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법인 도안

판례

쟁의행위 목적이 경영권 내지 인사권에 관한 문제에 두고 있...

번호
2002구합13550
일자
2003-07-14

조종사노조는 쟁의행위의 주된 목적을 근로조건에 관한 것이 아니라 참가인 회사의 경영권 내지 인사권에 관한 문제에 해당하는 외국인 조종사의 고용동결에 두고 있었고, 또한 비밀투표가 아닌 사실상의 공개투표에 의하여 찬성결정을 거쳤다고 인정되므로, 위 쟁의행위는 목적과 절차에 있어서 정당성을 결여한 불법쟁의행위라 할 것이고, 따라서 조종사노조의 간부들로서 이러한 불법쟁의행위를 주도한 원고들에게 징계사유가 인정된다 할 것이다.

[원 고] 이○재, 하○열, 이○일, 조○광, 한○수, 정○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덕수, 담당변호사 도재형, 여치헌, 윤영환, 위대영, 최병모

[피 고]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

소송수행자 김성희, 김인철, 조용호, 곽영섭

[피고보조참가인] 주식회사 대한항공 대표이사 심○택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광장, 담당변호사 정은환, 현덕규, 강희주, 임호준, 공태용

[변론종결] 2003.3.20

1.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비용을 포함하여 원고들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중앙노동위원회가 2002.3.9 원고들과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 회사’라 한다) 사이의 2001부노262, 2001부해883 및 2002부노9, 2002부해18(병합) 부당노동행위 및 부당해고구제 재심신청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원고들은 참가인 회사에 고용된 항공기 조종사들인데 2001.6.12 06:30부터 같은 달 14일 18:00까지 조종사들의 불법파업을 주동하고 무단으로 근무를 이탈하여 회사에 막대한 손해를 입혔다는 이유로 참가인 회사로부터 같은 해 7.25 징계파면 당하였다.

나. 원고들은 위 파업은 정당한 노동조합활동이므로 참가인 회사가 자신들을 징계파면한 것은 부당해고이자 부당노동행위라고 주장하여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는데, 위 위원회는 2001.12.13 위 파업은 정당성이 인정되지 아니하므로 원고들에 대한 파면은 정당한 인사권의 행사로서 부당해고나 부당노동행위라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그 구제신청을 기각하는 결정을 하였고 위 결정에 대한 원고들의 재심신청에 대하여 중앙노동위원회도 2002.3.9 같은 이유로 이를 기각하였다.

[증거] 다툼 없는 사실, 갑1~갑3, 을16~을21(각 가지번호 포함)

2. 부당해고에 대한 판단

가. 징계사유의 존부에 대하여

(1) 인정사실

(가) 원고들은 원고 이○재가 위원장, 원고 하○열이 부위원장, 원고 이○일이 사무국장으로서, 참가인 회사의 전직원이 참여한 기존의 노동조합과 별도로 조종사들로만 구성된 대한항공조종사노동조합(이하 ‘조종사노조’라 한다)을 결성하고, 2001.3.29 그 교섭권을 민주노총 공공연맹에 위임하여 기본급 인상과 운항규정심의위원회 운영 등의 문제를 교섭안건으로 제시한 다음, 인천공항으로의 이전에 따른 비상운영체제임을 이유로 한 참가인 회사의 교섭연기신청을 받아들이지 않고, 같은 해 6.12로 예정된 민주노총의 연대파업 일정에 맞추기 위하여 단독으로 중앙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조정신청을 하였으나 같은 해 5.11 충분한 노사간의 교섭이 이루어지지 않았으므로 향후 1개월간 자주적으로 성실히 교섭할 것을 권고받았다.

(나) 조종사노조는 2001.5.22 기본급 인상 요구는 철회하고, 외국인 조종사의 고용동결 및 외국인 부기장 고용금지와 운항규정심의위원회 구성ㆍ운영을 주요안건으로 내세워 단체교섭을 진행하였으나 이는 유효기간이 2002.10.21까지인 종전 단체협약에서 노사협의회를 구성하여 협의하기로 결정된 사항이었으므로, 참가인 회사는 위 교섭요구사항이 근로조건에 관한 것이 아니고 경영권에 관한 것인데다가 종전의 단체협약의 유효기간 중에 그 단체협약에 의하여 합의된 사항의 변경을 요구하는 것이라는 이유를 들어 이를 교섭사항에서 배제하고 임금인상부분만 협의하자고 요구함으로써 쌍방간에 교섭안건조차 확정하지 못하였다.

(다) 이에 조종사노조는 2001.5.25 다시 노동쟁의 조정신청을 하는 한편, 조합원들에게 가나다순으로 정리한 조합원 명부에 따른 일련번호가 표시된 투표용지를 교부하는 방법으로 같은 해 6.1부터 7일간 찬반투표를 실시하여 같은 달 12일부터의 총파업을 결의한 다음, 중앙노동위원회로부터 위 조정신청은 쟁의상태라고 볼 수 없어 조정대상이 아니니 계속적인 교섭을 통하여 자주적으로 해결하라는 권고를 받았고, 같은 달 12일 02:00경 속개된 단체교섭에서 참가인 회사로부터 임금 40억원 인상제의가 있었음에도 오히려 임금은 동결하겠으니 위 (나)항의 안건을 참가인 회사가 수용하라는 주장만 계속하다가 교섭결렬을 선언하고, 민주노총이 주관하는 연대파업의 집결지인 중앙대학교로 이동하여 06:30경부터 파업을 단행하였다.

(라) 이 파업은 2001.6.14. 18:00까지 진행되었는데, 파업 돌입시 국내외를 포함한 모든 비행 및 교육을 중단하도록 한 조종사노조의 투쟁명령에 따라, 참가인 회사의 조합원인 조종사들은 모든 항공기 운항을 전면적으로 중지하였을 뿐 아니라 일부 조종사는 파업개시 후 기본적인 인계 등 필요한 조치도 취하지 아니한 채 외국에서 항공기와 승객을 방치한 채 근무지를 이탈하기도 하여, 위 파업기간 동안 항공기 826편(참가인 회사 전체 운항편수의 76%)이 결항하여 참가인 회사는 신인도 하락 등 무형의 손실 이외에도 약 395억원 가량의 경제적 손실을 입었다.

[증거] 갑4-1~78, 을1~을3, 을6-1~69, 을8, 변론 전체의 취지

(2) 판 단

(가) 근로자의 쟁의행위가 정당행위가 되기 위하여는 첫째 그 주체가 단체교섭의 주체로 될 수 있는 자이어야 하고, 둘째 그 목적이 근로조건의 향상을 위한 노사간의 자치적 교섭을 조성하는 데에 있어야 하며, 셋째 사용자가 근로자의 근로조건 개선에 관한 구체적인 요구에 대하여 단체교섭을 거부하였을 때 개시하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조합원의 찬성결정 등 법령이 규정한 절차를 거쳐야 하고, 넷째 그 수단과 방법이 사용자의 재산권과 조화를 이루어야 함은 물론 폭력의 행사에 해당되지 아니하여야 한다는 여러 조건을 모두 구비하여야 할 것인바(대법원 2001.10.25 선고, 99도4837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쟁의행위에서 추구되는 목적이 여러 가지이고 그 중 일부가 정당하지 못한 경우에는 주된 목적 내지 진정한 목적의 당부에 의하여 그 쟁의행위 목적의 당부를 판단하여야 하므로 부당한 요구사항을 뺐더라면 쟁의행위를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쟁의행위 전체가 정당성을 가지지 못한다 할 것이고(대법원 2001.6.26 선고, 2000도2871 판결 참조), 쟁의행위를 함에 있어 조합원의 직접ㆍ비밀ㆍ무기명투표에 의한 찬성결정이라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제41조 제1항의 규정은 노동조합의 자주적이고 민주적인 운영을 도모함과 아울러 쟁의행위에 참가한 근로자들이 사후에 그 쟁의행위의 정당성 유무와 관련하여 어떠한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그 개시에 관한 조합의사의 결정에 보다 신중을 기하기 위하여 마련된 규정이므로 위의 절차를 위반한 쟁의행위는 그 절차를 따를 수 없는 객관적인 사정이 인정되지 아니하는 한 정당성이 상실된다 할 것이다(위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나) 이 사건에서 보건대, 조종사노조는 쟁의행위의 주된 목적을 근로조건에 관한 것이 아니라 참가인 회사의 경영권 내지 인사권에 관한 문제에 해당하는 외국인 조종사의 고용동결에 두고 있었고, 또한 비밀투표가 아닌 사실상의 공개투표에 의하여 찬성결정을 거쳤다고 인정되므로, 위 쟁의행위는 목적과 절차에 있어서 정당성을 결여한 불법쟁의행위라 할 것이고, 따라서 조종사노조의 간부들로서 이러한 불법쟁의행위를 주도한 원고들에게 징계사유가 인정된다 할 것이다.

나. 면책합의의 성립 여부

(1) 원고들의 주장

2001.6.13 조종사노조와 참가인 회사가 파업철회를 합의할 때, 파업참가자에 대한 징계를 최소화한다는 합의와 함께 중징계는 하지 않겠다는 합의도 이루어졌다.

비록 참가인 회사의 대표이사 심○택이 중징계를 하지 아니하겠다는 내용을 문서화하는 것은 대외적으로 곤란하다고 하여 심○택이 서명한 합의서나 각서를 받지는 못하였지만, 그 자리에 중재자로 입회한 안○원이 작성한 “중징계는 없다는 사실을 사측으로부터 듣고 확인”한다는 자필확인서(갑제5호증)에 의하여 위 합의가 있었음이 뒷받침된다. 따라서 참가인이 원고들을 징계파면한 것은 위 면책합의에 위반되어 부당하다.

(2) 판 단

을제9호증, 을제10호증의 1(=갑제4호증의 48)의 각 기재에 의하면, 2001.6.13 노사간에 파업철회를 합의하면서 참가인 회사의 대표이사 심○택과 조종사노조의 교섭대표인 민주노총 공공연맹 양○웅 부위원장 및 조종사노조 위원장인 원고 이○재가 각 서명 또는 날인한 합의서 제2항에는 “징계는 최소화하되 일반조합원은 하지 않는다”라고 기재되어 있는 사실이 인정되나, 위 기재만으로는 징계대상을 최소화한다는데서 더 나아가 중징계를 하지 않기로 하는 합의까지 성립되었다고 인정할 수 없다.

다만, 갑제5호증의 기재와 증인 안○원의 일부증언에 의하면, 위 파업철회를 합의할 때 그 자리에 참여하였던 노동일보 이사인 안○원이 “중징계는 없다는 사실을 사측으로부터 듣고 확인”한다는 내용의 자필확인서를 작성하여 참가인 회사의 대표인 심○택에게 보여준 사실은 인정되나, 위 안○원은 이 법정에서 증인으로 나와 위 자필확인서에 심○택의 서명을 요구하였다가 거절당하였다고 증언하고 있으므로, 위 자필확인서의 존재가 원고들의 주장과 같은 합의성립을 인정할 증거가 될 수 없다. 원고들의 면책합의에 관한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다. 징계양정의 적정성에 대하여

위 ‘가. (1)’항에서 인정한 바와 같은 이 사건 파업에 이르기까지의 경위와 방법 및 파업으로 인한 참가인 회사 신용의 실추와 경제적 손실 등을 종합하여 보면, 위 비위사실에 대한 원고들의 귀책정도는 사회통념상 참가인과 사이에 더 이상 근로관계를 계속하기 어려울 정도에 이르렀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참가인이 원고들을 징계파면한 것이 그 양정이 과중하다거나 징계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3.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판단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해고를 함에 있어서 표면적으로 내세우는 해고사유와는 달리 실질적으로는 근로자의 정당한 조합활동을 이유로 해고한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 있어서 그 해고는 부당노동행위라고 보아야 할 것이나, 정당한 해고사유가 있어 해고한 경우에 있어서는 비록 사용자가 근로자의 조합활동을 못마땅하게 여긴 흔적이 있다거나 사용자에게 반노동조합의 의사가 추정된다고 하여 당해 해고사유가 단순히 표면상의 구실에 불과하다고 할 수는 없는 터이므로, 그것이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할 것인 바(대법원 1996.4.23 선고, 95누6151 판결 등 참조), 참가인의 원고들에 대한 이 사건 징계파면에 정당한 사유가 있음은 위에서 본 바와 같으므로 이를 부당노동행위로 볼 수 없다.

4.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정당하므로, 그 취소를 구하는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영태(재판장), 이범균, 조윤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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