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법인 도안

판례

가벼운 징계사유에 대하여 가혹한 제재를 가하는 것은 징계권...

번호
2002구합41548
일자
2003-12-08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 등 인사관련 규칙에서 징계사유를 규정함에 있어 동일한 사유에 대하여 여러 등급의 징계가 가능한 것으로 규정하였다면 그 중 어떤 징계처분을 할 것인지는 원칙적으로 징계권자의 재량에 속한다고 할 것이나, 징계사유와 징계처분과의 사이에는 사회통념상 상당하다고 보여지는 균형이 있을 것이 요구되고, 가벼운 징계사유에 대하여 가혹한 제재를 가하는 것은 징계권자의 재량권을 남용하는 것으로서 허용될 수 없다.

[원 고] 주식회사 국민은행 대표이사 김○태

[피 고]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

[피고보조참가인] 이○만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피고가 2002.11.12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2002부해461호 부당정직구제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1. 재심판정의 경위

《인정근거: 갑 1, 을 2》

가. 참가인은 1997.7.1 원고 은행에 입사하여 2001.11.1부터 신용감리팀장으로 근무하여 오던 중 2002.1.30 원고 은행으로부터 정직 6월의 징계처분(이하 ‘이 사건 정직’이라고 한다)을 받았다.

나. 참가인이 이 사건 정직이 부당정직이라고 주장하면서 원고 은행을 피신청인으로 하여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자,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부당정직임을 인정하여 2002.6.7 “원고 은행은 참가인을 원직에 복직시키고 정상적으로 근무하였다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상당액을 지급하여야 한다”는 구제명령을 발하였고, 중앙노동위원회도 같은 취지로 판단하여 2002.11.12 원고 은행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이 사건 재심판정을 하였다.

2. 징계관련규정(을 10, 을 11, 을 12, 을 13)

[복무규정]

제3조(준수의무) 직원은 업무운영의 기본이 되는 법령, 우리은행의 정관, 모든 규정, 제규칙 및 서약사항을 준수하고 상사의 정당한 직무상 명령에 충실히 복종하여야 한다.

제6조(품위유지) 직원은 항상 인격의 도야와 지식의 향상을 도모하고 자기의 신분과 지위를 충분히 인식하여 직원으로서의 품위를 유지하여야 하며 은행의 신용 또는 명예를 훼손하거나 물의를 야기하는 행위가 없도록 하여야 한다.

제7조(질서문란행위 금지) ① 직원은 직원상호간의 인화를 해치거나 은행 내의 질서를 문란시키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된다.

제8조(비밀유지) 직원은 우리은행의 비밀은 물론 그 직무상 알게 된 일체의 사항을 다른 사람에게 누설하거나 상사의 허락없이 조회에 응답하여서는 아니된다.

[고용계약서]

제4조(복무) 을은 갑의 내규에서 정한 복무규정 등 제반규정(지침) 및 다음 각호의 사항을 준수하여야 한다.

1. 제2조의 계약기간 만료 전후를 불문하고 갑의 허락없이 타에 공표되지 아니한 갑의 비밀과 업무상 알게된 일체의 사항을 타인에게 누설하지 아니한다.

[서약서]

본인은 귀행의 계약인력으로 근무함에 있어 다음 사항을 성실히 준수할 것을 서약합니다.

1. 귀행의 제규정 준수는 물론 고용계약서상의 제반사항을 충실히 이행하겠으며, 상사의 직무상 정당한 명령에 절대 복종하겠음.

3. 업무와 관련한 비밀사항은 물론 거래처의 재산, 신용 기타 비밀에 대하여는 은행장의 승인없이는 고용기간 중은 물론 고용해지 이후라도 일체 타에 누설하지 않겠음.

6. 귀행 직원과의 인화를 해치거나 행내질서를 문란시키는 행위를 하지 않겠으며, 행내에서의 단체행동, 단체를 결성하는 행위 또는 단체에 가입하는 등의 행위를 일절하지 않겠음.

[상벌지침]

제14조(징계대상 위법ㆍ부당행위)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행위를 한 경우를 징계대상으로 한다.

3. 정관, 업무에 관한 규정 또는 지시ㆍ명령을 위반하여 은행의 질서를 문란하게 한 경우

제15조(징계종류 및 사유)징계의 종류 및 사유는 다음과 같다.

1. 면 직

가.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위법ㆍ부당행위를 하여 은행 또는 거래고객에게 중대한 손실을 초래하거나 질서를 크게 문란시킨 경우

2. 정 직

제1호 각목의 1에 해당되나 정상참작의 사유가 있거나 위법ㆍ부당행위의 정도가 비교적 가벼운 경우

3. 감 봉

가. 위법ㆍ부당행위를 한 자로서 은행 또는 거래고객에게 상당한 손실을 초래하거나 질서를 문란시킨 경우

4. 견 책

가. 제3호 각목의 1에 해당되나 정상참작의 사유가 있거나 위법ㆍ부당행위의 정도가 비교적 가벼운 경우

제17조(징계의 양정) ① 직원을 경계함에 있어서는 「별표 1」의 징계양정기준과 다음 각호의 사유를 참작한다.

1. 징계대상자의 평소 근무태도, 근무성적, 공적, 개전의 정 및 과거 징계사실의 유무

2. 위법ㆍ부당행위의 동기, 정도, 손실액 규모 및 주위에 미친 영향

3. 징계대상자의 고의, 중과실, 경과실의 여부

3.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에 대한 판단

가. 인정사실

《인정근거: 갑 4의 1, 2, 갑 5, 갑 6, 갑 10의 1, 2, 갑 11, 을 4, 을 5, 을 6, 을 7의 1, 2, 을 8, 을 9의 1, 2, 증인 신○종, 이○일, 변론의 전취지》

(1) 참가인은 1997.7.1 원고 은행에 국제금융부팀장으로 입사하여 2001.11.1부터 신용감리팀장으로 근무하던 중 2001.12.19 한국금융연수원에서 금융기관 직원들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신 자산건전성 분류기준(FLC) 여신분석과정에서 교육강사로 강의를 하였다.

(2) 위 강의도중 연수생으로부터 구 국민은행과 구 주택은행간의 합병에 관한 질문을 받고 사견임을 전제로 “참가인은 구 국민은행의 전략기획부장으로서 합병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였는데, 몇몇 우량은행에게 합병을 제안하였으나 거절당하고, 시너지효과가 없다고 분석된 구 주택은행과 합병을 진행하였다. 뱀(구 국민은행)의 입장에서 개구리(구 주택은행)를 먹으려고 덥쳤는데, 토종개구리가 아니라 황소개구리였고, 지금은 황소개구리가 입을 벌리고 있어 뱀이 황소개구리에게 먹힌 형국이 되었지만 결국 황소개구리도 개구리는 개구리이기 때문에 결국 덩치가 큰 뱀을 먹다가 황소개구리가 숨이 막혀서 죽든지, 먹었다 하더라도 배가 터져서 죽든지, 황소개구리 몸속에서 뱀알이 부화해서 황소개구리를 헤집고 나오든지 결국 개구리는 죽을 것이다. 어떻게 작은 것이 큰 것을 먹을 수 있겠는가? 결국 5년안에 구 주택은행은 흔적도 없이 사라질 것이다. 우리는 경험도 가지고 있다. 그 똑똑하고 잘났다는 구 장기신용은행도 지금 흔적도 없이 사라지지 않았는가. 합병은행은 양쪽 은행직원이 피터지게 싸우더라도 30년 동안은 망하지 않을 자산구조를 가지고 있다. 구 국민은행은 고객이 17조원 이상의 예금을 방치하고 있고, 구 주택은행은 1순위담보 여신이 대다수가 아니냐? 내가 구 국민은행의 전략혁신부장으로 있을 때 첫 보고서가 ‘구 주택은행과 합병은 시너지 효과가 없다’였지만 마지막 보고서는 ‘그래도 시너지효과가 있다’였다”라는 발언을 하였다.

(3) 위와 같은 발언은 강의도중 연수생으로부터 합병관련 질문을 받고 참가인이 ‘구 국민은행과 구 주택은행간 합병은 정부주도의 강제적이고 타율적 합병이 아니라 양 은행이 자율적으로 추진한 합병’이라는 답변을 한 후 다시 다른 연수생으로부터 ‘합병 후 통합작업이 한국인의 분파적인 속성에 비추어 과연 원만하게 이루어질 수 있겠느냐’는 질문을 받자 그에 대한 대답으로 나온 것인데, 그 후 다른 연수생이 ‘뱀이 개구리 속에 들어가서 뱀도 죽고 개구리도 소화를 못 시켜서 둘다 죽어버리면 어떻게 할 것이냐’라는 질문을 하자 참가인이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다. 통합은행은 성공할 것이다’라는 취지로 답변하였다.

(4) 위 강의를 직접 들었거나 참가인의 발언내용을 전해들은 원고 은행 직원들은 구 주택은행 출신들을 비하하는 내용으로 인식하여 화를 내거나 불만을 표시하였지만, 같이 강의를 들었던 다른 금융기관 직원들은 ‘뱀과 개구리에 비유한 발언은 통합은행의 우월성 등 은행합병의 긍정적 효과를 과시하기 위한 단순비유로 보이고 구 주택은행 출신 직원이 들었을 경우 불쾌했을 것으로 보이지만 강사가 결론적으로 전달하고자 한 것은 통합은행의 우월성, 시장지배력이었다’는 반응을 보였다.

(5) 참가인이 위 발언을 한 2001.12.19은 구 국민은행과 구 주택은행이 합병하여 원고 은행이 설립된 2001.11.1부터 한달 남짓 경과한 시점으로서 구 국민은행 직원과 구 주택은행 직원들이 합병 전에 합병반대를 위하여 수십일간 업무를 거부하면서 시위를 하고, 합병 후에도 합병무효의 소를 제기하는 등으로 사내 분위기가 어수선하였는데, 원고 은행의 경영진과 직원들 모두는 직원들간의 융화가 합병성공의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판단하여 직원화합에 중점을 두고 업무를 통합해가고 있었다.

(6) 위 강의 후 참가인의 발언내용이 사내에 물의를 일으키자, 참가인은 2001.12.27 원고은행에 당시 정황을 설명하고 발언취지에 대한 오해가 있었으며 향후 보다 신중히 처신하겠다는 내용의 경위서를 제출하였으나, 인사위원회에 회부되었고, 이에 참가인이 2002.1.16 다시 당시 상황에 대하여 상세하게 설명하면서 강의내용의 본질에 대한 오해가 있으나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하여 사과하고 향후 보다 신중하게 처신할 것을 다짐하는 내용의 소명서를 제출하였다.

(7) 그 후 원고은행은 참가인의 위 발언내용이 복무규정 제3조, 제6조, 제7조, 제8조, 고용계약서 제4조, 서약서에 위배됨을 이유로 2002.1.24 인사위원회의 심의ㆍ의결을 거쳐 2002.1.30자로 참가인에 대하여 정직 6월의 징계처분과 리스크관리부 대기역으로의 인사발령을 하였고, 이에 참가인이 인사위원회에 재심을 청구하였으나 2002.2.27 기각되었다.

나. 판 단

(1) 본안전 항변에 대한 판단

피고는 원고은행이 이 사건 재심판정 후 2002.12.12 이 사건 소를 제기한 후 2002.12.20 이 사건 정직을 2002.1.30자로 소급하여 취소하고 참가인을 같은 날짜로 리스크관리본부 조사역으로 인사발령하는 한편, 정직기간 동안의 임금상당액도 전액지급하여 구제신청이 목적을 달성하였으므로, 이 사건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할 소의 이익이 없다 할 것이어서 이 사건 소는 부적법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노동위원회의 구제명령은 공정력있는 행정처분의 일종으로 사용자는 이에 따라야 할 공법상의 의무가 있고(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제84조 제3항), 재심신청이나 행정소송의 제기에 의하여 그 효력이 정지되지 아니하는 바(같은 법 제86조), 행정소송을 제기한 사용자가 반성적 고려에 기한 것이 아니라 이러한 공법상의 의무를 면하기 위하여 그 구제명령의 내용을 임의이행한 경우 사용자로서는 구제명령이 취소되지 않는 한 그가 이행한 의무에 대한 원상회복을 구할 수 없으므로, 그러한 경우에도 그 회복을 위하여 필요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할 법률상의 이익이 있다고 할 것이어서, 위 주장은 이유없다.

(2) 본안에 대한 판단

(가) 징계사유의 존부

참가인이 신용감리팀장이라는 고위직 간부직원으로서 합병으로 민감한 시기에 앞서 본 바와 같은 내용의 발언을 한 행위는 복무규정 제3조, 제6조, 제7조, 상벌지침 제14조 제3호 소정의 징계사유에 해당한다 할 것이므로, 참가인에 대한 징계사유는 존재한다 할 것이다.

(나) 징계양정의 적정성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 등 인사관련 규칙에서 징계사유를 규정함에 있어 동일한 사유에 대하여 여러 등급의 징계가 가능한 것으로 규정하였다면 그 중 어떤 징계처분을 할 것인지는 원칙적으로 징계권자의 재량에 속한다고 할 것이나, 징계사유와 징계처분과의 사이에는 사회통념상 상당하다고 보여지는 균형이 있을 것이 요구되고, 가벼운 징계사유에 대하여 가혹한 제재를 가하는 것은 징계권자의 재량권을 남용하는 것으로서 허용될 수 없다 할 것이다.

이 사건으로 돌아와 참가인에 대한 징계의 양정이 적정한지에 관하여 살펴보면, 참가인이 위와 같은 발언을 하게 된 경위, 발언 당시 원고은행의 명예와 신용을 훼손하고 직원들의 인화를 해한다는 인식이나 의도는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발언의 전반적인 취지가 합병이 성공적으로 정착될 것임을 말하는 것으로 보이는 점, 참가인의 발언내용으로 인하여 원고은행에 중대한 손실이 있었다거나 직원들의 인화가 심하게 저해되었다고 보기 어려운 점, 참가인이 이전에 징계를 받은 적이 없이 성실하게 근무하여 왔고 누차 반성하는 의사를 표시한 점 등을 고려할 때 참가인에 대하여 정직 6월의 징계처분을 선택하는 것은 그 정도가 지나쳐서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나 위법하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3.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정직이 정당하다고 주장하는 원고은행의 재심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은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할 것이다.

따라서 원고의 청구는 이유없어 이를 기각한다.

판사 유남석(재판장), 김용관, 왕정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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