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법인 도안

판례

파산관재인에 의한 근로계약해지는 자체가 정당한 해고사유가 ...

번호
2002누10607
일자
2003-02-04

근로계약관계가 기업의 존속을 전제로 하는 것임에 반해 파산은 사업의 폐지와 청산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어서 파산이 선고된 경우 파산관재인은 재산관리업무를 수행하는데 필요한 한도 내에서 파산자와 제3자 사이의 법률관계를 청산해야 할 직무상의 권한과 의무를 갖고 있다. 따라서 파산관재인이 직무수행의 일환으로 행하는 근로계약의 해지는 근로관계가 지속되는 기업에서 행해지는 해고와는 본질을 달리해 정당한 해고사유가 된다.

[원고, 항소인] 김○인 외 15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조영선

[피고, 피항소인]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

소송수행자 최정희

[피고보조참가인] 파산자 동아건설산업 주식회사의 파산관재인 권○중의 소송수계인 파산자 D건설산업 주식회사의 파산관재인 안○태

[제1심판결] 서울행정법원 2002.6.8 선고 2002구합3881 판결

[변론종결] 2002.11.20

1. 원고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들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제1심 판결을 취소한다. 피고가 2002.1.8(2001.12.24의 착오 기재로 보인다) 원고들과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2001부해530호, 2001부노159호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구제 재심신청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의 주문 가운데 제3항을 취소한다.

1. 재심판정의 경위

아래 인정사실들은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 2호증의 각 1, 2, 갑 제3호증의 1 내지, 3,을 제1호증의 1, 2, 을 제2호증의 1 내지 16, 을 제3호증의 1 내지 3,을 제4호증, 을 제9호증의 1 내지 4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보태어 보면 이를 인정할 수 있다.

가. 서울지방법원은 2001.5.11 D건설산업 주식회사에 대하여 파산을 선고하고 소외 권○중(이하‘참가인’이라고 칭한다)을 파산관재인으로 선임하였는데, 참가인은 같은 달 15일 사내전자공고문을 통하여 2001.6.14자로 전 직원을 해고한다는 해고예고를 하면서 노동조합간부 등으로 일하던 원고들을 포함한 32명의 직원에 대하여는 즉시 해고한다는 내용의 개별통지를 하였다.

나. 참가인은 위와 같이 해고예고를 하면서 파산관재인을 보조하는 보조인으로 계속 근무하기를 희망하는 직원은 별도의 임용계약서를 작성·제출하도록 공고하였으나, 즉시해고 대상자로 통보된 위 32명은 보조인 임용대상에서 제외하였다.

다. 해고예고통지를 받은 직원 2,349명 중 1,804명이 보조인 임용신청을 하여 그 중 1,680명이 계약기간 1년으로 정한 보조인으로 채용되어 본사 및 현장에서 일하게 되었는데, 2002.2.28 현재 보조인으로 근무하고 있는 직원은 약 1,472명이다.

라. 원고들은 참가인이 노동조합 간부들을 제외한 전 직원은 해고예고 대상자로, 노동조합간부들은 즉시해고 대상자로 분류한 후 해고예고 대상자만을 보조인이라는 이름으로 재고용한 것은 실질적으로 노동조합간부들만 선별하여 해고한 부당노동행위라고 주장하면서 2001.5.17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구제신청을 하였는데,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원고들에 대한 해고가 정당하고 부당노동행위가 성립될 여지가 없다는 이유로 2001.7.19 부당노동행위구제신청은 각하하고 부당해고구제신청은 기각하는 결정을 하였다.

마. 원고들의 재심신청에 대하여 중앙노동위원회는, 참가인이 노동조합간부들만 즉시해고함으로써 보조인으로 채용될 수 있는 기회마저 박탈한 것은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지만 노동위원회가 참가인에게 원고들을 보조인으로 채용하도록 강제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이유로, 그 주문에서‘1. 초심결정을 취소한다. 2. 참가인이 한 해고는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임을 인정한다. 3. 원직복직과 임금 상당액의 지급을 구하는 부분은 기각한다’라는 요지의 재심판정을 하였다.

바. 서울지방법원은 이 사건 소송이 계속 중이던 2002.5.30 참가인(소외 권○중)의 파산관재인 사임신청을 허가하고 후임 파산관재인으로 소외 안○태를 선임하는 결정을 하였고, 이에 안○태가 이 사건 피고보조참가인으로 소송을 수계하였다.

2. 당사자의 주장

가. 원고들의 주장

피고는 원고들에 대한 이 사건 즉시해고가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인정하였으면 당연히 구제신청의 취지대로 참가인에게 원직복귀 및 임금 상당액의 지급을 명하는 구제명령을 발해야 할 것임에도, 이 사건 재심판정이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는 선언만을 한 채 구제명령을 발하지 아니한 것은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제84조 제1항에 위반되어 위법하다.

나. 피고 및 보조참가인의 주장

파산관재인은 근로기준법 제30조 및 제31조의 해고제한규정의 적용을 받지 아니하고 파산법 제50조, 민법 제633조 등에 근거하여 근로계약을 해지할 수 있으므로 파산관재인이 한 근로계약의 해지에는 부당해고나 부당노동행위가 성립될 수 없다고 할 것이어서, 결국 원고들의 구제명령신청을 기각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3. 관련법령

가. 파산법

제50조(쌍무계약의 해제 또는 이행) ① 쌍무계약에 관하여 파산자 및 그 상대방이 모두 파산선고 당시에 아직 그 이행을 완료하지 아니한 때에는 파산관재인은 그 선택에 따라 계약을 해제하거나 파산자의 채무를 이행하고 상대방의 채무이행을 청구할 수 있다.

② 전항의 경우에 상대방은 파산관재인에 대하여 상당한 기간을 정하여 그 기간 내에 계약의 해제를 하겠는가 또는 채무이행의 청구를 하겠는가를 확답할 것을 최고할 수 있다. 파산관재인이 그 기간 내에 확답을 하지 아니한 때에는 계약을 해제한 것으로 본다.

나. 민 법

제663조(사용자 파산과 해지통고) ① 사용자가 파산선고를 받은 경우에는 고용기간의 약정이 있는 때에도 노무자 또는 파산관재인은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② 전항의 경우에는 각 당사자는 계약해지로 인한 손해의 배상을 청구하지 못한다.

다. 근로기준법

제30조(해고 등의 제한) ① 사용자는 근로자에 대하여 정당한 이유없이 해고, 휴직, 정직, 전직, 감봉 기타 징벌을 하지 못한다.

제31조(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의 제한) ① 사용자는 경영상 이유에 의하여 근로자를 해고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어야 한다. 이 경우 경영악화를 방지하기 위한 사업의 양도·인수·합병은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는 것으로 본다.

② 제1항의 경우에 사용자는 해고를 피하기 위한 노력을 다하여야 하며 합리적이고 공정한 해고의 기준을 정하고 이에 따라 그 대상자를 선정하여야 한다. 이 경우 남녀의 성을 이유로 차별하여서는 아니된다.

③ 사용자는 제2항의 규정에 의한 해고를 피하기 위한 방법 및 해고의 기준 등에 관하여 당해 사업 또는 사업장에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를 대표하는 자를 말한다. 이하‘근로자대표’라 한다)에 대하여 해고를 하고자 하는 날의 60일 전까지 통보하고 성실하게 협의하여야 한다.

④ 사용자는 제1항의 규정에 의하여 대통령령이 정하는 일정규모 이상의 인원을 해고하고자 할 때에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노동부장관에게 신고하여야 한다.

⑤ 사용자가 제1항 내지 제3항의 규정에 의한 요건을 갖추어 근로자를 해고한 때에는 제30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한 정당한 이유가 있는 해고를 한 것으로 본다.

제33조(정당한 이유없는 해고 등의 구제신청) ①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정당한 이유없이 해고·휴직·정직·전직·감봉 기타 징벌을 한 때에는 당해 근로자는 노동위원회에 그 구제를 신청할 수 있다.

② 제1항의 규정에 의한 구제신청과 심사절차 등에 관하여는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제82조 내지 제86조의 규정을 준용한다. 다만, 제85조 제5항을 제외한다.

라.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제82조(구제신청) ① 사용자의 부당노동행위로 인하여 그 권리를 침해당한 근로자 또는 노동조합은 노동위원회에 그 구제를 신청할 수 있다.

제84조(구제명령) ① 노동위원회는 제83조의 규정에 의한 심문을 종료하고 부당노동행위가 성립한다고 판정한 때에는 사용자에게 구제명령을 발하여야 하며, 부당노동행위가 성립되지 아니한다고 판정한 때에는 그 구제신청을 기각하는 결정을 하여야 한다.

4. 판 단

가. 근로기준법 제33조 제2항,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제84조 제1항에 의하면 노동위원회는 부당해고 또는 부당노동행위가 성립한다고 판정한 때에는 사용자에게 그에 따른 구제명령을 당연히 발하여야 하고, 이때 노동위원회가 발하는 구제명령은 사용자에게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가 있기 이전의 원래의 상태로 근로자의 지위를 회복시킬 공법상의 의무를 부담시키는 행정처분으로서 이러한 구제명령에 의하여 비로소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의 법률관계에 변동을 가져오게 되는 것인데, 노동위원회가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가 성립한다고 선언을 하면서도 사용자에게 아무런 구제명령을 발하지 않는 경우에는 실질적으로 근로관계에 아무런 변동을 가져오지 않아 결국은 구제신청을 기각하는 것과 마찬가지의 결과가 된다고 할 것이어서 이러한 재심판정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할 것인바, 이 사건 재심판정이 참가인의 원고들에 대한 즉시해고가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인정을 하면서도 단지 회사가 파산상태라서 파산관재인에게 원고들을 보조인으로 고용하도록 강제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이유만으로 구제명령을 발하지 아니한 것은 위법하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나. 그런데 참가인이 한 해고가 부당해고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면 원고들의 구제신청을 받아들이지 아니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결과적으로 정당하다고 할 것이므로, 아래에서는 과연 참가인이 한 해고가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살펴본다.

다. 파산법 제50조는 파산관재인에게 쌍무계약에 대한 계약해제권을 인정하고 있고, 민법 제633조는 사용자가 파산선고를 받은 때에는 파산관재인은 고용기간의 약정이 있는 경우에도 고용계약을 해지할 수 있으며 이때 계약해지로 인한 손해배상을 청구하지 못한다고 규정하여 파산관재인에게 광범위한 근로계약해지권을 인정하고 있는 바, 이는 근로계약관계가 기업의 존속을 전제로 하는 것임에 반하여 파산은 사업의 폐지와 청산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어서 파산이 선고된 경우 파산관재인은 재산관리업무를 수행하는데 필요한 한도 내에서 파산자와 제3자 사이의 법률관계를 청산하여야 할 직무상의 권한과 의무를 갖고 또 파산재단을 충실하게 관리하여야 할 의무를 부담하는 등 파산의 본질은 기본적으로 기업의 청산이고 파산관재인이 그 직무수행의 일환으로 행하는 근로계약의 해지는 근로관계가 계속되는 기업에서 행하여지는 해고와는 그 본질을 달리하는 것이어서 파산관재인에 의한 근로계약해지는 존재 자체가 정당한 해고사유가 되는 것이므로 결국 근로기준법 소정의 부당해고에 관한 규정은 그 적용이 없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부당노동행위제도는 근로자 또는 노동조합의 단결권을 보장하기 위한 것인데 반하여 파산은 경영주체가 상실되어 단결권 등이 기능하여야 할 노사간 힘의 불균형상태가 존재하지 아니하게 된 점, 파산관재인은 이해관계인의 이익을 조정하여야 할 일반적인 강제집행기관에 불과한 점 등을 고려하여 보면 불이익 취급을 방지하여 단결권 등을 보장하려는 부당노동행위제도와는 그 본질을 달리하는 것이어서 결국 파산관재인에 의한 근로계약의 해지에는 부당노동행위 또한 성립할 여지가 없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라. 파산기업이 파산선고를 받은 후 모든 사업을 즉시 폐지하지 아니하고 파산재단의 충실을 기하기 위하여 기존의 영업을 일부 계속하면서 사업장의 일부를 그대로 존치함에 따라 근로자를 계속하여 보조인으로 사용하는 경우에도 위와 같은 법리가 그대로 적용될 것인지에 관하여는, 파산기업이 기존의 사업장을 유지하는 것은 파산재단을 충실하게 하기 위한 잠정적인 조치이며 사업이 완료됨에 따라 사업장은 점차 축소되어 마침내는 전부 소멸하게 될 것이라는 점, 사업장이 축소됨에 따라 그때 그때 수시로 정리해고를 할 경우 그 정리해고의 정당성을 둘러싼 분쟁으로 인하여 파산절차의 신속한 진행이 어려워지고 임금채권이 과다하게 발생하는 등으로 인하여 종국적으로는 파산재단의 건전성이 해쳐질 염려가 있는 점, 현행 파산 관계법이 파산법 제50조와 민법 제633조 이외에 일정한 경우 정리해고의 기준을 적용하여 근로계약을 해지하여야 한다는 예외적인 조항을 두지 않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파산법인이 청산절차와 병행하여 기존의 사업을 계속한다고 하더라도 파산관재인에게 근로관계의 해지에 관한 광범위한 재량을 부여하여 탄력적으로 근로관계를 유지하도록 함으로써 파산절차의 신속과 파산재단의 충실을 기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할 것이므로 결국 근로기준법 제31조 소정의 정리해고에 관한 규정의 적용도 배제된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할 것이다.

마. 이 사건에서 참가인이 파산선고를 받은 회사의 파산관재인으로 선임되자 즉시 근로자들과의 고용관계를 청산하면서 원고들을 포함한 32명의 근로자들에 대하여는 즉시해고를, 나머지 근로자들에 대하여는 해고예고절차를 거쳐 해고한 다음 별도로 1,804명의 신청자들 중에서 1,680명을 선별하여 기간 1년으로 정한 보조인임용계약을 체결한 사실은 앞서 인정한 바와 같은바, 참가인이 이와 같이 원고들에 대하여는 즉시해고를, 나머지 근로자들에 대하여는 해고예고라는 별도의 형식과 절차를 갖추었지만 실질적으로는 파산기업 소속 근로자 전원에 대한 근로계약을 해지하였다가 그중 일부를 선별하여 파산관재인의 계약직 보조인으로 고용한 것과 다름없어서 이는 기업의 청산을 위한 파산절차의 신속한 진행과 파산재단의 충실이라는 파산제도의 본질에 비추어 보면 파산관재인이 직무수행의 일환으로 자신에게 부여된 권한과 재량의 범위 내에서 적절하게 행한 것으로 정당하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할 것이고 이러한 근로계약의 해지가 부당해고나 부당노동행위에는 해당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재심판정이 원고들에 대한 즉시해고가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에 해당된다고 인정한 것은 잘못된 것이지만 원고들의 구제신청을 기각한 것은 결과적으로 정당하다고 할 것이어서 결국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5. 결 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들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권남혁(재판장), 김흥준, 강석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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