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법인 도안

판례

비정규직에 대한 일방적 계약해지 금지조항이 단협에 명시됐는...

번호
2002구합41326
일자
2003-08-07

실제로 참가인 회사는 파업 이전에 근로계약기간 만료 전에 일방적으로 계약을 해지한 사례가 한번도 없었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도급해지자에 대하여 일방적으로 계약해지 하지 않는다’는 조항의 의미는, 참가인 회사가 기간만료를 이유로 계약갱신을 거절하여 근로관계를 종료시키기 위하여는, 비록 정규직원을 해고하는 데 있어서와 같은 해고의 정당한 사유에 이를 정도는 아니더라도 근로계약기간 중 과오가 있었다거나 불성실한 근무태도 등 근무부적격자로 인정되거나 업무감소로 인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다는 등 합리적인 이유가 있어야 하고, 이러한 상당한 이유가 없이 단지 근로계약기간이 만료되었다는 사유만으로는 계속근로를 희망하는 근로자와의 근로관계를 참가인 회사가 자유의사로 종료시킬 수는 없다는 의미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원 고] 1. 유○헌

2. 이랜드노동조합 위원장 이○신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선수, 김진

[피 고]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

소송수행자 김성희

[피고보조참가인] 주식회사 이랜드 대표이사 오○흔

[변론종결] 2003.5.1

1. 중앙노동위원회가 2002.11.8 원고들과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2002부노173, 2002부해417 부당노동행위 및 부당해고구제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의 부담으로 하고, 나머지 부분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주문과 같다.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 회사’라 한다)의 물류기지인 부곡물류센터는 참가인 회사가 직접 채용한 계약직 근로자들과 외부 용역업체에서 파견되어 참가인 회사의 지시감독을 받는 원고 유○헌과 같은 근로자들로 구성되어 있었는데, 외부 용역업체에 소속된 근로자들도 원고 이랜드노동조합(이하 ‘원고 노동조합’이라 한다)에 가입하여 노동조합활동을 하여 왔다.

나. 위 근로자들은 계약직 및 파견 근로자들 모두를 정규직으로 전환하여 신분을 보장할 것과 처우를 개선할 것을 요구하며 2000.6.16부터 파업에 들어갔다가, 2001.3.7 신분보장 및 처우개선에 관한 합의가 성립되어 “2000년도 임금 및 단체협약 합의문”을 작성하고 파업을 종료하였는데, 근로자들의 주된 요구사항에 관한 합의문의 내용은 아래와 같다.

-부곡분회 비정규직 임금은 70만원이며 인상시기는 복귀 후부터 시행한다.

-기존 부곡분회 비정규직의 경우 만 2년 이상 근무시 정규직으로 전환하며, 도급해지자(15명)에 대하여 타결직후 직접 채용하고, 입사시기는 채용시점으로 하며 일방적으로 계약해지 않는다.

-2001.1월 현재 부곡분회 1년 이상 근무자에 대해서는 일방적으로 계약해지하지 않는다.

다. 위 합의문에서 ‘도급해지자’란 원고 유○헌과 같이 외부 용역업체에서 파견된 근로자들을 말하는데, 원고 유○헌은 위 합의에 따라 2001.3.16 근로계약기간을 같은 해 3.17부터 같은 해 12.20까지로 정한 근로계약을 체결함으로써 참가인 회사에 직접 고용되었으나, 참가인 회사는 위 근로계약기간이 만료될 무렵 원고 유○헌에게 재계약을 위한 면접을 시행한 후 2002.1.10 원고와의 재계약을 거부하였다.

라. 원고들은 참가인 회사가 원고 유○헌과의 재계약을 거부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킨 것이 부당노동행위 및 부당해고라고 주장하여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는데, 위 위원회는 2002.5.17 원고 유○헌과의 근로계약에서 정한 계약기간이 형식에 불과하다거나 단체협약상 참가인 회사가 재계약에 응하여야 할 사정이 있다고 볼 수 없어 참가인 회사와 원고 유○헌과의 고용관계는 계약기간의 만료로 종료되었다는 이유로 원고들의 구제신청을 기각하는 결정을 하였고, 이에 대한 원고들의 재심신청에 대하여 중앙노동위원회도 2002.11.8 같은 이유로 이를 기각하는 이 사건 재심판정을 하였다.

[증거] 갑1-2, 갑4-1, 갑7-1, 을3,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가. 피고 및 참가인 회사

위 합의문은 참가인 회사에 의하여 원래부터 비정규직으로 채용된 근로자들에 대하여는 그들을 ‘기존 부곡분회의 비정규직’으로 지칭하면서 2년 이상 근무시 정규직 전환을 보장하고 있지만, 용역업체에서 파견된 원고 유○헌과 같은 근로자들은 ‘도급해지자’로 표현하면서 그들의 정규직 전환을 보장하는 내용을 두지 않고 단지 근로계약기간 중에 일방적으로 계약을 해지하지 않는다는 조항을 두었을 뿐이므로, 참가인 회사는 원고 유○헌에 대하여 근로계약기간 만료 후 그 계약을 갱신하여야 할 의무를 지지 않는다. 따라서 계약기간 만료로 근로관계는 당연히 종료된 것이고 참가인 회사가 재계약을 하지 않은 것이 해고에 해당하지 않는다.

나. 원고들

2년 이상 근무시 정규직 전환을 보장한다는 합의문의 조항은 원고 유○헌에게도 적용되고, “일방적으로 계약을 해지하지 않는다”는 조항은 근로계약기간 만료 후 정당한 이유 없이 재계약을 거부할 수 없다는 뜻이다. 따라서 참가인 회사가 노동조합 전임자로 활동한 원고에게 별다른 이유도 제시하지 아니한 채 재계약을 거부한 것은 부당해고이자 부당노동행위이다.

3.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에 대한 판단

가. 인정사실

(1) 원고 유○헌은 1999.11.9부터 용역업체 소속으로 부곡물류센터에 파견되어 근무하였는데, 부곡물류센터에 파견되어 근무하는 용역업체 직원(이하 ‘파견직원’이라 한다)들은 참가인 회사의 인사담당자가 면접을 보아 채용을 결정하고 업무지시도 직접 참가인 회사의 직원들이 하였다.

(2) 당시 참가인 회사 부곡물류센터에는 소수의 정규직 직원 이외에 원고 유○헌 등 파견직원 50여명과 참가인 회사가 직접 고용한 계약직 직원 50여명이 입출고, 매장분배, 재고관리 등 상시적인 업무를 수행하고 있었는데, 이들 대부분은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고 근로계약기간을 3월 또는 기간약정 없이 구두로 계약하였거나 그렇지 않더라도 계약기간을 1월 내지 3월로 한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후 재계약서 작성 없이 자동갱신의 형식으로 계속 근무하여 왔다. 이들이 계약기간 중 근로계약을 해지당한 경우는 단 한건도 없었지만, 상당기간 근무한 직원들도 계약기간 만료를 구두로 통보받고 직장을 잃는 등 매우 불안정한 지위에 있었다.

(3) 이와 같이 계약직 직원과 파견직원들은 정규직 직원과 같은 업무를 하면서도 계속근로가 보장되지 아니하고 임금 등 근로조건이 정규직에 비하여 매우 열악하였으므로, 원고 노동조합은 이들의 신분보장과 처우개선을 계속 요구하여 왔는데, 그 과정에서 파견직원들의 참가인 회사와의 근로관계가 파견근로자보호등에관한법률에 위반된 것이라는 노동조합의 문제제기에 대하여, 서울지방노동사무소장은 이를 인정하여 같은 해 6.7 참가인 회사에게 불법파견된 근로자들을 같은 달 15일까지 직접고용방식으로 시정하도록 지시하자, 원고 노동조합은 원고 유○헌을 비롯한 파견직원들도 조합원으로 가입시키고 2000년 임금 및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교섭을 가졌다.

(4) 참가인 회사는 2000년 초부터 계약기간을 명시하지 않았거나 자동갱신된 계약직 직원들에 대하여 최초 근무일로부터 1년이 경과한 시점에 근로계약기간이 만료되는 것으로 보아 그 기간만료일 약 1월 이전에 근로계약만료에 따라 근로계약을 해지한다는 내용의 ‘계약해지통보서’를 보내고, 위 서울지방노동사무소장의 시정지시를 어기고 용역업체와의 도급계약을 해지하는 형식으로 파견직원 50명 전원을 사실상 해고하였을 뿐 아니라 노동조합 집회 참석 직원을 징계하는 바람에 본격적인 교섭이 이루어지지 못한 채, 결국 원고 노동조합은 임금인상과 계약직 및 파견직원의 정규직화와 처우개선 등을 요구하면서 2000.6.16부터 파업에 돌입하였다.

(5) 참가인 회사가 그 동안 재계약을 거부할 때마다 ‘계약해지통보서’를 보낸 것과 마찬가지로, 근로자들도 파업기간 중에 ‘계약기간이 만료되었다는 이유만으로 일방적으로 계약해지를 할 수 없다’거나 ‘계약기간이 끝났다는 이유만으로 일방계약해지를 하여서는 안됩니다’라는 내용으로 유인물을 배포함으로써 재계약의 거부를 계약해지로 표현하여 왔다.

(6) 참가인 회사는 위 ‘1. 나.’와 같이 파업종료 후 타결된 단체협약에 따라 2001.3.16 도급해지된 파견직원 15명 중 원고 유○헌을 비롯한 9명과 근로계약기간을 2001.3.17부터 2001.12.20까지로 정한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고 물류계약직 사원으로 채용하였다.

(7) 그런데 참가인 회사는 2001.12.6 위 9명에게 근로계약기간이 같은 달 20일 만료되니 재계약을 희망하는 자는 면접에 응하라는 내용의 ‘계약만료통보 및 재계약면접안내’를 발송한 다음, 이는 단체협약 위반이라는 원고 노동조합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2002.1.3과 10일 면접에서 노동조합활동을 계속할 것인지 등을 묻고 원고 유○헌을 비롯한 5명은 재계약을 거부하고 나머지 4명과만 재계약을 체결하였다.

(8) 원고 유○헌은 원고 노동조합 부곡분회의 분회장이 되어 노동조합의 전임자로 활동하여 왔으며, 참가인 회사는 2002년 단체협약을 유리하게 체결하기 위하여는 유○헌 등 노조 악성지도부를 채용면접에서 탈락시켜 지도력을 발휘하지 못하게 하여야 한다는 등의 내부협상전략을 세우고 있었다.

[증 거] 갑2~갑16(가지번호 포함), 을1, 을3, 증인 배○석, 김○배(일부), 변론 전체의 취지

[배척증거] 을4, 증인 김○배(일부)

나. 부당해고의 점에 대한 판단

(1) 위 합의문의 문언을 파업의 원인과 경위에 대한 고려없이 문법적으로만 이해하면 참가인 회사의 주장과 같이 해석할 여지도 있다고 할 것이지만, 파업의 주된 목적이 정규직으로 채용되어 신분을 보장받기 위한 데 있었고 이러한 목적은 외부 용역업체에서 파견된 근로자들도 동일하였던 점, 참가인 회사가 외부 용역업체에서 파견된 근로자들도 직접 계약직으로 채용하기로 한 이상 기존에 참가인 회사가 계약직으로 채용하였던 근로자들과 신분보장에 있어서 차별을 둘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점, 정규직으로 채용하여 달라는 근로자들의 요구는 2년간 비정규직으로 일하면 정규직으로 채용하기로 하는 선에서 합의가 도출되었는데, 합의문에 도급해지자들에 대하여 ‘입사시기는 채용시점으로 하며’라고 하여 입사시기의 기산점을 명확히 한 이유는 정규직으로 되는데 필요한 2년의 기산점이 필요하였기 때문이라는 것 외에 다른 적절한 이유를 찾을 수 없는 점, 근로자들과 참가인 회사 모두 ‘계약해지’를 ‘재계약의 거부’라는 뜻으로 일관되게 사용하여 온 점, 근로계약기간 동안에 일방적으로 계약을 해지한다면 그것이 부당해고가 되는 것이 너무나 명백하기 때문에 그와 같이 당연한 지위를 확보하기 위하여 260여일이나 되는 파업을 하여왔다고 볼 수는 없으며, 실제로 참가인 회사는 위 파업 이전에 근로계약기간 만료 전에 일방적으로 계약을 해지한 사례가 한번도 없었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도급해지자에 대하여ㆍㆍㆍ일방적으로 계약해지 하지 않는다’는 조항의 의미는, 참가인 회사가 기간만료를 이유로 계약갱신을 거절하여 근로관계를 종료시키기 위하여는, 비록 정규직원을 해고하는 데 있어서와 같은 해고의 정당한 사유에 이를 정도는 아니더라도 근로계약기간 중 과오가 있었다거나 불성실한 근무태도 등 근무부적격자로 인정되거나 업무감소로 인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다는 등 합리적인 이유가 있어야 하고, 이러한 상당한 이유가 없이 단지 근로계약기간이 만료되었다는 사유만으로는 계속 근로를 희망하는 근로자와의 근로관계를 참가인 회사가 자유의사로 종료시킬 수는 없다는 의미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2) 따라서 참가인 회사는 상당한 이유가 없는 한 계약갱신에 응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 할 것이므로, 참가인 회사가 단지 위 근로계약기간의 만료만을 이유로 원고 유○헌과 재계약을 거부한 것은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해고로서 부당하다 할 것이다.

다. 부당노동행위의 점에 대한 판단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함에 있어서 표면상의 해고이유와는 달리 실질적으로 근로자가 노동조합 활동을 한 것을 이유로 해고한 것임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이를 부당노동행위라고 보아야 할 것이고, 그 여부는 사용자측이 내세우는 해고사유와 해고의 경위, 사용자와 노동조합과의 관계, 기타 부당노동행위 의사의 존재를 추정할 수 있는 제반 사정을 비교ㆍ 검토하여 종합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0.4.11 선고, 99두2963 판결 등).

그런데 위 인정사실과 같이 원고 유○헌 외 15명은 파견직원의 신분으로 노동조합에 가입하여 결국 계약직 직원으로 직접 채용되었고, 그 후에도 원고 유○헌은 원고 노동조합의 전임자로서 활동한 점, 참가인 회사가 위 단체협약 당시와 원고 유○헌에 대한 해고 당시 보인 노동조합에 대한 적대적인 태도 등에 비추어 볼 때, 참가인 회사가 단체협약을 위반하여 아무런 합리적인 이유 없이 형식에 불과한 근로계약기간이 만료되었음을 이유로 해당 근로자 전원에 대하여 근로계약관계의 종료와 재계약을 위한 면접에 응할 것을 통보하고 노동조합활동과 관련한 질문을 위주로 한 면접결과에 따라 재계약을 거절하는 방법으로 원고 유○헌을 비롯한 근로자를 선별해고한 것은, 실제로는 정당한 노동조합활동을 혐오하여 마음에 들지 않는 근로자들에게 불이익을 주는 것인 동시에 계약직 근로자들의 노동조합활동을 위축시키고 노동조합의 조직과 운영을 원고의 의도대로 조종하여 근로자의 단결권을 침해하기 위한 것이라고 넉넉히 인정할 수 있다 할 것이므로,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

4. 결 론

그렇다면, 참가인 회사와 원고 유○헌 사이의 근로계약관계가 계약기간의 만료로 종료되었다고 판단한 피고의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므로, 그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청구를 받아들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영태(재판장), 이범균, 조윤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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