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법인 도안

판례

노동위원회 구제절차가 진행 중이라도 이는 정당한 업무지시를...

번호
2002구합4892
일자
2002-05-20

이 사건 정직처분 이전의 대기발령 및 전보처분에 대해여 노동위원회의 구제절차가 진행 중이었다 하더라도 원고가 참가인 회사의 근로자로 재직하고 있는 이상 정당한 업무지시에 응하여야 할 의무는 여전히 부담하는 것이므로, 이러한 사정은 참가인 회사의 업무지시를 거부할 정당한 사유가 될 수 없다.

[원 고] 김○근

[피 고]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

소송수행자 조용호

[피고보조참가인] 콜롬비안케미컬즈코리아 주식회사 대표이사 스위스국인 피터보그트

소송대리인 변호사 주한일, 김원정

[변론종결] 2002.3.15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중앙노동위원회가 2001.12.20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함) 사이의 2001부해480호 부당정직구제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1. 재심판정의 경위

[인정근거] 갑2 내지 13, 을1 내지 21

가. 원고는 1999.2.1 참가인 회사에 입사하여 생산팀 교대근무 C조 선임계장으로 근무하고 있었는데, 2000.5.7 근무 도중 갑작스런 가슴 통증 증세가 있어 여수시에 있는 여천전남병원으로 후송되어 이틀간 입원치료를 받았다(원고는 이후 2000.9.25까지 통원치료를 받았다).

나. 원고에 대한 치료를 담당하였던 여천전남병원 소속 의사 황○화는 2000.5.27“불안정형 협심증 및 B형간염 증세가 있어 향후 지속적인 약물요법 및 안정가료가 필요하고 과도한 스트레스가 상기 병증을 악화시킬 수 있으니 안정가료를 요한다”는 취지의 진단서를 발급하였다.

다. 원고는 2000.6.2 근로복지공단 여수지사에 산재보상을 요구하는 진정서를 제출하였는데, 여기에는“다른 교대근무자가 근무를 할 수 없는 상황이라 과로상태에서 대신 근무를 하다가 사고가 발생하였다. 보편적으로 야간근무시에는 낮에 잠을 자다보니 숙면을 하지 못하므로 항상 잠이 부족한 상태이다. 또한 우리 회사는 교대 근무형태가 다른 회사의 근무형태와 비교하여 근로자에게 피로도를 증가시킬 수 있는 근무형태라고 보인다. 다른 회사들은 야근 4일 근무 후 3일씩 쉬는데 우리 회사는 야근 4일 근무 후 하루 쉬고 오후 근무하는 형태이다. 우리 회사는 외국인 회사로서 항상 안전을 강조하여 왔으며 안전이 무엇보다 우선이었다. 그러다보니 근무자들은 항상 거기에 대한 스트레스를 받으며 근무하고 있었고 사고 당일도 본인이 생산에 모든 책임을 지고 근무하고 있었다. 본인의 병명인 불안정형 협심증이 의사말씀이나 매스컴을 통하여 알고 있는 지식으로는 생과 사를 왔다갔다 할 수 있는 병의 증세라 한다”는 등과 같은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다.

라. 원고는 참가인 회사로부터 근무복귀를 함에 있어 무리가 없다는 취지의 진단서를 제출할 것을 요구받고 순천시 소재 성가롤로 병원의 2000.6.13자 진단서(“운동부하 심전도 검사상에서는 이상 소견은 없다”는 내용), 황○화의 2000.6.13자 의사소견서(“불안정형 협심증으로 약물치료를 하고 있고 운동 부하 심전도상 이상 소견 없으며 일상생활하는데 흉통 등의 증상이 없기 때문에 지속적인 약물치료를 하면서 직장생활하는데는 이상이 없을 것으로 사료된다”는 내용), 서울 소재 이종구심장크리닉의 2000.6.17자 진단서(“현재 심전도 운동부하검사는 정상이며 협심증 증상은 없음. 향후 예후는 양호하며 직장에 복귀하는데 지장없음”이라는 내용) 등과 함께, 2000.6.21“본인은 치료가 완쾌되어 업무복귀를 원하는 바, 정상적인 근무에 충실할 것이며, 지속적인 의사의 처방에 따라 본인의 건강관리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향후 비정상적인 근무에 따른 업무관련 스트레스는 본인이 전적으로 감수할 것이며, 정상적인 근무 외의 요인으로 상기질환에 영향을 끼칠 우려가 있는 무리한 사내외 활동, 과음, 흡연 및 비정상적인 대근, 기타 업무적인 활동으로 인하여 이와 유사한 질환이 발생하거나 악화될 경우에는 본인이 전적으로 책임을 감수하겠으며 또한 회사의 정당한 인사명령에 따를 것을 서약한다”는 내용의 각서를 제출하고 업무에 복귀하였다.

마. 원고는 2000.9.20 부천 소재 세종병원에서“현재 환자 상태는 안정성 협심증의증, 이형성 협심증 의증 상태로 생각되며, 불완전 협심증의 확진 여부 검사는 현재 상태에서는 어려울 것으로 생각된다. 상기 병명을 진단하기 위하여는 심혈관 조영술이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는 소견서를 받았다.

바. 참가인 회사는 2000.10.4 근로복지공단 여수지사로부터 원고의 위 불안정형 협심증이 업무상 재해로 인정되었다는 통보를 받게 되자, 10.16 노동조합측 대표(사무국장 장귀성)를 참석시킨 가운데 원고를 원래의 직위로 복직시킬 것인지 여부에 관한 회의를 개최한 결과, 산업안전보건법, 취업규칙 등의 규정에 따라 종래 맡고 있던 직무를 계속 수행하여도 건강상 아무런 이상이 없을 것이라는 의사의 소견서가 제출되면 그에 따르기로 하였고(원고도 이 회의에 참석하였으나 중간에 스스로 퇴장하여 근무를 하였다), 한편 같은 날 황○화는“상기 환자는 지속적으로 약물투여가 필요하며 추적관찰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소견서를 발급하였다.

사. 참가인 회사는 2000.10.20 원고에게“업무재배치 여부를 검토하기 위하여 필요하니 10.23까지 산재보험요양신청서 담당의사의 진료소견서를 제출하라”는 업무지시를 하였고, 원고는 상가롤로병원의 2000.10.23자 소견서(“운동부하심전도상 특이소견이 없었으며, 증산없으면 직장일 하는데 제한은 없을 것으로 보임”이라는 내용), 황○화의 2000.10.24자 의사소견서(“불안정형 협심증으로 본원에서 응급치료 후 성가롤로병원에서 관상동맥촬영술을 시행하였고 이후 본원에서 약물치료 중인 환자로 심전도 및 이학적 검사상 이상 소견은 없다. 환자상태를 자세히 평가할 만한 특수장비가 본원에는 없다”는 내용)를 제출하였다.

아. 참가인 회사는 2000.10.25 단체협약에 따라 원고의 근무형태를 교대근무에서 일근으로 전환함에 따라 노동조합의 동의를 얻은 뒤, 원고를 인사총무팀으로 대기발령시켰다(사유 : “불안정형 협심증 증세에 대하여 약물치료 중이라는 의사의 소견서가 있고 종래 근무환경과 현재의 근무환경에 변화가 없으므로 재발을 예방하여 사원을 보호하기 위함”).

자. 참가인 회사는 2000.11.4 지정 산업보건의인 한국의학연구소 부속 한국연합의원에 대하여 원고의 계속 직무수행 가능 여부에 대한 소견을 밝혀달라는 요청을 하였고, 같은 달 8일 위 의원의 담당의사 손○국은 원고를 직접 진찰하지는 아니하고 원고가 업무상 재해 인정을 요구하며 제출한 진정서, 여천전남병원의 2000.5.27자 진단서 등을 근거로 하여“불안정형 협심증과 B형간염은 특히 과로와 스트레스에 의하여 악화의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서 가능하다면 과로와 스트레스가 적은 부서의 근무가 환자의 건강을 위하여 좋을 것으로 사료되며, 정기적인 추적관찰 및 검사를 권한다”는 취지의 진료소견서를 작성하여 제출하였다.

차. 참가인 회사는 2000.11.13 원고가 대기발령을 받게됨에 따라 공석으로 남아있던 생산팀 교대계장 직위에 이○근을 대신 발령하였고, 한편 참가인 회사의 노동조합은 2000.11.22“원고가 2000.10.16자 회의 당시 조합의 지시를 무시하고 근무를 강행하였고, 이에 앞서 조합 집행부가 직무태만을 하여 원고의 질환을 산업재해로 인정받도록 하여 주지 못하고 있다는 취지로 비방하였다”는 이유로 원고에 대하여 정권 6개월의 징계처분을 하였으며, 그 재심절차에서도 계속 조합을 비방하였다는 이유로 2000.12.7 원고를 제명하였다(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 2001.12.14 선고 2001가합902 판결에서는 위 제명처분이 지나치게 과중하다고 판단하였고, 이에 관하여 노동조합측이 불복하여 현재 항소심에 계속 중이다).

카. 참가인 회사는 2000.11.21 원고에 대하여 기존의 대기발령처분을 해제하고‘시설 및 보안관리담당’(종래 공무팀에서 담당하던 시설관리업무와 경비실에서 담당하던 보안담당업무를 합하여 새로 신설한 직위로서, 용역회사 직원들이 근무하던 경비실에서 근무하도록 되어 있었다)으로 전보시켰다.

타. 참가인 회사의 인사팀장 김○민은 수차 구두로 원고에 대하여 새로운 근무장소로 이동할 것을 지시하였으나, 원고는 이를 모두 거부하고 2000.11.29 참가인 회사에 대하여“위 전보처분은 부당하므로 변경하여 달라. 만약 변경이 되지 않는다면 발령된 근무지와 업무내용을 서면으로 통보하여 달라”고 요구하였다.

파. 이에 김○민은 2000.11.30 서면으로 근무장소를 회사시설물(보안관계시설 : 경비실)이고, 담당업무는 시설 및 보안관리, 안전순찰이라고 알려주면서 지정근무장소로 이동할 것을 지시하고, 이를 거부할 경우에는 징계처분 등의 조치가 따를 것이라고 경고하였으며, 그에 따라 원고는 경비실에서 근무를 하기 시작하였다.

하. 참가인 회사는 2001.2.21 원고의 업무를 명확히 하고 구체적으로 분장하여 실제적인 업무관리 및 집행이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원고의 업무를 구체적으로 적시한 업무분장표를 작성하는 한편 교육 및 인수인계 계획을 수립하였고, 2.23 위 업무분장표를 원고에게 교부하면서 서명을 하라고 지시하였으나, 2.26 이에 서명하지 않고 그대로 반환하였으며, 이후에도 여러 차례 서명할 것을 요구받았으나 이를 모두 거부함은 물론 그에 관한 지시서의 수령도 거부하였다.

거. 한편 원고는 여수지방노동사무소에 자신을 원직으로 복직시켜 달라는 취지의 진정서를 제출하였고, 여수지방노동사무소로부터“3차 의료기관 이상에서의 검사결과에 따라 원직 교대근무 복귀 가능 여부를 검토하라”는 취지의 공문을 받은 참가인 회사는 2001.2.19 및 2.21 구두로 원고에게 의료기관의 검사를 받도록 권유하였으나 원고는 이를 거부하였고 2.27 같은 취지의 업무지시서의 수령도 거부하였으며, 이에 참가인 회사는 다시 2차례에 걸쳐“2001.3.2 조선대학교 부속병원에서 진료를 받으라”, “2001.3.7 및 3.8 전남대학교 부속병원에서 진료를 받으라”고 지시를 하였으나 원고는 이 또한 모두 거부하였다.

너. 참가인 회사의 인사위원회는 2001.3.8 위 업무분장표 서명 및 3차 의료기관 진료를 명한 지시를 거부한 것이 취업규칙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원고를 정직 6개월에 처하기로 의결하였고, 참가인 회사는 그에 따라 2001.3.10 원고에 대하여 정직 3개월의 징계처분을 하였다.

더. 전남지방노동위원회는 2001.6.27 위 정직처분에 대한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였고(2001부해71호), 중앙노동위원회는 2001.12.20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이 사건 재심판정을 하였다.

2.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참가인 회사의 교육훈련과 업무분장에 관한 절차를 규정하고 있는 교육훈련절차서에 의하면 업무분장을 하기 이전에 반드시 교육훈련을 먼저 실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바, 참가인 회사가 원고에 대하여 이러한 교육훈련을 실시하지도 아니하고 업무분장표에만 먼저 서명할 것을 요구한 것은 부당하고, 또한 원고는 여러 의료기관에서 근무에 아무런 지장이 없다는 진단을 받고 업무에 복귀하였으므로 다시 3차 의료기관에서 진단을 받을 필요가 없었으며, 참가인 회사가 원고에 대하여 업무분장표의 서명 및 3차 의료기관에서의 진료를 지시할 당시에는 위 대기발령 및 전보처분에 대하여 노동위원회의 심판절차가 진행 중이었으므로 원고는 그 결과를 보고 나서 논의를 하자는 취지로 거부하였을 뿐이므로, 이 사건 정직처분은 그 징계사유가 인정되지 아니하거나 지나치게 과중하다.

나. 판 단

(1) 업무분장표의 서명 지시에 관하여

참가인 회사의 교육훈련절차서(갑16)에 의하면, ‘기본교육’이란 신입 또는 전입사원, 보직변경사원의 직무부여에 필요한 교육을 의미하는 것으로, “각 팀장은 사원의 직무변경, 신입 및 전입사원에 대하여 해당직무수행이 가능하도록 교육실시 후 기준을 만족한 사원에게 직무를 부여한다”고 규정되어 있는 것은 사실이므로, 참가인 회사로서도 원고에 대하여 새로운 직무에 대한 교육을 실시한 다음 직무분장표에 서명을 요구하는 것이 바람직하였을 것으로는 보인다.

그러나 원고가 단순한 신입 또는 전입사원도 아니고 생산팀의 선임계장으로서 장기간 복무한 경력이 있었고, 새로 맡게된‘시설 및 보안관리담당’의 업무는 그 성격상 고도의 전문적인 지식을 요하는 것으로 보기 어려우며, 참가인 회사가 업무분장표에 서명을 요구하기에 앞서 이미 원고가 약 3달간 해당업무를 수행하였던 점에 비추어 본다면, 참가인 회사가 원고의 업무를 명확히 하고 구체적으로 분장하여 실제적인 업무관리 및 집행이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업무를 구체적으로 적시한 업무분장표를 작성하여 서명을 지시한 것이 부당한 업무지시라고 단정짓기는 어렵다 할 것이다(원고로서는 이러한 참가인 회사의 지시를 무조건 거부할 것이 아니라 일단 서명을 하고 난 뒤 교육을 하여달라고 요구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2) 3차 의료기관의 진료지시에 대하여

비록 원고가 심전도 검사상에서는 이상이 없고 지속적인 약물치료를 하면서 직장생활을 하는데에는 이상이 없다는 취지의 진단서들을 제출한 다음 원래의 직무로 복귀하였다고는 하더라도, 이후에 제출된 소견서들은 원고가 직장생활을 하는데 지장이 있을 것인지의 여부에 대한 결론이 서로 일치하지 아니한 측면이 있었으므로 참가인 회사가 이를 확인하기 위하여 3차 의료기관에서의 진료를 받을 것을 요구한 것은 정당한 업무지시였던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더구나 참가인 회사가 위와 같은 지시를 하게 된 것은 그 이전에 원고가 스스로 제기한 진정에 따라 노동사무소가 참가인 회사에“3차 의료기관 이상에서의 검사결과에 따라 원직 교대근무 복귀가능 여부를 검토하라”는 행정지도를 하였기 때문이므로, 이 점에 있어서도 원고는 마땅히 참가인 회사의 지시에 따랐어야 할 것이다.

(3) 구제절차가 진행 중이었다는 주장에 대하여

이 사건 정직처분 이전의 대기발령 및 전보처분에 대하여 노동위원회의 구제절차가 진행 중이었다 하더라도 원고가 참가인 회사의 근로자로 재직하고 있는 이상 정당한 업무지시에 응하여야 할 의무는 여전히 부담하는 것이므로, 이러한 사정은 참가인 회사의 업무지시를 거부할 정당한 사유가 될 수 없다.

(4) 징계양정의 적정 여부에 대하여

앞서 본 것처럼 원고가 참가인 회사의 업무지시를 거부함에 있어 내세운 사유들이 모두 그 정당성을 인정받기 어려운 점, 원고가 여러 차례에 걸쳐 위와 같은 지시들을 거부하고 나중에는 업무지시서의 수령조차 거부하였던 점, 인사위원회에서는 당초 정직 6개월의 징계처분에 처하기로 의결되었으나 참가인 회사는 이를 감경하여 정직 3개월의 정직처분을 하였던 점 등의 제반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징계처분이 징계재량권을 일탈, 남용한 것으로서 위법하다고까지는 할 수 없다.

3. 결 론

그렇다면 위와 결론을 같이 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므로 그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청구는 이유없어 이를 기각한다.

판사 조병현(재판장), 김용관, 조건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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