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불법파견 근로자라도 2년 지나면 '고용의제' 적용...
- 번호
- 2002누12320
- 일자
- 2003-05-07
파견근로자보호법 제7조제1항에 의한 허가를 받지 않고 근로자를 파견했다 하더라도 파견계약의 기간과 관계없이 2년이 지난 후에는 사용사업주가 파견 근로자를 사실상 계속 근로시킨 경우 같은법 6조3항에 의한 정규직으로의 고용의제가 적용되어 이후에는 사용업체서 사용자로서의 책임을 져야 한다
[원고, 피항소인] SK주식회사 대표이사 김○근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신화, 담당변호사 백준현
[피고, 항소인]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
소송수행자 최정희
소송수행자 임동민 외 9인
[피고보조참가인, 항소인] 김○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명인, 담당변호사 김도형, 강기탁
[제1심판결] 서울행정법원 2002.7.12 선고, 2001구44341 판결
[변론종결] 2003. 2. 28.
1. 제1심 판결을 취소한다.
2.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총비용은 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1. 청구취지
중앙노동위원회가 2001.9.18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2001부해184호 부당해고구제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2. 항소취지
주문과 같다.
1. 인정사실
다음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호증, 갑 제2호증의 1, 2, 갑 제3, 5, 6호증, 갑 제10호증의 42, 44, 갑 제17호증, 을 제5, 7 내지 16호증, 을 제17호증의 1, 2, 을 제18호증, 을 제19호증의 1 내지 4, 을 제20 내지 23, 34호증, 을 제38호증의 1, 2, 을 제40호증의 1 내지 4, 을 제41호증의 1, 2, 을 제42호증의 1, 2, 을 제43호증의 1, 2, 을 제45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다.
가. 원고는 1992.경부터 현대석유 주식회사(이하 ‘현대석유’라고 한다)와 업무도급계약을 체결하고 현대석유로 하여금 원고의 물류센터의 수·출하 등 사무지원업무를 수행하도록 하여 왔으며, 1997. 8.경 주식회사 인사이트코리아(이하 ‘인사이트코리아’라고 한다)가 현대석유의 영업을 양수한 이후에는 인사이트코리아와 사이에 위 도급계약을 갱신체결하며 같은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여 왔다.
나. 원고는 1998. 7. 1. 인사이트코리아와 업무도급계약을 체결하였고, 참가인을 비롯한 140여 명의 인사이트코리아 소속 근로자들은 전국에 소재한 원고의 11개 물류센터에서 근무하였다.
참가인은 위 1998. 7. 1. 전부터 인사이트코리아에 고용된 채 원고의 물류센터에서 사무서기로 근무하면서, 문서복사, 문서타이핑, 문서수발, 부서방문객 안내, 사무용품 구입 및 배부, 기타 부서요청업무에 종사하였다.
다. 원고는 위 인사이트코리아 소속 근로자들 중 3개월 내지 1년의 계약직 채용조건에 동의한 134명은 2000. 11. 1. 신규채용 형식으로 직접 고용하였으나, 계약직으로의 채용을 거부한 참가인은 채용하지 아니하여 근로제공의 수령을 거부하였다.
라.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01. 3. 2. 2000부해902 사건의 판정에서 참가인은 파견근로자보호등에관한법률(이하 ‘파견근로자보호법’ 또는 ‘법’이라고 한다) 제6조 제3항 본문(이하 ‘이 사건 규정’이라고 한다)에 따라 원고에 의하여 고용된 것으로 의제되는 근로자라고 판단하여 원고가 근로제공의 수령을 거부한 것은 정당한 이유 없는 해고에 해당한다고 보아 원직복귀 및 임금지급 명령을 하였다.
마. 중앙노동위원회는 2001. 9. 18. 2001부해184 사건의 판정에서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의 위 초심 명령과 같은 취지로 판단하여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고 한다).
바. 원고와 인사이트코리아가 체결한 업무도급계약에 의하면 인사이트코리아는 자신이 고용하는 종업원을 관리하고 직접 지휘감독하기 위하여 현장대리인을 선임하고 원고는 계약의 이행에 관한 지시를 현장대리인에게만 행하게 하고 인사이트코리아의 종업원에 대하여 직접 행하지 아니하도록 되어 있는바, 원고는 참가인을 포함한 인사이트코리아 소속 근로자에 대하여 현장대리인을 경유하지 아니하고 업무지시, 직무교육실시, 표창, 휴가사용승인 등 제반 인사관리를 직접 행하였다.
사. 인사이트코리아는 원고의 자회사인 주식회사 인플러스가 회사 주식 100%를 소유하였고, 역대 대표이사는 원고의 전임 임원이 선임되었으며, 거의 전적으로 원고의 업무만을 도급받아 그 도급금액으로 유지되어 오는 등, 형식상 독립 법인으로 운영되어 왔으나 실질적으로는 모자회사의 관계로 사실상의 결정권을 원고에 의존하는 관계이었다.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쟁점
원·피고 및 참가인은 다음과 같이 원고가 참가인의 사용자인지 여부, 바꾸어 말하면 참가인이 원고의 근로자인지 여부에 관하여 주장이 대립되어, 원고는 원고가 참가인의 사용자에 해당되지 않음을 전제로 원고가 참가인의 근로제공의 수령을 거절하였다 하여 해고에 해당되지 아니하므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고 하고, 피고와 참가인은 원고가 참가인의 사용자임을 전제로 참가인의 근로제공의 수령을 거부한 원고의 행위는 정당한 이유 없는 해고에 해당하므로 그와 같은 취지의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고 한다.
원고는 먼저, 위 업무도급계약은 인적 용역의 도급에 해당되는 것으로서 근로자파견계약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이 사건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다음, 참가인이 담당한 업무는 법 소정의 파견대상업무에 해당하지 않음을 전제로 이러한 경우 이 사건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주장하고,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인사이트코리아가 무허가로 근로자파견을 한 경우이므로 참가인과 원고 사이에 이 사건 규정에 의한 고용의제가 적용되지 아니한다거나 참가인의 명시적 반대의사 표시, 업무도급계약기간에 의한 기한의 존재, 직접고용 숙고기간의 존재, 근로조건 약정의 결여 등을 이유로 고용의제가 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하여 피고와 참가인은, 원고와 인사이트코리아 사이의 업무도급계약은 실질적으로 근로자파견계약에 해당되는바, 이 사건 규정에 따라 참가인은 늦어도 2001. 7. 1. 원고의 근로자가 되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므로 이 사건의 쟁점은, 첫째 인사이트코리아와 원고 사이의 법률관계가 근로자파견에 해당되는 것인지 여부이고, 둘째 참가인의 업무가 법 소정의 파견대상업무에 해당하는지 여부이며, 셋째 인사이트코리아와 원고 사이의 법률관계가 근로자파견이라고 한다면 이 사건에서 참가인과 원고 사이에 이 사건 규정에 의한 고용의제가 적용되는지 여부이다.
나. 관련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다. 근로자파견 해당 여부
위에서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인사이트코리아와 원고는 형식상 업무도급계약을 체결하였으나 이는 이른바 ‘위장도급’에 해당하는 경우로서 실질적으로는 인사이트코리아가 원고와의 사이에 법 제2조 소정의 근로자파견계약을 체결하여 참가인을 원고에게 근로자파견을 한 것으로 볼 것이다.
라. 참가인 업무의 파견대상업무 해당 여부
원고는 참가인이 담당한 업무는 법 제5조 제1항, 시행령 제2조 제1항, 시행령 별표 1 소정의 파견대상업무에 해당하지 않음을 전제로 이러한 경우 이 사건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그러므로 살피건대, 앞서 인정한 바 참가인이 사무서기로 근무하면서 담당한 업무인 문서복사, 문서타이핑, 문서수발, 부서방문객 안내 등은 전형적으로 위 시행령 별표 1의 대상업무로 규정된 한국표준 직업분류 411번의 ‘비서, 타자원 및 관련 사무원의 업무’에 속한다고 할 것일 뿐 아니라, 가사 참가인의 업무가 위 소정의 파견대상업무에 해당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이 사건 조항에 의한 고용의제가 적용되지 않는다고 할 수도 없으므로 위 주장은 어느 모로 보나 이유 없다.
마. 이 사건 규정에 의한 고용의제 적용 여부
(1) 원고는 인사이트코리아가 법 제7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한 근로자파견사업의 허가를 받지 아니하고 원고에게 근로자파견을 한 경우이므로 참가인과 원고 사이에 이 사건 규정에 의한 고용의제가 적용되지 아니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므로 살피건대, 이 사건 규정은 사용사업주가 2년을 초과하여 계속적으로 ’파견근로자를 사용’하는 것을 요건으로 하여 고용의제의 효과가 발생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는바, 법 제2조에 의한 근로자파견이란 ‘파견사업주가 근로자를 고용한 후 그 고용관계를 유지하면서 근로자파견계약의 내용에 따라 사용사업주의 지휘·명령을 받아 사용사업주를 위한 근로에 종사하게 하는 것‘을 말하므로 근로자파견 내지 파견근로자라는 개념에 근로자파견사업 허가 유무에 의한 제한이 내재되어 있다고 할 수는 없는 점을 유의하여 과연 이 사건 규정이 법 제7조 제1항을 전제로 하고 있는지 여부를 살펴보아야 할 것인데 그렇게 볼 만한 근거는 전혀 없으므로 이 사건 규정은 파견사업주가 법 제7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한 근로자파견사업의 허가를 받지 아니한 경우에도 법 제2조에 규정하고 있는 근로자파견을 한 경우 적용되는 규정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파견근로자보호법은 그 제정 이전에 근로자파견사업이 금지되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많이 행하여지고 있었던 현실을 감안하여 근로자파견을 제한으로 허용하되 엄격한 통제를 함으로써 인력수급을 원활하게 하고 파견근로자의 고용안정과 복지증진에 이바지하고자 제정된 것인데(법 제1조), 사용사업주가 파견근로자를 사용하는 것을 상시적으로 허용하여 파견근로자로써 정규직근로자를 대체하도록 하려는 것이 아니라 그때그때의 경영사정에 비추어 예외적·일시적인 사용만이 가능하도록 하고, 만일 파견근로자를 장기간 사용하게 된다면 파견근로자와 정규직근로자의 고용불안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2년의 기간이 지나도 사용사업주가 파견근로자를 계속 사용하고자 한다면 파견근로자를 정규직근로자로 전환시킴으로써 위와 같은 고용불안을 제거하고자 하는 규정이 이 사건 규정이다.
만일 법 제7조 제1항에 의하여 근로자파견사업의 허가를 받은 파견사업주가 파견한 근로자에 대하여만 고용의제가 적용된다면 사용사업주는 위 조항에 의하여 허가를 받은 파견사업주로부터 파견을 받은 경우에만 고용의제의 부담을 지게 되고 위 조항에 의하여 허가를 받지 아니한 파견사업주로부터 파견을 받은 경우에는 그러한 부담을 지지 않게 된다.
이는 파견근로자보호법의 ‘파견근로자의 고용안정’이라는 입법목적에 반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오히려 사용사업주로 하여금 위 조항에 의하여 허가를 받지 아니한 파견사업주로부터 파견받을 것을 부추기는 결과가 되어 명백히 부당하다 아니할 수 없다.
(2) ㈎ 원고는, 원고가 참가인에게 2000. 11. 1.자로 원고의 계약직근로자로 취업하도록 제의하였으나 참가인이 이를 거절하였으므로 이는 법 제6조 제3항 단서 소정의 ‘당해 파견근로자가 명시적인 반대의사를 표시하는 경우’에 해당하여 참가인에게 이 사건 규정에 의한 고용의제가 적용되지 않는다고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에 의하면 참가인은 2000. 7. 1. 원고의 근로자로 의제되었음을 이유로 계약직 취업을 거절하였음을 알 수 있는바, 이를 가리켜 이 사건 규정에 의한 고용의제에 ‘명시적인 반대의사’를 표시한 것이라 할 수는 없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 원고는 또, 원고와 인사이트코리아 사이의 위 1998. 7. 1.자 업무도급계약의 계약기간이 6개월로 정하여져 있었고 그 후 1년씩 연장되었으므로 파견근로자의 근로계약 자체에 기한의 정함이 있는 것이라 할 것이고 따라서 참가인에 대하여 기한의 정함이 없는 정규직근로자로의 고용의제가 적용되지는 않는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파견계약의 기간과 관계 없이 2년이 지난 후에도 사용사업주가 파견근로자를 사실상 계속 근로시킨 경우에 이 사건 조항에 의한 고용의제가 적용되는 것이므로 원고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 원고는 다시, 파견근로자보호법상 사용사업자는 파견근로자에 대한 파견기간 종료 후 직접고용 여부를 고려할 숙고기간이 보장되어야 하는바 원고는 숙고기간을 거쳐 참가인에게 계약직 채용제의를 하였으므로 이 사건 조항에 의한 고용의제가 적용되지 않는다고 주장하나, 파견근로자보호법상 숙고기간을 인정하는 규정이 없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 원고는 또한, 원고의 물류센터에는 참가인과 같은 인사이트코리아 소속 직원들에 해당하는 동일 또는 유사의 직급과 직책이 존재하지 아니하였으므로 의제 근로자에게 적용할 구체적인 근로조건을 약정하여야 했는데 참가인은 피고의 계약직 채용제의를 거절하여 적용할 근로조건을 확정할 수 없으므로 이 사건 조항에 의한 고용의제를 적용할 수 없다는 취지의 주장도 하나, 고용의제의 경우 의제 근로자에게 적용할 근로조건을 정하는 문제가 남기는 하지만 그것을 이유로 이 사건 조항에 의한 고용의제가 적용되지 않는다고 볼 수는 없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3) 따라서, 참가인은 이 사건 규정의 적용으로 늦어도 근로자파견법의 시행일인 1998. 7. 1.부터 2년의 기간의 만료된 날의 다음날인 2000. 7. 1.경부터는 원고에게 고용된 것으로 의제되어 원고는 참가인의 사용자가 되었다 할 것이므로, 원고가 그 이후 참가인의 근로제공을 수령하지 아니한 것은 정당한 이유 없이 참가인을 해고한 경우에 해당한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가 참가인을 부당해고하였다고 본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므로 그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할 것인바, 이와 결론을 달리한 제1심 판결은 부당하므로 피고와 참가인의 항소를 받아들여 이를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광렬(재판장), 국상종, 한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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