 달성함에 필요한 처분을 임시로 정함에 있어서, 이 사건 비보전권리의 종류.성질, 강제집행과의 관련성, 가처분의 잠정성 등으로 고려해 볼 때 채권자 조합의 존재의의 및 권리확보에 못지 않게 채무자 회사가 입게 될지 모르는 불측의 손해 또한 감안해야 할 사정이 엿보이므로, 채권자 조합의 교섭응낙 불이행으로 인한 간접강제 신청 부분은 그 보전의 필요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고 할 것이다.

5. 결론

그렇다면, 채권자 조합의 채무자 회사에 대한 이 사건 가처분 신청은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를 인용하기로 하고 나머지 신청 부분은 이를 기각하기로 한다.

[별지] 교 섭 사 항

1. 노조인정

2. 고용안전보장

3. 임금 인상

4. 단체협약체결

판사 김 희 동(재판장), 김 현 성, 신 권 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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