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법인 도안

판례

조종사의 과실로 발생한 사고가 더이상 근로관계를 유지할 수...

번호
2002구합530
일자
2002-09-18

항공기의 안전운항이 조종사의 전적인 책임하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탑승 승무원들이 각자가 부담하고 있는 자기 책임과 역할을 다할 때 비로소 안전한 운항이 확보가 되는 것이고, 이 사건 항공기가 착륙할 때 기장의 착륙조작이 안전운항에 영향을 줄 정도로 위험한 상황이었음에도 원고는 기장에게 이의 시정을 건의하지 아니한 사실은 이 사건 징계사유의 내용, 원고의 과실정도, 이 사건 사고가 가져온 인적·물적 피해와 경영손실의 규모, 참가인 회사의 명예실추, 향후 기업경영에 미치는 영향, 처음에는 원고에게 사직을 권고하였던 점 등의 사정에 원고가 1997.8월부터 이 사건 사고 당시까지 정기노선 등 9회에 걸친 모의비행심사 평가에서 비상절차 수행 미숙 2건, 착륙접근 단계에서 36건, 이륙단계 28건, 기타 2건 등 69건의 지적을 받았고, 특히 승무원간의 협조가 많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은 사실, 원고가 1998.9.30 울산공항 착륙시 우천, 측풍, 과속접지, 경고음 무시, 역추진장치 사용시기 실기 등의 과실로 이 사건 사고와 유사한 활주로 이탈 사고를 유발하여 부상 3명, 재산피해 등의 손해를 초래하였고 이로 인하여 일시 비행정지처분 및 형사처벌을 받은 사실(갑11, 갑14의 36, 을11, 변론의 전취지)을 종합하여 볼 때,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서는 더 이상 근로관계를 유지할 수 없을 만한 사정이 발생하였고 그 책임은 원고에게 있다고 할 것이므로, 참가인이 원고의 위와 같은 행위를 이유로 하여 원고를 파면한 것은 정당한 징계 재량권의 범위 내에서 한 것이라 봄이 상당하고, 비례 원칙에 반하여 재량권을 일탈, 남용한 것이라고는 볼 수 없다.

[원 고] 김○ 오

소송대리인 변호사 나병용

[피 고]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

소송수행자 조용호

[피고보조참가인] 주식회사 대한항공 대표이사 심○택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광장, 담당변호사 이완식

[변론종결] 2002.6.21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참가로 인한 비용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피고가 2001.12.14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고만 한다) 사이의 2001부해482호 부당해고구제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청구취지기재 '2001.12.18'은 오기로 보인다).

1. 재심판정위 경위

[인정근거 : 갑3, 11, 12, 13, 을1 내지 7, 을8의 1, 2, 을9, 10, 변론의 전취지]

가. 원고는 1997.1.6 참가인 회사에 입사하여 엠디(MD)-82 기종 부조종사 교육을 받은 후 1998.4.7경부터 MD-82, 83 기종의 부기장으로 근무하는 자인바, 기장 이 권과 함께 1999.3.15 11:04경 김포공항에서 승객 150명과 승무원 6명 합계 156명을 태운 MD-83 기종 대한항공 케이이(KE) 1533편(이하 '이 사건 항공기'라고 한다)을 이륙 조정하여 같은 날 11:50경 포항시 남구 동해면 도구리 소재 포항공항에 착륙함에 있어 이 사건 항공기가 포항공항의 활주로를 벗어나 인근 언덕에 충돌하는 사고(이하 '이 사건 사고'라고 한다)를 발생케 하여 인명피해 부상33명(중상 19명, 경상 14명), 항공기 피해 20,946,000,000원, 공항시설피해 160,000,000원, 참가인의 1년간 국내신규노선 면허와 증편 불가, 서울~포항간 노사 6개월간 50% 사업정지 등의 행정처분으로 인한 매출액 36,000,000,000원 상당의 재산상 손실을 초래하였다.

나. 참가인 상벌심의소위원회는 1999.8.24 징계심의결과 이 사건 사고 발생에 원고의 과실이 경합되었다고 인정하고,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인명피해 재산상의 손실, 회사의 명예훼손 등에 비추어 볼 때, 이는 취업규칙 4. 3. 1 퇴직 3) ④에서 규정한 파면 사유인 '고의 또는 과실로 회사의 명예훼손 또는 사업에 지장을 초래하거나 재산상 손해를 끼친 경우'에 해당한다며 원고에 대하여 권고사직(취업규칙 5. 0. 4 징계Ÿ� HDFB 2) 권고사직 : 사직을 권고하되, 불응하는 경우 파면으로 조치한다)의 의결하였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1999.11.8 이 사건 사고 원인조사에 문제가 있다면서 재심신청을 하였고, 원고의 재심신청을 받아들여 2000.7.31 제1차 상벌심의본위원회에서 재심의한 결과 원고의 재심신청이 기각되고 다시 원고에 대하여 권고사직이 의결되었다.

참가인은 2000.8.7 위 의결에 다라 원고에게 사직을 권고하고 만약 1주일 이내에 사직서를 제출치 아니할 경우 파면조치하겠다고 통지하였으나 이를 받아들이지 아니하자 2001.1.29 원고를 파면하는 징계처분을 하였다.

다. 원고가 2001.4.27 서울지방노동위원회(2001부해390)에 부당해고구제신청(원직복직, 임금상당액 지급)을 하였으나,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01.7.4 원고의 부당해고구제신청을 기각하였다.

라. 이에 불복하여 원고가 중앙노동위원회(2001부해482)에 부당해고구제재심신청을 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01.12.14 원고의 부당해고구제재심신청을 기각하는 이 사건 재심판정을 하였다.

2.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징계절차의 적법 여부

(1) 원고의 주장

상벌심의위원회 운영지침 제11조에 의하면 심의대상자에게 구두 또는 서면으로 사실을 진술하거나 소명할 기회를 부여하도록 규정되어 있는데, 참가인을 1999.8.24 상벌소위원회에서 원고에 대한 권고사직을 의결하면서 사전에 원고에게 상벌심의소위원회의 개최통보도 없었고 의견진술과 소명할 기회도 주지 않았으므로, 이 사건 징계처분에는 절차적 하자가 있다.

(2) 판단

갑1의 1, 2, 갑7, 11, 13, 을7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상벌심의위원회 운영지침 제11조에 '위원회는 심의대상자에게 구두 또는 서면으로 사실을 진술하거나 소명할 기회를 부여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는 사실, 원고는 1999.11.8 징계재심을 신청할 때 서면으로 소명자료를 제출한 바 있고 참가인은 2000.1.13과 7.26 원고에게 추가 소명자료의 제출을 안내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 바, 설령 참가인이 1999.8.24 제1차 징계심의 당시에 원고에게 사실을 진술하거나 소명할 기회를 부여하지 아니한 절차상 흠이 있다 하더라도 그 이후의 재심과정에서 원고에게 소명기회를 충분히 부여하였다 할 것으므로 그 절차상 하자는 치유되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할 것이니 원고의 주장은 이유없다.

나. 징계사유의 존부 및 부당성

(1) 원고의 주장

건설교통부는 이 사건 사고의 원인을 조사한 후 1999.7.26 원고의 과실이 원인이 되어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다고 인정하여 원고에게 1년의 항공업무정지처분을 하였는데, 건설교통부의 이 사건 사고 원인조사에는 다음과 같은 중대하고 명백한 하자가 있고, 이를 근거로 하여 행하여진 이 사건 면직처분은 위법하다.

(가) 건설교통부는 위 항공업무정지처분을 할 때 원고 등 조종사의 의견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자의적인 기준으로 사고원인을 조사하고 그 책임을 원고와 기장에게 떠넘겼는데, 이는 의견진술 및 청문절차를 사실상 형해화한 것이다.

(나) 건설교통부는 원고에게 행정처분을 행하는 과정에서 이 사건 사고의 원인 등 기술적인 문제로 보잉사에 기술적 자문을 구하였는데 이 사건 사고 당시 미끄러운 활주로 상태로 인하여 제동효과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내용으로 회신이 오자 이를 다시 확인하는 과정에서 재차 보잉사에 추가질의서를 보냈고, 사고를 조속히 무마하려는 의도에서 추가질의서에 대한 답변이 오기도 전에 원고 등에게 위 항공업무정치저분을 내린 것인 바, 이는 건설교통부가 이 사건 사고 원인에 대한 자신의 견해와 이 사건 항공기 제작사의 견해가 다르자 추가질의서에 대한 답변을 무시하고 자신이 조사한 사고원인에 따라 위 행정처분을 내린 것이므로, 이 사건 사고의 원인조사에 문제가 있다.

(다) 건설교통부는 이 사건 사고의 발생원인으로 이 사건 항공기 조종사가 최종기상정보를 무시한 채 나쁜 기상상태 하에서 무리한 착륙을 시도하였다는 점, 착륙 전 지상충돌 경보장치 경보음에 대한 조치가 불량하였다는 점, 착륙 전 기상상태를 고려할 때 자동브레이크(ABS)를 최대(maximum) 위치로 사용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중간(medium) 위치에서 사용하는 등 활주로 상태에 따른 브레이크 사용이 부적절하였다는 점, 정상적인 착륙속도가 144노트(knot)인데 이보다 14노트나 초과한 158노트의 과도한 속도로 활주로에 접지하였고 그 점지 지점 역시 부적절하였다는 점, 그리고 착륙 후 엔진 역추진장치의 사용시점을 놓쳤다는 점 등을 이 사건 사고의 발생원인으로 들고 있다.

그러나 이 사건 사고 당시 기상 자체가 착륙이 불가능할 정도는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건설교통부는 아무런 근거도 없이 기상정보를 산출한 후 기상정보를 무시한 착륙시도라고 조사하였고, 이 사건 항공기가 그 당시 인덕산을 통과할 때 고도가 565피트(feet)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건설교통부는 산출근거 없이 인덕산을 고도 600피트로 통과하였다고 조사하였는가 하면 포항공항은 인덕산이라는 지형적 특성과 바람영향 때문에 정상적인 표준조작절차에 의한 착륙이 불가능한 관계로(높은 강하율로 착륙해야 함) 착륙 접근 중에 지상접근 경보장치 경보음이 발령될 수밖에 없어 경보음을 무시한 것이다. 또한 이 사건 항공기 매뉴얼에 의하면 자동브레이크는 평상시 활주로가 마른(dry) 상태에서 최소(minimum) 위치로, 젖은(wet) 상태에서는 중간(medium) 위치로, 비상시에만 최고(maximum)위치로 사용하도록 되어 있는데 당시 자동브레이크는 medium maximum manual maximum으로 정상절차에 따라 사용되었고, 최종 착륙속도는 수정계기속도(Calibrated Air Speed)가 아닌 대지속도(Ground Speed)로 보는 것이 통례인데 건설교통부는 최종 착륙속도를 수정계기속도로 분석하였으며, 이 사건 항공기의 경우 역추진장치(Reverse)를 1.6 이상 사용하면 방향유지효과(Rudder Effect)가 감소하게 되어 풍향(weathercock) 및 표류(drift) 현상이 발생할 수 있는 바, 이 사건 사고 당시 역추진장치를 사용했다면 이 사건 항공기가 활주로 우측 돌축대나 좌측의 낭떠러지 밑의 민가쪽으로 이탈할 가능성이 있어서 의도적으로 마지막까지 역추진장치의 사용을 자제한 것이다.

따라서 건설교통부의 사고원인조사결과는 근거없는 자의적인 기준에 의한 것이고, 이 사건 항공기의 조종사에게는 과실이 없다.

(2) 인정사실

[인정근거 : 갑9, 11, 을2, 5{건설교통부장관이 위 기장 이 권의 과실로 인하여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다는 사유로 위 이 권의 운송용 조종사 자격증명을 취소하는 처분을 하였는데, 을5호증은 위 이 권이 건설교통부장관을 상대로 위 자격증명취소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이 법원 99구26081)의 판결문으로서, 이 사건 사고의 원인에 관하여 자세히 설시되어 있고, 위 판결은 그대로 확정되었다}, 을12의 1 내지 86, 변론의 전취지]

(가) 이 사건 사고의 원인

이 사건 항공기의 기장인 위 이 권에게는 다음과 같은 조종상의 과실이 인정된다.

우선 접지 이전에는 ① 당시 기상상태 악화로 1차 착륙에 실패하였음에도 무리하게 재착륙을 시도하였고, ② 기상정보에 의하면 당시 포항공항에는 측풍 성분의 돌풍 32노트가 불고 있어 착륙 제한치인 30노트를 초과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착륙을 시도하였으며, ③ 과속으로 인하여 높은 고도 강하율을 기록하게 되어 세차례에 걸친 지상접근경고음까지 울리고 특히 '풀업(pull up)'의 경고음까지 울린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복행을 하지 아니하고 만연히 착륙을 시도하였고, ④ 착륙속도가 158노트로 제한치인 148노트보다 무려 10노트나 초과한 상태에서 착륙 제한치인 활주로 시작점으로부터 1,500피트나 되는 지점을 초과한 1,869피트 지점에 접지한 과실이 있다.

다음으로 접지 이후에는 ⑤ 당시 착륙속도가 과도할 뿐만 아니라 접지지점도 허용치를 초과하였고, 강한 측풍이 불어 역추진장치의 사용이 상당부분 제약받게 되는데다가 포항공항의 활주로가 짧다는 점을 감안하면 위와 같은 상황아래서 착륙하는 시도하는 것 자체가 이미 비상상황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접지할 당시부터 자동브레이크 중간(medium)의 위치에 두어 접지한 이후 감속효과가 제대로 나타나지 않은 이상 즉시 자동브레이크를 최대(maximum)의 위치로 올려 사용하였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접지 시점으로부터 11초 가량이나 지난 후에야 비로소 자동브레이크를 최대(maximum) 위치로 올려 사용하는 등 브레이크를 제때 적절하게 조작하지 못하였고, ⑥ 접지 당시 강한 측풍이 불고 있었고 비로 인하여 노면이 젖어 있는 상태였으므로, 최소한 역추진장치 레버를 최저 위치인 '아이들(idle)' 상태까지 잡아당기고, '엔진 리버스(Eng. Reverse)'가 풀려지고(unlock) '엔진 리버스 뜨러스트(Eng. Reverse Thrust)'의 불(light)이 켜지며(on) '인터락 스탑(interlock stop)'이 풀리는 단계에서만이라도 역추진장치를 사용하였어야 했는데 이러한 최소한의 조치마저 취하지 않은 채 좌측 엔진 역추진장치만 푼 상태에서 잠시 사용하다가 그것마저 잠근 상태로 5초 가량이나 그냥 활주하다가 이 사건 항공기가 활주로를 이탈하기 불과 2초 가량 전에야 비로소 역추진장치를 '아이들(idle)'의 상태로만 사용하는 등 역추진장치의 사용을 현저히 해태한 과실이 있다.

(나) 원고의 책무와 귀책사유

참가인 승무원의 책임규정에는 부조종사에게, 부조종사의 주임무는 안전하고 효율적인 항공기 운항이 되도록 기장 및 임무 중인 항로기장을 보좌하는 것이고, 적극적인 자세와 투철한 책임감을 가지고 임무를 수행하여야 하며 부조종사는 항공기가 비정상적이거나 불안전한 상태에 있을 경우 즉시 기장에게 이를 수정하도록 통보해야 하는 등의 포괄적인 책임을 부과함과 아울러 세부적으로는 비행계기의 면밀한 관찰, 접지 할 때까지의 속도와 이를 최소화할 책임과 착시현상 등 어떠한 이탈의 조짐이 보이면 즉시 기장에게 고지(call out)하여야 할 의무, 그리고 접지 이후 감속 노력 등의 의무를 정하고 있다.

그런데, 이 사건 항공기의 부조종사인 원고는 ① 좌측풍이 심하고 강수현상이 있는 등 기상상태 악화로 1차 착륙 실패 후 착륙 제한치를 초과하는 최종기상정보를 입수하고도 기장에게 회항을 적극 권유하지 아니하였고, ② 착륙 전 지상접근경보음이 3회나 울렸음에도 기장에게 복행할 것을 요구하지 아니하였으며, ③ 접지 당시 이 사건 항공기의 속도를 감속하지 아니하고 활공각만 감소시켜 착륙속도가 정상보다 10노트나 초과하였음에도 접지시 속도와 강하율 감시라는 부기장 본연의 임무를 게을리 하여 이를 기장에게 지적하지 아니하였고, ④ 당시 상황에 비추어 볼 때 브레이크를 최대 위치로 사용하였어야 했는데 기장에게 중간 위치의 사용을 건의하였으며, ⑤ 당시 기장의 역추진장치의 작동레버를 조금만 당기는 것을 보고도 만연히 다시 복행하려는 것으로 판단하고 역추진장치의 최대 사용을 권고하지 아니한 과실이 있다.

(다) 이 사건 사고의 피해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중상 19명, 경상 14명 등 33명의 인적피해와 이 사건 항공기 피해 20,946,000,000원, 공항시설피해 160,000,000원, 참가인의 1년간 국내신규노선 면허와 증편 불가, 서울~포항간 노선 6개월간 50% 사업정지 등의 행정처분으로 인한 매출액 손실 36,000,000,000원 상당의 재산상 손실을 초래하였다.

(3) 판단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사고는 기장인 위 이영권의 조종상의 과실과 부조종사인 원고의 보좌상의 과실이 경합하여 발생하였다 할 것이므로, 원고에게는 취업 규칙 4. 3. 1 퇴직 3) ④에서 규정한 징계사유(고의 또는 과실로 회사의 명예훼손 또는 사업에 지장을 초래하거나 재산상 손해를 끼친 경우)가 있다 할 것이다.

다. 징계양정의 적법 여부

(1) 원고의 주장

원고는 비행 중 교신, 항공기 고도를 정확히 측정한 후 기장에게 고지하는 등 부기장의 임무를 정상적으로 수행하였고, 기장의 착륙조작이 안전운항의 영향을 줄 정도로 위험한 상황이 아니어서 이의 시정을 건의하지 않았으며, 가사 부기장으로서의 임무태만인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항공기 조작에 대한 최종적인 권한과 책임은 기장에게 있고 부기장은 보조자에 불과한데 이를 문제삼아 원고를 파면한 것은 비례의 원칙에 반하여 재량권을 일탈, 남용한 경우에 해당한다.

(2) 판단

취업규칙 등에서 징계사유와 그에 대한 징계종류를 규정하고 있는 이상 그 규정 자체가 신의칙에 위반한다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규칙에 정함에 따르고 근로자의 비위사실이 취업규칙 소정의 해고사유에 해당한다면 위 취업규칙을 그대로 적용하는 것이 위법·부당하다는 어떤 사정도 없는 한 그 규정에 따른 해고의 징계처분은 일응 정당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대법원 1991.10.11 선고, 91다20173 판결).

항공기의 안전운항이 조종사의 전적인 책임하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탑승 승무원들이 각자가 부담하고 있는 자기 책임과 역할을 다할 때 비로소 안전한 운항이 확보가 되는 것이고, 이 사건 항공기가 착륙할 때 기장의 착륙조작이 안전운항에 영향을 줄 정도로 위험한 상황이었음에도 원고는 기장에게 이의 시정을 건의하지 아니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며, 위 2의 나 (2)항에서 인정되는 이 사건 징계사유의 내용, 원고의 과실정도, 이 사건 사고가 가져온 인적·물적 피해와 경영손실의 규모, 참가인 회사의 명예실추, 향후 기업경영에 미치는 영향, 처음에는 원고에게 사직을 권고하였던 점 등의 사정에 원고가 1997.8월부터 이 사건 사고 당시까지 정기노선 등 9회에 걸친 모의비행심사 평가에서 비상절차 수행 미숙 2건, 착륙접근 단계에서 36건, 이륙단계 28건, 기타 2건 등 69건의 지적을 받았고, 특히 승무원간의 협조가 많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은 사실, 원고가 1998.9.30 울산공항 착륙시 우천, 측풍, 과속접지, 경고음 무시, 역추진장치 사용시기 실기 등의 과실로 이 사건 사고와 유사한 활주로 이탈 사고를 유발하여 부상 3명, 재산피해 등의 손해를 초래하였고 이로 인하여 일시 비행정지처분 및 형사처벌을 받은 사실(갑11, 갑14의 36, 을11, 변론의 전취지)을 종합하여 볼 때,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서는 더 이상 근로관계를 유지할 수 없을 만한 사정이 발생하였고 그 책임은 원고에게 있다고 할 것이므로, 참가인이 원고의 위와 같은 행위를 이유로 하여 원고를 파면한 것은 정당한 징계 재량권의 범위 내에서 한 것이라 봄이 상당하고, 비례 원칙에 반하여 재량권을 일탈, 남용한 것이라고는 볼 수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참가인이 원고에 대하여 한 이 사건 파면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고, 이와 결론을 같이 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므로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한다.

판사 조병현(재판장), 김용관, 조건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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