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법인 도안

판례

정당성이 인정되지 아니하는 쟁의행위를 주동함으로써 실형판결...

번호
2002구합37839
일자
2003-10-08

원고는 정부의 금융사업의 대형화 등에 따른 경쟁력 향상을 위한 금융구조조정안에 따른 주택은행과 참가인 회사의 합병 철폐를 요구사항으로 하여 위 두 은행 노조원을 동원하여 농성을 벌이는 방법으로 파업을 주도함으로써 주택은행과 참가인 회사의 업무를 방해하였다는 혐의로 2001.3월 구속되어 재판을 받은 결과 결국 실형을 선고받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 바, 그렇다면 위 쟁의행위의 요구사항은 사용자로서도 전혀 결정할 권한이 없는 정부의 정책에 관한 사항이거나, 사용자의 의사결정에 의한 경영조직의 변경문제 등 그 자체로는 단체교섭의 대상이 될 수 없는 경영권에 속하는 사항에 대한 것으로서 이러한 근로조건의 향상과 무관한 목적의 쟁의행위는 그 정당성이 인정될 수 없다고 할 것이므로, 원고가 이와 같이 정당성이 인정되지 아니하는 쟁의행위를 주동함으로써 실형판결을 선고받아 확정되었다는 것은 정당한 해고 내지 당연면직의 사유가 된다고 할 것이다.

[원 고] 김○홍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선수, 김진

[피 고]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

소송수행자 김성희

[피고보조참가인] 주식회사 국민은행 대표이사 김○태

소송대리인 변호사 고창은

[변론종결] 2003.6.19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비용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중앙노동위원회가 2002.10.17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 회사’라 한다) 사이의 2002부노152, 2002부해356호 부당노동행위및부당해고구제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원고는 1979.1.1 주식회사 한국주택은행(이하 ‘주택은행’이라 한다)에 입사하여 1995.10.31부터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주택은행 지부장으로 활동하던 중, 주택은행과 참가인 회사의 합병에 반대하여 2000.12.22부터 같은 달 28일까지 고양시 일산구 소재 참가인 회사 연수원에서 노동조합원 1만2,000명이 참여한 파업을 주도하였다는 이유로 업무방해죄로 구속기소되어 2001.9.28 대법원에서 징역 1년의 형이 확정되었다.

나. 주택은행을 합병하여 원고와의 근로관계를 승계한 참가인 회사는 2001.10.23 ‘형사상의 범죄로 금고 이상 유죄의 확정판결을 받았을 때’를 당연면직 사유로 정한 참가인 회사의 단체협약 제39조 제1항 제1호, 인사규정 제31조 제1항 제3호의 규정에 의하여, 같은 해 9.28일자로 원고에게 당연면직 처분을 하였다.

다. 원고는 위 당연면직 처분이 부당하다면서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구제신청을 하였으나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02.4.23 이를 기각하였고, 중앙노동위원회도 당연면직 처분의 정당성을 인정하여 같은 해 10.17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이 사건 재심판정을 하였다.

[참가인 회사의 2001년도 단체협약]

제39조(해고의 제한) ① 사용자는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하는 경우 이외에는 종업원을 해고하지 못한다.

1. 형사상 범죄로 금고 이상 유죄의 확정판결을 받았을 때(선고유예 제외)

[참가인 회사의 인사규정]

제28조(면직의 구분) 직원의 면직은 의원면직, 정년면직, 당연면직, 징계면직 및 전적으로 구분한다.

제31조(당연면직) ① 당연면직은 직원이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하는 경우에 면직함을 말한다.

3.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되었을 때. 다만, 교통사고로 인한 형사사건으로 집행유예 선고를 받은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참가인 회사의 인사규정 시행세칙]

제15조(면직일) ① 직원의 면직일은 다음 각호와 같다.

3. 당연면직

다. 인사규정 제31조 제1항 제3호 및 제4호의 경우 : 확정판결일 또는 선고일

【증거】 다툼없는 사실, 갑1-2, 갑4, 을1~을4, 을6-1~3

2. 부당해고에 대한 판단

가. 원고의 주장

(1) 이 사건 당연면직 처분에는 인사위원회의 결의, 소명기회의 부여, 노동조합과의 협의 등 필요적 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위법이 있다.

(2) 이 사건 당연면직은 실질적으로 해고라 할 것이고, 그 사유가 된 유죄의 확정판결은 원고가 파업을 주도하여 참가인 회사의 업무를 방해하였다는 내용인데, 위 파업은 정당한 쟁의행위이므로 이는 정당한 해고사유가 될 수 없다.

(3) 원고의 장기간 근무경력, 노조간부로서 노사합의를 위해 힘써온 점, 파업과 형사처벌의 경위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당연면직처분은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다.

나. 판 단

(1) 절차의 하자에 관하여

사용자가 어떤 사유의 발생을 당연퇴직 사유로 규정하고 당연퇴직에 대하여 일반의 징계해고와 달리 아무런 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한 경우에는, 그 당연퇴직 사유가 실질적으로는 징계에 해당하는 경우라도 그 사유가 동일하게 징계사유로도 규정되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당연퇴직 처분을 하면서 일반의 징계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할 수는 없는 것인 바(대법원 1998.4.24 선고, 97다58750 판결 등 참조), 참가인 회사의 단체협약[을제2호증] 제41조에는 회사가 조합원을 징계면직, 정직, 감봉, 견책 기타 징계하고자 할 경우에는 사전에 당사자 및 조합에 징계사유 등을 통보하여 인사위원회의 결의를 거쳐야 한다고 규정하고, 이에 따라 인사규정 시행세칙[을제4호증] 제27조에 징계의 절차를 자세하게 규정하고 있지만, 이는 모두 징계에 적용되는 절차일 뿐이고, 의원면직, 정년면직, 당연면직 등 징계면직 이외의 면직절차에 관하여는 아무런 절차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하며, 징계대상을 규정한 참가인 회사의 인사규정[을제3호증] 제25조는 직원의 직접적인 의무위반행위를 징계대상으로 열거하고 있을 뿐, 이 사건에서 원고에게 적용된 ‘금고 이상의 유죄판결의 확정’이라는 당연면직 사유는 징계대상으로 규정되어 있지 아니하므로, 참가인 회사는 위 당연면직 사유가 있으면 원고에게 변명의 기회를 주거나 인사위원회 심의 및 노동조합과의 협의 등의 징계절차를 거칠 필요가 없이 바로 당연면직 처분을 할 수 있다고 할 것이어서, 징계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다 하더라도 이 사건 당연면직 처분의 효력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다 할 것이다.

(2) 해고사유의 존부에 관하여

당연면직 사유가 근로자의 사망이나 정년, 근로계약기간의 만료 등 근로관계의 자동소멸 사유로 볼 수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이에 따른 당연면직 처분은 근로기준법의 제한을 받는 해고라 할 것이고, 따라서 그 당연면직 처분이 유효하려면 해고의 정당한 이유가 있어야 함은 원고의 주장과 같지만, 을제6호증의 1 내지 3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는 정부의 금융사업의 대형화 등에 따른 경쟁력 향상을 위한 금융구조조정안에 따른 주택은행과 참가인 회사의 합병 철폐를 요구사항으로 하여 위 두 은행 노조원을 동원하여 농성을 벌이는 방법으로 파업을 주도함으로써 주택은행과 참가인 회사의 업무를 방해하였다는 혐의로 2001.3월 구속되어 재판을 받은 결과 결국 실형을 선고받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 바, 그렇다면 위 쟁의행위의 요구사항은 사용자로서도 전혀 결정할 권한이 없는 정부의 정책에 관한 사항이거나, 사용자의 의사결정에 의한 경영조직의 변경문제 등 그 자체로는 단체교섭의 대상이 될 수 없는 경영권에 속하는 사항에 대한 것으로서 이러한 근로조건의 향상과 무관한 목적의 쟁의행위는 그 정당성이 인정될 수 없다고 할 것이므로, 원고가 이와 같이 정당성이 인정되지 아니하는 쟁의행위를 주동함으로써 실형판결을 선고받아 확정되었다는 것은 정당한 해고 내지 당연면직의 사유가 된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3) 재량권 남용에 관하여

앞서 본 참가인 회사의 인사규정에 의하면 당연면직 처분은 일정한 사유에 해당하기만 하면 바로 그러한 처분을 하게 되는 것이고, 징계처분과 같이 여러 단계의 징계 종류 중 어느 하나를 선택하여 당연면직 이외의 다른 인사처분을 할 수 있지 아니하므로(대법원 1995.7.14 선고, 95다1767 판결 참조) 당연면직 처분에 있어서는 사용자의 인사재량권이 문제될 여지가 없을 뿐 아니라, 원고가 구속상태가 해소되지 아니하는 유죄판결을 받음으로써 근로계약에 따른 근로자의 기본적인 의무인 근로제공의 의무를 이행할 수 없는 상태가 장기간 계속되었다면 이는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지속시킬 수 없을 정도에 이르렀다고 봄이 상당하므로(대법원 1995.3.24 선고, 94다42082 등 참조), 참가인 회사의 원고에 대한 이 사건 당연면직 처분은 정당한 사유가 있는 해고로서 유효하다 할 것이다.

3.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판단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해고 등 불이익한 처분을 함에 있어서 표면적으로 내세우는 처분사유와는 달리 실질적으로는 근로자의 정당한 조합활동을 이유로 한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 있어서 그 처분은 부당노동행위라고 보아야 할 것이나, 정당한 사유가 있어 불이익한 처분을 한 경우에 있어서는 비록 사용자가 근로자의 조합활동을 못마땅하게 여긴 흔적이 있다거나 사용자에게 반노동조합의 의사가 추정된다고 하여 당해 처분사유가 단순히 표면상의 구실에 불과하다고 할 수는 없는 터이므로, 그것이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할 것인 바(대법원 1996.4.23 선고, 95누6151 판결 등), 원고에 대한 이 사건 당연면직 처분에 정당한 사유가 있음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이를 부당노동행위로 볼 수 없다.

4. 결 론

그렇다면, 같은 취지로 판단한 피고의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정당하고 그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영태(재판장), 이범균, 조윤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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