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징계전력만을 기준으로 해 정리해고 대상자를 선정한 것이 합...
- 번호
- 2002누11860
- 일자
- 2003-09-01
참가인 회사가 징계전력만을 기준으로 하여 정리해고 대상자를 선정한 조치의 합리성은 이를 선뜻 인정하기 어렵고, 설사 그러한 기준의 합리성을 어렵사리 인정한다 하더라도 원고들에 대한 징계처분들 중 상당수는 그 절차 내지 시기 및 목적 등의 면에서 그 공정성이 의심스럽다.
따라서 이 사건 정리해고는 해고회피의 노력 및 합리적이고 공정한 대상자 선정 기준이라는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여 부당하다고 할 것인데도 피고가 이와 달리 정당한 해고라는 전제 아래 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고 할 것이다.
[원고, 피항소인] 최○환 외 2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선수
[피고, 항소인]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
소송수행자 심경숙
[피고보조참가인] 주식회사 보성교통 대표이사 최○호
소송대리인 변호사 최현희
[제1심 판결] 서울행법 2002.7.5 선고, 2002구합5108 판결
[변론종결] 2003.5.15
1.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의 부담으로 하고, 나머지는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1. 청구취지
중앙노동위원회가 2002.1.18 원고들과 보조참가인 사이의 2001부해501호 부당해고구제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2. 항소취지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한다.
1. 재심판정의 경위
다음의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1, 2(각 가지번호 생략, 이하 같다)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다.
가. 농어촌버스운송업을 경영하는 피고보조참가인(이하‘참가인’이라고 한다) 회사는 2001.2.19, 소속운전기사인 원고들 및 소외 이○석, 윤○기 등 5명을 같은 해 3.24자로 정리해고하였다.
나.전남지방노동위원회는 2001.7.5 원고들의 부당해고구제신청을 기각하였고, 중앙노동위원회는 2002.1.18 이에 대한 원고들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이 사건 재심판정을 하였다.
2.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사용자가 경영상의 이유에 의하여 근로자를 해고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어야 하고, 해고를 피하기 위한 노력을 다하여야 하고, 해고를 피하기 위한 방법과 해고의 기준 등을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대표와 사전에 성실하게 협의하여야 하고, 합리적이고 공정한 기준에 따라 그 대상자를 선정하여야 한다. 여기서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라 함은 반드시 기업의 도산을 회피하기 위한 경우에 한정되지 아니하고 인원삭감이 객관적으로 보아 합리성이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도 포함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가.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성 유무
(1) 인정사실
다음의 사실은 갑1, 2, 7, 17, 26, 40, 을3, 4, 8, 9, 16, 32 내지 36, 44, 45의 각 기재, 당심 증인 최○호의 일부 증언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따.
(가) 참가인 회사는 총 67개의 노선 중 66개 노선을 보성군 관내에서 운행하고 있었는데, 보성군의 전체 인구는 1987년의 120,580명에서 2001년의 59,526명으로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다. 한편, 유류비가 1999.6월 당시 리터당 462원에서 2000.11월부터는 647원까지 인상되는 등의 이유로 참가인 회사가 1999년에 비하여 2000년에 추가로 지출한 유류비는 96,335,605원에 달하였다. 또 참가인 회사가 지급한 임금액도 1998.6월부터 1999.5월까지 1년간의 합계액이 약 11억원이었는데 1999.6월부터 2000.5월까지 1년간의 합계액은 약 16억원으로 늘어났다.
위와 같이 인구감소 등으로 인하여 버스이용객은 지속적으로 감소되는 반면 운송비용은 오히려 증가함에 따라 참가인 회사의 경영상황은 매우 악화되어, 1999년도와 2000년도의 영업이익은 각 -242,018,456원과 -363,437,990원으로 적자상태였다. 다만, 참가인 회사는 보성군으로부터 벽지노선운행지원금을 지급받아 당기순이익이 1999년에 53,700,750원, 2000년에 3,412,192원을 기록하여 간신히 적자를 면하고 있었다.
(나) 참가인 회사는 1999.7월부터 1999.9월까지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을 체불하였고, 이를 해결하려고 같은 해 12.9일 차고지로 사용하던 부동산을 담보로 제공하고 벌교새마을금고로부터 70,000,000원을 차입한 바 있으나, 다시 2000.5월부터 같은 해 11월까지의 임금을 체불하였다. 위와 같은 임금 체불 등으로 인하여 참가인 회사와 노동조합 사이에 갈등이 생겨서, 결국 원고들이 주축이 된 노동조합측 근로자들은 10여차례 임금체불사실을 고발하고 참가인 회사가 보성군으로부터 받을 벽지노선운행지원금에 대하여 채권가압류를 하였으며, 참가인 회사의 대표이사 최○호는 2001.3.20, 임금, 상여금, 특별휴가수당, 퇴직금 등을 제때에 지급하지 아니한 혐의가 인정되어 500만원의 약식명령을 고지받았다.
(다) 참가인 회사는 2000.12.4 보성군수에 대하여 지속적인 교통량 감소 및 운송비용의 상승으로 운송수입이 저하되고 경영이 악화됨에 따라 일부 운행노선에 대한 감회로써 경영적자를 최소화한다는 이유로, 총 67개 노선 중 20개 노선 30회(왕복) 감회, 감회거리 1,617.1km, 감차 5대, 감원인원 8명을 주내용으로 하는 여객자동차운송사업계획변경 인가를 신청하였다.
이에 대하여 보성군수는 2000.12.13 일시에 지나치게 많은 노선을 감회할 경우 주민들의 교통불편이 예상된다는 등의 이유로 보완을 요구하였고, 참가인 회사는 2001.1.3에 11개 노선 감회(감회횟수 17회, 감회거리 1,093.6km), 1개 노선 통합 및 보성-귀산리 노선 1회 증회를 주내용으로 하여 보완서류를 제출하였으며, 보성군수는 2001.1.8 보완서류 내용대로 위 사업계획변경을 인가하였다. 위 사업계획변경에 따라 운행할 버스가 45대에서 42대로 3대가 줄어들게 되었는데, 이에 따라 감원될 운전기사는 참가인 회사 기사들의 만근 일수 등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5명이다.
(라) 원고들은 2001.7.5 위 전남지방노동위원회가 행한 심문절차에서 참가인 회사가 경영난으로 어려움이 있었던 것을 인정하였고, 다음에서 보는 바와 같이 참가인 회사의 근로자대표들도 위 정리해고 당시 참가인 회사의 경영상태가 악화되어 있었음을 인정하였다.
(2) 판 단
(가) 참가인 회사가 외부로부터 운영비를 차입하였음에도 계속적으로 임금을 체불할 정도로 경영상황이 악화되었고 노선 감회 등 사업범위를 축소하는 방향으로 농어촌버스운송사업계획 변경인가를 받았던 점, 위 사업계획변경에 감차 3대 및 이에 따른 감원인원 5명의 내용이 들어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본다면, 참가인 회사가 위와 같이 사업계획변경에 따라 5명의 운전기사를 감축하기로 한 것은 객관적으로 보아 합리성이 있었던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나) 원고들은, 2001.3.13에 4개 노선 15회의 운행이 증설된 점에 비추어 볼 때 운전기사의 수를 줄일 필요성이 없었으므로 참가인 회사에게 정리해고를 할 만한 경영상의 긴급한 필요성이 없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므로 보건대, 정리해고 요건의 하나인 경영상의 긴급한 필요성의 유무는 해고 당시를 기준으로 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고, 그 후에 생긴 사정은 그것이 정리해고 당시부터 예상되던 일로서 그로 말미암아 가까운 장래에 경영상태를 호전시킬 것이라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아닌 한 이미 실시한 정리해고의 효력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위 운행증설은 원고들에게 정리해고를 통보한 2001.2.19 이후인 같은 해 3.13일 보성군수의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제24조 제1항 제10호에 기한 운행 명령에 따라 이루어진 것으로서 기존 노선 중 벽지지역을 약간씩 연장운행하는 것이고 그로 인하여 늘어난 1일 운행거리는 총 40.8km에 불과하여(을45) 그 정도의 운행거리 증가로 인하여 운전기사를 더 충원할 필요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고 또 그것이 정리해고 당시에 예상된 것이었다는 증거도 없으므로, 이를 정리해고의 효력에 영향을 미치는 특별한 사정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해고를 피하기 위한 노력을 다하였는지 여부
(1) 인정사실
아래 사실은 위에 나온 증거들 및을39, 40의 각 기재, 제1심 증인 신○식, 당심 증인 최○호의 각 일부 증언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다.
(가) 참가인 회사는 위와 같은 경영악화상태를 극복하기 위하여 1999.9월 차량관리체제를 종전의 주주 개별관리에서 회사 일괄관리로 변경하였고, 2000.3.1 위탁관리를 해오던 부속품가게, 타이어 수리부를 직영체제로 변경하는 등의 비용절감정책을 실시하였다. 위와 같은 직영체제로 운영한 결과 2000년도의 자동차부품비용은 2,400만원 정도, 타이어비용은 1,000만 원 정도 절감되었다.
(나) 참가인 회사는 위 사업계획변경에 따라 감원하게 될 운전기사 5명을
선정함에 있어서 촉탁직 기사인 위 이○석과 윤○기를 우선 선정하고, 나머지 3명은 정규직 기사들 중에서 선정하기로 하였다.
(다) 참가인 회사는 운전기사의 정리해고에 앞서 희망퇴직제를 시행하기로 함에 따라 2001.1.29부터 같은 해 2.15일까지 희망퇴직자를 모집한다는 공고를 하였다. 그러나 참가인 회사가 더 나아가 희망퇴직자를 모집하기 위하여 운전기사들을 설득하거나 어떤 유인책 등을 제시한 바는 없었다.
참가인 회사는 그밖에 급여삭감이나 동결, 각종 수당의 폐지나 축소, 연월차휴가의 의무적 사용, 탄력적인 근로시간제 도입, 명예퇴직 등 해고에 앞선 다른 조치들을 시도한 바도 없다.
(2) 판 단
(가) 사용자가 정리해고를 실시하기 전에 다하여야 할 해고회피노력의 방법과 정도는 당해 사용자의 경영위기의 정도, 정리해고를 실시하여야 하는 경영상의 이유, 사업의 내용과 규모, 직급별 인원상황 등에 따라 달라진다고 할 것이고, 경우에 따라서는 해고대상 근로자들의 이직률 또는 사용자가 해고회피 수단으로서 취할 수 있는 근무시간 단축, 급여 삭감 등에 대한 근로자측의 태도 등도 고려될 수 있을 것이다.
이 사건에서 보건대, 참가인 회사는 비용절감을 위하여 차량일괄관리제나 부속가게 직영제 채택 등으로 경영방식을 개선하고(이는 정리해고를 실시하기 1년 5개월 또는 11개월 전에 이루어진 것이다) 희망퇴직자의 모집을 위한 공고를 하였으며 촉탁직 기사 2명을 정리해고 대상에 우선 선정하는 등의 조치들을 취하였으나, 앞서 본 바와 같이 급여의 삭감이나 동결, 각종 수당의 폐지나 축소, 연월차휴가의 의무적 사용, 명예퇴직 등 해고에 앞선 다른 조치들을 전혀 취하지 않았고, 희망퇴직도 단지 모집공고만을 하였을 뿐 더 나아가 최소한의 유인책을 제시한 바도 없었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 경영방식의 개선과 희망퇴직자의 모집공고만으로는 참가인 회사가 해고회피를 위하여 가능한 노력을 다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한편, 운수사업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인 운전기사들은 일반적으로 이직률이 매우 높은데, 참가인 회사 운전기사들의 경우 정리해고 후 2002.5.10까지 사이에 신규로 채용된 사람이 13명이고, 한편 정리해고 후 2002.3.26까지 사이에 퇴직한 사람은 17명으로서 이 중 6명은 정리해고 실시 후 6개월 내에 퇴직하였던 점(갑27 내지 30, 52, 을43)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 회사로서는 비록 3대의 감차로 5명의 운전기사를 감축할 필요가 생겼다고 하더라도 곧바로 해고하기 보다는 상당기간 자연감소를 기다리면서 그때까지 배차횟수의 제한이나 순환휴직 등을 일시적으로 도입하는 문제를 근로자들과 협의할 수도 있었다고 할 것이다. 참가인 회사는 정리해고에 앞서 위와 같은 노력을 전혀 기울이지 않았다는 점에서도 해고회피를 위한 성실한 노력을 다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나) 피고는, 노동조합원인 근로자들이 체불임금을 지급받기 위하여 벽지노선 지원금에 대하여 채권가압류를 하고 참가인 대표이사를 고소하는 등의 상황때문에 급여의 삭감이나 근로자들의 수입감소를 초래하는 순환근무제, 연월차휴가의 의무적 사용 등의 조치들을 취할 수 없었는바, 위와 같이 근로자들의 비협조적인 태도 때문에 그러한 조치를 취하지 못한 것을 들어 참가인 회사가 해고회피를 위한 노력을 다하지 않았다고 탓할 수는 없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사용자의 해고회피를 위한 노력은 근로자들의 태도 등에 따라 어느 정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겠지만, 근로자들의 태도가 비협조적이라고 하더라도 정리해고 실시에 앞서 그 성과를 별론으로 하고 그들을 설득하여 해고회피 수단을 도입하기 위한 노력은 다하여야 할 것이고, 더구나 근로자들의 비협조적인 태도를 예상하여 아예 그러한 노력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할 수는 없다. 이 사건의 경우 참가인 회사와 노동조합 사이의 갈등으로 인하여 앞서 본 바와 같은 가압류나 대표이사에 대한 고소 등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참가인 회사로서는 가능하고 효과적인 해고회피 수단을 도입하기 위하여 근로자측과 협상하고, 설득하며, 차선책을 제시하는 등의 구체적인 노력을 하였어야 할 터이나, 그러한 노력을 다하였다는 점을 인정할 근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다. 근로자측과의 사전협의 여부
(1) 인정사실
아래 사실은 갑1, 2, 31 내지 34, 을3, 5 내지 7, 10 내지 13, 15 내지 24, 26, 37, 38의 각 기재, 을1의 일부 기재, 위 신○식, 최○호의 각 일부 증언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다.
(가) 참가인 회사는 2000.10.24 노동조합에 대하여 경영악화에 따른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이유로 5대를 감차 운행할 계획임을 통보하면서 구조조정에 대한 노동조합의 의견을 제시하여 줄 것을 요구하였으나, 노동조합은 이에 대하여 의견을 제시하지 아니하였다.
(나) 김○현 등 참가인 회사의 근로자 49명은 2000.12.19 참가인 회사에 대하여 노사협의회의 근로자대표가 노동조합원들로만 구성되어 있으나 노동조합이 근로자의 과반수로 구성되어 있지 않으므로 노사협의회를 새로 구성해야 한다는 취지의 건의서를 제출하였고, 참가인 회사는 같은 해 12.20일 여수지방노동사무소에 대하여 노사협의회의 근로자 대표 구성방법에 관하여 질의하였다.
(다) 참가인 회사는 2000.12.30 노동조합에 대하여 비노조원 49명이 노사협의회 참석을 요구하고 있음을 통보하였고, 노동조합은 2001.1.2 노사협의회의 근로자 대표의 구성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고 비노조원측의 주장 내용을 자세히 알려준다면 그에 대하여 의견을 밝히겠다는 취지로 회신하였다.
한편, 2000.12.20경 참가인 회사의 근로자 96명(주주이사 겸 운전기사 박○주, 윤○기 포함) 중 노조원은 44명, 비노조원은 52명이었고, 2001.1월경 전체 근로자 92명 중 노조원은 43명, 비노조원은 49명이었다.
(라) 2001.1.6 실시된 선거 결과 비조합원인 김○현, 백○인, 한○섭이 노사협의회에 참석할 근로자위원으로 선출되었고, 같은 해 1.8 노사협의회가 구성되었다.
(마) 참가인 회사와 위와 같이 선출된 근로자위원들과 사이에는 세 차례에 걸쳐 노사협의회가 개최되었고 당시 근로자위원들은 참가인 회사의 경영이 어려운 상태에 있음을 인정하였다. 이에 따라 노사협의회는 ① 2001.1.10 회사 경영여건 사정으로 인한 인력의 배치전환 및 고용조정에 관한 사항은 노사가 최대한 협조하고, ② 같은 해 1.29 감원 대상인원을 차량 3대분 5명으로 하고, 같은 해 2.15까지 희망퇴직자가 없을 경우 그 대상자는 교통사고 야기 등으로 인한 징계전력을 기준으로 선정하기로 하며, ③ 같은 해 2.17 촉탁직 기사 2명(이○석, 윤○기) 및 징계전력이 다수인 12명 중 징계 우선순위자 3명(원고들)을 같은 해 3.24일자로 해고하기로 합의하였다.
참가인 회사는 그에 따라 2001.2.19 인사위원회에서 원고들을 포함한 위 5명을 같은 해 3.24자로 정리해고하기로 의결하고 이를 통보하였다.
(2) 판 단
(가) 근로기준법 제31조 제3항이 사용자는 해고를 회피하기 위한 방법 및 해고의 기준 등에 관하여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 그렇지 아니한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를 대표하는 자(근로자대표자)에 대하여 미리 통보하고 성실하게 협의하여야 한다는 절차적 요건을 규정한 것은, 같은 조 제1항 및 제2항이 규정하고 있는 실질적 요건의 충족을 담보함과 아울러 비록 불가피한 정리해고하고 하더라도 협의과정을 통한 쌍방의 이해 속에서 실시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취지에서라고 할 것이다. 한편, 근로자참여및협력증진에관한법률상 노사협의회를 구성하는 근로자위원은 근로자가 선출하되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뒨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노동조합의 대표자와 그 노동조합이 위촉하는 자로 하고(제6조 제2항), 노사협의회에서는 근로자의 채용·배치 및 교육훈련, 인사·노무관리의 제도개선, 경영상 또는 기술상의 사정으로 인한 인력의 배치전환·재훈련·해고 등 고용조정의 일반원칙 기타 노사협조에 관한 사항을 협의하도록 규정되어 있다(제19조 제1항).
이 사건에 있어서, 참가인 회사가 정리해고에 관하여 노동조합이 아니라 위 근로자 위원들과 협의한 점의 당부에 관하여 본다. 위와 같이 정리해고에 앞서 참가인 회사의 노동조합이 근로자의 과반수로 구성되어 있지 아니하였던 점, 노동조합도 근로자위원들의 선출 및 그들과 회사 간의 노사협의회 개최 자체에 대하여는 이의가 없었던 점, 근로자들이 근로자위원을 선출한 목적과 경위, 근로자위원선출과 정리해고의 시간적 관계, 노사협의회의 법률상 및 사실상 협의사항 등에 비추어 볼 때 위 근로자위원들은 정리해고에 관하여 사용자와 협의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근로자대표라고 볼 것이므로, 참가인 회사가 정리해고에 관하여 위 근로자위원들과 협의한 것은 정당하다고 할 것이다.
나아가 참가인 회사가 정리해고에 앞서 위와 같이 세차례에 걸쳐 근로자위원들과 사이에 협의를 하면서 거기에서 해고의 기준, 대상자의 선정에 관한 합의를 도출한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참가인 회사는 정리해고의 요건으로서 근로자대표와의 협의절차를 이행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나) 원고들은, 대표이사 최○호가 취임 이후 노동조합원 수를 전체 근로자의 과반수 이하로 줄이려는 작업을 계속하여 왔고, 위 근로자위원들의 선출과정에서도 주주 또는 이사를 겸하고 있는 운전기사인 윤○기, 박○주와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에 해당하는 영업소장 최○흡, 정○함 등이 참여하는가 하면 실제로는 투표에 참여하지 않은 3명의 근로자가 투표를 한 양 집계되는 등 절차상 하자가 있었으므로 위 근로자위원들과 사이의 협의는 정당한 협의절차로 볼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주주나 이사를 겸하는 운전기사도 사업경영을 담당하지 않고 사업주의 지휘 감독 아래 실제로 근로를 제공하여 그 대가로 임금을 받는다면 근로자로 보아야 할 것인데 위 윤○기, 박○주가 다른 운전기사와 마찬가지로 참가인 회사의 버스를 운전하고 임금을 받아온 사실은 원고들도 인정하고 있고, 한편 원고들 주장과 같이 참가인 회사의 영업소장 등이 사업주로부터 인사, 급여, 노무관리 등 근로조건의 결정에 관한 권한과 책임도 위임받았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그들이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라고 보기도 어렵다. 또 최○호가 대표이사 취임 이후 노동조합원 수를 과반수 이하로 줄이려는 작업을 해왔다거나 위 근로자위원의 선출을 위한 선거에서 3명의 근로자의 투표가 부정한 것으로 판명되었다는 점은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들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라. 대상자선정의 기준이 합리적이고 공정하였는지 여부
(1) 합리적이고 공정한 해고대상자의 선정의 기준은 당해 사용자가 직면한 경영상의 위기의 강도와 정리해고를 실시하여야 하는 경영상의 이유, 정리해고를 실시한 사업부문의 내용과 근로자의 구성, 정리해고의 기준에 관한 노동조합 근로자대표와의 성실한 협의 및 합의 도달 여부, 정리해고를 실시할 당시의 사회경제적 상황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할 것이다.
이 사건에 있어서, 참가인 회사가 감원 대상인원으로 앞서 본 바와 같이 사업계획 변경에 따라 감원이 필요하게 된 운전기사 5명을 선정하기로 한 점과 그 중 2명은 촉탁직에서 우선 선정하기로 한 부분은 일단 합리적이라고 보인다. 그러나 나머지 해고 대상자 3명을 선정함에 있어서 연령, 근속기간, 재산, 부양의무의 유무, 건강상태, 표창전력 등 다른 사항을 아예 고려치 않고 오로지 징계전력만을 기준으로 삼은 것은 그것이 비록 근로자대표들과 합의에 의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정리해고를 마치 징계해고처럼 운영할 위험성이 있고, 절차나 내용 등이 공정하게 이루어지지 않은 징계의 전력을 그대로 기준으로 삼아 해고대상자를 선별한다면 이를 공정한 기준에 의한 것이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
따라서 징계전력만을 기준으로 하여 원고들을 정리해고 대상자로 선정한 것이 합리적이고 공정한지 여부는 이 사건 정리해고가 징계해고처럼 운영된 것은 아닌지, 또 문제된 징계전력에서의 징계가 공정하게 이루어진 것인지 등을 살펴서 다른 경우보다 엄격하게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2) 갑48, 을22, 41의 각 기재에 의하면, 참가인 회사가 이 사건 정리해고의 선정 기준으로 삼은 원고들의 징계전력은 별표와 같다.
그런데 원고 최○환의 징계전력 중 2000.4.17자 징계해고는 동료기사 한○섭의 운행차량에 커피를 쏟고 10여 분간 운행을 방해하였다는 점을 사유로 한 것이었으나, 이는 전남지방노동위원회 및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징계권 남용을 이유로 부당해고로 인정되었고 참가인 회사가 위 징계사유에 대하여는 별도의 징계처분을 하지 않은 것임에도 불구하고(갑8, 9, 변론의 전취지) 위 정리해고에서 이를 해고 대상자의 선별을 위한 기초자료로 사용한 것은 징계전력으로 볼 수 없는 것을 징계전력으로 삼은 결과로 되어 부당하다고 할 것이다.
다음으로, 원고 이○호의 2000.12.26자 및 20001.2.17자 승무정지처분은 그 징계사유 발생일로부터 5∼6개월이 경과한 후 그 중 소란행위 부분(즉 업무방해)에 대하여 2000.12.14 검찰의 혐의 없음 처분이 내려진 뒤에 이루어졌고(갑46), 특히 후자는 원고들을 해고대상자로 선정하였던 2001.2.17자 노사협의회 당일에 이루어졌음을 알 수 있다. 위와 같이 이례적으로 뒤늦게 징계가 이루어진 점 및 징계시점이 정리해고를 논의하던 때인 점 등의 사정에 그 동안 위 원고 등이 노동조합 활동 등으로 참가인 회사와 갈등관계에 있었던 점 등을 보태어 보면, 위 징계들은 그 시기, 목적, 동기 등의 면에서 공정하지 않거나 적어도 비정상적인 것으로서 이를 표면상의 이유로 내세워 참가인 회사가 정리해고의 기회에 위 원고를 기어이 해고하려고 한 것이 아니었는지 의심스럽다고 할 것이다. 참가인 회사는 위와 같이 징계처분이 통상보다 늦게 이루어진 것은 검찰의 수사결과를 보고서 징계절차를 밟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하나, 위 원고의 두 징계사유에 포함된 각 업무방해 부분에 관하여 2000.12.14 동시에 혐의 없음 처분이 내려졌는데도 그 중 하나의 징계사유에 대하여는 같은 해 12.26에 징계처분을 하고서도 나머지에 대하여는 2001.2.17에 와서야 징계처분을 따로 한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위 주장은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또 원고 김○남의 2000.9.5부터 같은 해 10.7일까지 4회의 차량손괴 사고에 대하여 뒤늦게 같은 해 12.26에 이르러 징계조치를 한 점이라든지 이를 포함하여 위 원고에 대한 모든 징계처분이 정리해고에 관한 논의가 시작된 후인 같은 해 12.26부터 2001.2.17까지 사이에 이루어진 점 등도 위 징계들이 공정하지 않거나 적어도 비정상적인 것으로서 참가인 회사가 정리해고를 구실삼아 위 원고를 해고하려고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갖게 한다.
(3) 결국, 참가인 회사가 징계전력만을 기준으로 하여 정리해고 대상자를 선정한 조치의 합리성은 이를 선뜻 인정하기 어렵고, 설사 그러한 기준의 합리성을 어렵사리 인정한다 하더라도 원고들에 대한 징계처분들 중 상당수는 그 절차 내지 시기 및 목적 등의 면에서 그 공정성이 의심스럽고 그와 같은 징계전력을 들어 징계해고사유가 없는 원고들을 정리해고의 기회에 해고하려 한다는 의구심을 떨쳐버리기도 어렵다고 할 것이다.
마. 소 결
따라서 이 사건 정리해고는 해고회피의 노력 및 합리적이고 공정한 대상자 선정 기준이라는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여 부당하다고 할 것인데도 피고가 이와 달리 정당한 해고라는 전제 아래 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고 할 것이다.
3.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원고들의 청구는 모두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할 것이다. 이와 결론이 같은 제1심판결은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판사 정인지(재판장), 김성곤, 임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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