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법인 도안

판례

레미콘 운전사의 노동자성을 부인한 사례...

번호
2002나20256
일자
2002-10-24

[원고, 피항소인] 씨케이인프라시스 주식회사 대표이사 허승

소송대리인 변호사 손수일

[피고, 항소인] 1. 박정화, 2. 유제득, 3. 석원회, 4. 김동구, 5. 송용현호, 6. 이상동, 7. 박선종

피고들 소송대리인 법부법인 다산종합법률사무소, 담당변호사 김칠준, 손난주

[제1심 판결] 수원지방법원 2002. 3. 14. 선고 2001가합8731 판결

[변론 종결] 2002. 8. 23.

1. 피고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피고들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1. 청구취지

피고들이 원고의 근로자의 지위에 있지 않음을 확인하다.

2. 항소취지

제1심 판결을 취소한다.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1. 기초사실

가. 피고들은 레미콘제조 및 판매업을 주된 영업으로 하는 원고 회사와 레미콘운반 계약을 체결하고, 원고 회사가 제조한 레미콘을 수요자에게 운반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갑1-1∼5, 을8)

나. 그런데, 피고들과 같거나 비슷한 계약조건을 가진 전국의 레미콘운송차주들이 2000. 9. 17. 전국건설운송노동조합을 설립하고, 2000. 9. 19. 장문기를 대표자로, '서울 영등포구 대림1동 700-4'를 주된 사무소의 소재지로 하여 영등포구청에 위 노동조합의 설립신고를 하여 2000. 9. 22. 영등포구청장으로부터 노동조합 설립신고증을 교부받았으며, 한편 피고들을 포함하여원고 회사와 레미콘운반도급계약을 체결한 레미콘운송차주들은 2000. 11. 6. 허남석을 대표자로 하여 위 노동조합 씨케이아이 인프라시스 분회를 설립하고 위 노동조합으로부터 2001. 1. 2. 분회로서의 인준을 받았다(갑16-1,2, 을1,2).

다. 피고들이 소속한 위 노동조합 분회는 원고 회사에 단체교섭을 요청하였고, 원고회사가 이에 불응하자 2001. 2. 22. 경부터 단체행동에 돌입하여 머리띠를 두르고 앰프를 동원하여 원고 회사를 비방하는 취지의 소음방송, 고함, 구호제창을 하거나 꽹과리, 장구, 북소리를 울리고, 유인물 살포 및 부착, 플래카드 게시 등으로 원고 회사의 정상적인 업무를 방해하였다(갑13-1∼10, 14-1∼15, 15-1∼4, 16-3).

라. 원고 회사는 2001. 3. 8. 경 피고들을 비롯한 위 레미콘운송차주들의 대표인 허남석 등과 잠정적으로 합의하면서 그 단서로 위 노동조합의 적법성 여부는 법원의 판결에 따르기로 하였으나, 그 후에도 피고들을 포함한 레미콘운송차주들은 운반거부 등 단체행동을 계속하였다(갑18-1,2, 23).

2. 원고의 주장

원고는, 피고들이 원고의 근로자가 아니라고 주장하며 이에 대한 확인을 구한다.

3. 판단

가. 인정사실

(1) 원고 회사와 레미콘 운반 도급계약을 체결한 피고들을 비롯한 레미콘운송차주들(이하, 운송차주들이라 한다)은 원고 회사 마크가 달려 있는 근무복을 입고 원고 회사의 로고와 전화번호가 새겨진 레미콘차량을 운전하여 원고 회사의 지시에 따라 원고 회사의 거래처에 원고 회사가 생산한 레미콘을 운송하는 업무를 수행하고 있고, 원고 회사는 운송차주들을 9∼10명씩 5개조로 편성하여 각 조 단위로 순번을 정하여 업무를 수행하여 왔다(갑2, 26, 을10, 12, 제1심 증인 천경호).

(2) 원고 회사의 출하실 직원은 레미콘 출하 전날 저녁 레미콘 기사 대기실로 전화하여 조출시간과 조출조를 알려주었고, 근무시간을 알지 못하고 퇴근한 운송차주들은 원고 회사 경비실로 전화를 하여 근무시간을 확인하여 왔다(을10, 12, 위 증인 천경호).

(3) 운송차주들이 물량을 배정받는 순서는 전 차량이 각 조 단위로 정해진 순번에 따라 1회전을 한 후, 2회전부터는 회차하는 차량의 순서대로 운송차주들이 운행일지를 배차판에 꽂은 대기순서에 따라 다시 물량을 싣고 출하하고 있다(갑3-1,2, 26, 을10,12, 제1심 증인 이충호).

(4) 원고 회사는 운송차주들에게 물량을 운반해야 할 장소를 지정해 줄 뿐이고, 도착시간이나 방법은 운송차주들이 결정하며, 운송 및 타설 후 원고 회사에의 복귀여부와 복귀시간도 운송차주들의 의사에 맡겨져 있으나, 원고 회사에서는 운송차주들로 하여금 다음날 아침까지 공사현장에서 서명받은 송장과 차량운행일지를 제출토록 하고 있다(갑26, 위 증인 이충호).

(5) 원고 회사와 운송차주들 사이에 체결된 레미콘 운반 도급계약서 제3조 제4항에 의하면, '운송차주들은 본인이 직접 운전을 해야 하나, 부득이한 경우 원고 회사의 사전 승인을 득하여 대리운전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실제로 운송차주인 이정구가 다리에 골절상을 입은 후 원고 회사의 승인을 얻어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한 경우도 있으며, 또한 레미콘 도급계약을 처 명의로 체결하고 운전은 본인이 하거나 형 명의로 체결하고 동생이 운전하는 경우도 있다(갑4-1∼3, 갑5-1∼4, 26).

(6) 운송차주들은 모두 사업자등록을 한 사업자들로서 차량을 직접 소유하고 있고, 차량운행에 따른 유류대금, 타이어 교체비용 및 기타 수리비, 보험료 등 제반비용을 자신의 계산으로 부담하여 왔으며, 세금 등도 근로소득세가 아닌 사업소득세 및 부가가치세를 납부하고 있다(갑7-1∼6, 9-1∼4, 10-1∼5, 11, 26).

(7) 원고 회사와 운송차주들 사이에 레미콘 운반 도급계약을 체결하며 작성된 합의각서에 의하면, 운송차주들의 운반의뢰 불이행, 지정장소 외 세차, 폐레미콘 처리지시 위반, 출하 의뢰시 시간지연 또는 무단 불이행, 구내도박 및 음주 등의 경우에는 원고 회사가 징계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배차중지결정을 내리고, 운행거부 등 집단행동주도(1회)시에는 계약을 해지할 수 있으며, 배차중지 3회 이상 발생 시에는 자동으로 게약이 해지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는데, 실제로 피고 김동구는 1999. 12. 경 출하를 거부하였다는 이유로 2일간 운행정지를 당하기도 하였고, 또한 원고 회사는 게시판에 '친절할 것, 복장 단정히 할 것, 안전모 착용할 것, 현장에서 나올 때 세륜 철저히 할 것, 현장에서 세차하지 말 것' 등 운송차주들의 근무태도에 관한 사항을 게시하였다(갑23, 을8∼10, 12, 위 증인 천경호, 이충호).

(8) 원고 회사는 운송차주들을 위한 별도의 취업규칙이나, 복무규정, 인사기록카드, 출근부 등 노무관리제도를 갖추고 있지 않다(갑26).

(9) 원고 회사는 운송차주들에게 임금을 지급한 것이 아니라, 매월 말일경 그 운반 물량 및 운반거리에 비례한 운반비(1회전 당 32,000원, 31km 이상시 1km당 380원을 추가)를 월 단위로 정산하는 방법으로 지급하였는데, 할부차량의 경우 할부금을, 운송차주들이 식사를 할 경우 식대 1,000원을 원고 회사에서 공제하여 지급하였고, 차량정비 비용은 운송차주들이 원하는 경우 원고 회사에서 대신 지급하고 이를 공제하였으며, 위 운반비 외에 원고 회사가 운송차주들에게 고정적으로 지급하는 금품이나 기본급 등은 없었다. 그리고 운송차주들은 그 운행실적에 따라 개인별로 지급받는 운반비의 편차가 컸으며, 한 개인의 경우에도 일신상의 사정이나 계절적인 요인에 따라 2∼3배 이상의 편차를 보이는 경우도 있었다(갑8, 12, 26, 을10, 12, 위 증인 천경호).

(10) 운송차주들이 지급받는 월 수입은 공급가액 기준으로 월 평균 390만원 상당이었는데, 원고 회사의 정규직원의 봉급은 월 평균 130만원 정도였다(갑12, 26).

(11) 한편, 원고 회사는 1997. 경부터 레미콘 차량 운전기사들에게 원고 회사의 직영 레미콘 차량을 불하하였는데, 1999. 2. 경 위 차량의 불하가격은 약 900만원 정도였고, 2001. 5. 경 위 차량의 거래가격은 약 1,500만원 정도였다(갑19, 20, 변론의 전취지).

나. 판단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 회사의 운송차주들이 원고 회사의 지시에 따라 원고 회사가 제조한 레미콘을 원고 회사가 지정한 장소에 운송해야 하는 등 그 업무 내용이 원고 회사에 의하여 정하여졌고, 운송차주들이 운반의뢰 불이행, 구내 도박 및 음주 등의 경우에 원고 회사의 징계위원회의 결의에 따라 배차중지결정을 받을 수 있으며, 원고 회사로부터 근무태도에 대하여 교육받는 등 업무수행 과정에 있어서도 원고 회사의 구체적인 지휘·감독을 받는 등 마치 고용관계에 유사한 외관을 형성한 면이 없지 않으나, 그와 같은 사실만으로는 운송차주들이 원고의 근로자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할 것이고, 오히려 원고 회사가 레미콘을 필요로 하는 건설현장으로부터 공급주문을 받는 주체인 이상, 원고 회사가 운반도급계약의 상대방인 운송차주들로 하여금 운반장소를 지정하여 운송을 위탁하는 것은 운반도급계약의 기본적인 내용에 속하는 사항이라 할 것이고, 운송차주들이 원고 회사가 제조한 레미콘만을 운반하는 것은 레미콘의 정확한 강도와 규격에 대한 품질보증이 필요하고, 생산 후 90분 이내에 현장에 도착해야 하는 레미콘 자체의 특성에 기인하는 바가 크며, 레미콘 제조사가 레미콘의 타설시간을 조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수요자인 건설현장의 공정관리상 원하는 시간에 맞추어 타설하여야 하는 바, 운송차주들이 건설현장에서 원하는 시간을 개별적으로 파악하기는 어려우므로 일반적으로 원고 회사가 운송차주들에게 출하시간을 알려줄 수밖에 없는 점, 운송차주들이 원고 회사의 물량을 안정적이고 독점적으로 운반함으로써 자신들의 경제적 이익을 증대시키기 위해 원고 회사와 장기간의 운반도급계약을 체결한 이상 원고 회사의 신용과 영업상의 이익을 위하여 그 업무수행과정에서 어느 정도 원고 회사의 지휘·감독을 받는 것은 불가피한 점, 운송차주들의 복귀시간이 정해져 있지 않고 그 복귀여부도 자유로운 점, 스스로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는 것이 불가능하지 않은 점, 레미콘 운송차량의 소유권이 운송차주들에게 있고 그 차량의 관리를 운송차주들 스스로 하여 온 점, 근로소득세를 원고 회사가 원천징수한 것이 아니라 운송차주들이 각자 사업자 등록을 하여 사업소득세 및 부가가치세를 납부한 점, 운송차주들이 취업규칙·복무규정·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지 아니하고,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져 있지 아니한 점 등을 종합하면, 위 운송차주들의 일원인 피고들은 원고 회사에 대하여 종속적인 고용관계에서 노무에 종사하고 그 대가로 임금 등을 받는 원고의 근로자라고 볼 수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피고들이 원고의 근로자의 지위에 있지 아니하다 할 것이고, 원고 회사와 피고들 사이에 노동조합의 인정 여부를 둘러싼 갈등이 있어 피고들이 레미콘 운송거부 등 단체행동을 하고 있는 사정 하에서 그에 대한 확인을 받을 이익도 있다 할 것이므로, 이를 구하는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여야 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정당하고, 피고들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우근(재판장), 김인겸, 신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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