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법인 도안

판례

노조전임자라 하더라도 위탁교육훈련규정 등을 어기고 장기간 ...

번호
2002구합13352
일자
2002-11-19

화학연구원으로부터 임금을 지급받고 있는 근로자인 원고가, 화학연구원의 내부규정에 따라 해외위탁교육을 가는 것은 인사위원회에서 논의할 수 있지만 과기노조가 전임자를 파견하는 방식은 인정할 수 없다며 거부의사를 명백히 표시하였음에도, 화학연구원측에 알리지도 아니한 채 4년이라는 장기간 동안 유학을 하기 위하여 무단으로 출국하였다는 점, 원고가 이후 수차의 인사위원회에도 모두 불참하고 귀국할 의사를 표시하지 아니하고 있는 점 등의 상황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은 원고의 행위는 사회통념상 근로계약을 계속시킬 수 없을 정도로 원고에게 책임이 있는 사유에 해당한다고 보이므로, 화학연구원이 원고를 파면한 것이 징계양정권을 일탈, 남용한 것이라고는 할 수 없다.

[원 고] 고○주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덕수, 담당변호사 도재형

[피 고]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

소송수행자 조용호

[피고보조참가인] 한국화학연구원 대표자 원장 김○섭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신화, 담당변호사 백준현

[변론종결] 2002.8.23

1. 원고의 청구를‘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중앙노동위원회가 2002.3.14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2001부해643호 부당해고구제 재심신청사건 및 2001부노192호 부당노동행위구제 재심신청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1. 재심판정의 경위(다툼 없는 사실, 갑1, 2, 을9)

가. 원고는 1988.3.1 피고보조참가인 연구원(당시 명칭은‘한국화학연구소’였는데 2001.1.1 현재의 명칭으로 변경되었다. 이하 편의상 ‘화학연구원’이라 한다)에 연구원으로 입사한 뒤, 1990년부터 1994년까지 화학연구원노동조합 제2, 3대 위원장, 1994년부터 1996년까지 전국과학기술노동조합(이하‘과기노조’라 함) 제1, 2대 위원장, 1996년부터 전국공익사회서비스노동조합연맹 수석부위원장, 1998.3.31부터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하‘민주노총’이라 함) 사무총장으로 활동하고 있었다.

나. 원고는 1998년의 민주노총의‘총파업투쟁’을 지시, 독려하여 현대자동차 주식회사, 한국통신 주식회사의 업무를 방해한 혐의가 인정되어 유죄 확정판결을 받고 당연퇴직 하였다가, 1999.2.25 사면복권조치로 재임용되어 연구요원실에 배치되었다.

다. 화학연구원은 2000.11.20 제15차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원고가 무단결근 및 직장(근무지)이탈을 하였다는 이유로 파면하기로 의결하였고, 2000.12.27 제17차 인사위원회에서 재심청구를 기각한 다음 2000.12.29 원고에 대하여 파면사실을 통보하였다.

라. 충남지방노동위원회는 2001.8.13 원고의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기각하였고, 중앙노동위원회는 2002.3.14 이에 대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이 사건 재심판정을 하였다.

2. 원고의 주장

원고는 노동조합 전임자로서 회사로의 출근의무가 없고 관행적으로 복무관리상 통제를 받지 않고 상급단체 파견 또는 국제노동기구 등으로의 해외출장, 연수 등의 활동을 자유로이 수행하여 왔으며, 문제가 된 해외유학을 위한 출국 건도 화학연구원의 원장의 추천에 따라 간 것으로서 노동조합 활동의 일환이었다. 설사 그 절차상에 일부 잘못이 있었다 하더라도 원고의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없었고, 화학연구원에 중대한 손해를 끼친 사실도 없으므로 파면까지 한 것은 징계양정권을 남용한 것이고, 따라서 이 사건 파면조치는 부당해고에 해당한다.

그리고 화학연구원은 원고를 화학연구원으로부터 격리시켜 노동조합 활동을 방해하기 위하여 파면한 것이므로, 이는 노동조합의 자주적인 운영에 개입ㆍ방해하는 행위로서 부당노동행위에도 해당한다.

3. 부당해고 여부에 대한 판단

가. 인정사실(갑12 내지 29, 을2 내지 8, 김○목의 증언)

(1) 원고는 2000.4.13 국회의원 총선거 당시 민주노총 대전충남지역 선거대책본부장으로 활동하고 있었는데, 총선이 끝난 뒤부터 유학준비를 하였고, 화학연구원의 원장 김○섭은 2000.5.9 영국 맨체스터대학의 PREST(과학기술정책연구대학원) 박사과정에 원고의 입학을 추천한다는 취지의 추천서를 작성하여 주었다.

(2) 2002.8월경 맨체스터대학으로부터 입학허가서가 오자, 과기노조 한국화학연구소지부(지부장 김○목)는 2000.8.25 상무집행위원회에서 원고의 유학을 찬성한다는 지부의 뜻을 본부에 전달하여 그 방침에 따르기로 결의하였고, 과기노조 중앙위원회 및 중앙집행위원회 합동회의는 2000.9.6 과기노조의 정책적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원고를 교육훈련파견키로 결의하였다.

(3) 한편 김○목은 2000.8월 초순경부터 화학연구원의 총무과장 박○규, 인사담당 김○민, 행정부장 남○호 등과 원고의 유학문제에 대하여 많은 논의를 하였고, 과기노조도 원고의 해외유학파견을 인정하여 달라고 요청하였으나, 화학연구원에서는 내부규정에 따라 해외위탁교육을 가는 것은 인사위원회에서 논의할 수 있지만, 과기노조가 전임자를 파견하는 방식은 인정할 수 없다며 거부하였다.

(4) 김○목은 그 대안으로 과기노조가 원고에 대한 전임자 지정을 해제하면 화학연구원측에서 원고에게 1 내지 2년의 해외위탁교육기간을 인정하고 나머지 2년은 내부규정에 따른 해외위탁교육으로 처리하여 줄 수 있는지를 문의하였으나, 화학연구원은 그것도 어렵다며 거부하였다.

(5) 그 동안 화학연구원의 해외위탁교육은 지원자와 팀장 사이의 사전협의가 있었을 경우에는 거의 승인이 이루어졌는데, 원고는 그 팀장에 해당하는 선임부장과 입장 차이가 커서 사전협의가 이루어지지 아니하였고, 이에 원고는 김○목에게 과기노조에서 파견하는 형식이 아니라 화학연구원에서 해외위탁교육을 보내는 방식으로 합의가 이루어지더라도 그에 따르겠다고 하면서 위탁교육훈련지원서를 작성하여 김○목에게 맡긴 다음, 2000.9.13 화학연구원으로부터 승인을 받지 않은 상태에서 “한국과 영국의 공공연구부문에 대한 과학기술정책 연구 비교”라는 논문 제목으로 박사과정 유학(유학기간 4년)을 위해 가족을 모두 대동하고 영국으로 출국하였다.

(6) 화학연구원은 김○목에 대하여 2000.9.22 “원고의 임의출국사실이 확인되었는 바 이는 제규정을 위반한 것이니 전임자와 관련된 제반서류를 제출하면 규정에 따라 처리하겠다”는 취지의 2000.10.4 “무단출국 이후 관련서류 제출 요구에 불응하는 행위는 무단결근 등에 해당하므로 제규정을 준수토록 다시 한번 촉구한다”는 취지의 공문을 각 보냈다.

(7) 이에 김○목은 2000.10.11 원고로부터 받아 두었던 위탁교육훈련지원서를 화학연구원에 대하여 제출하였는데, 그 지원서의 초청자란과 신원보증인란, 부속 서류인 재정보증서의 보증인란이 공란으로 되어 있었다.

(8) 화학연구원은 ① 2000.10.23 제12차 인사위원회에서 원고의 위탁교육훈련지원신청건을 심의하고 위와 같은 하자를 이유로 신청을 기각하였고, ② 10.26 제13차 인사위원회에서 파면 의결을 하였으나 과기노조의 동의 절차를 거치기 위해 그 결정을 유보하였으며, ③ 11.9 제14차 인사위원회에서 원고에게 진술기회를 추가로 부여하기 위해 10여일 이후로 회의를 연기하기로 의결하였고, ④ 11.20 제15차 인사위원회에서 다시 파면의결을 하였으며, ⑤ 12.27 제17차 인사위원회에서 그에 대한 재심청구를 기각하였는데, 원고는 위 각 인사위원회에 출석하지 아니하고 현재까지도 계속 영국에 체류하고 있다.

나. 판 단

(1) 재임용 당시 원고가 전임자(김○목)가 소속된 연구요원실로 발령되었고 특별한 업무도 부여받지 아니하였다는 점, 원고의 인사기록부(갑11) 중 경력란에 “연구요원실 근무를 명함(노동조합)” 등으로 기재되어 있다는 점, 화학연구원이 연구요원실 소속자 중 전임자에게만 지급하는 능률제고수당을 원고에게 전액 지급하여 왔다는 점{연구요원실운용지침(갑9) 제6조, 제7조 제2항}, 화학연구원의 공문(갑15, 17)에도 “......단체협약 제83조(전임자)에 의거 현재 노조전임자로 근무 중인 선임연구원 고○주는......”, 또는 “......고○주 노조전임자에 대하여......”라고 명기하였다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화학연구원이 사실상 원고를 노동조합의 전임자로 대우하여 왔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할 것이다.

(2) 살피건대, 노동조합의 전임자는 휴직상태에 있는 근로자와 유사하여 근로제공의무가 면제되는 것이기는 하나, 사용자와의 사이에 기본적 노사관계는 유지되는 것이므로 취업규칙이나 사규의 적용이 전면적으로 배제되는 것은 아니고, 따라서 단체협약에 전임자에 대하여 특별한 규정을 두거나 특별한 관행이 존재하지 아니하는 한 출퇴근에 대한 사규의 적용을 받게 되는 것이다(대법원 1993.8.24 선고 92다34926 판결).

먼저 단체협약(갑3) 제85조에서는 노동조합의 전임자가 노동조합 활동으로 인하여 근무하지 못한 기간은 근무한 것으로 간주하고 그에 대하여 어떠한 불이익한 처우도 하지 아니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는데, 원고가 연구목적으로 삼은 논문의 제목이 노동조합 활동과는 별다른 관련이 없는 것이고, 특히 그 유학기간이 4년으로 장기간이라는 점에서, 이러한 학위 취득 목적의 장기간의 해외 유학은‘노동조합 활동’에 해당하는 것이라고는 보기 어렵다.

그리고 화학연구원이 전임자인 김○목과 원고의 출퇴근 여부에 대하여 그 동안 엄격히 관리하여 오지는 아니하였던 사정이 엿보이기는 하나, 노동조합의 전임자가 화학연구원으로부터 아무런 통제도 받지 아니하고 자유로이 해외유학 등을 위하여 출국하여 왔다는 관행이 있었음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는 비록 노동조합 전임자라 하더라도 인사규정(갑6), 위탁교육훈련규정(갑10) 등의 적용을 받게 되는 것인 바, 위탁교육훈련규정에 의하면 해외위탁교육을 받고자 하는 사람은 부서장을 통하여 위탁교육훈련지원서, 소속 부서장의 추천서를 주관부서에 제출하여야 하고(제6조), 위탁교육훈련 후보자는 인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원장의 재가를 받아 선정하는(제7조) 등의 일련의 절차를 거쳐야 하는 것이나, 원고는 이러한 절차를 전혀 거치지 아니하고 임의로 출국하였으니 이는 무단결근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김○목의 증언에 의하더라도, 과거에 원고의 경우처럼 일단 먼저 출국하고 당사자 본인이 해외에 체류 중인 상태에서 위탁교육신청을 하였던 경우는 없었다는 것이다).

원고가 주장하는 원장 김○섭의 추천서는, 그 내용이나 형식으로 보아 김○섭이 개인 자격으로 작성한 것으로 보일 뿐만 아니라, 위탁교육훈련규정에 따르면 원장이 임의로 위탁교육훈련 후보자를 선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인사위원회의 심의를 거치도록 되어 있으니, 위 추천서만으로 위와 같은 절차의 하자가 치유된 것이라고는 볼 수 없다(김○목도 해외위탁교육대상자의 선정을 인사위원회를 거치지 않고 원장이 임의로 결정한 사례는 없었다고 증언하고 있다).

(3) 화학연구원으로부터 임금을 지급받고 있는 근로자인 원고가, 화학연구원이 내부규정에 따라 해외위탁교육을 가는 것은 인사위원회에서 논의할 수 있지만 과기노조가 전임자를 파견하는 방식은 인정할 수 없다며 거부의사를 명백히 표시하였음에도, 화학연구원측에 알리지도 아니한 채 4년이라는 장기간 동안 유학을 하기 위하여 무단으로 출국하였다는 점, 원고가 이후 수차의 인사위원회에도 모두 불참하고 귀국할 의사를 표시하지 아니하고 있는 점 등의 상황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은 원고의 행위는 사회통념상 근로계약을 계속시킬 수 없을 정도로 원고에게 책임이 있는 사유에 해당한다고 보이므로, 화학연구원이 원고를 파면한 것이 징계양정권을 일탈, 남용한 것이라고는 할 수 없다.

4. 부당노동행위 여부에 대한 판단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함에 있어서 표면적으로 내세우는 해고사유와는 달리 실질적으로는 근로자의 정당한 노동조합활동을 이유로 해고한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 있어서는 그 해고는 부당노동행위라고 보아야 할 것이지만, 정당한 해고사유가 있어 근로자를 해고한 경우에 있어서는 비록 사용자가 근로자의 노동조합활동을 못마땅하게 여긴 흔적이 있다거나 사용자에게 반노동조합 의사가 추정된다고 하더라도 당해 해고사유가 단순히 표면상의 구실에 불과하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므로,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할 것인 바(대법원 2001.12.11 선고 2000두5708 판결), 이 사건에 있어서도 화학연구원이 원고를 파면한 것이 정당한 것으로 인정되는 이상 이를 가리켜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할 수는 없다.

5.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고 할 것이므로 그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청구는 이유없다.

판사 조병현(재판장), 김용관, 조건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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