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캐디는 임금을 목적으로 사용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하...
- 번호
- 2002구합20886
- 일자
- 2003-03-05
이 사건 골프장을 운영하는 참가인은 내장객과 사이에 이 사건 골프장의 시설이용에 관한 계약을 체결함으로써 내장객에게 시설이용권을 부여하고, 그에 대한 대가로 소정의 사용료를 받을 뿐이며, 내장객 중 캐디의 배치를 희망하는 사람들을 위하여 일정한 수의 캐디를 확보해 두고, 이러한 내장객에 대해서는 일정한 순번에 따라 정해진 캐디를 배치해줌으로써 내장객과 캐디 사이에 경기보조업무의 용역 제공에 관한 계약이 체결되는 것을 알선 내지 중개해주는 역할을 한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캐디가 참가인과 사이에 사용종속의 관계에 놓인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원 고] 김○주, 이○자
소송대리인 변호사 권두섭
[피 고]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
소송수행자 조용호
[피고보조참가인] 한성관광개발 주식회사 대표이사 강○규
소송대리인 변호사 소동기
[변론종결] 2002.12.6
1.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들이 부담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중앙노동위원회가 2002.5.2 원고들과 피고보조참가인(이하‘참가인’이라 함) 사이의 2001부해915호 부당정직구제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1. 재심판정의 경위(갑1, 2)
가. 원고 김○주는 1986.5월경부터, 원고 이○자는 1999.10월경부터 참가인이 운영하는 한성컨트리클럽 골프장(이하‘이 사건 골프장’이라 함)에서 경기보조원(이하‘캐디’라고 함)으로 근무하던 중 2001.9.6(원고 김○주의 경우) 및 9.7(원고 이○자의 경우) 참가인으로부터 부당하게 정직(대기발령)처분을 받았다는 이유로 구제신청을 제기하였다.
나.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2001.11.30 원고들의 구제신청을 받아들여 참가인에 대하여 원고들을 업무에 복귀시키고 정직기간 동안의 임금을 지급할 것을 명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02.5.2 원고들이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위 초심명령을 취소하고 원고들의 구제신청을 각하하는 이 사건 재심판정을 하였다.
2.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이 사건의 쟁점
원고들과 같은 캐디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나. 인정사실(갑1 내지 13, 을1 내지 20, 이○영의 증언)
(1) 참가인이 운영하는 이 사건 골프장에는 내장객들의 골프경기를 보조하기 위하여 원고들을 비롯한 약 230여명의 캐디들이 20명당 각 1조를 이루어 근무하고 있었는데, 이러한 조의 수와 각 조의 인원수는 참가인의 소속직원인 캐디마스타가 정하고 있다.
(2) 참가인은 추가로 캐디의 필요인원이 발생할 경우 캐디전문양성학원에 연락을 하여 그 학원으로부터 캐디 희망자들을 소개받는 바, 캐디마스타가 간단한 면접을 실시하여 이 사건 골프장에서 캐디로 일할 자들을 선발한다. 한편 이러한 면접 당시에 참가인은 캐디 희망자들로부터 이력서와 주민등록등본을 제출받는다.
(3) 참가인은 이러한 면접을 거쳐 선발한 신입 캐디들에게 이 사건 골프장의 코스파악 및 구체적인 경기보조업무의 원활한 수행을 돕기 위하여 캐디마스타를 통하여 약 2∼3주 동안 코스 교육을 실시하고 있고, 매월 정기적으로 캐디들을 대상으로 하여 내장객들의 불편사항 및 공지사항을 전달하고, 친절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4) 원고들과 같이 이 사건 골프장에서 근무하는 캐디들은 캐디의 배치를 희망하는 특정 내장객과 한조를 이루어 내장객의 골프 경기를 보조하는 바,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이 사건 골프장의 특성에 대한 조언을 해주고, 내장객의 골프가방을 운반하며, 내장객의 요구에 응하여 골프채를 꺼내주고, 숲속에 들어간 공을 찾거나 흙에 더럽혀진 공을 닦아주며, 골프채를 휘두를 때 생기는 장치 파손 부분을 손질하거나 벙커의 흔적을 지우는 등의 일을 한다.
(5) 캐디들은 조장회의 결과 내부적으로 정해진 순번에 의하여 위와 같은 경기보조업무를 행하는데 참가인에 의하여 정해진 출·퇴근시각이 없고 다만 자신의 순번에 맞추어 이 사건 골프장에 나와 경기보조업무를 마친 후 곧바로 이 사건 골프장에서 이탈할 수 있으며, 참가인에 대해 출·퇴근시각을 보고하지도 아니한다.
(6) 캐디들은 위와 같은 경기보조업무를 수행한 대가로 경기종료 후 내장객으로부터 캐디 피(caddie fee)라는 명목으로 한 경기당 일정한 금액의 봉사료를 지급받는 바, 참가인은 다른 골프장의 경우와 비교하여 사전에 위 캐디피의 액수를 정하고 이 액수를 내장객 등에게 공고함으로써 사실상 캐디들로 하여금 이를 초과하여 지급받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7) 참가인은 캐디들이 내장객에 대한 경기보조업무 수행을 해태하거나 정해진 순번을 어겼을 경우 직접 제재를 가하는 일이 없고,다만 조장회의에서 소명기회를 부여한 후 자율근무규정에서 정한 제재방법에 의하여 자율적으로 징계를 해오고 있다.
(8) 참가인은 캐디들에게 유니폼과 작업도구인 흙삽·꼬챙이 등을 지급하는데 분실하는 경우는 이를 변상하여야 하며, 또한 업무수행의 필요적 장비인 카트를 매회 출장시마다 제공한 후 업무종료시 반납하도록 하고 있다.
(9) 참가인은 캐디들을 선발한 후, 그들과 사이에 특별히 근로계약을 비롯한 어떠한 계약도 체결하지 아니하고, 캐디들에게 휴업수당을 지급하지도 아니하며, 캐디들의 캐디피에 대해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거나 국민연금, 고용보험, 산업재해보상보험, 의료보험 등에 가입하여 보험료를 납부하지도 않고 있다.
다. 판 단
(1) 위 인정 사실, 특히 그 중에서 위 (9)항의 사실관계에 의하면, 이 사건 골프장을 운영하는 참가인은 캐디들을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취급해오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바, 이 사건에서와 같이 양 당사자 중 일방이 타방에 대해 근로자성을 부인하고 있다는 현실 자체는 법률적 개념인‘근로자’에의 해당 여부를 판가름할 수 있는 결정적 기준이 될 수 없고, 어디까지나 근로자성 여부의 판단에 있어서는 일방의 당사자가 타방에 대해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하고 있는가의 여부가 문제될 뿐이며, 이러한 판단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기준은 바로 당사자 사이의 관계가‘사용종속관계’에 해당하는가의 여부이다.
그런데 이와 같이 근로자성 여부를 판가름하는 중요한 기준이 되는‘사용종속관계’라 함은 근로를 제공받는 당사자쪽의 구체적인 지시나 업무명령에 복종하여 일을 하는 관계를 일컫는 개념이라 할 것이고, 당사자 사이에 질서유지를 비롯한 기타의 사유로 다소간의 제약이 가해지는 관계가 있다고 하여 그 관계가 반드시 이러한 사용종속관계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다.
(2) 돌이켜 이 사건에 관하여 살피건대, 캐디가 근로자에 해당하는가라는 점은 참가인과 캐디 그리고 내장객 이상 3자간의 관계가 어떠한 것인가의 문제와 바로 직결되어 있다고 할 것인 바, 캐디가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는 견해는 참가인과 내장객 사이에 골프장 이용 및 그에 부수하는 경기보조업무 제공에 관한 포괄적인 계약이 체결되고, 캐디는 참가인이 내장객에 대해 부담하는 이러한 경기보조업무의 수행을 위하여 용역을 제공하는 자라고 보는 반면, 캐디가 근로자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보는 견해는 참가인과 내장객 사이에서는 골프장 이용에 관한 계약만이 체결될 뿐이고, 경기보조업무의 제공을 위하여는 내장객과 캐디 사이에 별도의 계약이 체결되는 것이며 캐디와 참가인은 내장객에 대한 관계에 있어서는 별도의 계약 주체인 것이므로, 이와 같이 독자적인 사업 주체라 할 수 있는 캐디는 참가인에 대해 사용종속관계에 있는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살피건대, 위 인정사실을 비롯하여 이 사건에 나타난 제반 정황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골프장을 운영하는 참가인은 내장객과 사이에 이 사건 골프장의 시설이용에 관한 계약을 체결함으로써 내장객에게 시설이용권을 부여하고, 그에 대한 대가로 소정의 사용료를 받을 뿐이며, 내장객 중 캐디의 배치를 희망하는 사람들을 위하여 일정한 수의 캐디를 확보해 두고, 이러한 내장객에 대해서는 일정한 순번에 따라 정해진 캐디를 배치해줌으로써 내장객과 캐디 사이에 경기보조업무의 용역 제공에 관한 계약이 체결되는 것을 알선 내지 중개해주는 역할을 한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캐디가 참가인과 사이에 사용종속의 관계에 놓인 근로자에 해당한다고는 볼 수없다.
이에 대해서는 만약 캐디와 내장객 사이에 별도의 계약이 체결되는 것이고 캐디가 참가인에 고용된 것이라고 볼 수없다면, 내장객이 외부에서 다른 캐디를 데리고 와 골프경기를 하는 것이 사실상 금지되는 것, 그리고 캐디피의 액수를 참가인이 정하고 있고 이를 초과하여 받는 것이 사실상 금지되어 있는 것, 캐디에 대해 참가인이 교육을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불참시 불이익을 가하는 점, 캐디와 내장객 사이에 캐디피에 관한 어떠한 약정도 체결되지 않는 점 등이 잘 설명되지 아니한다는 비판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이 사건 골프장을 운영하는 참가인으로서는 골프장 시설의 이용에 관한 계약을 체결한 내장객 이외에 제3자가 이 사건 골프장에 출입하는 것 자체를 금지할 권한이 있다는 점, 캐디가 제공하는 경기보조업무의 질적인 측면 및 캐디피의 액수 여하는 골프장의 운영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이므로, 이 사건 골프장을 운영함으로써 영리를 추구하는 참가인으로서는 자신의 골프장을 이용하는 캐디로 하여금 일정액 이상을 받지 못하게 하고 정기적으로 교육을 받도록 하는 것과 같은 최소한의 제약을 가할 수 있으며, 이러한 제약의 효과를 달성하기 위해 그 위반시 어느 정도의 불이익을 가할 수도 있고, 캐디 역시 이러한 제약을 감수하고서 이 사건 골프장에서 자신의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며, 내장객과 캐디 사이에 용역의 제공에 관한 계약을 체결함에 있어 구체적으로 캐디피를 얼마로 할 것인가에 관한 명시적인 약정은 없더라도 위와 같이 참가인이 일방적으로 공고한 캐디피의 액수 자체를 하나의 기준으로 받아들이는 묵시적인 약정이 있다고 볼 수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은 점들도 충분히 설명이 가능하다고 할 것이다.
(3) 결국 원고들과 같은 캐디들은 임금을 목적으로 사용종속적인 관계에서 참가인에게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없으므로, 부당해고구제신청을 할 적격 자체가 없다고 할 것이다.
3. 결 론
그렇다면 위와 결론을 같이 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할 것이므로, 그 취소를 구하는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없다.
판사 조병현(재판장), 김용관, 조건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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